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볼로냐 라가치 상 픽션 부문 SPECIAL MENTION 수상!
“자연 풍경과 농촌의 노동을 구체적인 장면들로 그리면서 삶의 풍요와 취약성을 동시에 보여 주는 작품” _심사평
가장 보잘것없는 존재가 가장 귀하다는 권정생의 작품 세계를 아름답고 서정적인 필치로 그린 그림책 『사과나무밭 달님』이 출간되었다. 1978년에 출간된 동화집 『사과나무밭 달님』(창비아동문고 5)의 표제작을 그림책으로 새롭게 만든 것으로, ‘권정생 문학 그림책’ 시리즈의 세 번째 권이다. 병들고 가난하지만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착하게 사는 필준이와 어머니 안강댁의 모습을 그리면서 서글픈 현실 속에서도 달빛같이 환하게 빛나는 희망과 기쁨을 이야기한다. 화가 윤미숙이 어머니이자 여성으로서의 안강댁을 위로하는 마음을 담아 새롭게 해석해 낸 그림들이 더욱 깊은 감동을 전한다.
또한 이 책은 2019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 상(픽션 부문 SPECIAL MENTION)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로부터 “자연 풍경과 농촌의 노동을 구체적인 장면들로 그리면서 삶의 풍요와 취약성을 동시에 보여 주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상세 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권정생
1937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해방 직후 우리나라로 돌아왔습니다. 가난 때문에 얻은 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인세를 어린이들에게 써 달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단편동화 「강아지똥」으로 기독교아동문학상을 받았고, 「무명 저고리와 엄마」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습니다. 동화 『사과나무 밭 달님』 『몽실 언니』 『바닷가 아이들』 『점득이네』 『하느님의 눈물』 『밥데기 죽데기』, 소설 『한티재 하늘』, 시집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등을 남겼습니다.
그림 : 윤미숙
그린이 윤미숙은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습니다. 지금은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2004년 『팥죽할멈과 호랑이』로 볼로냐 라가치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그 나무가 웃는다』 『웃음은 힘이 세다』 『토끼와 자라』 『작은 배가 동동동』 『펭귄』 『뻐드렁니 코끼리』 『흰 쥐 이야기』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마흔 넘은 노총각 필준이는 효자입니다.
필준이의 효심은 어머니에게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보다 더 어린아이가 되어 버린 어머니를 가엾이 여기는 마음입니다.
동네에서 제일 가난한 모자이지만 서로 사랑하기에 불행하지 않습니다.
어머니의 옷, 달님, 사과꽃은 모두 순진무구한 노란색으로 그려집니다.
필준이에게 어머니는 달님이고, 사과꽃이고, 해맑은 어린아이인 것입니다.
필준이 얼굴은 주름졌지만 어머니 앞에서 늘 웃고 있습니다.
한낮의 태양은 너무 밝아서 그늘을 만들지만,
한밤의 달님은 낮고 어두운 곳을 따스하게 비춰 줍니다.
서글픈 일도 있지만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착하게 사는 이들이야말로
이 세상에 내려온 달님 같은 사람들입니다.
_아동문학평론가 박숙경
‘권정생 문학 그림책’ 시리즈의 세 번째 권 『사과나무밭 달님』은 1978년에 출간된 동화집 『사과나무밭 달님』(창비아동문고 5)의 표제작인 「사과나무밭 달님」을 그림책으로 새롭게 펴낸 것이다.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필준이와 어머니 안강댁의 모습을 서정적으로 그렸다.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착하게 사는 사람들
필준이 모자는 강가 과수원지기로 가난하게 살고 있다. 필준이 어머니 안강댁은 ‘얼빠진’ 할머니이다. 떨어진 단추도 제대로 꿰매지 못하고, 베개를 업고서 소꿉놀이를 하는가 하면 고기가 먹고 싶다, 장 구경을 가고 싶다 하며 아들을 졸라 댄다. 안강댁의 외아들 필준이는 병든 어머니 때문에 학교도 그만두고 이 집, 저 집에 밥을 얻어먹으러 다녔다. 열두 살 때부터는 머슴살이를 해 왔지만 여태 집 한 칸 마련할 수 없는 신세이다. 필준이는 마흔이 다 되도록 장가도 못 가고 사람들의 비웃음을 받지만 병든 어머니를 탓하거나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지 않는다. 작고 허름한 외딴집에서나마 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 더없이 행복하다. 필준이는 어머니와 함께 비록 과수원지기지만 이 집에서 살아가는 것이 더없이 행복했습니다. 마흔 살이 다 되도록 아직 어린애만 같은 자기는 어머니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을 것만 같았습니다.
