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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마트에서 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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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168622
ISBN
9788954683371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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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2-02-28
페이지, 크기, 무게 408쪽, 13.1 x 20.1 x 2.6 cm, 470g
책소개

“엄마가 이제 내 곁에 없는데 내가 한국인일 수 있을까?”

세계를 사로잡은 신예 록 뮤지션의
가족, 음식, 슬픔과 사랑에 관한 강렬한 이야기
미 전역을 사로잡은 화제의 베스트셀러

『H마트에서 울다』는 인디 팝 밴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의 보컬이자 한국계 미국인인 미셸 자우너의 뭉클한 성장기를 담은 에세이다. 출간 즉시 미국 서점가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 책은, 2021년 뉴욕 타임스, NPR 같은 유수의 언론매체와 아마존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버락 오바마 추천도서에 꼽히기도 했다.

“우리 엄마만 왜 이래?” 여느 미국 엄마들과는 다른 자신의 한국인 엄마를 이해할 수 없던 딸은 뮤지션의 길을 걸으며 엄마와 점점 더 멀어지는데…… 작가가 25세 때 엄마는 급작스레 암에 걸리고 투병 끝에 죽음에 이르고 만다. 어렸을 적부터 한국 문화를 접하게 해준 엄마를 떠나보내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마저 희미해져감을 느끼던 어느 날, 작가는 한인 마트에서 식재료를 사서 직접 요리해 먹다 엄마와의 생생한 추억을 되찾는데, 『H마트에서 울다』는 그로부터 얻은 위안과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에 대해 담담하게 적어나간 섬세하고 감동적인 에세이다.
목차
H마트에서 울다
울긴 왜 울어
쌍꺼풀
뉴욕 스타일
와인이 어딨지?
암흑 물질
약
언니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
살아가기와 죽어가기
당신이란 사람에게 황겁할 정도로 도저하지 않은 점이 대체 무엇이겠습니까!
법과 질서
묵직한 손
사랑스러운
내 사랑은 계속될 거예요
잣죽
작은 도끼
망치 여사와 나
김치냉장고
커피 한 잔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상세 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미셸 자우너(Michelle Zauner)
몽환적인 슈게이징 스타일 음악을 하는 인디 팝 밴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의 가수이자 기타리스트다. 2016년 1집 〈저승사자Psychopomp〉로 데뷔했으며, 2017년 2집 〈다른 행성에서 들려온 부드러운 소리Soft Sounds from Another Planet〉는 『롤링스톤』 올해의 앨범 50에 선정됐다. 2021년 3집 〈주빌리Jubilee〉가 빌보드 2021 상반기 최고 앨범 50에 선정되며 전 세계 주요 음원 차트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활발히 투어 공연을 하고 있다. 재패니즈 브렉퍼스트는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두 번 올랐으며, 『H마트에서 울다』는 뉴욕 타임스에서 29주 이상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역자 : 정혜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지금은 뉴욕주 롱아일랜드에 거주하며 번역가로 활동한다. 『작가의 책』 『지금, 호메로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 『예정된 전쟁』 『전문가와 강적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이 작가의 신간 & 인기 도서
글미셸 자우너
번역정혜윤
출판사 서평

엄마 생각에 눈물부터 나오는 곳, H마트

이 책은 한 편의 절절한 에세이에서 시작되었다. 미셸 자우너가 한인 마트에서 장을 보며 엄마를 향한 추억과 그리움을 쓴 글 「H마트에서 울다」가 『뉴요커』에 실리자마자 수많은 독자의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 H마트는 미국에서 아시아 식재료를 전문으로 파는 대형 식료품 할인점으로, H는 ‘한아름’의 줄임말이다. ‘두 팔로 감싸안을 만큼의 크기’라는 의미처럼 그곳에는 만두피, 김, 뻥튀기, 죠리퐁, 갖가지 밑반찬 등 없는 한국 먹거리가 없다. 미국 14개 주 70여 곳에 있는 H마트는 그러므로 한국계 미국인에게 ‘고향의 맛’을 찾게 해주는 보물창고와도 같다. 2층 식당가에는 뚝배기에 찌개가 담겨 나오고 떡볶이를 파는 한국 음식 전문점과 탕수육, 짬뽕, 볶음밥과 짜장면을 파는 한국식 중국 음식점이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추억과 사연을 안고 이곳을 찾는다.

