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서문
서문
1장 우리가 잃어버린 환상
2장 미국 민주주의 모델의 붕괴
3장 미국: 질서의 수호자에서 혼란의 주동자로
4장 유럽: 주체 세력으로 우뚝 설 시간인가?
5장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의 원인을 찾아서
6장 오늘날의 이스라엘: 내부 분열과 외부 고립 사이에서
7장 10월 7일 이후: 중동 지역 균형 재편의 패자들
8장 10월 7일의 승자들?
9장 중국은 세계적 혼돈의 최대 수혜자인가?
10장 분열에서 세계적 혼돈으로
결론: 희망의 의무
저자의 다른 저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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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도미니크 모이지 (Dominique Moisi)
세계적인 국제정치학자이자 지정학 패러다임의 새로운 지평을 연 거장으로 몽테뉴연구소의 특별고문이다. 프랑스 최고의 싱크탱크인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를 공동 설립했고, 세계 정세의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심리와 감정을 날카롭게 통찰한 베스트셀러 『감정의 지정학』(2008)과 『감정의 승리』(2024)를 비롯해 다수의 중요한 저서를 발표하며 학계와 대중의 찬사를 받았다. 하버드 대학교, 런던킹스칼리지, 프랑스 국립행정대학원ENA, 파리정치대학 등의 명문대에서 수많은 후학을 양성했다.
현재는 프랑스 최고 권위의 경제지 『레제코Les Echos』와 프랑스어권에서 최대 발행 부수를 자랑하는 일간지 『우에스트 프랑스Ouest-France』의 칼럼니스트이자 뉴스 채널 LCI의 대표 논평가로서 매주 격변하는 글로벌 정세를 명쾌하게 진단해주는 지적 멘토로 활동 중이다.
역자 : 주명철
한국교원대학교 역사교육과 명예교수로 한국서양사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18세기 사회와 프랑스 혁명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프랑스 혁명사 10부작’ 시리즈를 비롯해 『서양 금서의 문화사』, 『지옥에 간 작가들』, 『파리의 치마 밑』,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건과 마리 앙투아네트 신화』, 『계몽과 쾌락』, 『오늘 만나는 프랑스 혁명』, 『이판사판역사판』 등이 있으며, 『새로 쓴 프랑스 혁명사』, 『이야기와 인포그래픽으로 보는 프랑스 혁명』, 『프랑스 혁명의 공포정』 등 앙시앵레짐과 프랑스 혁명 관련 책을 여러 권 우리말로 옮겼다.
출판사 서평
2020년대 국제 정세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날들
도미니크 모이지는 전 세계가 상호작용하는 세 가지 결정적인 날짜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국제환경의 변화를 잘 설명해준다며 말문을 연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겨냥해 감행한 야만적인 공격과 그 여파로 이어진 가자 전쟁, 2024년 11월 5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두 번째 당선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 세 가지 시점은 각자의 방식으로 2026년 2월 28일(이란에 대한 이스라엘과 미국의 합동공격)을 준비했고, 이 전쟁은 앞선 세 사건이 지닌 지정학적 의미를 확증해줄 뿐이다.
‘새로운 질서의 삼총사’가 뒤흔든 세계와 미국의 필연적 쇠퇴
도미니크 모이지는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를 특유의 예측 불가능하고 비논리적인 방식으로 역사의 흐름을 뒤흔드는 일대 사건이라고 규정한다. 훗날 역사는 2024년 11월 5일 미국 대선을 ‘미국의 필연적 쇠퇴’라는 국면이 확정되고 가속화된 순간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군사적 측면의 푸틴과 네타냐후, 상업적 측면의 트럼프를 가리켜 힘의 논리를 똑같이 숭상하고 나르시시즘으로 의기투합한 ‘새로운 질서의 삼총사’라 명명한다. 이들은 유럽과 중동, 나아가 세계 전체의 힘의 균형을 새롭게 재편하는 중이다.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저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기계적으로 정책을 수행하는 무능한 관료들과 정치·종교의 결합이라는 위험한 혼합물을 보여준다고 경고하면서, 이를 ‘공포와 무능의 악순환’이라고 진단한다. 그의 비판과 대안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트럼프 행정부가 선택한 중국과의 대결 국면은 심대한 전략적 오류이며, 결과적으로 중국이 스스로 세운 계획보다 몇 년 앞당겨 세계의 중심 지위를 되찾도록 도왔을 뿐이다.
