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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 시간과공간사 클래식 3
원서 제목 :
No Longer Hu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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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357804
ISBN
9791190818476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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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6-05-06
페이지, 크기, 무게 232쪽, 135*210mm, 302g
책소개
“누가 인간 실격인가? 요조인가? 아니면 요조를 둘러싼 주변인인가? 진정한 의미에서 인간 실격은 무엇이고, 인간 합격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인간은 존재하는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오래된 질문
글로 쓴 작가의 자화상, 내면의 심연을 고백하는 유서

1948년 전후의 혼란 속에서 발표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은 한 인간이 사회에서 점차 밀려나며 자기 내부로 깊이 침잠해 가는 과정을 정교한 문장으로 기록한 작품이다. 평생 자신과 세상 사이의 간극을 바라보며 글을 써온 다자이는 말년에 이 작품으로 그 간극이 최종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을 정면으로 포착했다. ‘요조의 수기’라는 형태를 띠고 있지만, 요조는 작가의 삶과 고민을 크게 반영한 인물로, 다자이의 내면을 보여주는 통로이기도 하다.
요조는 사람들을 웃기며 관계를 유지하려 애쓰지만, 그 웃음은 불안과 두려움을 감추려는 마지막 방어에 가깝다. 그는 타인과 거리를 좁히지 못한 채 주변부를 떠돌며, 상처받을 때마다 더 큰 웃음으로 버티려 한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오히려 자신을 소모시키는 악순환이 되고, 결국 스스로 ‘인간, 실격’이라고 적는다. 이 한 문장은 인간이 지닌 취약함과 혼란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작가가 가장 안정되게 생활하며 건강하게 글을 쓸 때 집필한 「후지산 백경」은 실생활이 삽입된 작가의 자유분방한 사유가 돋보이는 수필풍 작품이다. 후지산이 일본의 대표적 상징이기도 하지만 후지산을 접하는 작가의 시선이 상당히 이채롭고 기발하다. ‘너무나도 맘에 들지 않았다. 판에 박은 후지이다’라고 했다가 ‘후지가 싱그러움이 넘쳐흐르듯 푸르렀다’고 하는 등 후지라는 하나의 피사체에 대한 판이한 묘사로 급류처럼 변화무쌍한 작가의 심상 풍경을 읽을 수 있다.
이하라 사이카쿠의 고전을 다자이가 다시 쓴 「한량」과 「의리」는 각기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한량」은 인간의 욕망을 해학적으로 풀어내고, 「의리」는 일본식 무사 도덕의 형식성과 모순을 비판적으로 드러낸다. 두 작품 모두 시대를 넘어 반복되는 인간 심리와 사회적 관습을 다자이 특유의 시각으로 재해석한다.
『인간 실격』과 세 단편은 서로 다른 시대와 형식을 다루지만, 공통적으로 인간이 살아가며 겪는 불안과 갈등을 보여준다. 제자리를 찾지 못해 흔들리는 인물들, 그 마음을 숨기려는 노력 그리고 결국 드러나는 인간의 모습까지 다양한 형태의 인간 경험을 그려낸다. 독자는 다자이 오사무가 일본 근대문학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인간의 내면을 탐구해 왔는지를 다시 확인하게 된다.
목차
인간 실격
서문
제1의 수기
제2의 수기
제3의 수기
후기

후지산 백경
한량
의리

작품 해설 / 최재철
옮긴이의 글
다자이 오사무 연보
저자소개
저자 : 다자이 오사무
1909년 6월 19일 일본 아오모리현 쓰가루에서 대지주 가문의 여섯째 아들로 태어났다. 본명은 쓰시마 슈지다. 유복한 환경에서 성장했으나 부유한 계층에 속해 있다는 의식과 가족 내에서 느끼는 소외감이 내면에 지속적인 불안을 남겼다. 1930년 프랑스 문학에 매료되어 도쿄제국대학 불문과에 입학했으나 학업을 마치지 못한다. 소설가의 길을 택하면서 이부세 마스지의 문하에 들어가 ‘다자이 오사무’라는 필명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다. 1935년 발표한 단편 「역행」을 계기로 문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이듬해 첫 단편집 『만년』을 발표하며 작가로서 입지를 다진다. 1938년 이부세 마스지의 중매로 이시하라 미치코와 결혼한 뒤 비교적 안정된 속에서 왕성하게 창작 활동을 이어 간다. 전후 일본 사회의 혼란과 몰락한 인간의 내면을 그린 『사양』(1947)이 대중의 인기를 얻었으며 자전적 소설 『인간 실격』(1948)은 그의 문학 세계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1948년 6월 13일 연인 야마자키 도미에와 함께 저수지에 몸을 던져 삶을 마감했다.

역자 : 김용안
한양여자대학교 실무일본어과 명예교수이다. 서울교육대학교 졸업 후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양어대학 일본어과를 졸업했다. 같은 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전공해 〈시마자키 도손 연구?자아 찾기를 중심으로〉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한양여자대학교 일어통역과에 부임하여 2020년 정년퇴임, 명예교수가 될 때까지 일본의 문화와 문학을 연구했다. 2014~2015년 일본 쇼와여자대학 객원교수로 있었으며 2010~2015년 한국일본근대문학회 회장을 지냈다. 지은 책으로 《키워드로 여는 일본의 향》(문화론), 《일본소설 행간으로 읽다》(문학론), 《나쓰메 소세키에서 무라카미 하루키까지》(공저), 《일본문학 속의 여성》(공저), 《동화, 시대를 읽다》(공저), 《게다도 짝이 있다》(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흙의 슬픔(土の悲しみ)》, 《라쇼몽》, 《원숭이 무덤》, 《섣달그믐》, 장편소설 《동트기 전 1, 2, 3, 4》(완역)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하루키와 바나나 소설 소고〉,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관목 숲속(藪の中)》 연구〉,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人間失格)》 연구〉, 〈아베 코보(安部公房)의 《손(手)》 연구〉, 〈다니자키 준이치로(谷崎潤一郞)의 《슌킨쇼(春琴抄)》 연구〉, 〈미시마 유키오 《금각사(金閣寺)》 삽화 연구〉 등이 있다.

