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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구유자들 : 욕망과 쾌락의 탈식민화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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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393358
ISBN
9788972972242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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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6-08-21
페이지, 크기, 무게 294쪽, 122*188mm, 294g
목차
서문_‘양성구유자들’에 관한 연구의 현장(아리안나 스포르치니)
텍스트 확정에 관한 일러두기
양성구유자들
후기_말하는 성(에리크 파생)
옮긴이 해제_부재하는 현존: 미셸 푸코와 에르퀼린 바르뱅
상세 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미셸 푸코(Michel Foucault)
1926년에 태어나 1984년에 사망했다. 고등사범학교 출신으로 철학과 심리학, 정신병리학 등에 관심을 두고 공부했으며 《광기의 역사》와 《말과 사물》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젊은 시절 스웨덴에서 파리문화원장을 지내기도 했고 튀니지의 튀니스대학교 등에서 강의하기도 했지만 1970년 이후부터는 죽을 때까지 콜레주드프랑스 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다양한 사회적 기구에 대한 비판, 특히 정신의학, 의학, 감옥의 체계에 대한 비판과 성의 역사에 대한 사상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또한 권력과 지식의 관계에 대한 이론들과 서양의 지식의 역사에 관한 담론을 다루는 그의 사상은 많은 토론을 불러일으켰다. 국내에는 대부분의 저서(《정신병과 심리학》, 《광기의 역사》, 《말과 사물》, 《지식의 고고학》, 《담론의 질서》, 《감시와 처벌》, 《성의 역사》 등)와 강연록의 일부(《비판이란 무엇인가?/자기 수양》, 《담론과 진실》, 《자기해석학의 기원》, 《자기 자신에 대한 진실 말하기》, 《광기, 언어, 문학》,《비정상인들》,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주체의 해석학》, 《생명관리정치의 탄생》, 《안전, 영토, 인구》 등)가 번역되어 있다.

저자 : 아리안나 스포르치니(Arianna Sforzini)
이 책의 서문을 썼다. 파리제스트 크레테유 대학 철학과의 부교수다. 《미셸 푸코: 신체의 사유》(2014)를 썼고, 미셸 푸코의 강의록 《인류학적 물음》(2022)을 편집·출간했다.

저자 : 에리크 파생(Eric Fassin)
이 책의 후기를 썼다. 파리 8대학 사회학 및 젠더학 교수다. 《알렉시나 B.로 불린 에르퀼린 바르뱅》(2014)을 새롭게 편집하여 출간했으며, 《젠더 연구》(2025)를 썼다.

역자 : 오트르망
미셸 푸코를 매개로 모여 비판적 사유를 위한 다양한 연구와 번역을 하고 있다.

역자 : 심세광
파리 10대학에서 〈미셸 푸코에서 역사, 담론, 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성균관대학교와 숭실대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미셸 푸코의 《비판이란 무엇인가?/자기 수양》, 《담론과 진실》, 《자기해석학의 기원》, 《자기 자신에 대한 진실 말하기》, 《광기, 언어, 문학》, 《정신의학의 권력》, 《안전, 영토, 인구》, 《생명관리정치의 탄생》, 《주체의 해석학》, 《마네의 회화》 등을 우리말로 옮겼고, 그 외에도 《루이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 《도래할 책》, 《미셸 푸코의 휴머니즘》, 《예술과 다중》, 《나, 피에르 리비에르》, 《미셸 푸코 진실의 용기》(공역), 《이성의 역사》 등을 번역했으며, 《어떻게 이런 식으로 통치당하지 않을 것인가》, 《푸코와 철학자들》(공저)등을 저술했다.

역자 : 전혜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미셸 푸코의 철학적 삶으로서의 파레시아〉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미셸 푸코의 《비판이란 무엇인가?/자기 수양》, 《담론과 진실》, 《자기해석학의 기원》, 《자기 자신에 대한 진실 말하기》, 《광기, 언어, 문학》, 《정신의학의 권력》, 《안전, 영토, 인구》, 《생명관리정치의 탄생》, 《마네의 회화》, 《국가의 잃어버린 부》 등을 오트르망에서 우리말로 함께 옮겼다.
출판사 서평
‘결정에 따른 성’에서 ‘병리적 존재’로: 양성구유의 역사적 연대기를 추적하다

