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이 없다고 느끼는 날에도,
눈에 띄는 성과가 없어 초라해지는 날에도,
끝내 좋아하는 일을 놓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느리지만 단단한 응원
세상에는 왜 이렇게 천재가 많을까. TV를 켜도, 유튜브를 열어도, SNS를 넘겨도 누군가는 너무 이른 나이에 성공하고, 누군가는 압도적인 재능으로 자신의 이름을 증명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조용히 자신을 돌아본다. 나는 이 일을 계속해도 될까. 아직 이렇다 할 결과가 없는데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버텨도 괜찮을까.
《세상에 뭔 놈의 천재들이 이렇게 많은 거야》는 JYP 퍼블리싱 소속 작곡가이자 ‘꿀단지’로 활동해온 조현경이 음악을 시작한 순간부터, 자신이 천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도 끝내 음악을 놓지 않기까지의 시간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한때 자신이 천재라고 믿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러나 버클리 음대 장학생이 되지 못한 순간, 유재하 가요제에서 탈락한 순간, JYP 작곡가가 되었지만 한 곡을 팔기도 어려웠던 순간을 지나며 그는 깨닫는다. 좋아하는 마음과 재능은 같은 말이 아니며, 오래 버틴다고 반드시 눈부신 결과가 따라오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하지만 이 책은 재능 없음에 대한 패배의 기록이 아니다. 오히려 압도적인 재능이 없어도, 아직 대표작이 없어도,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 나가는 사람의 가장 현실적이고 다정한 기록이다. 곡이 팔리지 않는 날에도 저자는 작업실로 향한다. 최신 음악을 듣고, 커피를 내리고, 작곡 프로그램을 켜고, 몇 시간 동안 멜로디를 붙잡는다. 기대보다 적은 저작권료에 마음이 가라앉는 날에도, 자신보다 먼저 빛나는 동료들을 바라보는 날에도, 그는 다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세상에 뭔 놈의 천재들이 이렇게 많은 거야》는 빠르게 증명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넘쳐나는 시대에, 천천히 계속하는 사람들을 응원한다. 남들보다 느려도, 아직 성과가 선명하지 않아도, 좋아하는 일을 오래 붙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말한다. 천재가 아니어도 괜찮다. 중요한 건 가장 높은 곳에 점을 찍는 일이 아니라, 자기만의 선을 끝까지 이어가는 일이니까.
목차
Prologue
1부 음악을 시작하다
음악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나의 싱거운 사법시험 도전기
곰돌이를 찾아 주세요
SJA에서의 추억
아메리칸드림을 포기하다
삐까뻔쩍하고 자질구레한
한여름의 버디 무비
다시 이곳에
꿀단지의 유래
2부 천재라는 착각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천재라는 착각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
비뚤어진 입
GOLDEN
P바다
3부 방망이 깎는 노인
작업실 가는 길
롤러코스터가 시시한 이유
방망이 깎는 노인
아이유는 아직 못 만났지만
음악하는 사람들
인생의 암흑기와 한 줄기 빛
작곡가의 길티 플레져
4부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스스로를 예민하게 들여다보는 일
매너리즘을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
겨우 하루 지났을 뿐이야
취향과 대중성 사이에서
갑과 을
간절함에 대하여
크레딧에 대한 생각
나의 두 번째 도구
5부 여름의 끝자락에서
디즈니 예찬
콜라와 MP3
트로트에 대한 단상
돌아가는 삼각지
재즈에 대하여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아련한 여름 노래가 좋다
여름날의 랠리
그 후로 오랫동안
부록: 작업기
시간의 잔상
빛이 되어줄게
헤어질 수 있을까
Epilogue
상세 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조현경
음악 만들고, 글 쓰는 사람. 꾸준함의 가치를 믿는다. JYP 퍼블리싱 소속 작곡가 ‘꿀단지’로 활동 중이다.
만든 노래로는 김재환·스텔라장 〈9월의 바캉스〉, 원필 〈시간의 잔상〉, 윤하 〈빛이 되어줄게〉, 적재 〈기억은 추억이 된다〉, 첸 〈사라지고 있어〉, 폴킴 〈마음의 여행〉 등이 있다.
공상과 착각을 자주 한다. 천재라는 착각으로 음악을 시작해 작곡가가 되었다. 요즘엔 ‘글쓰기의 천재’라는 착각을 연료 삼아, 성실하게 한 문장씩 써 내려가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믿는다. 남들보다 조금 더 잘하는 것, 남들보다 조금 더 오래 좋아해온 것, 남들보다 조금 더 간절했던 마음을 재능이라 부르며 스스로를 앞으로 밀어붙인다. 저자에게 음악이 그랬다. 노래를 좋아했고, 피아노를 배웠고, 화성학이 재미있었고, 마침내 작곡가라는 직업 앞에 도착했다. 법학과에 진학했지만 사법시험 대신 음악을 택했고, 버클리 음대를 꿈꿨으며, JYP 작곡가 오디션에 합격했다. 그 순간 그는 생각했다. 이제 잘 풀릴 일만 남았다고. 내가 천재가 맞긴 맞구나, 하고.
