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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 0미터 : 수직 기준면 설정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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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369585
ISBN
9788962633405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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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6-05-20
페이지, 크기, 무게 312쪽, 148*217mm, 406g
목차

서문: 깊은 바다

서론: 고도에서 갯벌까지

1 해수면을 찾아서
2 측정의 인프라
3 고도의 기준
4 변화 이론
5 세계화로 나아가다
6 상승하는 조수

감사의 글
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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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빌코 그라프 폰 하르덴베르크(Wilko Graf von Hardenberg)
과학·환경 역사학자로, 현재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 문화학연구소 연구원이다. 2022년 2월부터 2025년 7월까지 훔볼트 대학교에서 ‘자연의 소리(The Sound of Nature: Soundcapes and Environmental Awareness, 1750-1950)’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미국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교 환경사 DAAD 방문 조교수, 독일 뮌헨 레이첼 카슨 센터 디지털 인문학 연구 전문가, 베를린 막스 플랑크 과학사 연구소 선임 연구원을 지냈다. 지은 책으로 《아이벡스를 위한 수도원(A Monastery for the Ibex : Conservation, State, and Conflict on the Gran Paradiso, 1919-1949)》이 있으며, 《무솔리니의 자연(Mussolini’s Nature: An Environmental History of Italian Fascism)》의 공동 저자이고 《자연 국가(The Nature State: Rethinking the History of Conservation)》의 공동 편집자이기도 하다.

역자 : 강현주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프랑스어와 영어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문득, 낯선 길에서》 《개미 건축》 《우아한 분자》 《아름다운 정원》 《오늘의 교양》 《붕괴의 사회정치학》 《우리는 왜 기후 위기에 대비해야 할까?》 《우리는 왜 젠더를 이해해야 할까?》 《초콜릿》 《지도로 보는 세계정세》 《왜 그렇게 말해 주지 못했을까》 《나는 성차별에 반대합니다》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알랭 바디우, 오늘의 포르노그래피》 《덴마크 사람들처럼》 《나는 왜 이유 없이 아픈 걸까》 《종이가 만든 길》 《철학자의 여행법》 등이 있다.
출판사 서평
고도 측정 방법: 기압 측정법과 삼각 측량법

지도에 고도를 기록한 것은 1712년 의사이자 수학자 요한 야콥 쇼이처(Johann Jakob Scheuchzer)가 스위스 지도 ‘노바 헬베티아에 타불라 지오그라피카(Nova Helvetiae tabula geographica)’에 그리송주 레포틴 알프스의 고도를 대략 표시하면서부터다. 쇼이처는 지중해의 특정 위치를 기준으로 기압계를 사용해 고도를 측정했다. 기압계 수치를 고도의 값으로 변환하는 것은 당시로서는 최신의 과학적 성과였지만, 여전히 정확도가 떨어졌다.
최초라고 알려진 기압계는 학자들이 진공의 생성 가능성을 입증하는 실험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개발되었다. 불과 수십 년 전의 일이다. 기압값을 비교적 정확하게 고도로 변환하는 데 필요한 공식을 개발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삼각 측량을 위한 방식과 인프라가 동시에 개선된 것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이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고도 측정값을 얻을 수 있었고, 이를 기압 측정값과 비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삼각형의 변과 각도 사이의 비율을 제공하는 삼각함수표는 기원전 3세기에 천문학 연구를 위해 개발되었다. 그보다 훨씬 이전에 그리스 학자들은 유사한 삼각형 변의 길이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피라미드의 높이나 먼바다에 있는 배까지의 거리를 어느 정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었다. 고도 측정은 단 한 번의 노력으로 끝날 수 없으며, 반복해서 오류율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각각의 정밀한 측정은 몇 시간이나 며칠이 아니라 몇 달 또는 몇 년이 걸렸다. 개인의 취미이던 일이 국가 기관만이 제공할 수 있는 조정, 반복, 물질적 지원이 필요한 중대한 사업이 되었다. 산의 높이를 정확하고 정밀하게 측정하는 일은 도구와 표의 기술적 개선뿐 아니라, 재정적·정치적 투자의 결과였다.
기술적으로 차이가 있으나, 기압 측정법과 삼각 측량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측정의 정확도가 기준점 또는 수직 기준면(vertical datum)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수직 기준면은 찾아내기만 하면 되는, 이미 존재하는 자연적인 기준이 아니다. 고도를 측정하는 기준선은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발명하고 도출하고 서술하는 것이다.

