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 자전거 타고 가는 길
제1부 콧구멍만 바쁘다
꿀잠
개학 첫날
사라진 이름
바쁜 내 콧구멍
황사
예절상
우유 한 갑
아니다
운동장 청소
꽝
흙장난
제2부 누가 먼저
놀아 줘요
당장 끄지? 못해
가장 무서운 것
막대사탕
목욕
뚱보 아빠
야간 노인정
할아버지 제삿날
겨울비
누가 먼저
칼싸움
안 돼요 안 돼
쓰레기봉투
방문을 꽝!
제3부 닮았다 호호호
동물원
손
펭귄
코끼리 똥
토끼 눈
개구리는 좋겠다
낙타
아기 돼지 코
기러기
똥강아지
달팽이 학교
곰 유치원
시장 놀이
쥐
제4장 다 날아갔다
과일 깎기
훠어이 훠어이
까치밥
병아리
양손잡이
다람쥐
개구리 풍선껌
새똥
몽돌 노래방
능수버들
바다는 짜다
비 비린내
산불
저승까지 거리는
저자소개
저자 : 이정록
1964년 충남 홍성에서 출생했습니다. 대학에서 한문교육과 문학예술학을 공부했습니다. 1989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와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로 당선했습니다.
동화책 《노는 물을 바꿔라》, 《아들과 아버지》, 《대단한 단추들》, 《미술왕》, 《십 원짜리 똥탑》과 동시집 《아홉 살은 힘들다》, 《지구의 맛》, 《저 많이 컸죠》, 《콧구멍만 바쁘다》와 그림책 《오리 왕자》, 《나무의 마음》, 《어서 오세요 만리장성입니다》, 《아니야!》, 《황소바람》, 《달팽이 학교》, 《똥방패》가 있습니다. 시집 《그럴 때가 있다》, 《동심언어사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 《어머니 학교》, 《정말》 등이 있고, 청소년 시집 《아직 오지 않은 나에게》, 《까짓것》과 산문집 《시가 안 써지면 나는 시내버스를 탄다》, 《시인의 서랍》이 있습니다.
김수영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 박재삼문학상, 한성기문학상, 천상병동심문학상, 풀꽃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접기
출판사 서평
시인도, 아이들도 함께 ‘신나는’ 밝고 따스한 동시
이정록 시인은 머리말에서, 동시를 처음 쓰기 시작할 때의 즐거움과 설렘을 ‘자전거 타기’에 비유했다. 동시를 쓰기 시작하며, 어릴 적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 핸들을 조정하던 조심스러운 손짓과 들썩이는 엉덩이, 수렁논에 처박히곤 했던 실수를 떠올렸다고 고백한다. 20년 동안 시를 써 오며 익은 말법을 버리고, 이전과 전혀 다른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들과 통하는 새로운 말법으로 사물을 보고 그리려 한 시인의 노력이 엿보인다. 그는 여러 시행착오 끝에 자전거 타기를 성공하는 순간부터 자전거를 ‘신나게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처럼, 동시도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일이란 점을 강조한다. 시를 쓰는 시인도, 읽는 독자들도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게 바로 ‘동시’라는 걸 『콧구멍만 바쁘다』는 보여준다.
앞니 두 개 뽑았다./대문니가 사라지자/말이 술술 샌다./침이 질질 흐른다./웃으면 안 되는데/애들이 자꾸만 간지럼 태운다./갑자기 인기 짱이다./귀찮아서 죽겠다./입 다물고 도망만 다닌다./콧물 들이마시랴 숨 쉬랴/콧구멍만 바쁘다. (「바쁜 내 콧구멍」)
표제작 「바쁜 내 콧구멍」은 근래 보기 드문 ‘동적’인 시다. 뛰어노는 아이들, 그 아이들의 숨소리가 그대로 느껴진다. 쫓기는 아이도, 쫓는 아이들도 모두 신이나 한바탕 어우러진 모습이 눈앞에 훤히 그려진다. 콧구멍을 들락날락하는 숨과 술술 새는 말, 질질 흐르는 침과 콧물과 함께 한데 어우러져 깔깔대는 아이들이 책장 가득하다. 읽는 이들마저 그 달리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이정록 시인은 특히 아이들의 눈높이에 꽤나 민감하다. 그의 동시에는 교훈의 그림자가 어른거리지 않으며, 말법은 아이들의 그것처럼 발랄하며 쉽고 자연스럽다.
우리 학교/담장을 모두 없앴다./(중략)/개구멍이 없어지자 꿀밤도 사라졌다./다리는 울타리 밖에서 버둥버둥/눈알은 담장 안에서 뱅글뱅글/쿵쾅거리던 가슴도 없어졌다./여러분이 똥갭니까, 도둑입니까?/교장 선생님의 꾸중도 사라졌다./집에서 교실까지 지름길이 생겼다./아침마다 오 분은 더 잘 수 있다. (「꿀잠」)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담장을 모두 없앴다. 그로써 생겨난 이점들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기술하고 있는 시가 바로 「꿀잠」이다. 물리적 경계로서의 학교 담장이 허물어지면서, 거기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삭막함과 단절감 그리고 감시와 억압만이 있던 자리에 작은 평화와 소통, 해방감이 깃드는 것이다. 이런 시는 그 선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자칫 이분법의 구도 안에 갇혀 납작한 계몽주의 시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시인은 그러나 오 분 간의 늦잠이 ‘꿀잠’이 되는 이유를 어른의 단정적인 설교가 아니라 실감 있는 아이의 어조로 펼쳐 보임으로써 그런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는다.
