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이희영
2013년 제1회 〈김승옥문학상〉 신인상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페인트』 『테스터』 『나나』 『챌린지 블루』 『소금 아이』 『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BU 케어 보험』 『보통의 노을』 등을 썼고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자아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이 만연한 오늘날의 사회에서, 『페이스』는 과연 우리가 스스로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타인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핀셋 같은 시선과 기준”(83쪽)으로 엄격하게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일시적인 흉터를 가리고 지우는 데 급급한 나머지 꼭 직면해야 할 마음속 상처를 정작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페이스』의 주인공 인시울이 생전 처음으로 자신의 ‘진짜 얼굴’을 일부분이나마 마주하게 되는 계기가 다름 아닌 ‘흉터’였다는 사실을 통해 마음속 상처와 아픔이야말로 한 존재의 자아를 이루는 중요한 부분임을 시사한다.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가 “상처 자국을 통해서만 자신을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은 그동안 다른 소설들에서 만난 적이 없었던 자아 정체성의 인식에 대한 강력한 비유”라고 말하였듯, “고통의 시간을 지나왔다는 상징”(148쪽)으로서의 흉터를 직면하고 나아가 긍정하는 시울의 모습은 우리가 자아상을 어떻게 구축해야 할지 그 실마리를 보여준다. 무언가를 진심으로 보는 것은 곧 마음을 여는 것이며, “그 너그러운 시선은 제일 먼저 스스로에게 향해야 한다”는 작가의 말과도 상통하는 지점이다.
『페이스』의 또 하나 빛나는 지점은, 자아에의 이해가 타인에 대한 이해와 연대로 확장되어가는 광경까지 그려낸 데 있다. 시울이 직면하는 것은 자신의 흉터뿐만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를 넘어 나를 둘러싼 세상으로 시야를 넓혀가는 시울의 눈에 포착되는 주위 사람들이 감춰온 ‘진짜 얼굴’이다. 매일 거울을 붙들고 살지만 정작 자신의 반짝이는 면을 잘 알지 못하는 라미, 세월의 흐름이 고스란히 새겨진 연로한 얼굴 아래 천진한 표정을 지니고 있는 할머니 최옥분 씨, 그리고 다난한 가정사로 인해 무뚝뚝한 가면을 쓰게 되었으나 마음속 깊이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묵재를 차례로 바라보면서, 시울은 “보이지 않는 것들”을 직시하고 “거울 너머” 무궁무진하게 변화되는 세상이 있음을 발견하기에 이른다. 결국 『페이스』는 ‘나’라는 존재가 단 한 순간도 같은 모습일 수 없다는 진실을 전하는 소설이자, 그러한 진실을 이 세상 모든 ‘나’들에게 적용해보기를 다정하게 권하는 소설이다.
줄거리
스스로 일컫길 “지극히 평범한” 고등학생 인시울에겐 한 가지 비밀이 있다. 바로 자신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는 것. 시력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일찍이 소아정신과를 전전한바 이렇다 할 정신적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이 흐릿한 안개나 색색의 블록, 젖소의 얼룩무늬 등 온갖 추상화적 형상에 가려져 보일 뿐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매일같이 바라보고 평가하는 ‘내 얼굴’을 정작 나 자신은 알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시울은 무심하게 그러려니 하며 살아간다. 그런 시울의 일상에 놀라운 변화가 찾아온다. 우연히 같은 반 묵재가 던진 공에 맞아 교실 사물함에 얼굴을 부딪치며 상처를 입었는데, 어쩐 일인지 그 흉터만큼은 거울로 선명히 보이는 것이다. 가족과 친구들은 모두 시울의 흉터를 걱정하지만, 정작 시울은 난생처음으로 마주하게 된 제 얼굴의 일부가 놀랍고 반갑기만 한데…….
작가의 말
인간은 모두 삶의 불확실성을 지닌 채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이겠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기대가 될 수 있다. 시각이 아닌, 마음의 시선에 따라 인생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나는 내가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잊지 않으려 한다.
_「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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