그러나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좋은 학교, 좋은 회사, 그럴듯한 명함이 곧 성취를 보장해주지는 않았다. JYP 작곡가가 된 후에도 한 곡을 팔기는 어려웠고, 선급금을 갚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사운드가 아쉽다”는 조언 앞에서 자존감은 불안이라는 파도에 깎여나갔다. 천재라는 믿음은 어느새 착각이라는 단어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히트곡 하나 없는 작곡가’라는 냉정한 현실이 남았다.
이 책은 바로 그 순간에서 시작된다. 자신이 천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일은 아프다. 그러나 그 깨달음은 끝이 아니라, 오히려 진짜 자기 일을 시작하게 만드는 출발점이 된다. 저자는 더 이상 천재라는 말에 기대어 자신을 증명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매일 작업실로 가고, 멜로디를 쓰고, 부족한 부분을 다듬고, 결과를 기다린다. 재능에 대한 환상이 무너진 뒤에도 남아 있는 마음, 그것이야말로 이 책이 말하는 지속의 힘이다.
히트곡은 없지만, 오늘도 작업실로 간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 지속하는 사람의 생활 기록
《세상에 뭔 놈의 천재들이 이렇게 많은 거야》는 작곡가의 세계를 지나치게 낭만화하지 않는다. 이 책 속 작곡가의 삶은 화려한 무대 뒤에 숨어 있는 긴 기다림에 가깝다. 작곡가는 곡을 만들고, 데모를 보내고, 누군가의 선택을 기다린다. 곡이 발매되어야 수익이 생기고, 저작권료는 매달 달라진다. 예상보다 적게 들어온 날에는 기분이 가라앉고, 뜻밖의 수익이 생긴 날에는 잠시 다시 희망이 차오른다.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오가는 이 생활은 롤러코스터보다 짜릿하지만, 그만큼 쉽게 지치게 만든다.
그럼에도 저자는 계속한다. 작업실 가는 길에 최신 음악을 듣고, 커피를 내리고, 작곡 프로그램을 켠다. 작업이 잘 풀리지 않는 날에는 억지로 붙들고 있기보다 산책을 하거나 쉬는 법을 배운다. 매너리즘이 찾아오면 여행을 떠나고, 음악과 관계없는 몰입 속에서 다시 창작의 불씨를 돌본다. 대중성과 취향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누군가의 요구에 맞추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잃지 않으려 애쓴다. 이 모든 과정은 대단한 성공담보다 더 깊은 설득력을 가진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한다는 것은 열정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 매일의 리듬과 태도, 자기 이해와 회복의 기술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래서 창작자의 작업 일지이면서 동시에 일하는 사람의 에세이다. 꼭 작곡가가 아니어도 우리는 모두 비슷한 질문 앞에 선다. 나는 이 일을 계속해도 될까. 남들보다 느린데 괜찮을까. 대단한 결과가 없는데도 이 일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 질문에 섣불리 답하지 않는다. 대신 히트곡 없는 작곡가가 십수 년간 음악을 계속해 온 시간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시간이야말로 조용하지만 분명한 대답이 된다.
천재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자기만의 속도로 나아갈 권리가 있다
요즘 우리는 너무 자주 남의 속도를 본다. 누군가는 어린 나이에 데뷔하고, 누군가는 첫 작품으로 주목받고, 누군가는 알고리즘을 타고 단숨에 유명해진다. 남의 성공은 더 가까이, 더 빠르게, 더 선명하게 보인다. 그럴수록 나의 속도는 초라해진다. 아직 히트곡이 없고, 아직 대표작이 없고, 아직 이름 앞에 붙일 만한 성취가 없다는 사실은 쉽게 불안이 된다.
하지만 이 책은 성취의 속도보다 지속의 방향을 바라본다. 저자는 자신보다 먼저 빛나는 사람들을 보며 질투하고, 불안해하고, 때로는 빈정거리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다시 자신에게 돌아온다. 나부터 설득할 수 있는 좋은 곡을 쓰자고,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묵묵히 나만의 멜로디를 그려가자고. 이 태도는 거창한 자기계발의 언어가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해본 사람만이 건넬 수 있는 생활의 언어다.
《세상에 뭔 놈의 천재들이 이렇게 많은 거야》가 응원하는 사람들은 눈부신 천재들이 아니다. 자신이 평범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계속해 보려는 사람들, 한 번의 성공보다 오래가는 마음을 더 소중히 여기고 싶은 사람들, 좋아하는 일을 미워했다가도 결국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천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인 뒤에야 비로소 작곡가가 되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바로 그 단단한 전환의 기록이다.
세상은 자꾸만 빠르게 증명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천재일 필요는 없다. 모두가 히트곡을 가질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일,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자기만의 선을 이어가는 일이다. 이 책은 그 길 위에 선 모든 사람에게 유쾌하고도 뭉근한 응원을 건넨다. 천재가 아니라도 괜찮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 나가는 사람은, 이미 자기만의 방식으로 충분히 빛나고 있으니까.
