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기도
老 거리에서
바람, 억새꽃
똥꼬할아버지와 손녀와 봄꽃
흰 구름과 소나기
표현
체취
벽에 화가가 걸려있다
별을 그리다
가출과 출가
해 눈송이
오후에는
고추잠자리
불면
눈깔사탕
큰 산과 하늘 사이
산노을
빙하의 빛
치통과 옹기장이
그리운 소식
제2부
어릴 적 하루의 빛을 따라
학교 가는 길
봄과 새잎
봄바람
길섶으로 먼저 봄이 온다
배꽃
찔레꽃, 오월
능소화
꽃은 피고 지고
무더위
장마
가을비
하늘에 시월이
가을산
엄동
어느 가을날 감나무 꼭대기에 앉아
잔설
폭설
물드는 가을에
제3부
그네
대나무 숲으로 바람이 일어
징검다리
바람이 부는 날은
등대의 불은 왜 깜박이는가?
잠든 사이로
돌담 안쪽
거울
江안개
빨래터 여인들
문득 생각에
그리움
보름달빛 아래
숲속에 누워 (1)
숲속에 누워 (2)
낙엽을 쓰는 사람
파도 (1)
파도 (2)
나와 그믐달
일월식
제4부
능선 원경
잊혀진다는 것은
점 위에 서다
우물가의 여인처럼
밤기차
산불
매운탕
달무리
계절이 지나며
어떤 포옹
눈꽃 바람
감꽃이 피려면
여름은 가을로 가고
늦팔월 그리고 바람
나목과 나이테
들국화
첫추위 소리
빨간 장미꽃이 핀 집
겨울 들판
제5부
가상의 세계를 차경하다
겨울 까치집과 오늘
밤안개가 지나갔다
겨울옷
그때 그곳
길을 가면서
낙엽 그리고 바람이
몽골 어느 초원
밤의 해안선을 따라
우리 집 해바라기 꽃
들리는 소리에
山寺址 幢竿支柱
동네의 이야기들
鶴山의 학들은 어디로 다 날아갔을까?
창공
최면
제6부
아버지와 山
어머니 이름의 門
할머니 산소 가는 길
할매 노랑나비
그래도 떠오르는 얼굴들
비밀
할미꽃엄마
흐르는 강물의 노래처럼
초막의 정원으로
새벽이 오는 순간
놀이터의 고요
두물머리
아라비안 나이트
상하이 추억
파랑새를 보았는가
딩, 動
1. 참매미 울음 / 2. 해 소낙비 / 3. 콩밭 바보허수아비
추수(어떤 가을걷이)
음악을 생각하며
세 손녀들과 하루
저자소개
저자 : 김용남
육이오 한국전쟁 중 강릉에서 태어나 거기서 쭉 자랐다.
연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사회의 첫 길은 은행에서 시작하다, 큰 그룹의 건설계열사로 옮겨 현역에서 물려날 때까지 주로 해외에서 많이 지냈다.
소소하지만 詩想에 이르는 다리는 예향과도 같은 강릉의 풍수, 기질이 놓아 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출판사 서평
『근데 시방 생뚱맞게 詩는 뭔 詩여?』라는 제목에는 시를 대하는 저자의 태도가 그대로 담겨 있다. 시를 거창한 무엇으로 규정하기보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붙잡아 적는다. 실제로 표제의 문장이 등장하는 「기도」에서도 저자는 새벽의 풀 냄새와 바람, 꽃향기를 느끼다가 불현듯 시와 자신을 돌아본다.
시집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것은 자연과 기억의 결합이다. 바람과 꽃, 강과 달, 낙엽과 눈은 단순한 풍경에 머무르지 않고 지나간 시간과 사람을 불러오는 매개가 된다. 「그리움」에서는 개울물의 파문을 따라 어머니와 어린 시절의 사람들, 고향집의 기억이 차례로 떠오른다. 이러한 방식으로 개인의 기억은 계절과 풍경 속에 겹쳐지며 시집 전체에 잔잔한 회고의 정서를 만든다.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이 시집의 중요한 축이다. 부모와 할머니를 떠올리는 기억에는 그리움이 묻어나고, 손녀와 함께하는 장면에서는 현재의 따뜻한 일상이 포착된다. 제6부가 「아버지와 山」, 「어머니 이름의 門」에서 출발해 「세 손녀들과 하루」로 이어지는 구성도 지나온 세대와 지금의 세대를 한 권 안에 나란히 놓는다.
무엇보다 『근데 시방 생뚱맞게 詩는 뭔 詩여?』는 삶에서 건져 올린 장면을 꾸밈없이 기록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시인은 자신이 오래 품었던 생각과 기억을 자연의 풍경에 포개어 놓으며, 평범하게 지나쳤던 순간들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그렇게 이 시집은 지나온 삶을 되짚는 기록이자, 여전히 곁에 있는 사람과 풍경을 바라보는 한 사람의 담담한 시선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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