엄마를 잃고 찾아간 그곳에서, 자우너는 딸과 함께 해물짬뽕을 먹는 할머니를 보고 울컥한다. H마트에서, 엄마는 어디에나 있다. 비빔밥에 고추장 많이 넣지 말라던 엄마의 잔소리도, 달콤한 짱구 과자를 손가락에 끼고 흔들던 엄마의 모습도, 엄마와 내가 조금씩 베어물던 동그란 뻥튀기의 추억도 이곳에선 생생하기만 하다. 그렇게 H마트에서 자우너는 엄마가 미각에 강렬하게 새긴 맛을 되찾으며 위안을 얻고 회복해나간다.

지독한 잔소리꾼인 엄마가 사랑을 전하는 방법

누구보다 애틋한 모녀였지만 깊은 사랑은 때론 애증이 된다. 한 살짜리 아기를 데리고 한국인이라곤 찾을 수 없던 미국 오리건주 유진으로 이민 온 엄마는 딸을 엄하게 키운다. 어린 자우너가 보기에 미국인 엄마들은 자식에게 스스로 결정할 자유를 주고 자존감을 지켜주기 위해 애쓰는 듯했지만, 자신의 엄마는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저 딸을 최상의 버전으로 만드는 데 잔소리를 아끼지 않을 뿐이었다. 딸의 외모, 화장, 옷차림, 공부 등 사사건건 간섭을 하는 엄마. 다치기라도 하면 엄마는 불같이 화를 내며 흉터 걱정부터 했다. 꺼이꺼이 흐느끼는 자신을 위로해주기는커녕 “울긴 왜 울어. 네 엄마가 죽은 것도 아닌데”라며 다그쳤다. 자우너는 엄마의 그런 엄하고 매정한 말들이 도통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엄마는 말 대신 음식으로 사랑을 보여주었다. 생일날에는 미역국을 끓여주고, 테라스에서 뜨거운 철판 위에 두툼한 삼겹살을 굽고 삼겹살 쌈을 만들어주었다. 자우너가 간장게장을 쪽쪽 빨아먹거나 산낙지를 초고추장에 푹 찍어 입에 넣을 때면 엄마는 감탄했다. “넌 진짜 한국 사람이야.”

이제 엄마를 겨우 이해할 것 같은데…
덜컥 찾아온 엄마의 암 투병

운명은 이해하기 힘들다. 작가가 비로소 엄마를 이해하기 시작한 스물다섯 살에, 엄마도 조금씩 예술가의 길을 걷는 딸을 응원하기 시작하던 그때, 건강하던 엄마에게 암 진단이 내려진다. 작가는 절박한 마음에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는 심정으로 매일같이 엄마가 복용하는 약과 먹은 음식을 기록하고, 머리숱도 거의 사라지고 몸집도 줄어든 엄마에게 한국 음식을 해주려 한다. 살아생전 엄마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서 사랑하던 남자친구와 결혼식도 올리기로 한다. 엄마는 딸의 결혼식을 보려는 듯 기적적으로 그 순간까지 버텨준다.

하지만 운명을 피할 순 없었다. 다만 엄마가 해주던 음식의 기억만은 생생히 남았다. 이제 엄마는 없지만 자우너는 인터넷과 유튜브를 찾아보며 된장찌개, 잣죽, 김치를 직접 만들어 먹는다. 엄마의 한국 음식을 통해 엄마를 향한 그리움을 달래며 회복해간다.

상실과 회복, 그리고 사랑의 노래

작가는 어릴 적에 엄마가 2년에 한 번씩 자신을 데리고 간 한국으로 신혼여행을 떠나, 마치 엄마가 자신에게 한국 문화에 대해 알려준 것처럼 남편을 데리고 한국을 경험한다. 생일날 이모가 끓여준 미역국을 먹고, 엄마와 못다 한 추억을 친척들과 공유하며 슬픔을 받아들이고 그로부터 회복하며 점차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나간다.