푸코는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의 양성구유자를 다룬 법정 및 재판 기록을 추적하는데, 크게 세 가지 시기를 연대기별로 구성한다. 고대 로마에 뿌리를 둔 첫 번째 시기는 중세 말부터 르네상스까지로, 이 시기 양성구유자들은 ‘결정에 따른 성’(우세한 성별을 선택하거나 지정받음)에 속하는 동시에 두 본성의 괴물적 혼합으로 여겨진다. 그러다 두 번째 시기인 17~18세기가 되면 성은 선택과 결정이 아니라 의학에 의해 발견되어야 할 해부학적 진실이 된다. 사법은 이제 의학적 감정에 판단을 의뢰하고, 의사가 ‘진성한 성’을 독해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가 느끼는 감수성과 욕망, 즉 ‘성적 감각중추’가 ‘진정한 성’을 밝혀내기 위한 증거로 동원된다. 개인적이고 주관적 영역인 ‘성 현상(sexualite)’이 부상하며 사법적 신분으로서의 ‘성(sexe)’과 분리되는 전환이 일어나고, 양성구유에 대한 관점이 사법적 결정에서 진실 진술 체제로 이행한다.
세 번째 시기는 19세기로, 발생학과 비교해부학의 발전은 배아의 미분화 상태를 병리적 상태로 규정하고, 여기에 민법/결혼 소송이 결합하며 모든 개인에게 단 하나의 성을 강제하게 된다. 이때 성과 성 현상의 불일치를 보이는 양성구유자는 ‘도착자’라는 주변부의 모델이 되어 인구의 재생산을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로 규정되고, 사회적 및 성적 삶에서 배제되고 격리되는 ‘중성화’의 대상이 되기에 이른다.
푸코의 이 정교한 계보학은 곧 ‘성’ 역시도 고정된, 자연적 사실이 아니라 근대의 권력-지식 장치가 생산해낸 역사적 산물이라는 점을 명징하게 드러내며, ‘성 현상’이 끝내 의학적 지식을 가장하여 비정상적 성적 주체들을 소외시키는 동시에 교정, 자격 박탈, 치료라는 과잉된 담론과 실천으로 그들을 포위하는 규범들로 나타나게 된다는 것으로 나아간다.

‘성’과 ‘성 현상’의 정교한 분리

다시 말해 이 추적은 성과 성 현상의 개념을 정교하게 벼려 구별해내고, 이를 통해 결국 근대(19세기)에 이르러 성 현상이 성을 증명하는 증거로 동원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당신이 무엇을 느끼고 욕망하며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당신이 법적으로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판정하는 근거로 쓰이게 되는 것이다. 성은 이제 성 현상 장치가 구성하는 결과물이지 그 원인이 아니다. 이것이 《성의 역사 1: 지식의 의지》 에서 푸코가 전개하는 성 현상 장치 분석의 역사적 토대이며, 이 유고는 그 분석을 가장 정밀하게 역사적으로 뒷받침하는 텍스트다.

정체성을 넘어 쾌락과 욕망의 탈식민화로

한편 푸코의 이 원고는 1990년대 이후 본격화된 젠더, 인터섹스 역사 연구에 훨씬 앞선 독보적인 연구이며, 《성의 역사》의 미간행 구상작의 핵심 장이거나 양성구유자를 단독으로 다루려 했던 저작의 초안이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학술적 가치가 높다. 또한 주디스 버틀러가 《젠더 트러블》에서 제기한 비판(푸코가 작성한 《알렉시나 B.로 불린 에르퀼린 바르뱅》의 미국판 서문인 〈진정한 성〉에서 양성구유자인 바르뱅의 수녀원 시절을 ‘법 이전의 낭만적 상태(자연)’로 보았다는 점)에 대한 완벽한 반박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로운 텍스트다. 즉 버틀러에 훨씬 앞서 성 자체가 역사적으로 구성된 효과임을 급진적으로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미발표 원고는 여전히 정체성의 이분법과 법적 승인에 갇힌 현실정치와 윤리를 향해 해방의 언어를 던진다. 법적 승인 혹은 고정된 정체성(“나는 동성애자다”)을 선언하는 정치가 역설적으로 19세기 성 현상 장치의 논리를 재생산하고 강화할 수 있다는 경고다. 푸코는 이 미발표 원고, 그리고 이 미발표 원고와 함께 발견된 다른 짧은 원고에서 그에 대한 정치적, 윤리적 대안을 말한다. 쾌락과 욕망은 미리 주어진 정체성에 종속되지 않는 무성적 실천이며, 제도적 규범에 종속되지 않는 관계와 삶의 양식을 향한 강력한 철학적 무기를 제공해줄 것이다.

