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영화극의 미학
7. 예술의 목적
8. 다양한 예술의 수단
9. 영화극의 수단
10. 영화극의 요구
11. 영화극의 기능
우리는 왜 영화관에 가는가(1915)
주
해설 1세대 시네필이 보내는 영화에 대한 찬가_유현주
저자소개
저자 : 후고 뮌스터베르크(Hugo Munsterberg, 1863~1916)
1863년 프로이센의 단치히(현재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태어났다. 1883년 라이프치히대학교에 입학해 빌헬름 분트에게 영향을 받아 심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887년 하이델베르크대학교에서 의과대학 학위를 받았다. 1891년 제1회 심리학 국제학회에서 윌리엄 제임스를 만난 이후 자주 서신을 교환했고, 1892년 그의 추천으로 하버드대학교 심리학연구소장으로 부임했다. 1898년 미국 심리학회(APA) 회장으로 선출되었으며, 1910년 하버드대학교의 베를린 교환교수로 임명되어 독일에 체류하기도 했다. 그는 현대 심리학의 정초자 중 한 명으로, 특히 응용심리학과 실험심리학에 있어 독보적인 권위를 가진다. 또한 산업 현장에도 큰 관심을 보여 ‘산학 협력’을 최초로 시작한 학자로도 기록된다. 1915년 영화를 처음 접하게 된 이후, 이 새로운 예술 형식에 깊이 매료되어 「우리는 왜 영화관에 가는가」를 저술했으며, 1916년에 세계 최초의 영화이론서로 불리는 『영화극: 심리학적 연구』를 출판했다. 이외의 주요 저서로 윌리엄 제임스에게 헌정한 『심리학 개론』을 비롯한 수많은 심리학 서적이 있다.
역자 : 유현주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훔볼트대학교에서 디지털 문학의 미학적 가능성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연구 분야는 매체이론과 문화이론, 독일 현대문학이며, 특히 매체철학자인 프리드리히 키틀러 연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지은 책으로 『텍스트, 하이퍼텍스트, 하이퍼미디어』 『프리드리히 키틀러』(공저)가 있고, 옮긴 책으로 『축음기, 영화, 타자기』 『보이지 않는 것의 경제학』 등이 있다.
출판사 서평
신기한 볼거리에 불과하던 영상예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젖히다
여기 새로 시작되려는 예술이 있고, 그 위대한 탄생을 목도하고 있는 지식인이 있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후고 뮌스터베르크는 주머니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연극을 대체하는 장르로 취급받던 영화에 대한 시각을 180도 바꾸려 시도한다. 당시의 영화는 연극과 유사하게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서사를 전개해나가는 형식이었지만, 실제 무대에서 공연되는 것이 아니므로 카메라로 찍은 화면을 통해서는 현장성과 입체감을 느낄 수 없었다. 또한 아직 무성영화로서 배우들의 대사를 들을 수 없다는 큰 단점 또한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영화는 당시 고급 예술 형식인 무대극의 하위 장르로, 결코 원본을 뛰어넘을 수 없는 모사본일 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뮌스터베르크는 우선 카메라로 촬영하여 다양한 편집이 가능한 영화의 기술적인 측면에 주목했다. 새로운 기술로 구현된 기법들, 즉 클로즈업, 과거 회상, 빠른 화면 전환, 서로 다른 공간의 몽타주라는 영화의 특성이 놀랍게도 우리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과정, 즉 인간의 정신작용과 완벽히 일치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이러한 선구적인 통찰은 현재의 관점에서 인지과학적인 매체이론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당대 실현된 영화에 대한 진단이라기보다는 앞으로 실현될 영화의 미학적 가능성과 더 긴밀하게 연결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1세대 시네필이었던 그가 우연히 뛰어난 심리학자이기도 했기에, 사람들은 완전히 새로운 미학적 발전의 시작을 목도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후고 뮌스터베르크의 통찰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활동사진’에서 ‘예술작품’이 되기까지의 여정은 매우 험난했다. 독일에서 건너간 유대계 심리학자 뮌스터베르크의 입지는 제1차세계대전에 미국이 관여하면서부터 점차 좁아졌다. 게다가 『영화극: 심리학적 연구』가 출간된 1916년 말경에 뮌스터베르크가 강의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사망하며 책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와 후속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 1970년에 이르러서야 미국 도버 출판사에서 이 책이 재발간되었고, 이후 초기 영화이론의 가장 중요한 텍스트 중 한 편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최근에는 프리드리히 키틀러의 조명과 함께 매체학계에서 ‘뮌스터베르크 르네상스’가 일어나며 그가 서구의 문화사에서 “중요 증인”으로 호출되고 있다. 키틀러에 따르면, 뮌스터베르크는 정신적인 것과 기술적인 것을 접속시키며 누구보다도 정밀하게 영화를 규정해냈다. 그의 이론과 함께 “영화관은 매일의 일상적인 조건 속에서 중추신경계의 무의식적인 과정을 드러내는 심리적인 실험”의 장으로 변모한다.
