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호메로스 (Homeros)
서양 문학의 시작에는 호메로스가 있다. 그러나 정작 그가 누구였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언제 태어났는지, 어디에서 살았는지, 실제 한 사람이었는지조차 확실하지 않다. 그럼에도 그의 이름으로 전해지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2,7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살아남아 서양 문학의 뿌리가 되었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에는 신과 인간, 운명과 선택, 사랑과 분노, 명예와 욕망이 뒤섞여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 두 작품을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삶의 지혜와 윤리를 배우는 교과서처럼 받아들였다. 플라톤은 호메로스를 ‘모든 그리스인의 스승’이라 불렀고, 단테는 ‘모든 시인의 왕’이라 칭송했다.
호메로스의 삶에는 수많은 전설이 따라다닌다. 이오니아의 스미르나에서 태어나 시력을 잃은 뒤 맹인 음유시인으로 여러 지역을 떠돌며 서사시를 노래했다는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화의 대부분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오늘날 학자들은 호메로스를 한 사람의 시인이라기보다 여러 세대에 걸쳐 이어진 구술 전통과 그 전승을 상징하는 이름으로 보기도 한다. 그가 실존했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지만, 그의 이름으로 전해진 이야기들은 수천 년의 시간을 건너 오늘까지 살아남았다.
편역 : 김성진
홍익대학교에서 응용미술을 전공했으며 인문고전, 예술, 아동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기획편집자로 일했다. 현재는 예술 및 인문고전 분야 전문번역가이자 저자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특히 미술을 전공한 그는 한국 IR 협의회 「IR FOCUS」에서 서양 미술 산책 코너를 연재하고 있으며, 〈미술을 담은 미술관〉, 〈배낭 속 예술 여행〉등을 집필했다. 이런 전공을 살려 차별화된 안목으로 고른 풍부한 그림 자료를 담은 책 〈데카메론〉, 〈그리스 로마 신화〉, 〈신곡〉, 〈실낙원〉, 〈롤랑의 노래〉 등을 편역했다. 또한 MBN 〈설민석의 그리스 로마 신화: 신들의 사생활〉의 감수를 진행했다. 지금도 새로운 기획과 집필 작업에 열정을 쏟고 있다.
출판사 서평
최근에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The Odyssey〉가 개봉하면서 원작 『오디세이아』에 대한 관심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놀란 감독은 호메로스의 고전을 대규모 영화로 재해석했으며, 영화는 개봉 직후부터 높은 관심을 모으며 세계적인 흥행작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오디세이아』는 유명한 고전이라는 사실만큼이나 “읽기 어려운 책”?이라는 인식도 강했다. 방대한 분량과 낯선 이름, 반복되는 표현과 고대의 서사 방식은 고전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 적지 않은 장벽이 되어왔다.
이번에 선보이는 『오디세이아』 보급판은 이러한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도 작품의 핵심 서사와 완역본의 문학적 가치를 최대한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디세우스의 귀향과 모험, 텔레마코스의 성장, 페넬로페의 기다림, 아테나와 포세이돈을 비롯한 신들의 개입, 그리고 마침내 이타카에서 이루어지는 귀환과 질서의 회복까지 작품을 관통하는 주요 이야기를 충실하게 담았다.
특히 이 책에서 주목할 부분은 ‘귀향’이라는 고전적 주제를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오디세우스에게 귀향은 단순히 고향으로 돌아가는 일이 아니다. 20년에 가까운 부재와 수많은 시련을 거친 뒤 자신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가족과의 관계를 회복하며, 잃어버린 자신의 자리를 되찾는 과정이다.
아들의 성장 역시 중요한 축을 이룬다. 아버지가 사라진 집에서 무력한 청년으로 살아가던 텔레마코스는 아버지의 소식을 찾아 여행을 떠나면서 자신의 삶과 책임을 스스로 선택하기 시작한다. 여기에 20년 동안 남편을 기다리며 구혼자들의 압박을 견뎌낸 페넬로페의 지혜와 인내가 더해지면서 『오디세이아』는 한 영웅의 모험담을 넘어 한 가족이 긴 시간의 부재를 견디고 다시 자신들의 삶을 회복하는 이야기가 된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세계를 경험하고, 수많은 선택과 실패를 거치며 내가 누구인지 고민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디세우스의 귀향은 3천 년 전 한 영웅의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정체성을 찾아 떠돌고, 마침내 자신이 돌아갈 곳을 발견하는 모든 사람의 이야기?다.
이번 보급판은 이러한 『오디세이아』의 매력을 보다 많은 독자가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특히 기존 서점 시장의 일반적인 단행본 가격보다 부담을 낮줬다. 영화로 『오디세이아』를 처음 접한 독자부터 고전을 다시 읽고 싶은 독자, 청소년과 대학생까지 누구나 쉽게 책을 구입하고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영화를 보고 원작이 궁금해진 독자에게, 오래된 고전을 처음 읽어보려는 독자에게, 그리고 삶의 여정 속에서 ‘나는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독자에게.
3천 년의 시간을 건너온 『오디세이아』가 지금 다시 우리의 이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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