해설 : 최재철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언어문화학부 교수·일본학대학 학장·외국문학연구소장·도서관장, 한국일어일문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일본문학의 이해』, 『일본문학 속의 사계(四季)-한국문학과의 비교를 통하여』(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 『일본 근대문학의 발견??, 『日本近現代知識人·文?者の韓?認識』이 있고 역서로는 『산시로(三四?)』 편저 『일본 명단편선』(주제별 전 10권, 공역) 등이 있다. 현재 한일비교문화연구소 및 거현산방 한일문화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문인협회 회원이다.
이 작가의 신간 & 인기 도서
글다자이 오사무
번역김용안
출판사 서평
다자이 오사무가 그린 인간의 풍경
인간이라면 누구나 반추해 볼 근원적 화두, 인간 실격

1948년 전후의 혼란 속에서 발표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은 사회 속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한 한 인간이 점차 내면으로 침잠하는 과정을 냉정한 시선으로 기록한 작품이다. 평생 자신과 세상 사이의 간극을 예민하게 의식했던 다자이는 말년에 이 작품으로 인간의 취약함이 어디까지 밀려갈 수 있는지를 드러낸다. ‘요조의 수기’라는 외형을 취하고 있지만, 요조는 다자이 자신의 경험과 내적 갈등이 투영된 인물이며, 작가 문학의 핵심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존재다.
요조는 타인을 기쁘게 하려는 듯 웃음을 띠지만, 그 웃음은 세상과 거리를 두는 방편이자 자신을 보호하는 마지막 장치에 가깝다. 그는 사람들에게 완전히 다가가지 못하고 주변을 맴돌며, 상처를 감추고자 더 큰 우스움으로 스스로를 소모해 간다. 그러한 악순환 속에서 결국 자신이 ‘인간으로서 실격되었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요조만이 아니라 그와 관계를 이루는 주변 인물들이다. 착해 보이나 불균형한 상황에서는 요조의 취약함을 감싸지 못하는 넙치, 충동적으로 움직이며 요조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호리키는 요조가 사회와 연결되지 못하는 지점을 더 분명히 보여준다. 넘치는 동정과 의존 관계가 한 사람의 불안을 어떻게 고착하는지를 드러내고, 호리키는 사회적 규범과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는 요조의 현실적 한계를 상징한다. 두 인물의 대비는 요조의 고립이 개인의 성격만이 아니라 관계의 구조 속에서 형성된 것임을 보여준다.
출간 후 7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인간 실격』이 꾸준히 읽히는 이유는 인간 존재의 불안과 복잡성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이 소설의 시선이 시대를 넘어 유효하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무게 그리고 살아간다는 일 자체의 어려움이 절제된 문장 속에 담겨 있으며, 이러한 문제의식은 지금의 독자에게도 여전히 현실적인 질문으로 남는다.

다자이 오사무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단편
후지산 백경, 한량, 의리

이 책에는 『인간 실격』과 함께 다자이의 다양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단편이 세 편 실려 있다. 작가가 가장 안정되게 생활하며 건강하게 글을 쓸 때 집필한 「후지산 백경」은 실생활이 삽입된 작가의 자유분방한 사유가 돋보이는 수필풍 작품이다. 일본의 상징인 후지산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에는 장난기와 유연한 감각이 담겨 있으며, 후지라는 하나의 피사체에 대한 판이한 묘사로 급류처럼 변화무쌍한 작가의 심상 풍경을 읽을 수 있다.
이하라 사이카쿠의 고전 설화를 다자이가 새롭게 해석한 「한량」과 「의리」는 또 다른 방향에서 그의 개성을 보여준다. 「한량」은 인간 욕망을 해학적으로 비틀며 시대를 초월한 풍속을 재치 있게 그려내고, 「의리」는 일본식 무사 도덕의 형식성과 모순을 드러내며 인간 생명보다 규범을 우선하는 가치관의 허구성을 비판한다. 두 작품 모두 다자이가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더 넓은 맥락에서 확인하게 한다.

시대가 바뀌어도 남는 인간의 문제들

『인간 실격』과 세 단편은 시대와 형식은 각각 다르지만 인간이 살아가며 겪는 불안과 갈등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한다. 제자리를 찾지 못해 흔들리는 마음, 그 마음을 감추려는 노력,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불균형 그리고 결국 마주하게 되는 인간의 본모습. 네 작품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인간이라는 존재의 구조를 탐색한다.
다자이 오사무의 문학은 특별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그 대신 인간이 어떤 조건 속에서 흔들리고, 그 흔들림의 끝에서 무엇을 마주하게 되는지를 꾸준히 들여다본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은 지금의 독자에게도 여전히 설득력을 지닌다. 불안, 관계의 균형, 자기 인식 같은 문제는 시대를 넘어 반복되는 경험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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