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영화 마니아의 꿈
견지동 청년 이야기 |〈십이월 십이일〉속의 브로마이드 | 영화관은 불량소년 양성기관?
‘영화는 도덕적으로 위험한 물건’ | 영화의 세계에 빠져든 이들
칼럼 극장에 갈까, 영화관에 갈까
2장 경성 영화관의 탄생
경성 최초의 영화관 | 남녀 좌석이 분리된 초창기 영화관 | 변사와 악대가 함께하는 영화 관람
문화도시 경성의 수치 | 치열한 관객 모으기 경쟁 | 외국영화 배급계의 사정 | 할리우드영화 독점시대
‘유니버설 영화’를 둘러싼 경쟁
칼럼 1,000석 규모, 2층 구조, 단관 상영
3장 영화관 구경 가기
스크린의 꽃, 여배우 | 나운규와 페어뱅크스 | 성격배우의 대명사 ‘에밀 야닝스’
소설을 뛰어넘는 영화의 매력 | 발성영화의 등장 | 수해영화를 제작한 신문사 활동사진반
칼럼《단성 위클리》
4장 영화 관객의 탄생
영화를 평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다 | 일간지에 등장한 관객의 요구
전쟁영화 붐, 〈빅 퍼레이드〉〈제7천국〉〈날개〉| 반전영화〈서부전선 이상 없다〉
민족주의 영화인가 반동영화인가,〈벤허〉| 자본주의 사회의 미래〈메트로폴리스〉
칼럼 서민에겐 비싼 영화 관람료 184
5장 영화 홍보와 영화제
독자 우대권 제도 | 신문 영화 광고 |‘ 초특별대흥행’ 날개의 광고 | 영화관 주최 비공개 시사회
국내 최초 영화제 | 관객이 선정하는 영화제 출품작 | 처음이자 마지막 영화제
칼럼 치약과 담배 그리고 영화
에필로그
지은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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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김승구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한국현대시 전공으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세종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부교수로 재직중이다. 일제 강점기 시와 영화에 대한 글을 써왔고, 식민지, 문화라는 키워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저서로 ≪식민지시대 시의 이념과 풍경≫, 논문으로 , 등이 있다.
출판사 서평
1928년 영화관에서 생긴 일
조선의 애활가들, 할리우드를 동경하다
1908년에 연극을 상연하던 이인직의 원각사에서 활동사진을 상영했고, 10년 지나 1918년에 박승필에 의해 연극 전용 극장이던 단성사가 영화상설관으로 재탄생했으며, 그로부터 또 10년 지난 1928년 식민지 조선의 애활가들은 영화관 구경에 온 마음을 빼앗겼다.
1월 14일, 심훈은 「최후의 인」 주인공 에밀 야닝스의 연기를 보고 “이것이야말로 ‘영화적인 것’이다.”라고 감탄.
1월 28일 개봉한 「제7천국」에서 식민지 조선의 청춘들을 감동시킨 것은 비극적 전쟁과 여주인공 디안느를 연기한 재닛 게이너의 지순한 사랑.
4월 1일, 일간지의 영화소설을 영화화한 「유랑(流浪)」 개봉. 주인공 영진의 민중 계도를 위한 계몽운동과 순이와의 사랑이야기가 두 줄기 스토리인 카프계 영화.
11월 9일, 남궁옥은 「날개」 영화평에서 “비행기 추락 광경이 반복, 또 반복. 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해 일으킨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라고 일갈.
12월 13일 일간지 신문기사에는 채플린이 식민지 조선을 방문한다는 소문이 무성.
드디어 1938년 11월 26일 조선일보사 주최로 제1회 영화제를 개최함으로써 조선 영화계는 드디어 할리우드영화와 ‘간신히’ 비등한 모습을 갖추게 된다. 이 책에는 이처럼 할리우드영화를 통해 서구적 근대화의 열망을 자극받기도 하고 서구적 환상에 좌절하기도 한 식민지 조선 영화 마니아의 영화사가 펼쳐진다.
