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윌리엄 서머싯 몸 (William Somerset Maugham)
1874년 프랑스 파리에서 영국 대사관 법률 고문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8세 때 어머니가 사망하고 2년 뒤 아버지마저 세상을 뜨자, 영국의 교구 목사인 작은아버지 밑에서 성장했다. 사립 중등학교 킹스 스쿨에 입학했으나 적응하지 못하고 그만둔 후,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 이후 런던의 성 토머스 병원 부속 의과 대학에 입학했지만, 의사보다 작가가 될 꿈을 품고 1897년 첫 소설 『램버스의 라이자』를 발표하며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의업을 포기하고 소설과 희곡 집필에 몰두했으며, 1908년 그의 희곡 네 편이 런던 웨스트엔드의 극장에서 동시 상연되면서 극작가로 이름을 떨치게 되었다.
1915년 자신의 정신적 발전의 자취를 더듬은 자전적 성장 소설 『인간의 굴레』를 출간했으며, 1919년 화가 폴 고갱의 전기에서 모티프를 얻어 쓴 소설 『달과 6펜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그밖에 1921년 단편집 『나뭇잎의 떨림』을 출간하면서 단편 작가로도 명성을 쌓았으며, 이후로도 10권이 넘는 단편 선집을 더 출간했다.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몸은 영국 정부의 요청으로 비밀 요원이 되어 스파이 활동을 하기도 했는데, 1917년에는 볼셰비키 혁명을 저지하라는 임무를 받고 혁명이 진행 중이던 러시아에 잠입하여 활약하기도 했다. 당시의 체험들을 바탕으로 1928년 연작 소설집 『어셴든, 영국 정보부 요원』을 출간했다. 몸이 자신의 실제 경험에 허구를 가미하여 집필한 이 작품은 현대 스파이 소설의 원조이자 고전으로 평가된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과자와 맥주』(1930), 『면도날』(1944) 등의 소설들과 「약속의 땅」(1913), 「공전」(1921) 등의 희곡들, 『서밍 업』(1938), 『작가 수첩』(1949)을 비롯한 회고록과 에세이 들이 있다. 몸은 1965년 프랑스 남부에서 폐렴으로 사망했다.
역자 : 안흥규
전북 임실 출생으로 전북대학교, 우석대학교, 원광대학교에서 영문학 강의를 했다. 번역서로는 윌키 콜린즈의 《월석》,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 그레이엄 그린의 《허상 속의 인간들》 등이 있고, 저서로는 《하디 소설의 비극적 성격》 등이 있다.
출판사 서평
지금, 우리는 6펜스를 줍느라 달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예술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
“백합이 필 거라는 기대감으로
자신 있게 아스팔트 위에 물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아마도 시인이나 성인일 것이다.”
폴 고갱에게 영감을 받아 재구성한 서머싯 몸의 첫 장편소설
《달과 6펜스》는 20세기 영문학의 거장 서머싯 몸이 1919년에 발표한 장편소설로, 실제 화가 폴 고갱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집필한 작품이다. 폴 고갱의 삶을 소재로 삼았지만 철저히 문학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하여 문학과 현실의 경계를 뛰어넘는 창조적 전기소설로 평가받고 있다. 몸은 프랑스의 후기인상파 화가 폴 고갱의 생애를 연구하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타히티의 한 항구에 정박하게 되고, 그곳에서 어떤 강박관념에 집착한 나머지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는 극단적인 아웃사이더에 대한 글을 구상한다. 《달과 6펜스》는 그 구상의 결과로 탄생한 소설이다.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는 영국 런던의 중산층 증권 중개인으로 평범한 가장이었으나, 어느 날 가족과 일상을 모두 버리고 예술에 대한 충동 하나로 파리를 거쳐 남태평양의 타히티로 떠나 예술을 위한 순수한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그는 사회의 비난, 빈곤, 고통, 타인의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그림을 그리는 데 모든 것을 바치며, 진정한 예술이란 무엇인가, 삶의 목적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서머싯 몸이 장편소설 작가로서 명성을 굳히게 해준 이 작품은 예술에 대한 불꽃 같은 정열을 지니면서도 삶을 지극히 냉소적으로 경시한 한 남자를 그리고 있다. 그는 온갖 육체적 악조건에도 굴복하지 않고 오직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만 살았다. ‘나’로 서술되는 1인칭 화자는 스트릭랜드를 가까이에서 관찰하지만, 철저히 객관적이고 간접적으로 묘사하며, 그 덕에 독자는 판단을 강요받지 않고 스스로 인물에 대한 해석을 만들어가게 된다.
고전적이면서도 혁신적인 구조로 예술과 삶을 탐구하다
이 소설은 “예술은 윤리보다 우선하는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중심에 둔다. 스트릭랜드는 가족을 버린 무책임하며 몰인정한 인물이지만, 동시에 절대적인 예술적 진실을 좇는 존재다. 그의 파괴적 자유는 도덕적 규범과 충돌하며, 독자에게 예술의 본질과 예술가의 역할을 생각하게 만든다. 스트릭랜드는 극단적인 고립 속에서 예술에 몰두한다. 이는 창조의 과정이 고독, 고통, 자기희생을 동반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작가 본인을 화자로 등장시키는 전기 형식과, 다소 모호하고 입체적인 인물 묘사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서술 방식이었고, 이는 스트릭랜드라는 인물을 더 깊이 있게 해석하게 하는 다층적 거리감을 형성시켜준다. 또한 서머싯 몸 특유의 풍자적이고 간결한 문체는 작품 전반에 냉소와 아이러니를 배태시키며, 작품을 무겁지 않게 유지하면서도 날카로운 통찰을 제공하면서 예술과 삶의 본질을 탐구해간다.
사회적 틀을 깨는 삶에 대한 질문
《달과 6펜스》는 “안정된 삶을 유지하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내면의 불꽃을 따르는 것이 정당한가?”라는 딜레마를 다룬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역시 직장, 가족, 사회적 지위 등 때문에 진정 원하는 삶을 억누르는 경우가 많다. 이 작품은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의 대가와 가치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을 유도한다. 스트릭랜드는 윤리적으로는 ‘악인’이지만, 한편으로는 위선 없이 자신에게 솔직한 사람이다. 사회는 그를 미워하지만, 독자들은 그에게서 묘한 해방감과 진실성을 발견한다. 이 작품이 오늘날 ‘자아실현’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큰 영감을 줄 수 있는 이유다. 책의 제목이 암시하듯, 사람들은 종종 눈앞의 실용과 이득(6펜스)에 집중하느라, 더 크고 의미 있는 삶(달)을 놓친다. 현대 사회의 속도와 압박 속에서, 이 작품은 삶의 방향성을 다시 묻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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