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서선정
동양화를 전공했습니다. 일상과 주변의 소소한 것에 애정을 많이 느끼고, 익숙한 것이 낯설게 다가올 때 영감을 받습니다.
《다정하게 촉촉하게》로 2025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파이널리스트’에 올랐으며, 《어느 날》로 2022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와 2023년 천보추이 국제아동문학상에서 최우수 그림책상을 수상했습니다. 첫 그림책 《차곡차곡》은 2022년 ‘볼로냐 라가치상 어메이징 북셀프’에 선정되었습니다. 그 외 쓰고 그린 책으로 《이야기는 계속될 거야》, 《한 마리는 어디 갔을까?》가 있으며, 그린 책으로 《커다란 나뭇잎》이 있습니다.
톡톡, 투둑, 쏴아아!
작은 벌레들, 푸릇푸릇 새싹, 알록달록 우산,
그리고 천진하게 뛰노는 아이들에게 비가 건네는 다정한 인사
구름 속 물방울이 가득 차고 무거워지면 비가 되어 땅 위로 힘차게 쏟아집니다. 비가 오면 땅 위는 어떤 풍경으로 바뀔까요? 주룩주룩 비를 피하기 위해 작은 벌레들이 나뭇잎 사이나 땅속으로 피하기도 하고, 후드득후드득 내리는 비를 마신 연둣빛 새싹이 쑥쑥 자라납니다. 빗소리를 들으며 집에서 쉬는 사람들도 있지만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상기된 목소리가 빗소리와 함께 어우러지기도 하지요.
《다정하게 촉촉하게》는 ‘비’의 시점으로 비가 오는 날의 세상을 바라봅니다. 비는 그곳에서 만나는 모든 존재를 촉촉하게 감싸안으며 다가갑니다. 조약돌 위로, 차창 밖으로 “토도독, 톡톡” 떨어지는 빗소리와 빗줄기는 부드럽고 고요하고, 지붕 위와 빌딩 위로 시원하게 “쏴아 ― 쏴아 ―” 쏟아지는 비에서는 묵은 먼지를 씻기는 시원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빗소리에 숨겨진 비의 다정한 인사에 귀 기울여 보세요. 비를 피하는 친구에게는 먼저 인사하고, 우산 아래에서 새어 나오는 눈물은 빗소리로 덮어 주고, 창문 틈으로 들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귀 기울이는 다정하고 촉촉한 ‘비’의 이야기입니다.
“울고 싶을 땐 실컷 울어도 돼.
내가 다정한 음악이 되어 줄게. 쏴아아―”
《다정하게 촉촉하게》는 단순히 비가 오는 풍경을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비가 우리에게 전하는 다정한 마음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비는 기차를 타고 멀리 떠나는 사람들을 위해 차창을 두들기며 설레는 배경음악이 되어 주고, 비가 오는 날만 볼 수 있는 알록달록 우산으로 꽉 막힌 도시 속 가라앉은 기분 전환을 시켜 줍니다. 그리고 위로와 쉼이 필요한 사람들 곁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우산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고 싶은 사람에게는 편하게 울 수 있도록 빗소리로 덮어 줍니다. 또 빠르게 움직이기만 했던 사람에게는 말없이 비를 바라보는 여유를 선물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사람들 곁에 내리던 비가 이제 땅속 깊은 곳까지 모두 다 내려갑니다. 그곳에서 작은 씨앗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비의 여행은 끝이 나는 듯 보이지만, 푸른 싹이 움트고 비는 다시 하늘로 올라갈 준비를 하며 또 다른 여행을 기약합니다. 세상에 위로와 쉼을 주고 성장을 돕는 비의 여행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천보추이 국제아동문학상 최우수 그림책상 수상 작가가 그려 낸
섬세한 연필 드로잉 위로 펼쳐지는 비 오는 날의 다채로운 풍경들
《다정하게 촉촉하게》는 표지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서선정 작가의 촘촘한 연필 선이 돋보이는 그림책입니다. 하늘과 땅 그리고 마을과 도시로 이어지는 장면마다 시선을 사로잡는 세밀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고요한 가랑비, 안개처럼 내리는 이슬비, 시원하고 굵은 소나기처럼 다양한 비의 모양과, 주변 풍경에 따라 색 입힌 빗줄기가 서정적이고 따듯한 분위기를 자아내지요.
연필 음영은 먹구름으로 어둑해진 사실적인 분위기와 입체감을 나타내고, 디지털로 채색한 비에는 형광을 넣어 어두운 날씨 속에서도 비가 전하는 밝은 기운을 담았습니다. 비가 내리는 세기의 강약을 조절해 긴장감을 고조시킨 전개는 마지막 비의 하강을 끝으로 맑게 갠 도시의 모습이 드러나면서 우리의 마음까지 환해지고 비가 오는 날마다 꺼내 보고 싶어집니다. 비가 오는 날 달라지는 변화를 비의 다정한 목소리로 재해석한 서선정 작가의 《다정하게 촉촉하게》로 위로를 통한 쉼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비 오는 날을 감상해 보세요. 숨 가쁘던 우리의 일상에 소중한 쉼이 되어줄 이야기입니다.
저자의 말
《다정하게 촉촉하게》는 세상 어디에나 있는 비구름의 이야기입니다.
땅으로 내려가면서부터 이들의 여행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가장 간절하게 이들을 기다리던 친구까지 만나게 되지요.
소곤거리며 내리는 빗소리, 세차게 퍼붓는 소나기, 깊은 밤에 알게 모르게 다녀간 빗방울들.
그 어떤 비라도 좋으니 비 오는 날에 이 책을 읽으며 비의 여정에 동행해 보길 바랍니다.
교과 연계
2-1 국어 1. 만나서 반가워요!
2-2 국어 4. 마음을 전해요
5-1 국어 2. 작품을 감상해요
6-2 국어 1. 작품 속 인물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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