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16
자갈길 17
세월은 잘도 가는데 18
깃털 19
키질 20
까치밥 21
재민이의 봄날 22
힘이 없다 23
춤바람 24
진잎국 25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 26
그래비티 여행 27
임 선생 28
보고 싶은 외사촌 누나 29
겨울 고양이 30
왜 그럴까 32
마녀사냥이라 부르짖던 여자 33
동짓달에 34
2부 _ 기억 속에서
모형비행기 36
자연이 주는 선물 37
겨울잠에 비치는 것 38
흉터 39
공포 40
내가 사는 곳 42
둘째 여동생 숙이 44
기억 속에서 46
봄맞이 가자 47
내가 그린 겨울 풍경·1 48
내가 그린 겨울 풍경·2 49
내가 그린 겨울 풍경·3 50
거래처 관리 51
공공근로사업 52
무의미한 날 53
활공 54
고향 친구 55
산드라디의 기억 56
3부 _ 그리움이 이는 날이면
그 봄의 기억 속에 58
유월의 인생 59
끼 있는 남자 60
그리움이 이는 날이면 61
또 다시 긴 여행 62
구제역이 일던 날 63
치통, 관절통으로 64
노스님의 가르침 65
쉬는 날이 많아도 66
이런 삶이면 좋겠다 68
동면 저수지 69
983고지의 애환 70
1,220고지 72
작전대기 짬의 시간에 74
도솔산 전투 76
항재전장 78
심재 79
어느 날의 기억 속으로 80
4부 _ 그리운 사람들
제설작업 그 후 82
베트남 전투에서 84
조준 사격 연습 86
그리움이 크면 87
휴전 이후 전선은 88
영혼의 고향을 찾아 90
당신 91
그리운 사람들 92
그리운 행복은 94
늙음 96
금혼식이라는데 98
동생 밥 먹이기 100
바람의 언덕길 101
어머님의 31주년 기일 102
곶감 104
남해를 지나다가 106
삼천포의 앞바다 108
노안 110
5부 _ 또 하루가 간다
언젠가는 112
지난 봄 113
봄비 내리는 날 114
잦은 봄비가 오려는지 115
봄 116
봄날 117
봄비 내린 어느 날 118
오시는 님 119
들꽃 120
이팝나무 꽃 121
봄이 부르는 소리 122
또 하루가 간다 124
아침 운동 126
리드의 향기를 따라 128
다르타냥의 꿈 130
낮달 131
자화상 132
또 다시 가고 싶다 134
6부 _ 아버지의 일터
우울증 136
산책길 137
보내온 사진 속에서 138
콩밭 열무김치 140
방학나무 141
자귀나무 꽃이 필 때 142
망중한 144
아버지의 일터 146
일터 찰옥수수 트럭 148
벌집의 환상 149
흐트러진 마음 150
동창들의 모임에서 152
맛있는 소리 154
가을의 단상 156
배추벌레 158
그리운 순간들 160
능소화 사랑 162
까칠한 날 163
저자소개
저자 : 황규환
대전 출생, 아람문학 시부문 등단
한국문인협회 서정문학 연구위원
한국불교문인협회 자문위원, 아람문학 고문
(전) 한국문인협회 안성지부 회장, 고문
(전) 경기문인협회 협력위원
(전) 한국예총 안성지부 대의원, 이사
(전) 소로문학 동인, 자문위원
시집 《돌아가는 길 그 위에 서면》
《소중한 날의 조각들》
《구름과 바람이 흘러가는 동산》
《내 마음에 무늬진 순간들》
《저물어가는 시간의 사색》
《풀잎, 바람에 눕다》
공저 《바람이 머문 풍경》
《낙엽 뒹구는 그대 뜨락에서》
《그대 그리는 강》
《삶의 여정에 마음 한 켠 내려놓고》
《봄, 마음속에 그린 수채화》
《오솔길 열 번째 아름다운 동행》
《시 꽃이 피어 행복한 날》
《들꽃 향기가 있는 풍경》
안성문인협회 동인집 및 사화집 다수
기타활동 : 아람문학(계간), 미소문학(계간), 푸른솔문학 (계간), 한국불교문학(계간), 경기문학, 안성문학, 청암문학, 평안신문 외
블로그 : 청량산 푸른 숲에
E-mail : chopohg@hanmail.net
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그 날>
표정이 없던 날
누구의 생일도 아니고
결혼기념일도 아닌
그리하여 아주 평범한 날
중간이 잘린 어느 날 나는 거기에 있었다
쌀국수집인가 낯선 말소리에 어색하게
진한 외국의 냄새가 혼란하던 날
지독한 치통에 배가 무척 고팠지만
마시는 일 외에 먹을 수가 없었다
꿈을 꿨다
하롱베이의 잔잔한 물결이 내 몸을 적시고
내가 전에 왔던 야자나무 숲과
아오자이가 날리던 남국은 아니지만
흘깃 스쳐 가는 기억 속에
꾸멍고개를 넘는 일번도로의 아스팔트가
길게길게 뚜이퐁반도로 뻗고 있었고
랑이 화채를 들고 화사하게 아오자이를 날리며
스콜 뒤에 영롱한 무지개가 뜨고 있었다.