이 책은 한 예술가의 성장담으로 읽기에도 모자람이 없다. 이 책을 번역한 정혜윤 번역가는 “자우너는 음악과 처음 사랑에 빠진 풋풋한 시절을 생생하게 기록한다. 수많은 젊은 예술가가 겪는 시련, 이를테면 부모의 극심한 반대, 생활고, 기약 없는 미래로 불안에 떨던 경험도 솔직하게 들려준다. 미국이란 나라에서 아시아계 혼혈인 여성 예술가라는 겹겹의 소수자로 살아가면서 맞닥뜨린 또다른 종류의 좌절과 혼란에 대해서도”라고 평한다. 자우너가 이끄는 밴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는 2021 그래미 시상식에서 ‘베스트 뉴 아티스트’ 부문과 ‘베스트 얼터너티브 앨범’ 부문 후보에 올랐다.


<책속에서>

엄마가 돌아가신 뒤로 나는 H마트에만 가면 운다. (…) 이제 전화를 걸어, 우리가 사 먹던 김이 어디 거였냐고 물어볼 사람도 없는데, 내가 여전히 한국인이긴 할까? _9~10쪽

음식은 엄마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다. (…) 내 입맛에 꼭 맞춰 점심 도시락을 싸주거나 밥상을 차려줄 때만큼은 엄마가 나를 얼마나 끔찍이 여기는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_11쪽

나는 지난 5년 사이 이모와 엄마를 모두 암으로 잃었다. 그러니 내가 H마트에 가는 것은 갑오징어나 세 단에 1달러짜리 파를 사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두 분에 대한 추억을 찾으려고 가는 것이기도 하다. 두 분이 돌아가셨어도, 내 정체성의 절반인 한국인이 죽어버린 건 아니라는 증거를 찾으려는 것이다. _22쪽

나는 행복한 마음으로 손바닥을 쫙 펴서 거기에 상추 한 장을 올려놓고 내 식대로 음식을 착착 쌓았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갈비 한 조각, 따끈한 밥 한 숟가락, 쌈장 약간, 얇게 저민 생마늘 한 조각을 차례차례로. 그런 다음 그걸 얌전하게 오므려 입에 쏙 집어넣고는 눈을 감고 우적우적 씹으면서 맛을 음미했다. 몇 달 동안 집밥에 굶주린 내 혀와 위는 그제야 깊은 만족감을 되찾았다. 밥 자체만으로도 경이로운 재회였다. _123쪽

“괜찮아, 괜찮아.” 엄마가 말했다. 내게 너무도 익숙한 한국말. 내가 평생 들어온 그 다정한 속삭임. 어떤 아픔도 결국은 다 지나갈 거라고 내게 장담하는 말. 엄마는 죽어가면서도 나를 위로했다. 엄마의 모성이, 엄마가 느꼈을 테지만 능숙하게 숨겼을 무진장한 공포를 제압해버린 것이다. 엄마는 무슨 일이든 어찌어찌 잘 풀릴 거라고 내게 말해줄 수 있는, 세상에서 유일한 사람이었다. 난파선이 소용돌이 속으로 사라져 보이지 않을 때까지 담담히 지켜보고 있는 태풍의 눈과도 같았다. _203쪽

이것이 내가 원한 전부였다. 몇 날 며칠을 화려하고 값비싼 고기 요리와 갑각류 요리 그리고 버터와 치즈와 크림 배합을 달리한 갖가지 감자 요리를 만든 끝에 비로소 깨달았다. 내가 진짜로 원한 요리는 바로 이것이란 걸. 이 담백한 죽은 난생처음으로 내게 깊은 만족감을 준 요리였다. (…) 나는 눈을 감고 마지막 숟가락을 떠서 입에 넣고는, 보드라운 죽이 엄마의 갈라진 혀를 살포시 감싸는 순간을 상상했다. 그리고 따뜻한 액체가 천천히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동안 뒷맛을 천천히 음미했다. _319~320쪽

무대에 올랐을 때 나는 잠깐 서서 홀을 둘러보았다. 내 야심이 정점에 달했을 때조차 엄마의 모국, 내가 태어난 도시에서 콘서트를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엄마가 이런 내 모습을 봤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란 여자, 내가 쌓은 커리어, 내가 절대로 이루지 못할 거라고 엄마가 그토록 오랫동안 걱정한 일을 이렇게 떡하니 이루어낸 모습을 보고 얼마나 자랑스러워했을까. 우리가 맛본 성공이 엄마의 죽음을 둘러싸고 있고, 내가 부르는 노래가 죄다 엄마를 추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완전히 모순이긴 해도 엄마가 공연장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더욱 간절했다. _386~3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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