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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벽
원서 제목 :
Enemy Terri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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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187625
ISBN
9788997984374
출판사
배송안내
내일 오후 3시까지 주문하면 내일(10/16 금요일) 발송
품목정보
출간일 2014-10-20
페이지, 크기, 무게 248쪽, 140 * 200 * 18 mm, 379g
책소개

팔레스타인 소년과 이스라엘 소년,
두 소년 사이에는 거대한 벽이 가로막혀 있습니다.
적군의 영토에 살고 있는 두 소년은
‘콘크리트 벽’을 허물고, ‘마음의 벽’을 허물고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이 책은 유수프와 샘, 두 소년의 이야기이다. 유수프는 이슬람교도이자 팔레스타인 소년이다. 샘은 유대인이자 이스라엘 소년이다. 둘은 전쟁 중에 태어났다. 어느 날, 무시무시한 두 사건이 소년들의 세계를 영원히 바꾸어 놓았다.
목차
프롤로그ㆍ5
예루살렘과 주변 지역ㆍ20
1장 하다사 병원ㆍ23
2장 룸메이트ㆍ34
3장 부모님들ㆍ44
4장 밤의 시작ㆍ55
5장 탈출ㆍ62
6장 알리나ㆍ76
7장 달리기ㆍ100
8장 돌아보지 마ㆍ117
9장 모두 미쳤어ㆍ126
10장 자파 문으로ㆍ140
11장 빨간 머리ㆍ146
12장 베두인의 환대ㆍ169
13장 이름 없는 곳ㆍ178
14장 진실ㆍ187
15장 살인은 살인이야ㆍ206
16장 칼리아 해변ㆍ217
에필로그ㆍ238
적군의 영토ㆍ246
저자소개
저자 : 샤론 E. 맥케이
십대 시절의 여름을 종파 분쟁이 치열했던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보낸 것이 계기가 되어 문화 갈등에 관심을 쏟는 작가이자 저널리스트가 되었다. 캐나다 군이 주관한 전쟁 예술가 프로그램에서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최초의 아동소설 작가이다. 2000년에 <찰리 윌콕스>로 총독상(Governor General Award)을 수상하였으며, 지은 책으로 <소년병 이야기> <전쟁의 형제들> <칸다하르의 천둥> 들이 있다.

역자 : 윤정숙
고려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공부하였다. 출판사와 잡지사에서 일하다가 지금은 좋은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눈물의 아이들〉 〈이클립스〉 〈브레이킹 던〉 〈어플루엔자〉 〈비틀거리는 천재의 가슴 아픈 이야기〉 〈호모 파베르의 불행한 진화〉 〈나이트 서커스〉 <택시 소년> 들이 있다.
이 작가의 신간 & 인기 도서
글샤론 E. 맥케이
번역윤정숙
출판사 서평

■적군의 영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은 유대인들이 자신들이 떠나온 팔레스타인에 유대 민족국가를 세우겠다는 시오니즘운동에서 시작되었다. 여기에 제1차 세계대전 중이던 영국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하여 시오니즘을 지지함과 동시에 아랍인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했고, 양쪽 모두에게 팔레스타인을 내주겠다는 약속을 함으로써 전쟁에 불을 지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1947년, 1956년, 1967년, 1973년 네 차례에 걸쳐 전쟁을 치렀고, 이스라엘이 승리하여 시나이반도와 가자지구, 요르단강 서안 등을 점령하였다. 땅을 잃은 팔레스타인의 자살 폭탄 공격과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두 나라 사이에는 지금까지도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그 땅에는 태어날 때부터, 언제 날아들지 모르는 총알과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에 떠는 아이들이 있다. 두 나라의 아이들은 서로를 자신들의 영토를 빼앗으려는 적군으로 여기며 가슴속에 분노와 증오를 키우며 자라고 있다.

팔레스타인 소년 유수프에게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땅에 함부로 쳐들어와 무참히 짓밟은 침입자이자 폭군이다. 이스라엘 소년 샘에게 팔레스타인은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 없이 항상 이스라엘 사람들을 죽일 생각만 하는 테러리스트들이다. 열네 살 두 소년의 가슴에 뿌리박힌 증오의 벽은 두 나라를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콘크리트 벽만큼이나 견고하다.