국문학자의 영화 외도,
영화 마니아의 근대한국영화사로 이어지다!
저자 김승구 교수는 본업인 국문학 이외에 영화에 관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과거 피시 통신의 영화동호회 중 ‘숨걸모(숨은걸작영화보기모임)’의 운영자라는 타이틀이다. 영화에 대한 열정이 근대 한국의 수많은 문학 작품, 일간지, 잡지, 논문에서 영화사와 관련된 자료들을 모아내는 작업으로 이어졌다.
지금껏 이뤄져온 일제 강점기 대중예술 연구는 기존의 텍스트 위주의 연구를 고수함으로써 수용론적 맥락에서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했다. 김승구 교수는 당시 영화 텍스트가 소통되는 매개 공간이던 단성사, 우미관의 흥행 방식, 흥행 방식의 변화를 추동한 당국의 영화 정책과 ≪조선일보≫ 등 언론 매체의 태도,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의 궁극적 원인인 영화 마니아들의 욕망 등 다양한 측면에서 그 컨텍스트를 조명했다.
저는 열여덟 살 먹은 청년이올시다. 수년 전부터 활동사진 배우를 부러워합니다. 그리하여 어찌하면 활동사진 배우가 될까 하여 마음을 태우고 있으나, 아무 도리가 없습니다. 어떻게 하였으면 좋겠습니까?_견지동 김○○
시내 합동 24번지에 사는 조중숙은 공립보통학교 4년에 통학 중인데, 요사이 활동사진에 대단한 취미를 얻어서 밥만 먹으면 활동사진관으로 줄달음질을 하던 중 ……구경 갈 돈도 마음과 같이 얻을 수 없는 터이므로, ……별안간 악의가 일어나서 부내 여러 곳으로 다니며 주인 없는 틈을 보아서 구두 같은 것을 훔쳐다가 팔아서 활동사진관으로 가는 것을……._≪매일신보≫ 1922년 1월 14일자
뼈를 저미는 듯한 겨울이 닥쳐오는 이때에 서울의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큰 고통……, 조선의 영화관은 겨울에 춥고 여름에 덥다는 것이 통례가 되어 그것을 괴상히 여기지 않고……._김규환, 「현대의 영화관」
영화 구경 다니기는 열한 살 때부턴가 되는데, 그때는 우미관으로 다녔지요……. 역시 「명금」이나 서부 활극 같은 것이 그때 영화로는 인상에 남아 있어요. 그 후로는 조선극장이니 단성사도 생기고 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그때는 영화 구경보다도 변사를 따라다닌 셈이지요. 그중에도 서상호가 제일 나았어요. 그래서 변사를 선택해서 구경 다녔지요._김성진, 「영화팬의 수첩」
음악을 들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사진 보러 가는 것이 근본이니만큼, 반주악은 관객의 귀에 거슬리지 않고 영화 장면과 완전히 조화가 되어야 할 것이다._충신동 설○○
우미관에 경고함. 이번 영사하는 「명마(名馬)」라는 사진은 좋기는 좋아. 그러나 전 네 편 되는 것을 거짓으로 다섯 편이라고 광고를 하여 놓고, 마지막 끝마칠 때에 가서는 구경꾼의 감정을 산담. 사실대로 하는 것이 좋은 줄 모르고……._일 관객
할리우드영화는 어느 때에든지 수입된 영화의 구 할 이상이 항상 되었다. 그리하여 유럽영화는
겨우120여 권에 지나지 못하고, 나머지는 전부가 미국 것이었다._≪조선일보≫ 1926년 1월 1일자
여성들의 안면 화장, 양말 신은 모양, 구두, 또는 스커트가 오르고 내리는 것도 영화의 여배우를 따랐었고, 지금은 퍼머넌트 웨이브가 양가의 집 처녀의 깜장 머리카락을 못살게 굴고, 또는 옥시풀로 머리의 깜장 물을 빼서 여우 털 같이 만드는 이 기관(奇觀) 역시 영화가 가져온 범죄다._안석주, 「미국영화와 조선」