반복 측정을 통한 고도 기준점 설정

개별 해수면 측정은 역동적인 환경의 정적인 이미지에 불과하다. 짧은 데이터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평균은 바람이나 기압 변화 같은 일시적인 기상 조건에 의해 왜곡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러한 시리즈를 기준으로 사용하거나 더 넓은 범위에 적용할 경우, 작은 오류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 따라서 신뢰할 수 있는 고도 기준점은 반복 측정을 통해서만 설정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오차를 평균화하고 오류율을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연속성이 핵심이다.
해수면과 육지의 상대적 관계에 대한 최초의 데이터 시리즈는 약 5세기 전 암스테르담에서 일관되게 수집하기 시작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해수면 측정에 필요한 조위계가 체계적이지 않고 단편적인 방식으로 설치되었다. 이처럼 일관성 없이 불균형하게 진행된 측정은 해수면 상승을 역사적으로 이해하는 데 편향을 초래했다. 해수면 상승 같은 과정이 전 세계적으로 균일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초기 북대서양에서 이루어진 측정을 모든 바다에 그대로 적용한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육지와 빙하에서 비롯된 중력 같은 요인이 전 세계 해수 분포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역사적인 해수면 데이터에서 북대서양이 중심 역할을 한 이유는, 서유럽 연안 지역에 사람들이 정착하고 번성한 데 따른 독특한 산물이다. 한편, 가장 오래된 조수표는 11세기 중국에서 만들어졌으며, 이는 첸탕강(錢塘江)에서 발생하는 신비로운 조수 해일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었다. 이 데이터 시리즈는 해수면을 측정하기보다는 조수의 시간 변화를 기록하고 예측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일상적인 해수면 상태를 물리적으로 측정하려는 아이디어는 서유럽의 갯벌에서 시작되었다. 베네치아에서는 적어도 1440년부터 건물 기초 부분에 형성된 검푸른 해조류 성장 상한선을 수심 측정의 기준으로 사용했다. 이 기준은 퇴적물과 침전물이 도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데 활용되었다. 이는 베네치아공화국의 환경 정책을 결정하고 도시의 수륙양용 특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데이터를 제공했다.
그런가 하면 암스테르담은 1556년 도시 성벽 확장과 관련한 법정 재판의 결과, 해수면의 높이를 공식적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 기록을 바탕으로, 도시가 침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해수면이 일정 수위를 넘으면 새로운 라스타허(Lastage) 구역으로 들어오는 수문을 닫았다. 당시 암스테르담은 대륙 간 무역의 거점이 되기 위해 부두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었기 때문에, 해수면의 최고 수위를 철저하게 기록하는 것은 항구 운영과 효율성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일이었다. 1675년에는 이러한 만조 수위의 평균, 즉 평균 해수면보다 약 14센티미터 높은 수위를 도시의 공식적인 수직 기준으로 채택했다.

