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김현지
〈어른 김장하〉 감독, MBC경남 제작국 제작부 PD. 1981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였다. 2006년 MBC경남에 입사해 PD로 활동 중이다. 지역의 특수성과 보편성의 경계를 넘나들며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를 다수 연출했다.
“우리 사회는 평범한 사람들이 지탱하고 있는 거다.”
교육·사회·문화·인권 전 영역에 걸친 60년의 고요한 베풂
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
좋은 어른을 기억하기 위한 감동과 감사의 기록
- 1,000명 이상 수십 년간 장학금 지원
- 명신고등학교 설립 및 경상대학교 남명학관 건립 지원
- 형평운동기념사업회와 진주문화연구소 등 지역 문화사업 후원
- 지역 언론사 및 진주문고 사업 후원
- 진주가정폭력상담소 후원 및 호주제 폐지 운동 지원
- 60년의 베풂 이후 은퇴하며 재산 전액 기부
김장하 선생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한 것은 지역에서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그 수혜를 입은 ‘김장하 키즈’가 1,000명이 넘는다는 사실은 다큐멘터리 촬영 과정에서야 드러났다. 그들은 문형배 헌법재판관을 비롯해 교수, 언론인, 교사, 사회운동가 등 각계각층에 걸쳐 있다. 장학금은 손편지 한 장, 말 한마디로 시작됐다. 학생이 필요하다고 말하면 그냥 봉투에 돈을 담아 내밀었다. 등록금이 필요하다고 하면 “잘 쓰라”는 말뿐이었다. 어떤 간섭도 하지 않았고, 어떤 대가도 없다. 그는 말 대신 지속적인 지원으로, 돈보다 존재로서의 신뢰를 보여 주었다. 장학생뿐만 아니다. 진주청년문학회, 진주신문, 진주문고, 극단 ‘현장’, 환경운동연합, 형평운동기념사업회, 일제강점기 인명록 출판, 강상호 묘비 건립 등 수십 년간 후원한 시민문화 활동은 지역의 정신적인 인프라를 조용히 그러나 든든하게 떠받쳤다.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는 “절대 내가 했다는 말은 하지 말라”며 가장자리로 묵묵히 물러서 있었다. 그런 선생의 뜻을 이해한 이들이지만 “역사를 왜곡하려는 누군가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격식을 갖추지 않았고, 화려하지도 않지만, 그래서 더 진실하다. 잊지 않기 위해, 기억을 물려주기 위해, 우리는 이 다큐멘터리를 활자로 남긴다.
★ 지역 방송의 기적, MBC경남 화제의 다큐멘터리
★ 제59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교양 작품상
★ 제35회 한국PD대상 TV시사다큐 부문 작품상
★ 제50회 한국방송대상 다큐멘터리 TV부문 작품상·프로듀서 부문 개인상
문형배 헌법재판관이 다시 불러낸 그 이름, 어른 김장하
진정한 어른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우리는 그 마음을 따라 걸을 뿐이다
가난한 학생들에게 셀 수도 없이 많은 장학금을 지원했지만, 행사를 열지도 사진을 찍지도 않았다. 특히 그는 돈을 주면서도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기만 했다. 김장하 선생은 “줬으면 그만이지.”, “갚으려거든 우리 사회에 갚으라.” 하는 말을 남기고 늘 한발 물러서는 사람이다. ‘무주상보시(無主相布施)’, 곧 주는 마음조차 의식하지 않고 주는 삶을 실천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경남 진주의 남성당한약방, 60년 동안 한약방을 지킨 한약사 김장하 선생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도 인터뷰 한 번 하지 않고 많은 이들을 도왔다. 자신의 옷 한 벌 허투루 사지 않는 사람, 평생 자동차 한 대 없이 자전거를 타고 걷는 사람, 어른 김장하. 가난을 등에 업고 태어나 삼천포의 한 한약방에서 점원으로 일하면서 낮에는 약을 썰고 밤에 공부했다. 최연소 나이로 한약업사 자격증을 얻고, 1963년부터 2022년 5월 말일까지 한약방을 운영하며 자신이 번 돈을 지역사회를 위한 자원으로 돌렸다. “똥은 쌓아 두면 구린내가 나지만 흩어버리면 거름이 되어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습니다. 돈도 이와 같아서 주변에 나누어야 사회에 꽃이 핍니다.” 어르신의 선한 삶은 한 줄 문장으로 쓸 수도 없다. MBC경남과 김주완 기자의 7년여의 취재가 아니었다면 이토록 훌륭한 어른의 이야기는 기록될 수 없었다. 좋은 어른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김장하 선생의 이야기가 찾아온다. 한 네티즌은 이 기록을 한 줄로 평했다. “죽기 전에 반드시 봐야 할 다큐멘터리”. 이는 보는 자에게 아무 말을 하지 않지만, 실천으로 본보기가 되어 가치를 깨닫게 한다. 이 책은 단순히 김장하 선생의 말과 삶을 정리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존재 방식의 기록’이며, 우리 시대의 어른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고마워하지 말고, 이 사회에 갚아라.” 울림이 있는 이 한 문장을 마음에 품는 이라면, 이 책은 오래도록 곁에 둘 가치가 있다. 책은 한 사람의 삶을 담고 있지만, 결국 이것은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마음을 담고 있다. 우리는, 그가 어떤 어른이었는지를 오래 기억하게 될 것이다.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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