서로가 적군의 영토에 살고 있는 두 소년이 하다사 병원에서 룸메이트로 만났다. 유수프는 이스라엘 군인를 향해 돌을 던지는 형을 구하려다 한쪽 눈을 잃은 채로. 샘은 거리를 활주하는 군대 트럭에 치여 한쪽 다리를 잃은 채로.

매일 서쪽 벽을 향해 기도하는 남자를 지켜보던 미국 여자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물었어.
“실례합니다. 정말 열심히 기도하시네요. 어떤 기도를 하는지 물어도 될까요?”
남자가 대답했어.
“유대인과 아랍인이 평화롭게 지내기를, 우리 아이들이 우정을 키우며 안전하게
자라기를 빌었습니다.”
여자가 다시 물었어.
“당신의 기도가 이루어질까요?”
그러자 남자가 한숨을 쉬었지.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본문 중에서

■팔레스타인 소년 ‘유수프의 벽’

유수프에게 샘은 이유 없이 밉고, 눈길도 주기 싫고, 말도 곱게 나가지 않는 아이이다. 아니, 이유가 없는 게 아니다. 샘이 ‘이스라엘’ 아이라는 것만으로 이유는 충분하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나라를 빼앗았고, 민주주의 국가라고 자랑하면서 자신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지금도 야금야금 나라를 빼앗고 있는 도둑이다. 하지만 다리를 잃어서 도움이 필요한 이스라엘 소년 샘은 자꾸만 유수프의 눈을 향하게 하고 입을 열게 한다.

‘내가 왜 저렇게 제멋대로인 이스라엘 소년을 도와야 하지?’

머리는 자꾸 의문 부호를 던지며 말리지만, 유수프는 어느새 걷지 못하는 샘의 휠체어를 밀고 있다. 그리고 샘을 따라서 나가서는 안 될 병원 밖 예루살렘으로 향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소년 유수프에게 예루살렘은 허가증이 없이는 함부로 나가서는 안 되는 금기의 땅이다. 시가지를 걸어 다니다 이스라엘 경찰에게 잡힌다면 유수프는 어렵게 들어온 병원에서도 쫓겨날 것이고, 엄마와 아빠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이제 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이 함부로 걸어 다닐 수 없는 이스라엘의 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수프는 정말로 궁금하고 가고 싶었던 알라신의 도시, 예루살렘으로 들어선다. 그건 자신이 겁쟁이가 아니라는, 이스라엘에 대한 반항의 발걸음이기도 하다.

유수프를 예루살렘으로 데려간 샘은 자랑스럽다. 자기한테 남의 땅을 빼앗은 도둑이라며 핏대를 세우고, 전쟁에서 이긴 이스라엘을 겁쟁이라고 비웃고, 자신들의 폭탄 테러를 합리화하는 유수프에게 뻐기고 싶었다. 모래와 바람과 낙타 밖에 없던 보잘것없던 땅을 이스라엘이 60년 만에 얼마나 화려하고 멋진 곳으로 바꾸어 놓았는지를.

유수프가 만난 예루살렘은 미국의 텔레비전 쇼에서 보던 곳이었다. 거리에는 사람과 자동차가 넘치고, 카페와 레스토랑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남자와 여자들은 팔짱을 끼고 걷고, 청바지 한 벌이 팔레스타인 가족의 2주일 생활비보다 비싼…… 차고 넘치는 곳이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먹여 살리던 올리브 나무도 이곳에선 거리나 장식하는 장식품에 지나지 않는다.

유수프는 이 모든 것들에 현기증이 났다.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은 더 이상 자신들의 역사 속에 있는 성스러운 곳이 아니었다. 콘크리트 벽 너머로 동경했던 예루살렘은 유수프에게 또 다른 벽으로 다가왔다.