평균 해수면을 찾아서

베네치아와 네덜란드 모두 평균 만조를 파악하는 데만 집중했는데, 이는 비교적 쉽게 기록할 수 있었다. 반면, 간조와 만조를 모두 기록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파도와 바람이 데이터를 끊임없이 왜곡해 가장 정확한 눈금 막대를 사용하더라도 특정 순간의 해수면 높이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교란을 극복하기 위해, 영국의 자연철학자 로버트 모레이(Robert Moray)는 1665년 수로로 바다와 연결된 정수정(stilling well)을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정수정은 기상 조건에 의해 발생하는 바다의 교란을 차단하기 위한 공간이었다. 모레이는 정수정 내부에 케이블과 도르래 시스템을 이용해 균형추를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부유 장치 설치 방법을 제안했다. 또한 해수면을 조수 간만의 차가 극심할 때만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측정해야 한다고 최초로 제안했다.
프랑스에서는 조수가 오직 달의 영향으로 발생한다는 르네 데카르트(Rene Descartes)의 이론을 검증하기 위한 데이터가 필요했고, 이에 프랑스 왕립과학원은 해수면을 측정하는 방법에 대한 공식 지침을 배포했다. 이는 국가 중앙 행정 기관이 주도한 최초의 체계적 조수 측정 시도였다. 이 과정에서 모레이가 제안한 정수정을 활용했지만, 복잡한 도르래 시스템을 없애고 부표와 연결된 단순한 눈금 막대를 사용하는 등 장치를 단순화했다. 이러한 기술 발전은 19세기 초 최초의 자동 조위계를 건설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과학적·기술적 발전의 잠재력은 실현되지 못했다. 측정이 간헐적으로 이루어진 데다, 개별 측정 사이에 긴 휴지기가 존재했다. 게다가 18세기 학자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던, 바다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생각은 조직적이고 비교 가능한 연구보다는 일부 지역에 국한된 자료에 근거한 것으로 해수면을 고도 측정의 기준점으로 채택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수십 년간 고조된 논쟁은 훗날 해수면을 표준 수직 기준면으로 정의하는 토대가 되었다.

책의 구성

이 책의 첫 세 장에서는 평균 해수면을 어떻게 설정하고, 전 세계로 확산했는지 다룬다. 1장에서는 평균 해수면이 가장 신뢰할 만한 고도 기준점으로 자리 잡은 역사를 추적한다. 2장에서는 이 개념의 실질적 적용이 국가 및 식민지 정부의 인프라 필요와 어떻게 연결되었는지를 분석한다. 3장에서는 평균 해수면을 국가 및 국제 표준으로 설정하려는 시도를 살펴본다.
그다음 두 장에서는 측지 작업을 위한 수직 기준면으로 고안한 수학적 구성물이 인간 활동에 의한 변화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선이 되는 과정을 다룬다. 4장에서는 현대의 전 지구적 해수면 변화 관련 개념이 고대 해안선, 침수된 숲, 빙하 작용에 대한 초기 연구에 어떻게 근거를 두고 있는지 살펴본다. 5장에서는 20세기 동안 역사적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변화 이론의 발전 과정을 다루고, 인간의 지질학적 영향력에 대한 인식이 점점 더 높아지는 과정을 살펴본다.
마지막 6장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해수면 관련 논쟁을 다루며, 이상화된 평균값이 지닌 물리적 한계와 마이애미에서 방글라데시, 투발루에서 영국에 이르기까지 해수면 상승과 관련한 환경의 역사를 다룬다.

이 책에서는 해수면 개념의 변화 과정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바다의 불안정성에 대한 역사적 관점과 전 세계 해안에서 최근 발생한 물리적 변화를 연결함으로써, 평균 해수면을 안정적인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관습적인 결정이라는 사실과 인류세 시대에 기준 체계가 다시 변동성을 띠게 된 현상을 다룬다. 인류와 바다를 연결하는 측정과 기준선의 틀을 인식론적·개념적 관점에서 살펴보는데, 이를 통해 해안 생태 전이대의 환경사와 관련 과학을 학제적으로 이해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한다. 세계는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인간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수천 년 동안 우리 종을 길러왔던 환경과 점점 더 비교할 수 없게 변해가는 환경에서 인류가 직면할 미래의 도전 과제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해양과 측량 과학의 역사를 그것이 연구 대상으로 삼는 환경과의 변증법적 관계 속에서 파악해야 한다. 이러한 새로운 접근 방식은 인류세에서 전례 없는 환경 변화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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