대상을 향해 빈정거리거나 돌려 말하지 않는 시인의 말법은 아이들의 솔직한 목소리 그대로를 드러낸다. 목욕탕에서만 운동하는 뚱보 아빠에게 “목욕탕에서만 운동하는 뚱뚱보 우리 아빠” (「뚱보 아빠」)라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아침에 화장실이 급할 때는 “아빠 먼저”라며 새치기를 하면서, 저녁에 엄마가 이 닦으라고 하면 “니들 먼저” (「누가 먼저」)라고 발뺌하는 아빠의 이중적인 언행을 유머스럽게 꼬집기도 한다. 또, 학교 갔다와서 곧장 학원에 가고 숙제 마친 뒤 겨우 짬 내서 오락하는데 “당장 끄지 못해!”(「당장 끄지 못해」)라고 윽박지르는 부모의 횡포, “넘치는 것보다 모자라는 게 좋은 거라”면서도 “쓰레기봉투는 “배불뚝이”(「쓰레기봉투」)가 되어 터지게 만드는 엄마의 언행불일치를 지적하기도 한다.
일제강점기와 분단 시대를 거치며 우리 동시 속 아이들은 당당한 목소리를 잃고, 어른의 교육에 순응하는 얌전한 ‘범생이’와 ‘소심파’ 들만 남았다. 우리 동시가 다시 살아나는 길은 당당하고 솔직한 아이들의 살아 있는 육성을 불러내는 길에 있다고 볼 때, 이정록의 다음 동시는 그 싹을 보여준다.
채찍 휘두르라고/말 엉덩이가 포동포동한 게 아니다.//번쩍 잡아채라고/토끼 귀가 쫑긋한 게 아니다//아니다./꿀밤 맞으려고/내 머리가 단단한 게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에서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3연에 등장하는 아이의 발언이다. 이 아이는 어릴 때부터 엉덩이 깨나 맞아본 듯하고, 여전히 꿀밤은 예사로 맞는 듯하다. 하지만 벌을 주는 어른들의 바람과 달리, 아이가 벌을 통해 깨달은 것은 반성 대신 항변이다. 언뜻 보면 개구진 아이의 불만 한 마디 같지만, 이를 통해 아이들 독자가 느낄 공감이나 어른 독자가 느낄 반성은 대단히 크다.
새는/다 날아갔다.//오소리는/굴을 잘 막았을까?//하늘다람쥐는/불길보다 빨리/나뭇가지를 건너뛰었을까?//새소리도/다 날아갔다.//둥우리 속/새알들은 어찌 됐을까?//빨간 토끼 눈은/어딜 보고 있을까? (「산불」)
「산불」 에서 시인은, 인간의 실수로 일어났을 것이 뻔한 산불 때문에 삶의 터전을 잃은 생명들을 단순한 연민의 눈이 아니라 진심 어린 마음으로 껴안고 있다.
이 모든 생명들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 제 목숨을 다해 바쁘게 살아야 한다고 이 동시집은 이야기한다.
리뷰(0)
0 / 5.0
리뷰를 작성하시면 소정의 적립금을 드립니다.
도서의 첫번째 리뷰부터 10번째 리뷰까지는 기본 적립금의 2배를 적립해 드립니다.
리뷰 혜택 및 유의사항
리뷰 작성 안내 및 유의사항
•
리뷰 작성 시 관리자 확인 후 적립금이 지급되며 영업일 기준 평균 1~2일 소요될 수 있습니다.
•
적립금 유효기간은 적립 일로부터 1년입니다.
•
적립금이 지급된 리뷰는 수정,삭제가 불가합니다.
•
최소 20자 이상 리뷰 작성 시 적립금이 지급됩니다.
기본 적립금
•구매상품
3개월 까지
300원
(100자 이상)
100원
(100자 미만)
3개월 이후
100원
(20자 이상)
•비구매 상품 리뷰 작성 시 적립금은 적립되지 않는 점 참고바랍니다.
2배 적립금
상품의 첫번째 리뷰부터 10번째 리뷰까지는 기본 적립금의 2배를 적립해 드리며, 이후 리뷰부터는 기본 적립금이 적립됩니다.
아래에 해당하는 글은 리뷰 승인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상품 내용과 무관한 사진 및 글을 작성한 경우
•
시리즈나 세트 상품이라 하더라도 비슷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올리거나 같은 글을 복사해서 올리는 경우
•
기타 상품 리뷰에 적합하지 않은 내용이 있는 경우
•
비속어를 사용하거나 상품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
•
상업적 목적의 광고성 내용이나 저작권, 명예훼손 등의 우려가 있는 경우
작성하신 리뷰는 본 사의 마케팅 활동(온라인 이벤트, 프로모션, 광고 등)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상품의 주문/취소, 배송·포장, 파본, 재입고 등 CS/배송 서비스 관련 문의는 1:1 게시판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