샘,
넌 듣고 있지만 정말 듣지는 않아. 네가 집에서 쫓겨나서 결코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다면, 네가 3층 높이의 콘크리트 벽에 갇혀 있다면, 우물들이 파괴되었다면, 탱크들이 거리를 질주한다면, 너희는 민족이 아니라는 말을 듣는다면 어떻게 할 거야?
너희는 전쟁에서 이겼지만 평화를 얻지는 못 했어. 너희는 ‘우리가 건설한 아름다운 나라를 봐. 우리에게는 예쁜 가게와 멋진 건물들이 있어. 우리에게는 민주주의가 있어. 우리에게는 권리가 있어.’라고 말하면서 우리 권리를 빼앗았지. 자유, 민주주의는 오직 너희만을 위한 거야.
인정해! 너희는 이웃이 되려는 마음 따위는 없이 우리 땅에 왔잖아. 너희는 우리말도 모르잖아. 왜? 우리와 얘기하고 싶지 않으니까. 우리에 대해 알고 싶지 않으니까. 너희는 스스로 용감하다고 착각하지. 너희는 용감하지 않아. 너희는 겁쟁이야. 너희는 우리의 과거를 훔쳤어. 이 땅은 우리 땅이야. 이스라엘은 우리 땅이야.
-본문 중에서

■이스라엘 소년 ‘샘의 벽’

샘이 병원에서 만난 소년은 딱 봐도 팔레스타인 소년이었다. 허름한 옷차림과 촌스러운 신발. 게다가 한쪽 눈을 잃어서 안대를 하고 있는 애꾸눈이 아랍 소년과의 만남이라니.

샘에게 팔레스타인 아이들은 산만하고 지저분했다. 코와 턱이 커다란 여자들은 뱀파이어처럼 옷을 입고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키가 땅딸막하고 이가 썩은 남자들은 주먹을 하늘로 치켜들고 소리를 질러 댔다. 황량한 땅에는 말라 죽어 가는 나무들과 부서져 가는 시멘트 집들과 거대한 콘크리트 장애물이 박혀 있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글자도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이유 없이 이스라엘 사람들을 향해 분노를 내뿜는 테러리스트들이었다. 어른들은 미련할 정도로 아이들을 많이 낳고, 그 아이들에게 이스라엘을 향해 돌을 던지라고 시키는 무지한 사람들이었다. 샘에게 그런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분노는 이해할 수 없는 억지였다. 자신은 태어날 때부터 이곳에 있었다. 엄마도, 아빠도, 누나도, 동생들도. 그런데 왜 자신들이 도둑이라는 욕을 들으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에 떨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런 샘이 유수프를 따라 팔레스타인 정착촌에 들어가고, 베두인 가족의 환대를 받으면서 놀라움과 야릇한 감정에 빠져든다. 눈빛이 믿음직스러운 유수프의 아버지, 다정한 유수프의 엄마, 웃음이 아름다운 베두인 소년들, 유수프가 들려주는 팔레스타인 농담들…….

하지만 샘에게는 아픈 기억이 있다. 고모가 폭탄 테러로 죽음을 당하면서 다정하던 샘의 아빠는 말과 웃음을 잃었다. 그날의 충격과 공포를 샘은 쉽게 떨쳐내지 못한다. 가족들 모두 아픔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게토와 팔레스타인의 테러는 가슴 속에 응어리진 상처로 남아 있다.

샘에게 유수프는 예루살렘의 사탕가게를 찾아가기 위해 지금은 서로가 서로를 지켜줘야 하는 동지이지만, 순간순간 미움과 오기가 터져 나오는 적이기도 하다. 유수프는 팔레스타인 소년이니까. 그 벽은 무너질 듯, 무너질 듯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유수프,
나는 여기에서 태어났어. 난 사브라라고. 우리 엄마도 여기에서 태어났어. 엄마도 사브라야. 우리는 여기에 있을 거고 결코 떠나지 않을 거야.
도둑들? 우리가 뭘 훔쳤어?
우리는 시간이 시작될 때부터 여기 있었어. 우리는 우리 것을 찾으러 돌아왔지. 정복하러 온 것이 아냐. 우리는 평화롭게 왔어. 그런데 너희가 전쟁을 시작했지. 모두 아랍 사람들이 시작한 거야. 그게 평화적인 거야?
세상에는 195개의 나라가 있어. 기독교 국가, 이슬람 국가, 세속 국가, 그리고 하나의 유대인 국가. 단 하나! 우리는 나라를 가질 권리가 있어!”
-본문 중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소년이 아니라 그냥 ‘소년’