책 속에서
우리는 가장 높은 곳에 점을 찍기 위해 살아가는 것 같지만, 인생이란 사실은 점이 아니라 더 낮은 곳에서부터 꾸준히 이어져 온 선에 가까울지 모른다. 이 책을 읽는 당신이 지금껏 그려 온 자신의 선이 얼마나 고유하고 아름다운지 발견하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 그 과정 끝에 ‘천재’가 아닌, 더 단단해진 ‘자신’을 마주하게 되기를 바란다.
_‘Prologue’ 중에서
1년 6개월 동안의 대장정이었건만, 오디션이 끝나도 기쁘거나 아쉽지 않았다. 열심을 다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어쩌면 준비 과정에서 재능의 한계를 직감했기 때문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내 음악 재능의 끝을 미리 보고 온 느낌. 이 서글픈 감각은 1만 달러 장학생의 연주를 보고는 극에 달했다. 그는 비단 테크닉뿐 아니라 프레이즈의 독창성, 멜로디의 구성력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이었다. 청소년기를 음악에 바친 소위 ‘천재’들과 고작 1년 반을 겨우 채운 나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커다란 벽이 가로막혀 있었다.
_1부 ‘아메리칸드림을 포기하다’ 중에서
흔들릴 때마다 나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그 질문을 마주하면, 작곡을 막 시작했을 때가
생생히 떠오른다. 작업실에서 밤새 음악을 만들다 잠깐 밖으로 나와 들이마신 차가운 새벽 공기의 감촉. 직장인들이 발걸음을 재촉하는 이른 아침, 막 떠오른 해를 배경 삼아 후줄근한 옷차림으로 올라탔던 첫차. 서투른 자작곡을 반복해서 들으며 절로 입꼬리가 올라가던 그 시절의 내 모습. 사소하고 평범한 이 순간들은 나에게 작곡가라는 정체성을 심어 주었다. 휘청거릴 때마다 나를 붙들어 준 소중한 기억의 조각들이다.
_2부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중에서
내성적 성향이 일할 때는 도움이 되기도 한다. 작업은 주로 혼자 한다. 방음이 잘된 작업실엔 때론 적막이 흐른다. 창이 없어 거대한 성벽이 사방을 둘러싼 듯한 압도감을 느낄 때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마치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묵묵히 나만의 세계를 만든다. 한 땀, 한 땀 멜로디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 줄 악기들을 차례로 얹는다. 어딘지 모르게 거친 부분은 사포로 문지르듯 매끈하게 다듬어 준다. 나에게 지금의 작업 방향이 맞는지 끊임없이 묻고, 그 대답에 따라 물 흐르듯 작업을 해 나간다.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주고받는 독백은 아름다운 작품으로 나를 데려가곤 한다.
_3부 ‘방망이 깎는 노인’ 중에서
우리는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재능의 한계를 여실히 느끼는 순간을 마주하면서도 끝내 현실을 외면하고야 만다. 어쩌면 그렇게 끊임없이 꿈을 좇다가 어느 순간 덩그러니 남겨지는 것, 그것이 인생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멈춰야 할 순간은 분명히 온다. 현실 위에 두 발을 딛고 서려면 언젠가는 해야만 하는 일을 할 때가 오기에. 과감하게 멈출 용기 역시 필요하다.
_4부 ‘스스로를 예민하게 들여다보는 일’ 중에서
음악은 찰나의 예술이면서, 동시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긴 호흡으로 함께 향유하는 시대의 예술이기도 하다. 발표 당시에 묻혔던 음악이 후에 재평가되곤 하는 걸 보면 그러한 음악의 특성을 잘 알 수 있다. 자그마한 희망 같은 것이 솟았다. 내 음악도 언젠가 누군가에 의해 새롭게 들릴 수 있으리라는. 공연을 보며 생각했다. 지금 이 순간을 함께하는 사람들을 위한 음악을 만들어야겠다고.
_5부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중에서
작곡 일은 자기 확신과 불안 사이를 쉼 없이 오가는 일이다. 매번 곡을 쓸 때마다 나만 좋은 건 아닐지, 팔릴 만한 가치가 있는 곡인지, 이도 저도 아니라면 예술성이라도 있는 건지 의심하고 고민한다. 재능의 끝이 어디쯤인지 가늠해 보고 싶다가도, 사실은 그 끝에 이미 와 있을까 두려워 슬쩍 고개를 돌려 버리기도 한다. 방송에서 본 그녀들 역시 나와 비슷했다. 정상에 서 있을 때의 그녀들은 확신으로 가득 찼었겠지만, 지금은 저마다의 위치에서 불안과 싸우고 있었다. 활동이 뜸해지면서 무한히 주어진 시간을 힘겹게 버텨 내면서.
_부록:작업기 ‘헤어질 수 있을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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