이스라엘은 역사와 가치를 공유하는 연대 없이 윤리를 저버린 결과, 소프트파워의 붕괴와 함께 약 20만 명의 이스라엘인이 조국을 등졌고, 이에 스스로 고립을 자초했다.
마지막 저항선인 유럽은 이제 배신자로 돌변한 미국을 대신할 준비를 해야 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도덕적·군사적 지지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전근대로 퇴보하는 세계, 떠오르는 중국이라는 ‘조커’
불과 25년 전 유럽은 힘(국방)보다 번영을 택하며 안보를 미국에 맡겼다. 그러나 오늘날 그 토대를 이루던 기둥은 현재 모두 무너졌다. 세계는 상호 교역을 통한 평화가 아니라 힘에 의지하는 ‘프리모던Pre-modern’ 단계로 크게 퇴보했다. 저자는 미국이 떠난 빈자리를 베이징이 질서 정연하고 체계적으로 메워나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는 결국 블라디미르 푸틴의 비밀카드를 넘어 ‘중국이 쥔 조커’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한다.
이에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한국과 일본을 ‘아시아의 서구’라 지칭하며 두 나라의 역할에 주목한다.
“세계의 새로운 승자로 부상한 중국은 복잡한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세계를 향해 지혜로운 처신으로 안심을 주는 동시에 무력으로 위압감을 가하는 이중적 태도가 과연 양립할까?
미국의 무책임한 약화와 중국의 야심 찬 부상에 맞서, 한국과 일본을 최전선에 세운 ‘아시아의 서구’는 과연 과거사의 상처를 온전히 초월해 미국과 러시아, 어쩌면 내일의 중국이 보여 줄 비이성적 태도에 대항하는 ‘지혜와 국제적 책임의 공동 전선’을 구축할 것인가.”
도덕적 파산과 두뇌 유출, 위기에 직면한 이스라엘
프랑스인이자 유럽인인 동시에 유대인이라는 세 층위의 정체성을 가진 저자는 “도널드 트럼프가 서구 세계를 배신할 수 있듯이, 베냐민 네타냐후 역시 유대 세계를 배신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의 깊은 고뇌는 우리로 하여금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객관적 시각을 견지하도록 도와준다.
이스라엘은 단기적으로 적을 짓밟고 강해 보일지 모르나, ‘땅에 대한 숭배’를 명분 삼아 윤리를 저버림으로써 자국과 전 세계 유대인 공동체를 위험에 빠뜨렸다. 그 결과, 이스라엘 사회는 소프트파워가 붕괴하고 고등 교육을 받은 엘리트층이 고국을 떠나는 ‘두뇌 유출’이라는 심각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저자는 이를 ‘지정학적 자폐증’이라고 비판하면서 이스라엘의 안보와 정당성은 곁에 팔레스타인 국가가 존재할 때 비로소 확보된다는 준엄한 메시지를 던진다.
그럼에도 우리가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하는 이유
러시아의 전략적 위협, 미국의 이데올로기적 공세, 중국의 경제적 압박이라는 삼중의 도전 앞에 놓인 유럽과 세계는 지금 거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그러나 도미니크 모이지는 수동적인 패배주의에 머무는 대신, 인류 역사에서 겨우 200년을 조금 넘긴 짧고 취약한 막간극일지 모를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온 힘을 다해 싸워서 지켜내자고 호소한다. 이 책은 눈앞의 사태를 가감 없이 직시하라는 통찰의 쓴소리이자 미래를 향해 주체적으로 깨어나라는 뜨거운 촉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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