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공공 public
유전학 및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공공의 지식
공적 기념과 수정
리처드 3세를 만나다
유전학적 공적 역사의 수정
2장 실천 practice
게놈 역사: 고DNA 분석과 역사적 실천
역사로서의 고DNA
학제 간 연구와 DNA 중심 역사 연구의 미래
3장 정치 politics
생물식민주의와 정치 권력
체더맨과 민족주의 역사
DNA 탈식민화
4장 윤리 ethics
역사적 폭력과 유전학적 증거
미제 사건
탈멸종과 근대성의 윤리
5장 상상 imagination
DNA의 물질화
시, 힙합, 포스트게놈 상상력
과거에 접근하고 미래를 바꾸다
6장 자아 self
DNA 검사와 가족사
가족사를 위한 DNA의 ‘아마추어‘ 사용
역사 서술을 주도하는 유전학: 아프리카계 미국인 계보학
에필로그: 미래?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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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후기
저자소개
저자 : 제롬 드 그루트 Jerome de Groot
영국의 문화사학자 제롬 드 그루트는 이 책에서 유전학의 언어로 다시 쓰이고 있는 ‘과거’의 풍경을 분석한다. 고대게놈학의 발전은 고대인의 이동과 교류, 질병, 혼혈의 역사까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수준으로 재구성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책은 과학적 성취를 찬미하는 보고서가 아니다. 드 그루트는 ‘과거를 말하는 자의 권위’가 역사학에서 과학, 특히 유전학으로 이동하고 있는 거대한 전환을 비판적으로 추적한다.
그는 유전학적 데이터가 역사 서사를 대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법론적·윤리적·철학적 문제를 집요하게 탐구하며, “DNA는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새로운 역사적 상상력의 언어”라고 말한다. 이 책은 그 언어가 어떻게 기억, 정체성, 역사 인식을 재구성하는지를 해독하는 하나의 지식사적 지도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문학 문화 교수로, 공공사(公共史)와 대중문화 속 역사 표현 연구의 세계적 석학인 드 그루트는 《역사를 소비하다》(한울, 2014), The Historical Novel(2009/2026), Remaking History(2015) 등을 통해 소설, 영화, 게임, 텔레비전 등 다양한 매체가 역사를 어떻게 소비하고 재구성하는지를 분석해왔다.
이 책에서는 유전학(DNA)이 기억과 정체성, 역사 서술 방식에 미치는 영향을 본격적으로 다루며, ‘게놈으로 쓰는 역사’라는 새로운 역사학적 지평을 제시한다. 그는 역사학, 과학, 문화 연구를 가로지르며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고,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다시 묻게 만드는 연구자다.
역자 : 전방욱
서울대학교 식물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6년 강릉대학교에 부임해 생물학과 교수, 총장 등을 거쳐 현재 국립강릉원주대학교 명예교수다.
한국생명윤리학회 회장, 아시아생명윤리학회 회장, 한국과학기술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했고, 퇴임 후에는 과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다. 신유물론연구회, 수유너머파랑, 오이코스인문연구소에서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이 책과 관련된 저서로는 《DNA 혁명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유전자 쫌 아는 10대》, 《DNA의 거의 모든 과학》 등이 있다.
출판사 서평
DNA가 가로지르는 여섯 개의 장면
이 책은 여섯 개의 장을 통해 DNA와 유전학이 역사 이해의 조건을 어떻게 바꾸어왔는지를 단계적으로 보여준다. 각 장은 서로 다른 영역을 다루지만, 유전학이 ‘과거를 읽는 방식’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에 대한 공통의 문제의식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1장에서는 DNA가 언론 보도, 다큐멘터리, 대중서 등을 통해 ‘과거를 보는 새로운 창’이자 ‘진실을 드러내는 언어’처럼 소비되는 양상을 분석하며, 유전학이 공공의 역사 상상력 속에서 어떤 권위를 획득했는지를 비판적으로 살핀다.
2장에서는 고고학 현장과 연구 과정을 통해 DNA 데이터가 텍스트와 기록 중심이던 전통적 역사 연구에 어떤 균열을 일으키는지 보여주며, 유전학이 하나의 새로운 ‘역사적 실천’이 되었음을 드러낸다.
3장에서는 유전학 연구가 식민주의, 인종주의, 생명권력과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추적한다. 특히 원주민 공동체가 제기하는 ‘생물학적 식민주의’ 비판을 통해 DNA 연구의 정치적 성격을 드러낸다. 4장에서는 시신과 유전 정보의 수집, 공동체 동의의 문제 등을 중심으로 DNA를 역사적 증거로 활용할 때 발생하는 윤리적 논쟁을 다루며, 5장에서는 소설, 시, 미술, 대중문화 속에서 DNA가 역사적 진실을 고정하기보다 오히려 새로운 상상력과 해석의 가능성을 여는 자원으로 활용되는 사례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마지막 6장에서는 유전자 검사와 계보학이 개인의 가족사와 집단 정체성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 살피며, DNA가 ‘나’와 ‘우리’를 이해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탐구한다.