<자갈길>
어설프게 판단하여
부화뇌동하지 말라
세웠으면
흔들지 말라
흔들어 넘어지면
다시 세우기 힘이 든다
올바른 판단은
영원히 빛나는 것
대표를 뽑기 전에 신중하자
뽑은 후에 후회는 서글픈 것이다
잘못된 판단으로
자갈길을 걸을 수야 없겠지.
<세월은 잘도 가는데>
이제 곡괭이로 찍어내도 될 법한
세월이 굳어버린 채
찬란했던 빛을 잃고 있다
힘없이 스며나는 눈물에
햇볕 한 방울이 떨어져
반짝이다 소멸되는 시기다
새로운 각오가 필요치 않은 나이에
오고 가는 세월을
의미 없이 흘려버리고
무덤덤한 시간을
애처로워할 틈도 없이
하루해가 짧게 지고 만다
인생의 후반야는
이렇게 왔다 가는 것인지
초점 잃은 바람 봄에
기러기 떼가 빈 하늘을 가로지르고
차가움이 어깨를 시리게 한다.
<깃털>
바람이
불지 않아 늦었습니다
등 떠밀려
여기까지 왔습니다
올해로
일흔하고 일곱 살입니다
아직은 바람 타고
조금은 더 높이 날고 싶습니다.
<키질>
할머니와 엄마는
잘도 까부는데
왜 나는 키질이 서툰 걸까
지금은 나보다
키질을 잘하는
아내가 신통하다
동생이 지도를 그리면
뒤집어쓰고
소금 받아오던 키
울던 녀석을 생각하며
벽에 걸린 키를 보니
행복한 웃음이 번진다.
<까치밥>
두리번거리던 까치가
까악, 까악, 까악 세 번 울었다
먹음직한 먹거리를 찾았나 보다
눈밭에 달린 빨간 찔레나무
열매 가지가 화려하다
사람들은 이를 보고
까치밥이라 불렀고
탐스런 열매 가지를 꺾어다
방을 장식한 어린 시절 추억이 솟아난다
모양대로 수를 놓거나
그림을 그리면 참 좋겠다
까치까지 그려 넣으면 더욱 좋겠고
눈 온 날이 포근하다.
<재민이의 봄날>
서른일곱 해를 보내는 동안
봄날을 재민*이는 모른다
추워도 더워도
‘춥다’, ‘덥다’란 말을 못한 채
엄마 품에서 보낸 날들이
벌써 서른일곱 해가 넘었나 보다
화려한 복사꽃과
목련이 손짓을 하고 신록의 새싹이
재민이의 눈에 화려하게 비친다
말 대신에 흥얼거리는 소리에
아빠는 재민이의 노래라 생각하는데
바람에 벚꽃이 꽃비가 되어 휘날린다
재민이 가슴으로 묻는 소리
“누구여”
“누구긴 누구”
“네가 부른 봄날이지”
* 재민: 몸은 성인인데 세 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친구아들 이름.
<힘이 없다>
늙은 몸은 힘이 없다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
큰소리로 고함친다고
겁내거나 돌아보는 사람도 없다
그러기에
제풀에 꺾이는 생각들
존재를 잊고
마음을 가라앉혀 평정을 찾아야 한다
이빨 빠진 호랑이라던가
내세울 것도 없고
아물지 않을 상처를 핥을 뿐
조용한 곳을 찾아간다
강추위에도 알몸에 냉수욕을 하며
달리기며, 던지기도 누구보다 앞섰던
팔씨름도 져본 적이 없던 세월에
고된 훈련도 해냈던 그 때 생각이 가물다.
<춤바람>
봉건주의 사상이
사라져 갈 무렵
춥고 배고프던 시절이다
늦은 밤 동내의(冬內衣) 바람에
큰방에서 부부가 함께 서양춤을 추던
멜로디의 여자는 92세에 갔다
부자 동네 은행동
집에 불던 용이 엄마의
치맛바람은 어디로 갔을까
100년도 못사는 세상
그녀의 젊은 추억이 잔잔히 사라지며
늙은 그녀의 아들도 세월을 잊은 지 오래.
<진잎국>
겨울이면 식탁에 앉아
할아버지의 기억을 먹는다
추위를 몰아낸 갓 담은 화롯불에
“오늘 아침국은 진잎국이구나”
웃음으로 수저를 드시던 인자하신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대를 잇고
지금은 아내가 끓여준
김장김치로 끓인 진잎국
멸치의 구수한 맛과
알싸한 김치가 어우러진 진잎국은
겨울철 우리 집 단골 메뉴다
서로를 돕는 훈훈한 마음에
옛 생각이 그리운 아침 식탁
추운 겨울날의 아침이 포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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