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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고 말해주니까 신이 난다: 유쾌하게 만들고 나누는 요리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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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397721
ISBN
9791191075243
출판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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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6-08-31
페이지, 크기, 무게 248쪽, 148*202mm, 322g
목차
프롤로그
추천의 글
1. 좋은 재료를 보면 설렙니다
어머, 이건 꼭 사야 돼!
변신의 아이콘 감자
닭띠 엄마의 못 말리는 닭고기 사랑
미녀와 아귀
엄마표 비지 레시피를 사수하라
무가 주연이라고?
한여름 밤 민어 오마카세

2. 주방은 제 놀이터입니다
똑순이 외할머니와 한겨울 평양냉면
집안 최고의 인기 메뉴, 건오징어튀김
그 많던 빈대떡은 누가 다 먹었을까
오뎅나베로 겨울나기
주요리부터 후식까지 만능 숯불구이
자연의 기다림으로 더욱 맛있어지는 육포
외할머니와 시이모님, 보쌈김치의 승자는?
미트볼에서 함바가로
스키야키 스타일이 다르다?!
우리집 한 그릇 요리 카레돈가스

3. 그 모든 순간이 사랑이었습니다
동화 같던 어린 시절, 그리고 아버지
추억으로 남은 요리
칭다오에서의 열정, 곤지암에서의 쉼
접시에서 시작된 우리 둘만의 원 디시
쉽고 간편한 찜 요리 메이커
전시와 연극으로 이어진 꿈의 도시락
MENU, 초대손님을 위한 특별한 배려

4. 백세 엄마와 함께한 날들을 추억합니다
봄날의 백수잔치
그 옛날 그대로 숯불에 구운 납작불고기
능소화, 아버지가 엄마에게 보내는 선물
호호 할머니로 삽시다
엄마의 보물창고
나의 리네아, 엄마 옷을 입다

RECIPE: 맛있다고 말해줘서 기분 좋은 음식들
닭개장 / 콩비지찌개 / 무조림 / 메밀국수와 모둠 튀김 / 어묵탕 / 육포 / 햄버거 / 카레돈가스 / 연어구이와 매시트포테이토 / 도시락 / 납작불고기 / 북어구이 / 버섯해물솥밥 / 한치와 두릅 숙회
저자소개
저자 : 이선애
1951년 출생. 결혼 전, 수반에 꽂는 한국식 꽃꽂이가 품위 있어 보이고 신부 수업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꽃꽂이를 시작했다. 이것이 흥미롭고 즐거워 자격증을 따고 강사로 활동했다. 결혼 후에는 아이들 도시락을 싸면서 요리에 흥미를 느꼈다. 독학으로 정진하던 중, 주변의 권유로 인해 동서양 가정 요리를 주제로 한 강의인 ‘Fun & Easy Home Cooking Class’를 운영하게 되었고, 외부 출강과 칼럼 연재도 했다. 이후로 ‘한국의 맛연구소’ 강인희 선생님께 반가 요리를 사사받고 중국 톈진에서 약선 요리를 배웠으며, 세종대에서 소믈리에 과정을 수료한 뒤 프랑스와 뉴질랜드의 와이너리 투어를 했다. ‘아원공방’에서 ‘도시락’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열고, ‘한국의 맛 연구소’가 주관한 여러 전시회와 출판에도 참여했다. 여전히 잦은 손님 초대로 홈파티를 즐기며 실험실로 향하는 남편 도시락도 간간이, 즐겁게 싸준다. 가끔 SNS에 글과 요리 사진을 올리면서 외국 인을 위한 한식 체험 특강을 열고 있으며, 요리와 관련한 재미 있는 유튜브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출판사 서평
추천사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삶과 사람, 기억과 문화를 품는 깊은 철학
“이 책은 한 사람의 음식 인생을 기록한 책이자, 음식을 통해 삶과 사람을 이해하는 지혜의 기록이다. 오래도록 곁에 두고 읽을 만한 귀한 책으로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중략) 선생과 제가 맺은 인연은 어느덧 30여 년이 되었습니다. 한국의 맛을 연구하기 시작하던 초기부터 함께해왔기에, 저는 누구보다 선생의 음식을 대하는 태도와 연구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를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한결같은 성실함과 깊이 있는 탐구 정신은 언제나 존경스러웠고,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이후로 음식 분야에서 추천할 일이 있을 때마다 가장 먼저 이선애 선생을 떠올렸습니다. 그만큼 학문적 깊이와 인품 모두를 신뢰할 수 있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중략)
부디 이 책이 많은 독자에게 널리 읽히기를 바랍니다. 음식을 먹는다는 일이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 삶과 사람, 기억과 문화를 품는 깊은 철학임을 이 책이 널리 전해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조후종_ 명지대학교 전 교수

