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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발명 : 아테네 폴리스에서 EU까지 유럽의 정치 문법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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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314324
ISBN
9791169094429
출판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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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5-11-21
페이지, 크기, 무게 592쪽, 140*205mm, 829g
목차
1장 서론: 유럽의 정치 문법

2장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

1. 폴리스의 문법
자유의 가치 | 이소노미아: 법 앞의 평등 | 민주주의: 다수의 지배 | 폴리스: 강력한 시민 공동체 | 정치와 경제의 구분 | 스타시스(내전)와 폴레모스(전쟁)
2. 보편성의 사회적 배경
‘폴리스’의 시적 탄생: 호메로스 | 말의 향연: 수사학에서 철학까지 | 보편을 향한 노력과 장치
3. 폴리스 문법의 계승
변방이 주도한 천하통일 | 개방과 융합: 로마와 기독교 | 르네상스와 근세: 폴리스의 유산

3장 고대 로마의 레스 푸블리카와 임페리움

1. 레스 푸블리카의 문법
공화국인가, 제국인가 | 공화정의 출범: 자유의 탄생 | 나누고 제한하는 공화정의 정치 제도 | 민중의 비토: 로마의 선거 제도 | 로마의 개방성과 제국의 형성 | 법의 지배
2. 로마는 유럽의 모태
로마의 이차성 | 레스 푸블리카의 도로와 건축 | 고대의 능력주의
3. 레스 푸블리카와 임페리움의 계승
신성로마 제국과 도시 공화국 | 미합중국과 프랑스 공화국 | 현대 정치와 로마의 그림자

4장 중세 로마와 크리스천돔

1. 정치 문법의 화학
예루살렘과 하나의 신 | 로마, 기독교를 품다 | 서방의 가톨릭, 동방의 정교 | 황제와 교황 | 서구 법치 전통의 탄생 | 사랑과 폭력의 기독교 | 기독교의 혁명성
2. 기독교, 사회를 통제하다
가족 제도: 일부일처제의 강화 | 기독교가 낳은 개인주의 | 기독교의 보편 사랑과 자율 공동체
3. 기독교의 개혁과 계승
종교개혁과 민족주의 | 공산주의와 인류 구원 | 기독교 민주주의

5장 중세의 킹덤: 프랑스와 잉글랜드

1. 유럽 킹덤의 보편성과 특수성
비잔티움과 게르만의 전통 | 외세의 침략과 봉건주의 | 왕의 두 신체 | 킹덤과 의회 | 킹덤에서 근대로 | 게르만권의 전통: 신성로마 제국 | ‘개인적 결합’과 제도적 통합
2. 국가와 사회의 분립
가산제와 유럽의 다원주의 | 국가의 탄생과 관료 집단 | 노블레스 오블리주
3. 킹덤의 생존
평등한 국제관계의 형성 | 공동체의 의인화 | 재위와 통치

6장 근대의 네이션: 영국, 미국, 프랑스

1. 네이션의 경로와 문법
킹덤에서 네이션으로 | 네덜란드의 사례 | 네이션의 부상 | 반反네이션 | 네이션의 확산
2. 사회 통합의 용광로
정치적 통합 | 사회문화적 통합 | 경제적 통합
3. 네이션, 계승과 변형의 문법
아테네의 폴리스와 프랑스·미국의 네이션 | 로마의 레스 푸블리카/임페리움과 미국·프랑스 | 네이션과 크리스천돔 | 경쟁과 협력의 국제사회: 킹덤과 네이션

7장 현대의 코스모폴리스, 유럽연합

1. 인터내셔널: 네이션의 협력
협력의 제도화 | 강대국 중심의 질서 | 주권의 풀
2. 수프라내셔널: 네이션의 초월
정책적 통합, 무역에서 과학기술까지 | 새로운 단위의 탄생 | 유럽의 화폐와 데모스
3. 코스모폴리스: 새로운 질서와 문법
새로운 제국, 중심에서 주변으로 | 새로운 원칙, 다수보다 소수를 | 새로운 과정, 효율보다 설득을 | 세계여, 유럽을 따르라

