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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인
정윈만 글
김소희 번역
원서 제목 :
有心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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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원
도서번호
362576
ISBN
9791193873274
출판사
번역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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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의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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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6-05-01
페이지, 크기, 무게 340쪽, 140*205mm, 442g
책소개
홍콩 출신 소설가 정윈만의 첫 국내 출간작 《유심인》이 2026 타이베이국제도서전 소설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격동의 시대를 지나온 도시, 홍콩 사람들의 삶을 다룬 작품이 시대와 장소를 넘어 보편적인 울림을 지닌 소설로 인정받은 것이다.

《유심인》은 장국영의 노래와 영화 제목을 각 수록작의 제목으로 빌린 열세 편의 초단편 소설집이다. 정윈만은 '작가의 말'에서 '처음에는 단순히 어린 시절의 우상을 기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장국영’이라는 이름은 단지 한 명의 가수, 배우, 연예인, 혹은 스타를 지칭하는 데 그치지 않았고 오히려 수많은 이의 마음속에서 각기 다른 의미로 ‘홍콩’을 상징하는 존재가 되었다'(333p)고 말한다. 장국영은 홍콩 황금기의 아이콘이자 도시의 불안과 소외를 함께 품었던 존재로서 소설에 직접 등장하거나 이야기의 중심 소재로 쓰이지 않지만, 그의 노래는 소설 속 하나의 선율처럼 흐르며 인물들의 일상에 조용히 스며든다. 이처럼 《유심인》은 장국영을 전면에 내세우는 대신, 그 이름이 불러일으키는 정서를 통해 홍콩이라는 도시와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조용히 들여다본다. 네온사인 불빛이 가득한 홍콩이 아닌 흐리고 축축한 바람이 흐르는 도시로 독자를 이끄는 것이다. 정윈만은 저마다의 이면을 가진 인물을 통해 빛이 들지 않는 곳에서도 버티듯 살아가는 이들에게 느리지만 분명한 위로를 건넨다.
목차
1. 봄 · 여름 · 가을 · 겨울(춘하추동春夏秋冬) 11
2. 연기처럼 흩어져 사라지는(회비연멸灰飛煙滅) 27
3. 잠 못 드는 밤(무심수면無心睡眠) 63
4. 황금 가지와 옥 같은 잎(금지옥엽金枝玉葉) 83
5. 당신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탓에(과니과분미려怪?過分美麗) 101
6. 많은 걸 바라지 않아(무수요태다無需要太多) 127
7. 뜨거운 에너지(대열大熱) 137
8. 나를 지키는 마음(결신자애潔身自愛) 163
9. 나를 안아주지 않는 사람(불상옹포아적인不想擁抱我的人) 185
10. 수면 위를 스쳐 지나가듯이(노과청정路過??) 223
11. 붉은 나비(홍호접紅蝴蝶) 247
12. 뜨겁고 매콤하게(열랄랄熱辣辣) 267
13. 해피 투게더(춘광사설春光乍洩) 291

작가의 말 지난 세월 331
옮긴이의 말 335
상세 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정윈만
홍콩에서 태어났다. 글쓰기를 좋아하며 동물에 관심이 많다. 소설집 《그 고양이들那些?們》, 《미진기微塵記》로 홍콩 중문학 비엔날레 소설 부문 추천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중편소설 《연 아저씨의 새해潤叔的新年》로 대만 연합문학 신인소설상을, 단편소설 「밍 아저씨의 하루明叔的一天」로 중국시보문학상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이 외에도 홍콩 도서상, 중문학 창작상 등을 수상했으며 《유심인》으로 2026 타이베이국제도서전 소설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역자 : 김소희
‘차라’라는 필명을 가진 중국어 번역가. 시나리오 번역을 시작으로 번역에 입문했다. 다수의 한중 합작 드라마와 영화 대본을 번역하고 중국어 관련 도서를 여러 권 썼다. 현재는 출판 번역과 함께 번역 코칭을 겸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중국어 번역가로 산다는 것』, 『마음의 문장들』, 『네이티브는 쉬운 중국어로 말한다』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세상이 몰래 널 사랑하고 있어』, 『어서 와, 이런 정신과 의사는 처음이지?』, 『어른을 위한 인생 수업』, 『상견니 영화 각본집』, 『상견니 영화 포토 에세이』 등이 있다.
출판사 서평
2026 타이베이국제도서전 소설 부문 최종 후보작
홍콩과 대만의 주요 문학상을 받아온 정윈만의 첫 국내 출간작!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보여주는 지난한 삶의 이면
격변하는 시대에서 흘러나온 마음에 관한 이야기

정윈만은 홍콩 중문학 비엔날레 소설 부문 추천상, 대만 연합문학 신인소설상, 중국시보문학상 심사위원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받아온 홍콩을 대표하는 소설가다. 사실주의 문학으로 두각을 나타낸 그의 소설은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인물들의 일상에 초점을 맞춘다.