필준이의 모습에서,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오히려 인간다움과 희망을 이야기한 작가 권정생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사과나무밭 달님』은 전쟁, 가난, 질병과 같은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환하게 빛나는 희망과 기쁨과 아름다움을 말하는 작품이다.
현대사의 비극적인 시간을 지나온 어머니에게 보내는 위로
한국적 정서를 현대적으로 표현해 내는 데 탁월한 화가 윤미숙은 이 책에서 특기인 석판화와 콜라주 기법을 사용했다. 질박한 느낌의 단색 면에 기교를 부리지 않은 뭉툭한 선을 올려 글의 정서를 그대로 살려 내었다. 화가는 특히 어머니 안강댁에 주목하여 작품을 새롭게 해석해 냈다. 안강댁의 남편은 필준이의 첫돌을 앞두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안강댁은 사십 년 동안 소식 없는 남편을 기다리다가 머리가 하얗게 세어 버렸다. 간간이 들리는 소문엔 일본 순사한테 잡혀 옥살이를 하다가 죽었다고도 하고, 나쁜짓을 하다가 깡패들에게 맞아 죽었다고도 했습니다. 어쨌든 필준이가 나이 마흔이 가까운 지금까지 기다려도 오지 않는 걸 보면 죽은 것이 틀림없는 일이었습니다. 화가는 글로는 표현되지 않아 안강댁이 미처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들어 주고자 했다. 그리고 위로하고 다독이고 싶은 마음으로 안강댁의 젊은 시절을 그려 넣었다. 작은 아기를 품에 꼭 안고 있는 안강댁의 표정, 전쟁 통에 아기를 업고서 피란 행렬을 거슬러 가는 안강댁의 모습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무심히 보면 안강댁은 ‘미친 사람’이라 아들에게 ‘나쁜 어미’일 뿐이다. 하지만 이 그림들을 통해 독자들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이라는 비극적인 역사 속에서 이름도 없이 그저 ‘안강댁’이라 불리며 혼자 아이를 건사해야 했던 여성이 겪었을 절절한 사연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낮고 어두운 곳을 비추는 따스한 달빛
안강댁과 필준이는 저녁을 먹다 말고 일어나 떠오르는 달님을 바라본다. 모자의 얼굴 위로 내리는 환한 달빛은 주름진 얼굴 구석구석을 보듬어 준다. 달빛은 이들의 삶을 아름답게 승화시킨다. “저건 바로 너희 아버지 얼굴이야. 집을 나간 뒤 한 번도 돌아오지 않는 미운 아버지지만 그래도 저건 너희 아버지 얼굴이야…….” 안강댁의 눈에, 그리고 필준이의 눈에도 달빛처럼 아름다운 눈물이 소리 없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불쌍하고 소외된 사람이야말로 바로 하느님이라 믿은 권정생의 사상을 작품 속에 오롯이 담기 위해 화가는 노란색을 상징적으로 사용했다. 말갛고 순진한 노란색은 안강댁의 저고리, 사과나무꽃, 달님으로 이어진다. 결국 늙고 병든 안강댁이 희망과 기쁨을 전하는 달님과 같은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다. 「사과나무밭 달님」은 오래전에 발표되어 많은 독자에게 감동을 전해 온 동화이다.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써낸 권정생의 작품이 정성스럽게 그린 그림과 어우러져 오늘의 독자에게 더욱 풍부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권정생의 빛나는 단편동화를 그림책으로 만난다!
‘권정생 문학 그림책’ 시리즈
권정생 단편동화가 그림과 만나 새로운 감상을 전하는 그림책 시리즈다.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동화들이 그림책으로 피어나 문학의 감동을 확장한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세대를 뛰어넘어 더 많은 독자들과 풍성하게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2015년 첫 권 『똘배가 보고 온 달나라』(김용철 그림)를 선보였다. 이후 2017년 5월 권정생 10주기에 맞춰 출간한 『빼떼기』(김환영 그림)에 이어 세 번째 권 『사과나무밭 달님』(윤미숙 그림)을 출간했다. ‘권정생 문학 그림책’은 이후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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