8장 결론: 다양한 문법과 발명의 정치
상세 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조홍식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프랑스 루이대왕고등학교(Lyc?e Louis-le-Grand) 졸업 후 파리정치대학(Sciences Po Paris)에 진학해 학부와 대학원을 거쳐 1993년 유럽통합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한 뒤에는 중앙일보, 세종연구소, 가톨릭대학교 등을 거쳐 2006년부터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정치경제와 유럽정치를 가르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중국 북경외국어대학교, 프랑스 파리 판테온소르본대학교(파리 제1대학교),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 등에서 객원 연구원 및 교수를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는 『22개 나라로 읽는 부의 세계사』, 『자본주의 문명의 정치경제』, 『문명의 그물』, 『파리의 열두 풍경』, 『강대국만 핵무기를 가져야 할까?』 등이 있다. 현재 세계일보에 ‘조홍식의 세계 속으로’, 내일신문에 ‘조홍식의 유럽 톺아보기’를 연재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멀고 깊은 고대, 빠르고 실험적인 현대
고대 폴리스의 문법은 어떻게 현재를 지탱하는가

저자는 유럽의 정치 문법을 여섯 가지 역사적 유형Type(고대의 폴리스와 레스 푸블리카, 중세의 크리스처니티와 킹덤, 근대의 네이션과 현대의 코스모폴리스)을 통해 분석한다. 언어의 문법에서 형태, 통사, 음운과 같은 기본 규칙을 바탕으로 여러 종류의 어족이 존재하듯, 유럽 정치의 문법은 이 여섯 타입이 조합되어 만들어졌다고 보는 것이다. ‘타입’은 복합적인 역사적 현실과 이론적 모델 사이에 놓인 중간 지점으로 보면 된다. 역사 현실은 워낙 복잡다단한 탓에 모델로 환원될 수 없는데, 타입을 통한 분석은 이론적 추상성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 역사 경험을 드러내준다. 고대-중세-근현대의 연대기적 서술을 취하는 저자는 고대의 숨결이 현대 유럽과 한국의 정치 현실에 살아 있음을 구체적으로 포착한다. 그리스가 탁월한 점은 무엇보다 철학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발명했다는 데 있다. 고대는 멀고 깊다. 현대는 빠르고 실험적이다. 둘 사이의 간극에서 통찰력을 얻으려면 가까운 것과 얼마간 거리를 두면서 시야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에 따라 저자는 거대 역사를 조망하고자 방대한 정치의 역사를 아우른다.

이 책은 언어학적 사유의 틀을 정치에 접목하는 면에서도 차별성이 있지만, 또 하나 독특한 점은 그동안 제도권 정치학의 커리큘럼에서 간과·배제해왔던 부분을 강한 연결 고리로 만든다는 것이다. 저자는 중세사 연구를 치밀하게 해 연대기로는 1000년의 기간을 차지하나 서술에서는 빈곤했던 중세를 고대나 근현대와 동등한 비중으로 되살려낸다. 중세를 ‘크리스천돔’으로 개념화하여 이것이 오늘날 유럽 정치의 문법으로 계승되는 점을 밝혀내는 것이다. 중세를 상충하는 원리들이 공존하면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는 실험장으로 간주해보는 저자의 논리는 풍부하고 설득력 있다. 고대 그리스의 치밀한 철학적 사고는 훗날 기독교 교리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쳐, 기독교의 날개를 달고 고대 폴리스의 문법은 유럽은 물론 아시아나 아프리카 깊숙이까지 파고들었다.

단계적 서술을 취하고 있긴 하나 이 책은 고대에서 중세로,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오면서 앞선 시기를 흐릿하게 만들지 않는다. 새로움은 역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진보의 힘이 되지만 저자는 연속성을 등한시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현대인이 살아가는 틀에 여전히 고대 그리스의 철학과 민주주의가 작용하고, 현대의 혁명성과 개인주의는 무엇보다 기독교 세계로부터 꽃피웠다는 것이다. 예수의 혁명성이 오늘날 우리가 개인주의 사회를 이루도록 만들었다고 본다.

이 책은 보편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연속성이 서술의 중심이 된다. 물론 보편이 꼭 중심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가령 로마는 중국의 황제와 달리 변방에 위치하면서 열등감을 극복하려는 자세를 취했는데, 제국을 세웠을 때조차 자신들이 세상의 지리적 중심을 차지한다거나 다른 모든 문명보다 우수하다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그리스의 철학이 보편성을 띤다는 것, 혁명적인 기독교가 개인주의와 복지라는 양가적 개념을 모두 품어 보편적 종교가 될 수 있었던 점, 유럽이 이들 유산을 이어받아 끊임없이 보편을 향해 스스로를 가다듬어나갔다는 것이 이 책 서술의 핵심적인 줄기다.