《유심인》의 첫 단편 「봄 · 여름 · 가을 · 겨울(춘하추동春夏秋冬)」은 입춘 시기, 철거 지역에 버려진 식물 하나가 조용히 뿌리를 내리며 거대한 나무로 자라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개발과 이사가 반복되는 지역에 남겨진 존재들이 무심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빠르게 보여주는 이 이야기는, 땅속 뿌리에 머물던 시선이 나무 위로 서서히 상승하다 다시 무너지는 구조를 갖춘다.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 천천히 자리 잡은 도시의 불안이 한순간의 붕괴를 통해 그 기저를 드러내는 것이다. 정윈만의 소설은 이처럼 서사를 차분히 쌓아 올린 뒤 계획적으로 무너뜨리면서, 텅 빈 자리에 남겨진 삶을 천천히 들여다보게 한다. 텅 빈 나무라는 형상은 한 시절의 홍콩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소시민들의 공허함을 들여다보는 통로가 된다.

두 번째 단편 「연기처럼 흩어져 사라지는(회비연멸灰飛煙滅)」은 쇠락해 가는 도시에서 아픈 고양이를 돌보며 사라진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이야기로, 갑자기 나타난 연기가 존재감을 드러내며 개인의 일상에 균열을 일으키는 과정을 보여준다. 주인공은 고양이를 능숙하게 진찰하는 ‘유 의사’와의 대화를 통해 사랑과 이해의 차이에 대해 생각한다. 고양이와 남편을 향한 주인공의 불안한 심리를 다룬 소설처럼 보이지만, '연기가 뒤덮인 도시'라는 배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도시에 군림하듯 등장하는 연기는 2014년 우산혁명과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를 떠올리게 한다. 이처럼 정윈만의 소설은 사회적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일상의 이면에 숨겨진 억압과 삶의 막막함을 '연기'라는 상징으로 조용히 드러낸다. 그러나 작가는 도시의 불안을 자아내는 연기가 인물에게 비극을 안기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정윈만은 연기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존재들을 보여주며 그들이 삶을 스스로 돌볼 수 있게 한다.

소리가 사라져도 잔향은 남으니─
아직 떠나지 않은 그대들,
부디 평안하고 건강하기를

정윈만은 홍콩 매체 《홍콩01》 인터뷰에서 자신의 글쓰기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인생이란 그리 극적이지 않다. 삶은 대부분 먹고사는 일상의 사소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그 사소함 속에서도 다양한 인간성이 드러난다." 이처럼 정윈만은 일상 공간에서 일어나는 인간관계와 그 내면에 자리한 균열과 모순을 날카롭게 포착하는 작가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로 인한 무기력함과 우울감이 밤마다 나타나는 귀신을 향해 분출되는 「잠 못 드는 밤(무심수면無心睡眠)」과, 문란해 보인다는 이유로 한 여성 주민을 험담하는 어머니를 지켜보는 딸의 이야기인 「황금 가지와 옥 같은 잎(금지옥엽金枝玉葉)」은 모두 주부를 주인공으로 삼는다. 두 작품은 성별 기대에 맞춰 살아야 하는 여성들의 억압된 삶을 나란히 조명한다. 「당신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탓에(과니과분미려怪?過分美麗)」는 아이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푼 아주머니'에게 받은 친절을 친구들과 비밀로 하기로 한 아이는, 소문에 시달리는 그녀를 아무렇지 않은 척 대하면서도 그 감정을 흘려보내지 못한 채 혼란스러워한다. 이 소설은 사회가 만들어낸 낙인이 아이의 순수한 감정마저 죄책감과 침묵으로 억압하는 과정을 통해, 외부의 시선이 개인 내면에 일으키는 혼란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이 세 단편은 아파트 단지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도 보수적인 시선이 얼마나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소설집 안에 나란히 배치됨으로써 각 세계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드러낸다.

반면 열 번째 수록작인 「수면 위를 스쳐 지나가듯이(노과청정路過??)」는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깊은 울림을 주는 단편이다. 출소 후 시간의 단절을 겪으며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마저 잃어버린 주인공 '청'은, 물 위에 떨어지지 않으려 힘껏 날갯짓하는 잠자리와 마주하게 된다.

