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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양장본
정대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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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204112
ISBN
9788937473401
출판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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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2-12-22
페이지, 크기, 무게 300쪽, 128*188mm, 420g
판형 양장본
책소개
2020년 《한경신춘문예》에 장편소설 『GV 빌런 고태경』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소설가 정대건의 두 번째 장편소설 『급류』가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40번으로 출간되었다. 『급류』는 저수지와 계곡이 유명한 지방도시 ‘진평’을 배경으로, 열일곱 살 동갑내기인 ‘도담’과 ‘해솔’의 만남과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아빠와 함께 수영을 하러 갔던 도담이 한눈에 인상적인 남자아이 ‘해솔’이 물에 빠질 뻔한 것을 구하러 뛰어들며 둘의 인연은 시작된다. 운명적이고 낭만적으로 보이는 첫 만남 이후 둘은 모든 걸 이야기하고 비밀 없는 사이가 되지만, 그 첫사랑이 잔잔한 물처럼 평탄하지만은 않다. 모르는 사이에 디뎌 빠져나올 수 없이 빨려드는 와류처럼 둘의 관계는 우연한 사건으로 다른 국면을 맞이한다. 도담과 해솔의 관계가 연인으로 발전하던 어느 날, 해솔의 엄마와 도담의 아빠가 불륜 관계인 듯한 정황이 드러나고 이에 화가 난 도담은 그 둘이 은밀히 만나기로 한 날 밤 랜턴을 들고 그들의 뒤를 밟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고가 벌어진다. 그날 이후, 진평에서 오직 서로가 전부이던, 나누지 못할 비밀이 없던 도담과 해솔의 관계와 삶은 순식간에 바뀌어 버린다. 해솔의 엄마와 도담의 아빠는 어떤 관계였던 걸까? 그 날, 그 밤 도담과 해솔은 어떤 일을 겪게 된 걸까?
목차
1부 7
2부 73
3부 187
4부 275

작가의 말 297
상세 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정대건

2020년 《한경신춘문예》에 장편소설 『GV 빌런 고태경』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아이 틴더 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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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헤어짐 이후의 나날

열여덟. 그들은 그날 그 밤의 사건을 덮어 둔 채, 가족의 손에 이끌려 작별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한 번에 잃게 된 악몽 같은 순간을 매일 복기하며 서로 다른 성격으로, 다른 마음가짐으로 그날 이후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사랑하는 가족이 남긴 거대한 물음표를 지닌 채 사랑을 믿지 못하게 되거나, 혹은 더 이상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 없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품고 죄인처럼 살아가는 것이다. 스물하나.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이 우연히 재회했을 때, 도담과 해솔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못한 채다. 기적적으로 다시 만나 연인이 되지만 이들의 관계는 절뚝거리고 위태로워 보인다. 그들은 이 사랑이 죄책감 때문인지 진짜 사랑인지 혼란스러워하며, 지난 불행을 잊기 위해 이번에는 반드시 행복해져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서로의 얼굴을 보면 진평에서의 그날이 떠올라 서로를 똑바로 보지 못한다. 소설은 같은 트라우마를 지닌 채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도담과 해솔이 같은 상처를 어떻게 다르게 지나가는지, 어떻게 다시 한 번 서로를 사랑으로 선택하는지를 그려낸다. 충격적이지만 보편적인 사랑이야기이자, 애틋한 사랑이야기인 동시에 낭만적이기만 하지는 않은 복잡하고 깊은 물 같은 이야기다.

다시 손을 잡기까지

시간이 흐르며 그들이 마주하게 된 사랑과 진실들은 각기 다른 유속과 방향으로 흐르는 물처럼 한 가지가 아니지만, 각자의 물살에 따라 살아가던 도담과 해솔은 몇 번이고 서로를 향한 끌림, 애처로움과 죄의식,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을 느낀다. 사랑을 이루는 감정은 하나가 아니며, 그러므로 사랑의 성질 역시 다이아몬드처럼 순정한 한 가지가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른 여러 감정이 축적된 퇴적암에 가까울 것이다. 이처럼 『급류』는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일이 단 한 가지 모양이 아닐지 모른다고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사랑에 눈뜨고, 배신당하고, 사랑을 믿고, 믿지 않고, 사랑에 빠지기를 두려워하거나 혹은 그럼에도 다시 사랑을 해 보려는 이들이 이 소설에는 등장한다. 언제나 잔잔할 것만 같던 수면이 한순간 예상치 못한 깊이와 속도로 깊고 거세지는 물 같고, 따뜻하게 쬘 줄만 알았던 불꽃이 순식간에 다가가지 못할 정도로 뜨겁게 치솟는 불 같은 것. 그만큼 예상치 못한 사랑의 성질을 우리는 어느 정도까지 깊이 경험할 수 있을까? 용감하게 몸을 던져 깊은 물의 바닥까지, 뜨거운 불의 안쪽까지 들어갔다 나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는 사랑을 한 뼘 더 가늠해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추천사