현대의 뿌리에 가닿는 거대한 연구
비천한 기원은 어떻게 정치와 문화에 정점에 올라서는가

고대 그리스인들은 특수하고 개별적인 성향보다는 일반적·추상적·보편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성향을 보였다. 이것이 공적인 세계에서 그들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그들이 세운 폴리스는 정신적 바탕을 시로 표현하면서 강화시켜나갔다. 공동의 사유를 하는 데 탁월하고 서로 힘을 합치는 그들의 방식은 정치의 본질과 핵심을 구성했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보편성은 철학과 정치학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정치 체제의 유형에서도 발견되는데, 현실에서 특정한 정치 체제를 보고 귀납적으로 정치체를 구분하기보다는, 통치자 수를 하나-소수-다수로 구분하여 통치권을 유형화한 뒤 연역적인 방식으로 체제를 나눴다.

정치 현상에 대한 철학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은 유럽의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그리스 정치학, 폴리비오스와 키케로의 로마 정치학에 이어, 중세 크리스천돔에서는 성 아우구스티누스나 토마스 아퀴나스가 등장하고, 킹덤에서는 보댕이나 홉스가 중심 이론을 제시한다. 이후 근대 네이션의 시대에는 루소나 로크가 기본 이념을 제공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각 세력은 돌출되는 지점을 만들어낸다. 가령 저자는 로마가 정치 문법을 달리하면서 아테네보다 훨씬 더 개방적인 태도로 군사적 확장을 이루어 제국으로 성장하게 된 방식을 분석한다.

로마는 미천한 사람들이 모여 집단적 여성 납치처럼 자랑스럽지 못한 행동을 통해 세워진 나라다. 그러나 로마는 자신의 문화에 콤플렉스를 느꼈어도 미래만은 영광스러우리라는 확신을 정체성으로 삼았다. 기원의 비천함을 감추지 않고 기억한 이들은 이민자를 차별하지 않을 뿐 아니라 노예를 시민으로 받아들이는 정책도 안착시켰다. 이것이 유럽의 정치 문법으로 자리 잡아 중세에는 신성로마 제국과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들이 로마의 유산을 이어받았고, 근대에는 미국과 프랑스가 혁명을 통해 이를 확산시켰다. 이후 현대에 이르러서는 아메리카 대륙의 수많은 신생국에 전파되며 공화정의 보편화를 통해 현대 민주 정치의 기본 문법을 제공했다.

네이션의 유럽, 세계 정치를 깨우다
유럽은 왜 네이션을 딛고 다시 코스모폴리스로 나가는가

유럽에서 근대적 민주주의의 그릇이라 할 수 있는 네이션이 탄생한 배경에는 전통적 킹덤의 취약성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리스와 로마로부터 유럽은 폭군에 대한 거부감을 정치 문화의 유전자로 이어받은 것은 물론, 킹덤을 세운 집단은 게르만, 바이킹, 마자르 등 외부에서 공격해 들어온 점령 세력으로 기존 주민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대륙적 영향력을 확보한 교회의 견제를 받았다. 이처럼 킹덤은 취약했기 때문에 킹덤의 문법이 유럽에서 처음 네이션으로 이행할 수 있었다.

유럽에서 네이션의 발명이 혁명적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왕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가산제적 문법을 타파하고 주민 집단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새로운 질서를 세웠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와 프랑스, 미국까지 최초로 네이션을 만들어 정치 무대에 등장시킨 세력들은 모두 타민족과의 투쟁이 아니라 같은 문화 집단 안에서 지배 질서를 뒤엎으면서 근대의 정치 문법을 발명해냈다. 이 같은 혁명적 변화를 이끈 사상적 바탕은 앙시앵 레짐과 전통을 부정하는 자유와 평등이었고, 보편적이고 개방적인 가치관이었다.

고대부터 출발하는 이 책은 애초에 유럽연합이라는 독특하고도 신기한 정치 실험을 이해하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되었다. 동아시아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지역 통합을 유럽은 어떻게 성공시켰을까라는 질문이 출발점이었다. 유럽연합의 성공 요인을 추적하다보니, 네이션의 특성에서 시작해 크리스천돔이라는 공통 기반, 유럽 킹덤의 네트워크 연결성, 로마의 레스 푸블리카와 그리스 폴리스라는 뿌리에 다다랐다. 그 과정에서 협력과 통합의 정치에 대한 질문은 정치 영역 전체에 대한 의문과 고민으로 연결되었다. 이 여정은 결국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해 정치 전체에 관한 탐구로 확장되었다. 따라서 긴 역사의 흐름 속에서 현대라는 시작점을 계속해서 환기한다면 이 책을 쌍방향적이고 입체적으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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