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임마누엘 칸트
그는 63세에 이르러 집을 소유할 수 있었다. 그때는 이미 결혼 적령기를 한참이나 넘긴 나이였다. 쉰일곱에 첫 번째 주요 저술 <순수이성비판>(1781)을 출간했다. 십 년을 넘게 시간강사 생활을 이어가다 46세가 돼서야 자기 고향에 있는 쾨니히스베르크 대학의 철학과 교수가 될 수 있었다. 평범한 서민의 아들이었으며, 젊어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도 아니었고, 부와 명예를 위해 활발하게 활동한 사람도 아니었다. 그러나 칸트는 늦은 나이에 빛을 내기 시작한 천재였다. 소크라테스 이후 오랜 세월 이어진 고전 철학을 반성하면서 현대의 정신 세계를 자극하는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 냈다. <순수이성비판>을 출간한 후 4년 뒤 <도덕 형이상학의 기초>(1785), <실천이성비판>(1788), <판단력 비판>(1790>, <영원한 평화를 위하여>(1795), <도덕 형이상학>(1797) 등을 집필했다.
1804년 죽음에 임박한 노철학자는 늙은 하인 람페에게 포도주를 한 잔 청해 마시고는 “에스 이스트 굿(Es ist gut)”이라는 말을 남긴 뒤 영원한 평화에 들었다. 그 말은 “좋다”라는 뜻이었다. 장례식은 16일 동안 계속되었다. 땅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그의 빈소를 찾았으며, 하늘에서는 2월의 별자리들이 그를 맞이했다. 칸트의 묘비명에 새겨진 문장은 이러하다. 그것은 <실천이성비판> 맺음말의 첫 구절이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커져만 가는 존경과 경탄으로 내 마음을 새롭게 채워 주는 두 가지가 있으니 별이 빛나는 밤하늘이요, 내 안의 도덕법률입니다.”
역자 : 김상현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칸트의 미감적 합리성에 대한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학교 강의교수를 거쳐 현재 성균관대학교 학부대학 전임대우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미술은 철학의 눈이다: 하이데거에서 랑시에르까지, 현대철학자들의 미술론』(공저), 『이성의 운명에 대한 고백: 순수 이성 비판』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임마누엘 칸트: 판단력 비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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