백온유 (소설가)
잠잠히 흐르던 한 사람의 삶은 예상치 못한 급류에 의해 일순간 변하고 만다.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 삶에 가장 거대한 물음표를 남기고 떠난다면, 우리는 그 무게를 견디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자신을 ‘불행의 상징’으로 바라보는 사람들 틈에서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자신을 벌하려는 마음으로 가득한 삶은 과연 평온을 찾을 수 있을까. 『급류』를 읽으며 모든 걸 휩쓸고 망가뜨린 급류도 언젠가는 반드시 잠잠해진다는 진리를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어떤 상처는 극복하는 것이 영원히 불가능하다 여겨지기도 하지만, 물살에 휩쓸려 몇 번이고 서로를 놓친 이들이 다시 만나 서로를 어루만지는 회복의 이야기를 읽으며, 서로의 구명환이 되어 주는 관계를 보며 나는 마침내 과거의 상처를 직면하는 자의 용기를 배웠다. 도저히 회복의 가능성을 찾지 못하고 막막한 어둠 속을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 내가 경험한 『급류』 속 위로와 용기를 나누고 싶다.

이옥섭 (영화감독)
이 소설을 읽고 종일 사랑만 생각했다. 이 둘이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도담과 해솔이 만들어 낸 우글쭈글한 사랑의 모양을 마주하다 보면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고 싶어진다.


책 속에서

도담은 한 소년과 자꾸만 눈이 마주쳤다. 진평강에 열을 식히러 온 사람들 사이에서 한눈에 도담의 눈길을 끄는 소년이 있었다. 낯선 얼굴. 하얀 피부에 잡티도 없이 매끈한 몸. 세상의 모든 것에 호기심을 품은 듯한 크고 맑은 눈동자. 도담은 소년을 빤히 바라봤다. 시선을 느꼈는지 소년도 도담을 물끄러미 건너다봤다. 무안해진 도담은 뭘 보냐는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눈싸움에서 진 소년은 도망치듯 물로 들어가 버렸다.
-15쪽

해솔도 도담을 따라 물속에 들어갔다. 계곡물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정말 수면에서 몸이 빨려 들어가는 듯한 소용돌이를 느꼈다. 잠수해 있는 도담을 향해 3미터쯤 되는 용소 바닥까지 내려갔다. 해솔은 너도 빨려 들어가는 기운을 느꼈냐는 듯 눈을 크게 뜨고 도담을 봤다. 고개를 끄덕이며 도담이 웃었다. 해솔도 웃었다. 세상에 둘만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 해솔은 아직까지 한 번도 닿아 보지 않은 도담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싶었다. 해솔이 가까이 다가가자 도담이 손을 뻗었다. 둘은 물속에서 잠시 손깍지를 꼈다.
-33쪽

“도담아,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진 걸 수도 있잖아.”
해솔은 도담을 달래듯 조심스레 말했다. 마치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감정이고 그렇기에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것처럼.
“그래서, 축복이라도 하라는 거야?”
도담이 코웃음 쳤다. 누군가는 사랑이 교통사고 같은 거라고 했다. 그래, 교통사고 낼 수도 있다 치자. 그런데 책임도 안 지고 벌도 안 받으면 그건 뺑소니잖아. 가족을 속이고 상처 입히는 게 사랑이라면 도담은 사랑을 인정할 수 없었다. 온힘을 다해서 찌그러트리고 싶었다.
-63쪽

도담은 거대한 물음표로 남겨진 창석을 원망했다. 창석과 미영은 서로를 정말 사랑했나 아니면 그저 욕망에 도취한 불장난이었나. 그 둘은 어떻게 다른가. 대답을 해 줘야 할 창석은 이제 없었다. 해솔도 사라졌다. 모든 게 제자리에 있던 것 같은 삶에 갑자기 너무 큰 상실이 한꺼번에 들이닥쳐 도담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도담은 내내 해솔의 연락을 기다렸다. 분명 연락하겠다고 했다. 휴대폰이 없는 해솔이 이사 간 곳을 모르니 연락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해솔이 보고 싶은 동시에, 고아가 된 해솔의 기분 같은 건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너무 아팠다. 결국 화살은 자신에게 돌아왔다. 항상 품어 온 불안이 현실이 된 끔찍한 기분. 이 모든 게 자신이 습관처럼 했던 불길한 상상 탓인 것 같은 죄책감.
-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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