요리하는 재주와 최고의 재료 선택, 음식을 먹는 태도 모두가 배울 점이다
이선애와는 강인희 선생님께서 가르치시던 ‘한국의 맛’ 요리 연구실에서 처음 만났다. 처음 만나 요리할 때부터 어찌나 정성스러운 마음가짐으로 요리를 배우고 익히는지, 그때부터 좋은 인상을 받았다. 특히 연구실에서 나눠주는 레시피 프린트에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한마디 한마디 적어 넣는 태도에 놀랐다. 선생님께서 돌아가신 뒤, 내가 연구실 ‘최요비(최고의 요리비결을 시청하고 요리를 배우겠다는)’ 학생들을 맡아 가르치게 되면서 그가 조교를 맡아 일했다. 그때도 너무나 열심히, 한 가지도 빠뜨리지 않고 최고의 조교 역할을 해냈다. 이후 내가 미국으로 이주하게 되어 요리 교실을 그만뒀고, 선애 씨는 남편의 일 때문에 중국으로 갔는데 그곳에서는 또 중국 요리를 열심히 배웠다고 한다. 한국에 돌아온 뒤로는 일본에 사는 시누님을 찾아가 일본 요리와 식재료를 섭렵했다.
워낙 요리에 뿅 간 선애 씨라 도시락 전시회도 하면서 열심히 살더니, 언젠가는 연극 무대에 서보겠다며 연극도 했다(못 말리는 여인, 남편분이 많이 힘드셨을 거다). 그때도 많이 놀라기는 했다. 그런데 아들이 결혼하고 손주까지 봐서 이제는 할머니로 조용히 지내려나 했더니, 이번에는 책을 낸다고 해서 또 한 번 놀랐다. 한데 그 재주를 묵히면 아깝겠고, 요리할 때 재료는 최고의 것만 사용하고(재료가 별로이면 음식 맛도 별로이기는 하나), 남편과 두 분이서만 잡수셔도 식탁을 아주 예쁘게 꾸며놓고 드시니 이 모두가 배울 점이다. 열정이 많은 선애 씨의 다음 10종 경기는 무엇이 될지 아주 궁금하다.
장선용_ 한국음식연구가, 《며느리에게 주는 요리책》 저자

책 속에서

집에 쟁여둔 감자나 양파가 똑 떨어지거나 달랑 한 개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순간 병적인 불안감이 스멀거린다. 굶주림을 느껴본 적도 없으면서, 집 주변에 마켓이 넘쳐나고 톡으로 주문하면 원하는 시간 문 앞에 딱 배송되는 이런 시대에 살면서도 유독 식재료만큼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쟁여두기를’ 고집하는 것이다. 대비를 잘하는 부지런 함이라 해도 과하면 집착인데, 굳이 좋게 포장하자면 준비성이 철저 하다고 해야 할까.
16p.

요즘은 토종 닭 구하기가 쉽지 않다. 오랜 인연으로 충청도 쪽에 달걀 받아오는 집이 있는데, 가끔 그곳에서 추천하는 노계로 탕이나 죽을 끓이면 구수한 맛도 맛이지만 기력 보충에도 좋은 것 같아 내게 보양식은 영락없이 닭고기구나 싶다. 오랜 세월 나를 만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우리 엄마의 닭 요리였으니 자동 재생되는 내 몸의 반응은 당연한 것일 게다.
26p.

매해 여름, 좋은 민어를 구하고 나면 민어를 사랑하는 지인들에게 연락해서 민어 파티를 연다. 부레는 칼질도 쉽지 않을 정도로 질깃 질깃 껌을 씹는 듯하지만 계속 우물거리면 달큼한 맛이 올라와 부드럽고 고소하게 넘어간다. 나는 특히 뱃살을 좋아해서 접시에 올리기 전에 셰프의 특권으로 뱃살 몇 점을 화이트 와인 한 잔과 함께 먹어 치운다. 반칙이지만 나는 기미상궁이기도 하니까!
50p.