한쪽 발을 잃은 샘과 한쪽 눈을 잃은 유수프. 둘은 한 땅 안에서 온전하지 못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모습을 닮았다. 두 소년은 각각 다른 마음으로 병원 밖을 나왔지만, 예루살렘 안에서는 친구가 될 수밖에 없다. 예루살렘 안의 팔레스타인 정착지에 머물 때, 샘은 팔레스타인 소년이 되어야 한다. 예루살렘 시내를 돌아다닐 때, 유수프는 이스라엘 소년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두 소년의 마음의 응어리가 쉽게 풀리는 것은 아니다.

두 소년은 조그만 땅덩이조차도 자기 마음대로, 총과 폭탄 걱정 없이 다닐 수 없는 현실이 서로의 탓인 것만 같아 틈만 나면 으르렁거린다. 서로를 향해 퍼부어 대고, 분노의 주먹질을 하고 발길질을 해 댄다. 그러는 사이, 두 소년은 배 속 아래서부터 끓어오르던 설움과 분노가 폭발하고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 이해해 가기 시작한다. 자신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라는 단어만 뺀다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열네 살의 소년이라는 것도. 그리고 누구보다도 서로를 걱정하며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것도.
사실 두 소년은 서로에게 그렇게 큰 걸 바란 게 아니었다.
샘은 고모의 죽음으로 그토록 증오하던 팔레스타인의 폭탄 테러가 잘못된 것이라는 유수프의 말 한마디, 유수프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공격하고 검문하는 이스라엘 군인들은 영웅이 아니라 횡포라는 샘의 말 한마디, 그것이면 서로 충분했다.

이제 샘은 유수프에게 예루살렘의 화려함을 자랑하지 않는다. 대신에 유수프가 예루살렘 구시가지의 성지에 가서 기도를 할 수 있게 길을 안내해 준다. 그리고 친구가 팔레스타인을 위한 기도를 끝낼 때까지 성지 밖에서 기다려 준다.

아직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는 거대한 벽이 있고, 서로를 향해 총알과 폭탄이 언제 날아들지 모르고, 병원 밖으로 나가면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두 소년 사이를 가로막았던 마음의 벽은 조금씩, 조금씩 허물어져 가는 중이다. 그것으로 둘은 충분하다.

유수프는 허리띠로 둘의 허벅지를 묶었다. 다음에는 자신의 허리띠를 풀어 무릎 아래쪽을 묶었다. 하지만 별로 소용이 없었다. 둘은 조금 비틀거리다가 몸을 펴고 다시 걸음을 뗐다. 하지만 바닥에 넘어졌다. 샘은 도로에 손바닥을 긁혔다.

“잠깐.”
유수프가 신발 끈을 풀더니 둘의 허리띠 고리를 묶었다. 이제는 둘의 허리도 붙었다.
“숫자를 세자.”
유수프가 말했다.
“하나, 둘, 셋. 좋아, 가자.”
둘은 어깨동무를 하고 한 걸음, 두 걸음 걸었다. 둘의 심장이 나란히 뛰었다. 땀이 눈으로 들어갔지만 계속해서 언덕 위로 걸었다.
-본문 중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이렇게 영원히 싸움을 계속할까?”
유수프가 말했다.
“우리도 아버지들과 할아버지들과 몇 백 대 할아버지들처럼 누가 옳고 그른지를 두고 싸울까? 여기 살지 않는 사람들도 우리에게 싸우라고 하잖아! 아마 우리는 언젠가 서로에게 총을 쏠지도 몰라. 그런 생각해 봤어? 아마 우리 아이들과 손자들도 서로를 죽이려고 하겠지.”
두 소년은 전에는 총을 쏘고 폭탄을 던지는 아이들만 생각했을 뿐, 자신들이 아이들을 낳는 일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 없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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