책 속에서

완전히 다른 두 체제가 있다. 첫 번째 체제는 정체성이 불확실한 경우를 법적으로 규율한다. 이 체제는 두 성 중 우세해 보이는 쪽을 따를 것을 권고하며, 그 상대적 중요성에 따라 세례를 주고 이름을 짓고 결혼시킬 것을 권고한다. 필요한 경우 선택의 자유를 허용하되, 한번 맺은 서약은 충실히 지켜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두 번째 체제는 본성들의 혼합에 관
한 것으로 그 혐오스러움을 강조하며, 적어도 그 원인들에 관해서는 성적 결합의 규칙들을 위반한 범죄들과 유사하게 본다. 89-90쪽

요컨대 의학은 본성들의 혼합이라는 주제를 포기하고, 개인의 신원을 확인해주는 성을 찾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향을 띤다. 그러나 이 개인의 신원을 확인해주는 성은 법률가들의 그것처럼 강제성을 띠는 판결의 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진실의 관점에서 확립된다. 오직 검진만이 그것〔진실〕을 확정할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에는 불확실성과 오류의 모든 가능성이 따라온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판사들은 더 이상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혼합된 정체성들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숨겨진 성, 기만, 환상을 다루게 된다. 105-106쪽

의학은 물론 박물학자들도 받아들였던 이 원칙〔개인은 반드시 두 성별 중 하나에 속해야 한다는 원칙〕은 상관적으로 ‘성 현상sexualite’이 확립되는 결과를 낳는다. 성 현상은 요소들, 형태들, 기능들의 유기적 총체인 동시에 감수성, 느낌, 성향, 신체의 움직임, 영혼의 정동 들로
이루어진 총체이기도 하다. 이 성 현상은 조직되는 과정에서 늘 어느 한쪽 성 혹은 다른 쪽 성〔남성 아니면 여성〕에 속한다. 성 현상은 성의 발현이자 신체적 장치화이며, 영혼과 신체 내부의 충동이자 내밀한 경험이다. 그것은 사람들이 성에 대해 ‘알고 있다’고 하는 것, 즉 주체 스스로 그것에 대해 아는 것과 타인들이 그것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이다. 119-120쪽

주목할 점은 이렇다. 이 성 현상의 차원이 17세기에서 18세기에 도출되고 지식의 영역이자 개입의 장으로 확립됐을 때, 그것은 남성들과 관련해서 도출되거나 확립된 것이 아니었다. 남성에게 그의 성은 그 자체로 탁월한 의미의 성〔기준이 되는 성〕이며, 그는 합법적 성행위 안에서 자신의 기능, 목적, 성취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중략) 반면 여성, 어린이, 양성구유자는 성 현상을 가질 뿐이다. (중략) 남성은 성의 명령적 질서 안에 있는 법적 주체인 반면, 여성, 어린이, 양성구유자는 자연의 취약한 질서 안에서 성 현상을 지닌 이들이다. 122-123쪽

생식기관이 엇갈리는 형태들을 거쳐 발달해가는 과정을 풀어내면서도, 생물학은 남성이냐 여성이냐를 결정짓는 성의 주도적 역할을 부정하지 않았다. (중략)생물학은 각 개체가 자신의 성이어야 할 성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중략) 사람은 항상 하나의 성을, 오직 하나의 성만을 가진다. 설령 성을 식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긴다 해도, 그것은 알 수 없는 어떤 외부(혹은 다른 성)에서 온 낯선 형태들이 성을 은폐하는 지경이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 성 자체의 발달이 멈추었기 때문이다. 145-146쪽

성이 한 개인 안에서 남성 아니면 여성으로, 생물학적이고 역사적으로 실현된다고 할 때, 그것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성을 구성하기 위해 ‘남성적인 것’과 더불어 ‘여성적인 것’을 전개하는 성 현상을 통해 이루어진다. 성과 성 현상 사이, 남성-여성의 구분과 남성적인 것-여성적인 것의 구분 사이, 정체성 규정 원리와 개별화 양식들 사이의 이러한 격차 속으로 모든 성 병리학이 쇄도해 들어온다. 148쪽

19세기 말에 문제가 된 중성화는 이와 다른 유형의 것이다. 그것은 비非남성성을 이유로 한 자격 박탈이 아니다. (중략) 그것은 양성구유자의 불완전한 성 현상이 그 징후이자 지지대 역할을 하는, 광범위한 위험이라는 이름하에 행해지는 장외로의 격리다. (중략) 접촉 차단, 왕래 차단, 생식 차단이라는 법의 테두리 밖에서 작동하는 ‘제도적 하위 규범infra-institutionnel’이다. 1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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