자, 이제 기다리고 기다리던 건오징어튀김 만드는 법에 대해 기억을 풀어보자. 모두들 젓가락을 준비하고 기대하시라. 먼저 껍질 벗긴 건오징어를 쌀뜨물에 담가 냉장고에 사흘간 그대로 두어 오징어를 불린다. 중간에 한 번씩 뒤적이면서 원래 크기의 3~4배 정도 될 때까지 불린다. 기다린 만큼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으니 이것이 바로 느림의 미학이 아니면 무엇이랴. 이제, 불린 오징어를 2cm 정도로 자르고 체에 밭쳐 물기를 제거한 뒤 튀김가루를 훌훌 흩날리듯 뿌린다. 튀김 반죽은 약간 되직하게 준비하고, 여기에 치자가루를 넣어 노란 물을 들이는 것이 포인트. 물기를 제거한 오징어를 튀김 반죽에 넣어 튀김옷을 입히고 그대로 끓는 기름에 투하한다. 초벌로 튀긴 다음 한 번 더 튀겨내면 그 터질 듯한 바삭함은 차원이 다르다.
64p.

원 디시 요리를 만들 때 원형이나 사각의 접시, 또는 사발 형태의 그릇들을 모두 사용할 수 있지만, 내게 동기 부여가 된 것은 바로 그 오벌 플레이트였다. 그때 우연히 만나서 내게 건너온 후 그에 걸맞은 메뉴를 담아내는 애착템이 되었고, 그 추억은 원 디시 요리를 준비할 때마다 양념처럼 곁들여져서 우리 두 사람의 간단한 한 끼 밥상을 도란도란 즐거운 식탁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137p.

70대 중반에 들어선 지금도 나는 지인들을 위해 열심히 도시락을 싼다. 이젠 동작이 느려져서 이삼일 전부터 조금씩 밑작업을 해놓는 편이다. 몸이 아픈 지인, 동네 옷 가게 사장님, 정육점 사장님, 아들 친구인 핸드폰 가게 사장님 그리고 오래 다닌 병원의 원장님 등등. 그들이 바쁘고 힘들어 보일 때 가볍게 도시락을 준비해 가면, 그들은 넘치는 감사 표현으로 나를 행복하게 한다. 그런 피드백 덕분에 다시 누군가를 위해 도시락을 싸는 열정이 지속될 수 있는 것 같다. 내게 도시락은 온전히 남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 나 스스로가 새로운 힘과 에너지를 얻는 원천인 것이다.
154p.

손님을 초대하거나 지인들에게 도시락을 만들어 건넬 때 반드시 챙기는 것이 메뉴이다. 정해둔 종이나 형태가 있는 것은 아니고 문구 같은 것도 특별하게 준비해두지 않는다. 그런 형식과 내용에 구애받지 않고, 상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만드는 편지 형식의 알림이라고 해야 할까. 음악회에서 본격적인 연주를 알리는 서곡처럼 그날 준비한 음식의 순서와 간단한 소개를 적고, 상대에게 보내는 애정 어린 안부 메시지를 짧게 쓴 후 보기 좋게 마무리한다.
155p.

엄마의 백수잔치 이후 우리들은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주말만이라도 따로 오는 돌봄 아주머니 대신 우리들이 돌아가며 엄마와 함께 있으면 어떨까 의논했고, 매주 주말 돌아가며 엄마의 돌보미가 되기로 한 것이다. 물론 서로에게 강요 없이 자발적인 참여를 권하는 것으로. 내 순서는 매달 두 번째 주말로 정했는데 엄마와의 관계가 그다지 편치 않아 자꾸 걱정이 앞섰다. 고마운 남편이 기꺼이 함께해주겠다 면서 “기왕 하는 거 즐기면서 기쁘게 합시다.” 하고 힘을 실어주었다. 덕분에 나는 잠시 머뭇거리던 마음을 접고 나 자신과 굳은 약속을 했다. ‘내가 정말 자신 있게 잘 하는 음식으로 엄마에게 최선을 다해 해드려야지!’ 엄마가 좋아한다는 막내딸인 데다가, 진짜로 엄청 좋아하는 손재간 좋은 사위까지 원 플러스 원이 된 것이다.
168p.

엄마의 보물창고에서 과거로의 추억 여행에 빠져 있을 때 잠에서 깬 엄마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얼른 뛰어나가 광에서 찾은 북어를 흔들어 보이자 엄마는 환히 웃으신다. 그래, 오늘 점심은 북어구이 너로 정했다! 엄마도 추억의 음식으로 당분간 기운을 차리실 것이다.
19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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