이처럼 각 장은 독립적으로 읽히면서도, 유전학이 역사, 윤리, 정치, 자아, 상상력의 영역을 가로지르며 ‘과거’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책 속에서
새로운 유전학적 역사에 대한 반응은 종종 왜곡되고, 혼란스럽고, 저항적이며, 때로는 기이하다. 그러나 이러한 반응의 다양성은 매우 중요하며, 실제로 공적 역사 상상력 속에서 DNA가 지니는 복잡성을 드러낸다. _22-23쪽
한편으로 왓슨은 DNA가 어떻게 기억되는지를 상징하는 인물로서 공적 차원의 ‘이중나선 역사’를 구현한다. 그는 DNA 신화의 아버지이자 기원자, 그리고 창조자로 호명된다. 왓슨이 얻은 공적 인지도는 유전학이라는 분야가 얼마나 정치적인지를 보여주며, 그가 어떤 태도로 인해 배척되었을 때조차 인종과 성에 관한 논쟁을 촉발했다. _52쪽
프랭클린과 모리스 윌킨스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연극은, 우리가 무엇을 볼 수 있는지, 무엇을 알고 있는지, 어떻게 알게 되는지, 관점의 중요성, 삶의 아름다움 등 DNA와 관련된 핵심 주제들을 매우 유동적인 방식으로 탐구한다. 여기에 더해 경쟁, 연구의 외로움, 교만의 위험과 같은 과학 전기에서 중요한 비유들도 함께 제시한다. _78쪽
이들이 수행하는 연구는 인간의 조직과 사회를 참조하는 유기체의 ‘게놈 역사’를 서술하려는 시도이며, 인간의 몸을 하나의 데이터 아카이브로 제시한다. 이들의 연구는 기존의 익숙한 역사 서술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본질적으로는 매우 다르다. _135쪽
유전학은 정당성, 순수성, 진정성, 민족주의에 대한 주장을 펼치는 극우 세력에 의해 반복적으로 차용되어왔다. 미국의 우파 집단들은 인종적 순수성을 입증하려는 욕망의 일환으로 상업적 유전자 검사를 이용하고 있다. 이런 집단들과, 과학을 동원해 정당성과 순수성에 관한 이론을 뒷받침하려는 인물들은 DNA가 지닌 ‘문화적 권위’, 다시 말해 대중이 인식하는 ‘진실을 말하는 과학적 권위’를 활용해 인종과 정체성에 관한 새로운 주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_167쪽
DNA의 윤리를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 논쟁은 국가의 감시적 정보 활용에서부터 유전학 데이터의 소유권 문제에 이르기까지 폭넓다. 생체유전학적 정보의 사용·해석·수집에 관한 중요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지만, 역사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층위의 윤리적 고려가 필요하다. 여기서 핵심 관심사는 데이터가 과거에 개입하거나 과거를 구성하는 방식에 있다. 법 집행 과정에서 DNA 정보가 활용되는 것은 이러한 특성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사례다. _198쪽
〈쥬라기 공원〉 시리즈는 현대의 불안감을 반영하는 동시에, 탈멸종을 둘러싼 논쟁에 대한 다양한 대응 양식을 제시한다. 새롭게 만들어진 생명체는 이미 변해버린 세계에 태어나며, 시간 바깥에 존재하는 반(反)역사적이고 완전히 새로운 존재가 된다.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처럼 이 새로운 동물들은 사회화되거나 교육받을 수 있는 경로가 없다. 그들은 어떠한 ‘과거’도 지니지 않은 채, 맥락도 부모도 없이 홀로 등장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소외된다. _242-243쪽
폭넓게 소비되고 널리 시청되는 라마와 레지덴테의 트랙들은 대중문화 속에서 유전학이 어떻게 상상되고 재구성되는지를 보여주는 복합적인 흐름의 일부다. 이 곡들은 큰 영향력을 지니며, 유전학이 어떻게 ‘그때’와 ‘지금’, 공동체의 과거와 현재의 개인 사이에 다리를 놓는지를 섬세하게 이해하고 반영한다. _299쪽
DNA는 아직 역사를 끝내지 않았다. 우리는 점점 더 유전적 관점에서 인간을 이해하게 될 것이며, 그것이 신체든 기록이든 그에 따라 과거를 해석하는 방식 또한 달라질 것이다. 역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DNA는 그 서사를 다시 구성하고 있다. _3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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