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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사전 : 라스트 아날로거 시인이 포착한 요즘 언어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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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396015
ISBN
9788960901315
출판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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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6-09-05
페이지, 크기, 무게 240쪽, 128*190mm, 312g
목차
프롤로그

1 젠지의 언어
감성 글귀-스캐머도 가끔은 우리를 울린다
꺼드럭대다-안녕하세요, 19세기에서 왔어요
밤티-공격은 정교하고 상처는 깊어요
젠지스테어-대답하고 있습니다, 물론 들리지 않지만
―미결의 미완

2 젠지의 생활
갓생-실패를 아름답게 꾸미기
덤폰-혼자 있고 싶어요, 다 나가주세요
셋로그-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지?
오픈런-기다림을 기다리기
추구미-온오프의 기술
EDC-미니어처 맥시멀 라이프

3 젠지의 마음
감튀 모임-세상에서 가장 작은 공통점
두바이 초콜릿-뒤처짐의 불안
제철코어-봄을 기록하는 우리들만의 방식
우슐랭-신뢰를 찾아서, 발품을 팔아서
텍스트힙-세상에서 가장 멋진 패션아이템, 책
포엣코어-죽은 시인의 사회
피젯토이-불안을 이기는 방법은 멀리 있지 않다

4 젠지의 공간
답십리-부동산의 공간에서 살아 있는 공간으로
동묘-클래식
용산 아이파크몰-잘 봐라, 이게 바로 어른들의 돈지랄이다

에필로그
저자소개
저자 : 이소호
1988년 호돌이와 함께 서울 여의도에서 태어났으며,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와 미디어창작학부를 졸업, 동국대 국어국문학과 석사를 수료했다. 2014년 [현대시]를 통해 등단했으며 제37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 발간된 책으로는 시집 『캣콜링』, 영어 번역본(English translation) 『Catcalling』, 『불온하고 불완전한 편지』, 산문집 『시키는 대로 제멋대로』,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서른다섯, 늙는 기분』 등이 있다.

집순이 작가로, 방 밖의 삶을 동경하며 살아간다. 친구와는 완전한 소통을 꿈꾸지만, 말이 완전히 통하지 않는 것이 좋아 늘 한국 책을 들고 해외로 훌쩍 떠나곤 한다. 거기서는 뭐든 비밀이 되는 것이 좋아서.
출판사 서평
“자기 확신의 세대라고 하지만,
자기 확신이 필요하다는 건 그만큼 흔들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언어 속 숨은 이면으로 그리는
한 세대가 움직여온 궤적

인터넷밈으로 출발해 ‘못생겼다’ ‘촌스럽다’의 다른 말이 되어버린 단어 ‘밤티’에서 더 손쉬워진 혐오의 면모를 찾아내듯, 저자는 각각의 낱말이 지니고 있는 이면을 들춘다. ‘꺼드럭대다’와 빈티지패션의 연결성을 짚고, 젠지스테어와 인스타그램 스토리 문화의 접점을 발견한다. 겉으로 관계없어 보이는 대상을 잇는 저자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젠지라는 한 세대의 윤곽이 머릿속에 그려질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기기를 접해 디지털네이티브라고도 불리는 젠지가 가진 정체성에 대한 고민, 광고의 홍수 속에서 ‘진짜’를 찾는 감각, 알고리즘을 벗어나기 위한 자기통제 방법. 『젠지 사전』을 읽을수록 드러나는 것은 단어의 표면적인 뜻이 아니라 그 기저에 놓인 인간의 마음이다. 그 마음의 모양을 차근히 더듬어보는 경험은 다른 세대들이 젠지를 이해할 수 있는 단초가 된다.

젠지의 문화는 빠르게 변하지만, 그 변화의 이면에는 변하지 않는 감정이 있다. 외로움, 불안, 정체성에 대한 질문. “너는 여전히 너야?”라는 물음은 세대를 넘어선 보편적 질문이지만, 유독 이들에게 절실하다. 미국 젠지, 한국 젠지, 그리고 또 다른 젠지들로 나뉘어 하나로 귀결될 수 없는 세대. 그렇기에 더더욱 물음표가 필요한 세대. _「감성 글귀」에서

유튜브를 켜면 협찬 영상이고, 인스타그램을 열면 뒷광고 의혹이고, 포털을 들어가면 바이럴마케팅이다. 믿을 수 있는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구별하는 것이 이제 하나의 능력이 됐다. 그리고 그 능력을 가장 날카롭게 갈고닦은 세대가 젠지다. 태어날 때부터 광고를 숨 쉬듯 마셨으니, 광고 냄새를 맡는 코도 그만큼 예민해졌다. _「우슐랭」에서

