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평생을 셰익스피어 연구로, 한국 셰익스피어 학계의 수준을 높인
김재남 교수의 번역서!!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이탈리아식의 익살스런 소극(笑劇)이다. 제작 연대는 1593~1594년으로 추정된다. 최초의 상연 연대는 확실치 않다. 1594년에 ‘어떤 말괄량이 길들이기(The Taming of the Shrew)'라는 극이 사절판으로 출판된 바 있다. 이 사절판을 셰익스피어의 악 사절판(惡四切版)으로 보는 견해와 이것을 기초로 셰익스피어가 개작했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현재 전자의 견해가 더욱 유력하다.
만취한 땜장이 슬라이로 하여금 자신을 영주(領主)로 믿게 하여, 그 앞에서 극중 극(劇中劇)으로써 말괄량이를 길들이라는 극이 벌어진다. 패튜어의 한 부호에게 두 딸이 있었다. 동생 비안카는 얌전해서 구혼자가 많으나 언니 캐터리너는 어찌나 말괄량이인지 아내로 삼겠다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아버지 바프티스타는 큰딸을 결혼시키기 전에는 비안카도 시집보내지 않겠다는 태도가 완강했기 때문에 비안카의 구혼자들은 몹시 조바심이 난다. 이때 베로나의 한 젊은 신사 페트루치오가 나타나서 말괄량이에게 용감하게 구혼한다. 페트루치오의 언행은 매우 방약무인일 수가 없는데도 이름난 말괄량이는 아버지의 권유로 마지못해 결혼을 승낙한다. 이윽고 페트루치오는 갖가지 우스꽝스럽고도 위인적인 수단으로 말괄량이 캐터리너를 본격적으로 길들이기 시작하여 마침내는 온순한 아내로 만들어낸다.
한편 비안카의 구혼자의 한 사람인 루센쇼도 갖가지 수법으로 비안카와 비밀리에 결혼하여 다른 구혼자들을 앞지르고 만다. 또한 비안카의 구혼자의 한 사람이었던 호텐쇼는 미망인과 결혼하게 된다. 그런데 이들 결혼 피로연에서 세 명의 신랑은 ‘누가 가장 온순한 신부인가?’ 내기에서 세 신부들 중 캐터리너가 가장 온순한 아내임을 증명한다.
이 극은 익살극의 상황 때문에 희극적 생기를 발산하고 있고, 발생적이나마 순수한 희극의 형태로 발전하여 신파적인 가면 너머에 연극적인 본질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이른바 말괄량이를 길들이는 역(役)인 페트루치오는 한낱 보기 흉한 야만인이 아니라 비록 괴팍할망정 당당한 신사이다. 이는 젊은 셰익스피어가 흥미를 느낀 최초의 성격 묘사이다. 길들여지는 쪽인 캐터리너는 지독한 악녀(惡女) 왈가닥이 아니라 다만 악녀를 가장한 것뿐이요, 야비한 남편에게 짓밟히는 아내가 아니라 그녀의 눈에서는 사랑의 빛이 번뜩이고 음성에는 음악이 감도는, 참으로 온순하고도 명랑한 근대적 아내로 변용(變容)한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