그러면 대체 무엇이 영화의 매력이냐. 평소엔 가까이도 못하는 외국 사람, 그중에도 쏙쏙 뽑은 스타들의 선명한 회화와 동작에 참여할 수 있고 ‘클로즈업’된 미인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아도 욕을 먹거나 취체(取締, 규제)를 당하는 법이 없을뿐더러……. 즉 세계의 영화 관중들은 누구나 메리의 애인될 자격이 있는 셈이다. ‘메리’뿐이 아니라 ‘가르보’도 ‘웨스트’도 ‘디트리히’도 다 애인이 될 수 있다._하소, 「영화가 백면상」
한 개의 영화가 재상영은 말고 삼사 회 거듭 상영을 한다고 하더라도 기적이 될 것이 없겠지마는, 이 영화(≪벤허≫)가 신흥 중국 광동에 가서 하루의 공개도 못하고 도로 쫓겨온 것인데, 조선에 와서는 재상영까지 된다는 것이 기적이 아니고 무엇일까? 이와 같은 기현상이 절대로 기적은 아니다. 다만 민중운동이 그러한 불순한 영화를 추방, 항거, 상영 금지 등에까지 미치지 못한 것이다._윤기정, 「영화 시평」
미국 사람들이 무슨 짓을 하든지 배급자가 아무리 풍(風)을 떨어놓든지, 금후에 정말 좋은 작품이 나오면 어떻게 선전을 하려는지 모르거니와 우리는 상관할 바 아니다. 그러나 그네들의 돈 장난이나 영업 싸움하는 틈에 끼어서 속고 돈을 빼앗기는 것은 아무 죄 없는 관중이다._심훈, 「관객의 한 사람으로 흥행업자에게」
기다리던 영화 조선의 카니발! 본사 주최의 제1회 영화제는 드디어 오늘날! 11월26일부터 호화로운 첫날의 뚜껑이 열린다. “움직이는 사진으로부터 현대의 말하는 사진에 이르기까지의 반세기 동안! 인간의 지혜가 만들어낸 예술의 양식에 대하여 조선도 빈약하나마 세계의 한 고리로서 여기에 참여하였고, 이것을 받아왔으니 오늘 열리는 이 영화제야말로 조선영화를 생장시키느라고 그동안 가시밭을 걸어오면서 노력하다가 사라진 수많은 불우의 선구자들에게 바치는 최대의 감상일 것이며, 찬란한 앞날을 뚫어보는 영화 조선의 낭만이니 문화사의 한 연대는 이날로써 토막을 짓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_≪조선일보≫ 1938년 11월 26일자
저자는 일제 강점기 일상생활에 대한 미시적 접근에서 식민지체제라는 틀의 규정력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인정하면서도, 과거처럼 정권에 의해 일방적으로 강요된 민족주의의 색안경은 과감히 내던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영화학자들의 전유물이던 영화정책 위주의 연구에서 한 발 나아가, 인문학자로서 영화의 유통과 수용에 관한 더욱 다채로운 담론들을 제시한다.
20세기 초반 이미 성숙기에 도달한 미국의 대중문화에 견주어볼 때 식민지 조선의 대중문화는 아동기나 청년기의 단계였으나, 1930년대 중반경에 이르면 가속도를 내며 미국을 따라잡아 나간다. 그만큼 영화는 식민지 대중에게 무엇보다 매력 있는 오락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일간지나 잡지에 남아 있는 영화 마니아들의 글은 대부분이 상당한 학력을 가진 남성일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가급적 평범한 사람들의 ‘날 목소리’를 이 책에 담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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