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머저리로 통하는 개리 분.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하지만 롱다리 수학 선생님이나 학교의 모든 아이들뿐만 아니라 가족들마저도 개리의 농담을 지겨워할 뿐인데?
자신조차도 재앙이 되고 말 거라고 생각한 무대에서 개리는 과연 모두를 배꼽 잡게 할 수 있을까?
뉴베리 상 수상 작가 루이스 새커의 장편 《Jokes 개가 농담하는 거 봤어?》가 현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될 거라고 믿고 있는 개리 분. 입만 열면 농담에, 힘들수록 오히려 웃고, 자기는 머저리라며 스스로를 놀림거리로 만든다. 모두에게 무시당하고, 친구들의 거칠고 때로는 잔인한 장난에 치이면서도 개리는 웃는다. 개리를 학교에서 버틸 수 있게 하는 힘은 바로, 자신이 세계 최고의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될 거라는 믿음과 개리가 세상에서 제일 웃긴 사람이라는 천재 여자 친구 앤젤린의 지지이다. 자칫 우울하고 힘들 수 있는 상황도 작가는 특유의 입담으로, 어처구니 없는 농담을 쉬지 않고 늘어놓으면서 밀고 나간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10대 아이들의 학교생활과 개성 있고 엉뚱한 등장인물들 역시 작가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마지막의 엄청난 반전은 커다란 감동을 주고, 주인공에게 박수치고 웃음 짓게 만들지만, 동시에 힘든 10대를 살아가는 모든 청소년들에게 애틋한 마음을 여운으로 남긴다.
개리는 학교에서 머저리로 통한다. 스스로 머저리라 부르며 언제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도 농담을 한다. 숙제도 농담처럼 하고 아이들과 대화를 하거나 미식축구를 할 때조차도 농담거리를 찾아내서, 선생님들도 아이들도 개리를 머저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리는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웃기는 사람이고 위대한 스텐드업 코미디언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개리는 힘든 일이 있을수록 더 웃는다. 다음 같은 상황은 10대 아이들의 장난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이러한 폭력 상황조차 개리는 농담의 한 상황으로 넘긴다.
개리는 울지 않는다. 늘 웃었다. 아프면 아플수록 더 웃었다.
어쩌다 필립 코빈과 부딪히는 바람에 필립이 먹던 막대아이스크림을 땅에 떨어뜨린 적이 있었다.
“미안해.”
개리가 얼굴 가득 멍청한 웃음을 짓고 말했다.
“너는 이게 웃기냐, 머저리?”
“아니. 하, 하.”
필립이 개리를 밀쳤다.
“미안하다고 했잖아. 하, 하.”
필립이 다시 개리를 밀쳐서 땅에 넘어뜨렸다. 개리는 주위에
몰려든 사람들을 보며 씩 웃었다.
(중략)
개리는 흙 묻은 아이스크림을 핥았다.
“맛있는 초콜릿 칩인걸. 하, 하.”
“전부 먹어!”
개리는 아이스크림을 다시 입으로 가져갔다.
필립은 한 손으로는 개리 머리카락을, 다른 한 손으로는 개
리 팔꿈치를 움켜잡고는 아이스크림을 개리 입 속으로 쑤셔 넣었다. 아이스크림 막대가 개리 목구멍을 찔렀다.
아이스크림이 턱으로 녹아내리는 동안에도 개리는 계속 웃었다. -본문 16~18쪽
개리가 다니는 학교에서 장기자랑대회가 열리고 개리는 이 대회에서 자신의 농담 실력을 선보이려 한다. 개리는 그동안도 항상 농담을 해왔지만 장기자랑대회를 위해 더 열심히 준비를 한다.
그래도 괜찮다. 아직 3주나 남아 있으니까. 다음 주까지는 매일 새로운 농담을 만들어야지. 셋째 주에는 그중에서 가장 웃기는 농담을 몇 개 추려 내서 농담과 농담을 부드럽게 연결하면 된다. 마지막 주에는 적절한 타이밍을 위해 연습하고 또 연습하면 끝이다!
개리는 한 시간도 넘게 방 안을 빙빙 돌았다. 혼잣말을 하고 ‘브레인스토밍’ 아니, ‘농담 스토밍’을 했다. 개리가 마침내 멈춰 섰다.
머릿속에서 이제 그만할 때라고 알람이 울리는 것 같았다.
‘하나도 안 웃겨! 하나도 안 웃기다니까!’ 알람이 울어 댔다.
괜찮아. 내일은 더 나아지겠지. 아니면 모레, 그것도 아니면 다음 주에는. -본문 77~78쪽
개리가 지나치게 장기자랑대회에 집착한다고 생각한 부모님은 게리에게 제안을 한다. 앞으로 장기자랑대회 때까지 3주 동안 농담을 하지 않는다면 100달러를 주겠다는. 개리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고 농담을 하지 않고 다른 아이들처럼 지내보려 노력한다. 다른 아이들이 하는 취미 생활을 하고 다른 아이들과 함께 미식축구를 한다. 한 주 정도 이렇게 지내던 개리는 자기에게 농담이 어떤 의미인지를 선명하게 깨닫는다.
개리는 학교 가는 길에 있는 횡단보도 한가운데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 2층짜리 학교 건물과 운동장에서 노는 애들, 그리고 주차장에 있는 차들을 바라봤다. 농담을 하지 않게 되기 전에는 자기가 학교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깨닫지 못했다. -본문 103쪽
친구들과 어울리려 노력하며 친구들도 자기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하던 개리는, 애들이 재미있겠다고 생각하고 개리를 놀리는 데 당하고 나서야 학교 친구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분명하게 이해한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개리 방에 나타난 개리 농담 속 주인공에게 일갈을 당하고서 농담을 해야만 하는 본인의 운명을 다시 한번 받아들인다.
개리는 소리를 질렀다.
“나는 여사님이 진짜 사람이라는 것도 몰랐는걸요. 누군지도 몰랐고요.”
“당연히 나는 불평한 적이 없지. 왜냐하면, 나는 농담 속에 나오니까, 농담 속에! 인간의 가장 위대한 능력인 농담 속에 말이야. 농담이야말로 인간과 다른 동물들을 구별해 주는 것이지. 농담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개가 농담하는 거 봤어? 봤냐고.”
“아니요.”
“개에게는 유머 감각이 없기 때문이야!” -본문 193쪽
생각지도 못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맞이하게 되는 절정을 따라가며 독자들은 개리에게 비로소 몰입하고 개리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꿈과 그 꿈을 이루는 과정이 주는 뻐근한 감동을 느끼면서 더불어 주인공처럼 우리에게도 남들이 인정하지 않더라도 놓을 수 없는 근본적인 것들이 있음을 이해하게 된다. 유머감각이 없는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중요한 핵심을 놓치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무엇을 잃고 그저 주위에 동화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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