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징후
1장 민심은 통계보다 먼저 도착한다
2장 아침 회의 20분의 전쟁
3장 작은 일정 하나가 큰 메시지가 된다
Ⅱ. 문장
4장 보도자료는 정보를 넘어 프레임이다
5장 발언문이 살아있으려면 사람의 목소리여야 한다
6장 질문 하나로 장면을 만드는 사람들
7장 법안의 한 줄이 현실을 바꾸지 못하는 이유
Ⅲ. 조직
8장 의원실은 작은 정부다
9장 당·부처·언론: 서로 다른 언어의 번역자
10장 인재영입은 사람을 데려오는 일이 아니다
11장 내부 갈등은 명분의 언어로 온다
Ⅳ. 위기
12장 첫 3시간, 모든 것이 결정된다
13장 사과할 것인가, 설명할 것인가, 싸울 것인가
14장 기사 한 줄이 바꾸는 하루, 하루가 바꾸는 판
Ⅴ. 성장
15장 어느 날부터 질문의 크기가 달라진다
16장 한 사람의 메시지를 시대의 문장으로 바꾸는 법
17장 선거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운영’을 준비하는 사람들
Ⅵ. 전환
18장 화면 속의 전쟁: 디지털 시대의 보좌관
19장 세계의 보좌관들: 연단 뒤는 어디에나 있다
20장 이름 없는 사람들의 마지막 회의
에필로그 이 책을 쓸 자격에 대하여
부록 A-E 실무 템플릿
저자소개
저자 : 최병현
두 딸의 아빠.
사람과 사회가 왜 자꾸 어긋나는지가 오래된 의문이었다. 그 답을 찾으려고 신학과 철학으로 인간의 안쪽을 파고들었고, 정책학으로 제도의 뼈대를 뜯어보았다. 그러나 책상 위에서 아무리 정교하게 쌓아 올려도, 현실은 늘 그 모형 바깥으로 흘러넘쳤다. 사유만으로는 닿지 않는 자리가 있다는 것을, 그는 그렇게 배웠다.
그래서 책 밖으로 걸어 나왔다. 직접 정당을 만드는 일에 뛰어들었고, 지금은 국회에서 현실 정치의 한복판을 매일같이 통과한다. 새벽에 울리는 전화, 한 줄을 두고 며칠을 다투는 법안, 한순간에 뒤집히는 판. 그 속에서 그는 하나의 결론에 이르렀다. 민주주의는 완성된 답안지가 아니라, 끝없이 손봐야 비로소 굴러가는 ‘과정의 기술’이라는 것.
그 깨달음 위에서 그는 자신의 정치 철학을 세웠다. 다수결의 틈으로 자꾸 미끄러지는 소수와, 아직 표를 갖지 못한 미래 세대를 함께 지키자는 생각. 그는 이것을 “프로텍티즘(Protectism)”이라 불렀다. 큰 목소리가 아니라 작은 목소리를, 오늘의 셈법이 아니라 내일의 몫을 정치의 한가운데로 끌어오려는 시도다.
그의 신념은 의외로 단출하다. 정치는 진영의 구호를 키우는 일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을 한 뼘 가볍게 하는 일이라는 것. 그래서 그는 늘 질문을 바꾼다. “누가 옳은가”가 아니라 “무엇이 진짜로 사람을 돕는가”를 묻는다. 데이터는 방향을 잡기 위해 쓰고, 현장은 그 방향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찾는다. 그리고 믿는다. 더 나은 답은 언제나 다음 질문 속에 숨어 있다고.
출판사 서평
더레드캠프는 ‘승리를 기록하는 자들의 진지’를 표방한다. 현장에서 싸우고, 그 싸움을 기록으로 남기는 곳. 우리가 붙드는 것은 번드르르한 구호가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는 정치, 그리고 그 작동의 원리다.
『보좌관 전쟁』을 세상에 내놓는 이유는 분명하다. 한국 정치를 다룬 책은 서가를 채우고도 남지만, 정치를 ‘실제로 만드는 사람들’이 직접 쓴 책은 드물었다. 정치인의 회고록도 아니고 평론가의 분석도 아닌, 매일 현장에서 정치를 설계하는 사람의 1인칭 육성. 그 빈자리를 메우고 싶었다.
