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정명섭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대기업 샐러리맨과 바리스타를 거쳐 2006년 역사 추리 소설 『적패』로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픽션과 논픽션, 일반 소설부터 동화, 청소년 소설까지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다. 현재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다. 대표작으로는 『빙하 조선』, 『기억 서점』, 『미스 손탁』, 『어린 만세꾼』, 『유품정리사 - 연꽃 죽음의 비밀』, 『온달장군 살인사건』, 『무덤 속의 죽음』 등이 있으며 다양한 앤솔러지를 기획하고 참여했다. 그 밖에 웹 소설 『태왕 남생』을 집필했으며 웹툰 『서울시 퇴마과』를 기획했다. 2020년 『무덤 속의 죽음』으로 한국추리문학대상을 수상했다.
암행어사의 암행이 어두울 암(暗)에 움직일 행(行)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로 줄곧 ‘어둠을 걷는다’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 왔다. 그러던 중 꿈속에서 어둠 속을 걸어가는 한 남자를 보게 되었다. 그때 ‘어둠의 길을 걷는 어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를 떠올렸고, 오랜 시간을 거쳐 조금씩 완성해 나갔다. 처음에는 주인공이 송현우가 아니라 이명천의 포지션이었지만 생각해 보니 ‘어둠 속을 걸어가는 사람’은 쫓는 쪽보다는 쫓기는 쪽에 더 가깝지 않을까 싶었고, 조선 시대의 다양한 기담과 전설들을 더해서 이야기를 완성했다.
그림 : 김옥재
인천에서 태어나 세종대학교에서 한국화를 공부하였고, 현재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림책, 교과서, 사보, 광고 등에 그림을 그렸으며, 그린 책으로는 『도둑 잡는 도둑, 청길동』 『천황과 무사의 나라 일본』『이야기보따리를 훔친 호랑이』〈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시리즈 등이 있습니다.
출판사 서평
동물과 교감하는 조선 시대 소년, 호랑이를 만나다
주인공 수한이의 아버지는 호랑이를 잡는 용맹한 착호갑사 부대의 군관입니다. 어른들은 수한이도 자라서 착호갑사가 될 거라고 말하지만, 동물을 좋아하고 섬세한 수한이는 맹수를 사냥하는 것보다 마당의 닭이나 강아지들과 노는 데 관심을 둡니다.
어느 날 창덕궁 후원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돌고, 왕실의 안전을 염려한 임금님은 착호갑사들에게 호랑이를 사냥하라는 엄명을 내립니다. 아버지를 따라 궁에 들어갔던 수한이는 수색 중 사납게 포효하는 호랑이와 맞닥뜨립니다. 그리고 상처를 입고 쓰러진 아버지 앞을 용기 있게 가로막아 서서 호랑이의 눈을 정면으로 마주합니다. 그때 수한이는 사나움 속에 감춰진 간절한 호랑이의 눈빛을 읽어 냅니다.
다음 날 수한이는 홀로 창덕궁 후원을 거닐다 초가 정자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는 어미 호랑이와 갓 태어난 새끼 호랑이들을 발견합니다. 호랑이가 궁궐에 찾아온 이유가 인간을 해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출산과 육아 때문이었음을 알게 된 수한이는 임금님을 찾아가 사냥을 멈추고 호랑이 가족을 돌려보내 달라고 간곡히 청합니다. 수한이의 진심에 감명받은 임금님은 사냥을 멈추라 명하고, 호랑이 가족은 사람들의 배웅을 받으며 안전하게 산으로 되돌아갑니다.
실록의 기록 위에 피어난 따뜻하고 독창적인 인문학적 상상력
실제 역사 속 선조 임금은 신하들에게 “호랑이 새끼를 길러 우환을 부른다”며 엄한 군령으로 반드시 호랑이를 사냥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창덕궁에 호랑이가 왔다』는 이 기록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따뜻한 공존의 서사로 재해석했습니다. 역사적 사실에 문학적 상상력을 불어넣어, 어린이 독자들이 역사를 살아 숨 쉬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흡수할 수 있게 했습니다.
『창덕궁에 호랑이가 왔다』는 ‘K-문화’ 열풍 속, 가장 한국적인 공간과 소재의 시의성 있는 결합이 돋보이는 그림책입니다. 전 세계가 한국의 고궁과 역사적 서사에 매료되고 있는 지금, 가장 아름다운 궁궐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과 한국 역사 속 독특한 직업군인 착호갑사를 조명한 내용이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조선 시대 한양의 자연환경적 특성과 호랑이 수색 과정이 글과 그림을 통해 마치 눈앞에 보듯 생생하게 고증되어, 국내외 독자들에게 한국적 미학과 역사적 재미를 동시에 전달할 것입니다.
이 책은 또한 대립과 혐오를 넘어선 ‘생명 존중’과 ‘공존’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통 설화나 옛이야기 속 호랑이는 대개 퇴치해야 할 악한 맹수로 그려집니다. 그러나 이 책은 호랑이를 인간과 마찬가지로 생명을 품고 새끼를 기르는 한 어머니이자 가족으로 바라봅니다. 위협과 공포의 대상조차 교감과 공존의 주체로 포용하는 소년 수한이의 무구한 태도는, 지금 어린이들에게 타자의 아픔을 헤아리는 공감 능력과 생명 존중의 가치를 일깨웁니다.
책 속에서
수한이도 이다음에 자라면 아버지처럼 용감한 착호갑사가 될 거라고
어른들은 입을 모아 말했어요.
하지만 수한이는 갑옷을 입고 창을 든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때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어요. 호랑이를 잡는다니! 생각만 해도 너무 두려웠거든요.
수한이는 호랑이와 눈이 마주쳤던 순간이 자꾸 떠올랐어요.
“호랑이 눈빛이 뭔가 간절해 보였는데……. 사납게 군 이유가 있을 거야.”
“호랑이가 궁궐에 들어온 건 누구를 해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새끼를 낳기 위해서 온 것입니다. 부디 죽이지 마시고 산으로 돌려보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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