“분석하러 들어갔다가 데이터가 됐다”
오해와 이해를 넘나들며 다가서기

젠지에게 핫하다는 야장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여섯 시간을 식당 앞에서 대기하고 작은 틴케이스에 자기만의 물건을 오밀조밀 담아 다니는 ‘EDC(Everyday carry)’를 만들어보며 저자는 젠지의 생활 안으로 적극적으로 들어간다. 그 경험으로부터 얻은 결론은 젠지의 문화가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새롭지만은 않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젠지가 문화를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한다고 말한다. 기존에 있던 것을 전복시키거나 잊혀가는 옛것을 발굴할 뿐이다. 새로운 점은 대상을 바라보는 젠지의 태도다. 이전 세대에게 실패라 여겨지던 것이 젠지에게는 하나의 놀이가 되며,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이던 생활 방식이 전략적이고 효율적인 행위가 된다.

과거의 기다림은 타인의 권력 때문에 강요당한 시간이었다. 병원에서, 은행에서, 관공서에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기다렸다. 하지만 젠지의 기다림은 자기 선택으로 생산되는 콘텐츠다. 굳이 안 해도 되는데 하는 기다림. 오히려 기다린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 되는 기다림이다. _「오픈런」에서

문학 수업 중 건넨 질문에 젠지스테어로 답하는 학생들을 보며 속절없이 당황하다가도, 그 세대를 깊이 들여다보는 저자의 시도에서 타인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확인할 수 있다. 설령 오해를 수반하더라도 끝내 다른 세대를 이해해보려는 저자의 분투가 한 권에 담겼다.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와 미처 맥락을 이해할 새도 없이 새롭게 등장하는 인터넷밈, 도통 알 수 없는 유행과 젠지의 행동에 심리적 장벽을 느끼는 독자라면 이 책이 유쾌하고도 쉽게 젠지 문화에 다가서도록 도울 것이다.

오프라인에선 대꾸하지 않고 바라봄으로.
온라인에선 박제되지 않는 휘발성으로.
말하지 않음과 기록하지 않음. 침묵과 사라짐.
이것이 바로 젠지가 세상을 살아내는 방식이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꽤 부럽다. 아, 물론 강의할 때는 좀 대답해줬으면 좋겠다. 제발. _「젠지스테어」에서


책 속으로

“너는 여전히 너야?”라는 물음은 세대를 넘어선 보편적 질문이지만, 유독 이들에게 절실하다. 미국 젠지, 한국 젠지, 그리고 또 다른 젠지들로 나뉘어 하나로 귀결될 수 없는 세대. 그렇기에 더더욱 물음표가 필요한 세대.
---p.22

“밤티 같다”가 그렇다. 공격하는 나는 사라지고, 객관적으로 미달인 너만 남는다. 내가 널 싫어하는 게 아니라, 네가 밤티라서 문제인 거야. 너라는 존재 자체가 가진 설계적 결함이라는 말이다. 공격의 책임을 상대의 존재 자체에 지운다. 이건 욕보다 훨씬 정교하다.
---p.43

젠지가 오프라인에서 젠지스테어를 쏘는 이유와, 온라인에서 스토리를 선택하는 이유는 같다. 남기지 않는 것이 안전하고, 그래서 자유롭다. 이게 바로 젠지가 발견한 생존 기술이다. 말도 기록도 최소화하면서, 필요한 메시지는 확실하게 전달하는 기술.
---p.53

시인은 그런 거라고
그래서 이 사라지는 단어는 시인이 써야 하는 거라고
때문에 나는 실패를 다시 기록하기로 했다
---p.81

광장에 나서기는 싫은데 사라지기도 싫은 사람들이 있다. 주절주절 설명하기는 귀찮고, 그냥 오늘 내 하루 한 컷으로 나를 보여주고 싶은 사람들. 아는 사람끼리 소곤소곤. 셋로그는 그 마음에 딱 맞게 만들어진 앱이다. 보여주기 위한 관계와 보여줄 수 있는 관계. 그 사이 어딘가에서 젠지는 선택을 했다.
---p.97

과거의 기다림은 타인의 권력 때문에 강요당한 시간이었다. 병원에서, 은행에서, 관공서에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기다렸다. 하지만 젠지의 기다림은 자기 선택으로 생산되는 콘텐츠다. 굳이 안 해도 되는데 하는 기다림.
---p.109

사실 밀레니얼세대는 늘 실패를 두려워하며 모여야 했다. 모임이 끝나면 관계가 남아야 했다. 연락처를 교환하고, 다음에 또 보자는 말을 해야 했다. 번개모임을 해도 카카오톡 단톡방이 만들어졌고, 그 방은 이후로 아무도 말 안 하는 유령 방이 됐다. 다음 약속이 없으면 실패한 모임이었다. 감튀 모임은 처음부터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실패는 결함이 아니다.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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