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발튀스
본명은 발타사르 클로소프스키 드 롤라. 발튀스는 본래 일종의 애칭이었지만, 릴케가 그에게 화가의 삶을 권하며 그 이름을 활동명으로 추천했다. 소녀들과 고양이를 주로 그렸으며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로 유명했다. 미술에 관한 해설과 비평을 거부했으며 자신의 전기적 요소를 남기는 일마저 거절했다. 알베르 카뮈, 파블로 피카소, 알베르토 자코메티, 만 레이 등 수많은 작가와 예술가가 그의 작품에 매혹되었다.
저자 : 라이너 마리아 릴케
1875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지배를 받던 체코 프라하의 독일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1985년 국립 프라하대학교에 입학했고 문학과 철학 등을 공부했다. 이듬해 뮌헨대학교에서 예술사, 미학 등을 수학했고, 뮌헨에서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를 만났다. 열아홉 살 때 첫 시집 『삶과 가곡』(1894)을 자비로 출간했고, 『가신봉폐』(1895), 『꿈의 왕관을 쓰고』(1897), 『강림절』(1898) 등 낭만주의 경향의 시집들, 이탈리아 여행기 『피렌체 일기』(1898), 체코 독립운동을 다룬 단편집 『프라하의 두 이야기』(1899), 로댕의 예술철학을 담은 『오귀스트 로댕』(1903)과 이때의 영감으로 완성한 『신시집』(1907) 등을 펴냈다. 1901년 로댕의 제자 클라라 베스트호프와 결혼했고, 클라라와 헤어진 후 로마에 머물며 20세기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히는 반자전적인 시적 소설 『말테의 수기』(1910)를 완성했다. 1911년, 두이노성에서 겨울을 보내며 1차 세계대전의 영향과 우울증으로 완성에 십 년이 걸린 만년의 대작 『두이노의 비가』(1923)를 쓰기 시작했다. 말년에 스위스의 뮈조트성에 머물며 폴 발레리 등과 교유했고, 1926년 백혈병으로 발몽요양소에서 눈을 감았다.
역자 : 윤석헌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불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파리 8대학교에서 조르주 페렉 연구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프랑스 소설을 전문으로 소개하는 레모 출판사를 운영하며 다양한 프랑스 문학을 번역, 소개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아니 에르노의 『사건』, 『젊은 남자』, 호르헤 셈프룬의 『잘 가거라, 찬란한 빛이여……』, 크리스텔 다보스의 『거울로 드나드는 여자』, 델핀 드 비강의 『충실한 마음』, 『고마운 마음』, 조르주 페렉의 『나는 태어났다』, 앙드레 지드의 『팔뤼드』 등이 있다.
출판사 서평
한 천재 소년이 오직 사랑만을 담아 만든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고양이 그림책
성장한 고양이는 집을 떠나 자신만의 영역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발튀스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소년 발타사르의 고양이 ‘미츄’ 역시 자연의 섭리에 따라 더 넓은 세계로 떠났다. 그러나 고양이와의 그런 작별 과정에는 명백한 문제, 꼭 풀어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헤어질 때 작별 인사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날 케이크를 너무 많이 먹어 며칠 동안 앓아누웠던 발튀스는 다시는 미츄를 볼 수 없었다. 고양이와는 그렇게 이별하는 거라고, 다들 그런 거라고 말하는 건 열두 살 소년에게 아무런 위로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아픔은 고유하기 때문이다.
예술가이던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책과 그림을 끼고 살았던 발튀스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자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길고양이 미츄를 만난 순간부터 다시는 미츄를 보지 못하게 된 날까지, 사랑하는 고양이와 함께한 시간을 40점의 연작 그림으로 담은 것이다. 그 그림들은 기나긴 작별 인사였다.
마치 언어로 주고받는 위로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확인했다는 듯, 열두 살 소년이 그린 이 연작 드로잉에는 단 한 글자도 들어 있지 않다. 그러나 배경의 연속과 단절, 특정한 구도의 리드미컬한 변형으로 인해 독특한 운율이 느껴진다. 이 운율은 흐름으로 이어지고, 이 흐름은 결국 언어에 의존하지 않는 이야기가 된다. 사랑하는 고양이와의 만남부터 헤어짐까지, 발튀스가 말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었던 기쁨과 슬픔이 그림 속에서 음악 선율처럼 흐른다.
열두 살 발튀스가 식탁 위에서 혼자 그린 이 애도 작업을 발견한 건 당시 엄마의 연인이었던 라이너 마리아 릴케였다. 이 연작 드로잉에서 천재성을 감지한 릴케는 그 그림들을 책으로 출판해 주면서 서문까지 직접 써 주었다. 이 데뷔 화집을 본 화가 피에르 보나르는 릴케와 마찬가지로 천재적인 재능을 감지했으며, 장차 발튀스가 위대한 화가가 되리라고 예견했다. 그리고 그 예견은 적중했다. 릴케의 후원 아래 미술 공부를 시작한 발튀스는 당대의 유행에 편승하지 않고 자신만의 고전적이고 몽환적인 세계를 창조함으로써 미술사에 길이 남을 거장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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