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숙 재해지역투어버스
김 숨 구덩이
임성순 몰:mall:沒
최은영 미카엘라
조해진 하나의 숨
강화길 방
박민규 슬(膝)
최진영 어느 날(feat. 돌멩이)
엮은이의 말
상세 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강영숙
199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소설 「8월의 식사」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날마다 축제』, 『아령 하는 밤』, 장편 소설 『리나』, 『라이팅 클럽』, 『슬프고 유쾌한 텔레토비 소녀』, 『부림지구 벙커X』 등을 썼다. 한국일보문학상, 백신애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자 : 김숨
1974년 울산에서 태어나, 199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와 1998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통해 등단했다. 소설집 『침대』 『간과 쓸개』 『국수』 『당신의 신』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 『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 장편소설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 『바느질하는 여자』 『L의 운동화』 『한 명』 『흐르는 편지』 『너는 너로 살고 있니』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 『떠도는 땅』 등을 펴냈다. 허균문학작가상,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동인문학상, 김현문학패 등을 수상했다.
저자 : 최은영
2013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이 있다. 허균문학작가상, 김준성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제5회, 제8회, 제11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저자 : 임성순
2010년 장편 소설 『컨설턴트』로 세계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 소설 『문근영은 위험해』, 『극해』, 『오히려 다정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자기개발의 정석』, 『우로보로스』와 소설집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 에세이 『잉여롭게 쓸데없게』 등을 썼다.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저자 : 조해진
2004년 『문예중앙』에 중편 소설 「여자에게 길을 묻다」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천사들의 도시』, 『목요일에 만나요』, 『빛의 호위』, 『환한 숨』, 장편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 『아무도 보지 못한 숲』, 『여름을 지나가다』, 『단순한 진심』 등을 썼다. 신동엽문학상, 젊은작가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자 : 강화길
201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방」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괜찮은 사람』 『화이트 호스』, 장편소설 『다른 사람』, 중편소설 『다정한 유전』이 있다. 한겨레문학상,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2017년 젊은작가상, 2020년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저자 : 박민규
1968년 울산에서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3년 미국이 창조한 지구적 영웅들의 활약상을 통해 미국식 제국주의의 실체를 흥미롭게 폭로한 『지구영웅전설』로 문학동네작가상을, 같은 해 역사상 가장 최약체였던 야구팀 삼미 슈퍼스타즈를 통해 ‘1할 2푼 5리의 승률’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려낸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문학사상 가장 신선하고 충격적인 사건”이 된 작가의 출현을 알렸다.
저자 : 최진영
2006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끝나지 않는 노래』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 『구의 증명』 『해가 지는 곳으로』 『이제야 언니에게』 『내가 되는 꿈』, 소설집 『팽이』 『겨울방학』, 짧은 소설 『비상문』이 있다.
재난조차 평등하지 않다
난리 통에 유독 더 고통받는 사람들
감염병이 유행하는 시기를 지나오며 불평등이 다시 사회의 화두로 떠올랐다. 한편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이 어려워지자 고급 차 매장과 명품 매장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 기사가 나오지만 또 한편에서는 코로나19로 다양한 직군의 실업률과 자영업자의 폐업률이 높아진다는 보도가 나온다. 유난히 가혹하게 재난을 통과하는 이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기억하는 소설』 속 인물들도 마찬가지이다. 박민규의 「슬(膝)」은 갑작스러운 기후 변화 시기, 무리로부터 떨어진 가족의 생존기를 그리고 있다. 아픈 아내를 두고 갈 수 없어 무리와 함께 이동하지 않겠다는 주인공을 향해 무리의 대장은 “너는 죽는다”(210쪽)고 짧게 말한다.