"청은 이제야 깨달았다. 그게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를. 그건 마치 산다는 것 그 자체임을." (245p)

잠자리를 바라보는 청의 시선을 통해 그가 감내했던 삶을 서서히 떠올리게 하는 이 소설은, 끝끝내 살아남으려 애쓰는 작은 존재를 조용히 비춘다. 반복되는 상실을 경험하는 자신의 일상에서, 멈추지 않는 날갯짓을 바라보는 청의 모습은 살아낸다는 것이 그 자체로 얼마나 치열한 일인지를 되새기게 한다. 소설집의 제목이기도 한 장국영의 노래 「유심인(有心人)」이 품은 의미인 '마음을 가진 존재'란, 결국 삶의 의지를 놓지 않는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 아닐까.

홍콩의 빛과 그림자,
장국영의 노래와 영화 제목으로 엮어낸 열 세편의 이야기

정윈만은 대만 온라인 서평 매체 《Openbook》에 실린 찬와이 소설가와의 대담에서, "현실의 잔혹한 결말을 잠시 유예해"주는 것이 소설가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구원이라 말한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것들로 가득한 현실을 다른 세계의 이야기로 치환하는 대신, 지극히 진실한 모습으로 천천히 자신을 성찰하는 인물로 그려내는 것이다.

같은 대담에서 정윈만은 "예전에 우리는 홍콩은 번영하고 안정적이어야 한다고,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사실 한 발짝 물러서서 보면 역사는 그런 식으로 흘러온 적이 없다. 순탄치 않은 시간이 더 많았고, 그게 오히려 정상이다"라고 말했다. 홍콩이 지나온 시간에 대한 정윈만의 작가적인 시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유심인》은 장국영이라는 우상을 기리는 마음에서 시작된 소설집이지만, 결국 한 시절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담아낸다. 장국영이 떠나고 한 우상을 잃은 홍콩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슬픔을 남겼다. 그럼에도 장국영은,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이들의 마음에 오래 머물 수 있는지, 그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큰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지를 일깨우게 하는 존재다.

'현실을 보면 홍콩과 홍콩 사람들은 죽지 않았다.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333p)는 작가의 말처럼, 우상은 사라졌지만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낭만을 간직한 채 삶을 이어갈 것이다.
《유심인》은 격변하던 홍콩을 배경으로 삼지만, 지나간 황금기를 찬양하거나 그리워하는 대신 그 시절을 묵묵히 살아낸 평범한 사람들에게 시선을 고정한다. 저마다의 불안과 시련을 안고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유심인》은 섣불리 위로를 건네지 않으면서도 진실한 시선으로 천천히 말을 걸어준다. 오늘을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추천사

정윈만은 아주 진실한 사람들을 그린다. 길을 걷다 스쳐 지나칠 법한, 생생하게 실재하는 사람들을. 그 진실함은 우리의 일상 한 조각을 그대로 소설 속에 옮겨놓은 것 같다. 평범 속에 실재하는 한 인간의 곤경을 마주하는 이야기 속에서 나는 작은 틈새로 한 줄기 빛이 새어 나오는 것을 보았다. 이 소설이 지닌 가치는 바로 그 현실성이며 진실함이다.
- 찬와이 (소설가)
장국영 노래 제목이기도 한 이 소설집은 홍콩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차고 넘치게 충족시켜준다. 일단 책을 펼치면 홍콩의 향기가 난다. 태풍 전야의 꽃향기, 다디단 비파나무 열매, 찹쌀닭, 딤섬, 코코넛 밀크와 젤리 디저트, 그리고 습기 가득한 수영장의 바람까지 순식간에 우리를 홍콩으로 데려간다. 오고 가는 사람들은 물론 거리의 개와 고양이에 이르기까지 모두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있는 것 같다.

홍콩의 색채는 또 어떤가. 붉은 나비 모양 머리핀을 하고 알록달록한 아이스크림을 든 채, 차찬텡에서 아침도 먹고 저녁도 먹고 하루 내내 누군가를 기다려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 소설 제목부터 각 챕터 제목에 이르기까지 장국영의 노래와 함께라면, 이보다 더 멋진 여행이 있을까. 그가 직접 등장하는 소설은 아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또렷하게 그가 떠오른다. 어쩌면 그가 살아서 《유심인》을 읽었다면, 한 챕터 제목처럼 가벼운 미소를 띠고 이렇게 얘기했을 것이다. ‘많은 걸 바라지 않아.’(무수요태다, 無需要太多)
- 주성철 (<씨네플레이> 편집장·영화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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