『영화극: 심리학적 연구』는 예술이론가로서, 매체이론가로서, 심리학자로서 뮌스터베르크의 면모가 다양하게 드러나는 역작이라고 할 만하다. 뮌스터베르크는 ‘산학협력’의 개념을 최초로 제안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파라마운트사 초청 연설문 「우리는 왜 영화관에 가는가」 또한 한국어판에 함께 실어 의미를 더했다. 그는 여기에서 영화가 “현재로서는 우리가 단지 그 시작만을 볼 수 있는 놀라운 성공을 타고났음”을 예견하고 있다.
독자적인 예술로서 영화의 입지를 세우다
『영화극: 심리학적 연구』는 영화의 발달사를 서술하고 있는 ‘서문’과 제1부 ‘영화극의 심리학’, 그리고 제2부 ‘영화극의 미학’까지 총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뮌스터베르크는 우선 영화가 발달하게 된 외적 계기(기술적 발전)에 대해 설명하고, 이어 내적 계기(미학적 발전)에 대해 서술한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따라 머릿속에서만 가능하던 상상의 세계가 영화와 함께 외화되었다. 필름을 거꾸로 감으면 다이빙하는 사람이 물속에서 다시 튀어올라 다이빙대로 올라서기도 하고, 필름을 빨리 감으면 꽃 한 송이가 순식간에 피었다가 시들기도 한다. 지금은 당연해 보이지만, 영화는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마술 같은 순간을 눈앞에 생생히 보여주며, 동시에 현실 세계의 시간의 흐름을 뛰어넘어 예술을 시간의 구속에서 마침내 해방시켰다.
뮌스터베르크의 분석은 이렇게 외화된 영화의 표현 방식이 인간의 정신작용을 닮았다는 데까지 다다른다. 카메라와 편집, 필름의 영사와 함께 이에 대한 관객의 상호작용이 어떠한 결과를 가지고 오는지 학문적으로 고찰한다. 그는 깊이감과 운동감, 주의력, 기억과 상상력, 감정이라는 정신 반응 등의 키워드를 통해 영화의 시각 정보가 수용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구조화해 보여주고자 한다. 이는 영화의 미학이 관객에게 주는 효과, 즉 “특정한 형태의 예술적 노력이 우리 안에 생성해내는 정신적 과정”을 관찰하고자 하는 작업이다. 다시 말하면 영화는 공간이나 시간, 인과관계와 같은 외부 세계의 형식을 주의집중이나 기억, 상상력, 감정과 같은 인간 내부 세계의 심리반응을 통해 조정하고 있는, 매우 새로운 형태의 심미성을 가진 예술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상업적인 발전뿐만 아니라 학자로서 뮌스터베르크가 무엇보다도 더 강조했던 것은, 독자적인 예술로서의 영화에 대한 평가였다. 애초에 서사를 강조한 ‘영화극’이라는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연극과 동등한 지위로 올라서는 것이 당면한 목표인 것처럼 보였지만, 그는 이미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고 있었다.
우리 시대의 영화는 더이상 ‘새로운 예술’이 아니며, 더구나 이제는 옛 매체 중 하나로서 새로운 신생 매체들과 거센 경쟁을 치르고 있다. 어쩌면 영화는 또다시 다른 형태의 미학적 창작과 수용을 고민해봐야 하는 새로운 전환기에 다다른 것인지도 모른다. 『영화극: 심리학적 연구』는 초기 영화에 대한 미학적 구상인 동시에 언제나 새롭게 탄생하는 예술 매체에 대해 숙고한 이론으로서 우리에게 여전히 신선하게 다가올 것이다.
“나는 영화극이 완전히 새로운 독자적인 예술을 표현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이 예술이란 우리가 연극과의 비교를 포기할 때만 비로소 이해할 수 있는 그러한 것입니다. 영화극은 자기 자신만의 법칙과 조건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마치 음악이 문학으로부터, 또 회화가 조각으로부터 구분되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무대극과는 구별됩니다. 물론 이 새로운 예술이 완전한 자신의 표현을 찾으려면 앞으로 많이 변화되어야 할 것입니다.”_후고 뮌스터베르크
이것이 바로 뮌스터베르크의 통찰이다. 영화에 대한 얇고, 혁명적이고, 지금은 잊힌 이론을 담고 있는 책. 그는 영화와 중추신경계를 접속시키는 근본적인 차원 위에서 논증을 펼친다._프리드리히 키틀러(매체이론가)
뮌스터베르크는 당시 첫 걸음마 단계에 불과했던 영화에 대해 시대를 초월한 위대한 예술의 기준을 가지고 고찰했다. 그의 영화이론은 기술적 장치에 대한 매료, 영화의 영향력에 대한 인과론적인 고찰,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미지 인지 방식에 대한 관심으로 특징 지을 수 있다._루돌프 아른하임(심리학자)
그의 죽음으로 초기 영화는 확고한 친구이자 변호인을 상실하게 되었다. 그가 살아 있었다면, 대학에서 보다 편견 없이 영화를 연구하게 되었을 것이다._바첼 린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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