강영숙의 작품인 「재해지역투어버스」는 허리케인을 피하고 싶어도 도망칠 수단이 없어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너무 가난해 자동차가 없는 사람들은 대피할 수가 없었거든요. 그게 다 자동차 때문이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이 나라에 자동차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상상해 보셨습니까.”(18쪽) 이들은 부족한 구호품을 놓고 충돌하다 군대와 대립하고, 진압된다. 자연재해가 사회적 재난으로 확장되는 순간의 감정은 이렇게 표현된다. “흑인들은 모두 가난했어요. 대피도 못 할 정도로 가난했죠. 오랫동안 억눌려 온 분노가 허리케인보다 더 강렬하게 폭발했어요. 심지어 허리케인조차도, 자연재해조차도 우리 흑인들에게 이토록 가혹한가.”(31~32쪽)
강화길의 작품인 「방」은 돈을 벌기 위해 오염된 지역으로 떠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정부가 제시한 금액은 내가 한 달 동안 버는 돈의 다섯 배였다. 주거지가 피해 지역에서 멀어 안전하다고 했다. …… 글을 읽고 있는 내게 수연이 사진 한 장을 내밀었다. 목표액을 다 모으면 우리가 살게 될 방이라고 했다. …… 지금의 저축으로는 생각도 못 할, 큰 창이 여러 개 있는 전셋집이었다.”(178쪽) 위험한 줄 알면서도 “우린 괜찮아.”(177쪽)라고 말하며 정체불명의 오염 물질로 가득 찬 도시로 향하는 마음은 결코 가볍지 않았을 것이다. 평등하지 않은 재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위험한 선택을 하는 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2021년 현재 우리 사회가 들여다봐야 할 곳이 어디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꿈쩍도 않는 세상을 바꾸는 변화의 첫걸음, ‘기억’과 ‘공감’
『기억하는 소설』은 독자들이 ‘기억’과 ‘공감’을 재난 극복의 시작점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참상을 직시하고 기억하여 그 일이 ‘나의 재난’임을 인식하고 나아가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나타내려 하였다. 그 기억과 공감을 통해 함께 재난을 극복하고 이후의 삶을 고민할 수 있도록 하였다.
기억과 공감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막상 재난에 직면하게 되면 흔히들 ‘요즘 그런 일이 어디 있겠느냐.’라고 악의 없이 말한다. 조해진의 작품 「하나의 숨」에서는 “하긴, 요즘이야 공장에서 다칠 일이 어디 있겠어. 보호 장비 다 있지, 누가 때리길 해, 쓰러질 때까지 일을 시키길 해. 우리 때랑은 다르지, 완전히 다를 거예요, 그죠?”(156쪽)라는 말로 막연히 재난을 옛날 일, 혹은 남의 일로 여기는 평범한 우리의 속내를 들춘다. 재난과 자신을 분리하며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하는 일이 아니야. 나는 구덩이만 팔 뿐이라구.”(65쪽) 하고 외치는 김숨의 작품 「구덩이」 속 ‘중근’이 그 전형을 보여 준다.
그러나 재난은 외면한다고 없던 일이 되지 않는다. 임성순의 작품 「몰:mall:沒」에서 실종자를 찾던 인부는 “사람은 간사한 동물이라 잊어버린다고. 봐라, 또 무너진다. 분명히 또 무너진다고.”(104쪽)라고 중얼거리며 망각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망각했으므로 세월이 가도 무엇 하나 구하지 못했구나.”(104쪽)라는 말은 잊지 않는 것, 기억하는 것이 재난 대처의 첫걸음임을 직접적으로 보여 준다.
기억은 공감으로 확장된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실종자의 손을 발견한 ‘나’는 “나 같은, 누이 같은, 어쩌면 누이였을지도 모를 한 사람의 손이 구해 달라며 내 손을 꽉 움켜잡고 있었다.”(100쪽)라고 말하며 전혀 모르는 타인에게 자신과 누이의 모습을 투영한다. 최은영의 작품 「미카엘라」에서는 딸과 엇갈린 ‘여자’가 자신과 세월호 유가족을 동일시하며 “그이들이 걸어가야 할 길이 너무 멀고 힘들지 않기를”(138쪽) 소망한다.
재난 앞에서 인간은 작은 존재이지만 서로의 슬픔을 기억하고 아픔에 공감한다. 최진영의 작품인 「어느 날(feat. 돌멩이)」에서는 “우리가 아무리 미세 먼지 같은 그런 존재라고 해도 나는 우리가 사라지는 게 아쉽고 슬프다.”(247~248쪽)라는 말로 운석이 날아오는 와중에도 숨길 수 없는 나와 타인에 대한 연민을 보여 준다. 결국 우리가 재난을 기억하고 그 아픔에 공감하는 것은 재난을 겪는 것도 극복하는 것도 너 같고, 나 같은 ‘그냥 사람’의 몫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기억하는 소설』은 ‘재난의 당사자성’을 바탕으로 재난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가치를 일깨워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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