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감정칩을 이식받는다. 지나친 슬픔도 과도한 기쁨도 허용되지 않는다. 완벽하게 관리되는 자원으로서의 감정. 그 감정을 성적표처럼 줄 세우는 디스토피아 세상에서 모범생 하율은 처음으로 모든 것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무질서하고 시끄러운 로우존에서 벗어나 완벽한 하늘 도시 스카이셀로 가는 티켓을 거머쥔 하빈. 끝없이 행복할 것만 같은 스카이셀에서 점점 공허함을 느끼는 하빈은 결국 거대한 음모를 눈치채고 만다.
이 책은 불완전함 속에서도 있는 그대로의 감정과 진짜 삶을 받아들이기로 한 두 외로운 반역자, 하율과 하빈의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담은 청소년 SF 소설이다. 정해진 기준에 자신을 맞추느라 마음을 짓눌러 온 청소년들에게 스스로를 긍정하고 마주할 깊은 용기를 선사할 것이다.
목차
감정 성적표
프롤로그 … 9
1장 태어남과 함께 이식된 것 … 15
2장 금이 간 감정 시스템 … 36
3장 질문하는 감정들 … 49
4장 기록자들 … 62
5장 지하 5구역 … 68
6장 내부의 반역자 … 75
7장 작전명 ‘해방 프로토콜’ … 82
에필로그 … 92
일장춘몽
1장 初 처음 초 … 103
2장 邂 우연히 만날 해 … 108
3장 契 맺을 계 … 117
4장 痛 아플 통 … 130
5장 殘 남을 잔 … 139
6장 融 녹을 융 … 148
7장 靜 고요할 정 … 167
8장 微 작을 미 … 177
9장 影 그림자 영 … 189
10장 選 고를 선 … 203
11장 還 돌아올 환 … 210
12장 納 받을 납 … 219
13장 然 그러할 연 … 232
작가의 말 … 236
상세 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오지윤
울산외국어고등학교 아랍어과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어린이와 문학> 2019 가을호에 ‘조마조마하다’가 실리며 글쓰기를 시작했고, <감정 성적표>로 울산교육청 학생 저자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한 때의 설렘을 잊지 않으며, 일상 속 작은 떨림과 감정을 글로 기록하고 있다.
지나친 슬픔도 과도한 기쁨도 허용되지 않는 미래, 세상은 감정의 온도를 평준화하고 이를 ‘안정’이라 부른다.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감정칩을 이식받고 부모와 분리된 채 기숙학교에서 자라며, 인공지능 교사 ‘우터’를 통해 감정을 배우고 평가받는다. 오직 정량화된 수치와 성적표로만 우수 시민의 자격이 증명되는 세상, 〈감정 성적표〉는 이 잔인하고도 정교한 감정 통제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진짜 마음’을 찾기 위해 싸우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이다.
모범생 하율이 마주한 날것, 완벽한 세계의 균열
주인공 서하율은 감정 성적 상위 0.1%를 유지하는 모범생이다. 완벽한 질서와 통제를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하율은, 어느 날 친구 태오가 ‘날것’ 그대로의 눈물을 터뜨리며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한다. 감정칩이 분석할 수 없는 강렬한 감정의 파동과 마주한 순간, 하율의 내면에서 서서히 균열이 일기 시작한다. 또 이마의 감정칩을 끈 채 환하게 웃는 담임 선생님의 모습을 우연히 발견하면서 점점 의심의 폭이 커진다. 안전하다고 믿었던 세계에 대한 의문은 하율을 감정칩의 비밀이 숨겨진 지하 5구역과 기록자들의 세계로 이끈다.
‘진짜 감정’을 선택한 외로운 반역자들
오지윤 작가는 감정이 자원으로 관리되는 세계를 통해 ‘인간다움’의 가치에 대해 질문한다. 주인공들은 성적표의 숫자가 아닌 ‘진짜 느낌’을 원하며, 무질서하더라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삶을 향한다. 기계의 알고리즘에 갇혀 자신의 마음을 모른 척해야 했던 인물들이 스스로 감정을 회복해 나가는 과정은, 오늘날 규격화된 경쟁 속에서 숨죽인 채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모습과 겹치며 깊은 울림을 전한다. 더욱이 같은 시기를 보내고 있는 고등학생 작가가 쓴 소설이기에 독자들에게는 더없이 진솔한 위로로 다가갈 것이다.
스카이셀, 완벽한 무균실 속 공허
함께 수록된 단편 〈일장춘몽〉은 완벽하게 통제된 하늘 도시 ‘스카이셀’과 시끄럽고 무질서한 현실 세계 ‘로우존’의 대립을 통해 또 다른 차원의 묵직한 서사를 선보인다. 주인공 구하빈은 낡고 소음 가득한 로우존의 일상에 환멸을 느끼고 특별 선발 프로그램에 지원, 선정되어 스카이셀에 가게 된다. 새로운 이름 ‘에반’으로 완벽한 안정감을 누리는 것도 잠시, 아무런 냄새도 자극도 없는 무균 상태의 하루가 반복될수록, 하빈은 된장국 냄새와 동생 하민이의 드라이어 소리, 창밖의 차가운 공기 같은 로우존의 사소한 기억들을 떠올리며 알 수 없는 공허함과 마주한다.
거대한 음모와 불완전한 삶으로의 복귀
이야기는 하빈이 책상 아래 숨겨진 비밀 화면을 발견하면서 반전을 맞이한다. 하빈이 스카이셀에서 보낸 모든 순간들이 사실 총괄 조정자 ‘루엔’에 의해 철저히 수집되는 데이터에 불과했으며, 스카이셀 시스템의 진화를 위해 불완전한 로우존의 인간 하빈을 도구로 삼았던 것이다. 거대한 감시망을 깨달은 하빈은 스카이셀의 완벽함 속에서 소멸하는 대신, 로우존으로 돌아와 불완전함 속에서 비로소 진짜 자신의 삶을 완성해 가는 선택을 한다.
흔들리는 청소년에게 건네는 따스한 SF
SF 장르 특유의 미래적이고 건조한 서사 위에 인간 본연의 따스한 온기를 품은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완벽하지 않아서 비로소 살아 있는 존재들에게, 그리고 서툴러도 흔들려도 괜찮다는 다정한 격려가 필요한 이 시대의 청소년 독자들에게 친구가 보내는 따스한 편지인 셈이다. 나아가 정형화된 세상 속에서 자신의 온도를 잃어 가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스스로에 대한 긍정을 되찾아 나아가게 할 것이다.
작가의 말
“내 안의 온도가 오르내리는 것 또한 모두 나인데, 왜 그런 나조차 걸러 내야 할까. 그 질문은 한 가지 상상으로 이어졌습니다. 만약 감정조차 숫자로 계산되는 세상이 있으면 어떨까. 이 소설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이 책은 어쩌면 저를 육지까지 밀어 준 바람들에게 보내는 작은 답장입니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저 자신에게 건네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진짜 저 자신으로 살아가 보려 합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자신의 감정을 너무 쉽게 밀어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서툴러도 괜찮고, 흔들려도 괜찮다는 말
을 언젠가는 스스로에게 해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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