이 책은 두 사람을 향한다. 한 사람은 정치의 안쪽에서 일하거나, 언젠가 그 안으로 들어서고 싶은 이들이다. 그들에게 이 책은 일곱 해의 실전 감각을 한 권에 눌러 담은 안내서다. 다른 한 사람은 정치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은 시민이다. 그들에게 이 책은 뉴스가 끝내 보여주지 않던 ‘과정’으로 난 창이다.
정치를 향한 냉소가 이토록 깊은 시대에, 우리는 굳이 이런 책을 낸다. 냉소만으로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정치를 바꾸려면, 먼저 정치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 책이 그 첫걸음에 놓이기를 바란다.
"우리는 정치인의 얼굴은 안다. 그 얼굴을 만든 사람은 모른다."
법안 하나가 통과된다. 그 법은 누가 썼을까. 의원이 명연설로 박수를 받는다. 그 말은 누가 골랐을까. 터질 뻔한 사고가 소리 없이 가라앉는다. 누가 막았을까. 한 후보가 선거에서 이긴다. 그 판은 누가 짰을까.
우리 눈에 닿는 것은 늘 결과뿐이다. 그것을 만든 과정은 무대 뒤 어둠 속에 있다. 그리고 그 어둠 속에, 보좌관이 있다.
권력에 가장 가까이 붙어 일하지만, 정작 권력은 쥐지 않는 사람. 정치의 거의 전부를 만들어내면서도, 그 무엇 하나 제 몫으로 챙기지 않는 사람. 표는 의원이 받고 책임도 의원이 진다. 그 모든 것을 미리 갈무리해두는 손은, 늘 화면 바깥에 있다.
이 책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 의원의 한마디 뒤에는 몇 사람의 밤이 새워졌을까?
- 법안의 한 줄은 어떻게 누군가의 내일을 바꾸는가?
- 악재가 터진 새벽, 사과와 설명과 반격 사이에서 무엇을 집어야 하는가?
- 모자란 사람과 시간으로, 한 표는 어디서 더 길어 올리는가?
읽고 나면 달라지는 것이 있다.
- 정치 뉴스에서 ‘누가 말했나’가 아니라 ‘누가 만들었나’가 보이기 시작한다.
- 정치인의 이미지가 아니라, 그 이미지를 떠받친 설계가 읽힌다.
- 정치를 욕하기 전에,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먼저 이해하게 된다.
정치는 구호가 아니라 실행으로 완성된다. 그리고 그 실행의 맨 앞에, 이름을 남기지 않는 사람들이 서 있다. 『보좌관 전쟁』은 그들의 첫 기록이다.
저자의 말
이 글을 쓰기까지 오래 망설였다.
국회에서 짧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그사이 선거를 네 번 치렀고, 국정감사를 몇 차례 겪었고, 새벽에 울리는 전화에도 이제는 심장이 덜 뛴다. 처음 의원회관 복도를 걷던 날의 긴장은 닳아 사라졌고, 그 자리에 익숙함 비슷한 것이 들어앉았다. 그런데 막상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려는 순간, 익숙함이 아니라 송구함이 밀려왔다.
솔직히 고백한다. 내가 이 책을 쓸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끝내 확신하지 못했다.
국회에는 나보다 훨씬 깊은 사람들이 있다. 새벽 네 시에 나와 회의 자료를 매만지는 사람, 법안의 조문 하나를 붙들고 몇 달을 부처와 씨름하는 사람, 단 한 번도 기자에게 거짓을 말하지 않아 그 신뢰 하나로 무너질 위기를 막아낸 사람, 의원이 잘못된 길로 접어들려 할 때 불편한 진실을 끝내 입에 올리는 사람. 그들은 책을 쓰지 않는다. 쓸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책보다 더 급한 일이 늘 눈앞에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은 질의서를 고치고, 부처에 전화를 걸고, 내일 아침의 판을 짜고 있다.
그 사실이 나를 오래 붙들었다.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쓰지 않고, 덜 아는 내가 쓴다. 이 역설 앞에서 몇 번이나 원고를 멈췄다.
이 책에 담은 것들-아침 회의를 굴리는 방식, 보도자료의 구조, 위기에 대응하는 순서, 갈등을 다루는 원칙-은 어느 것도 내가 처음 발명한 것이 아니다. 수십 년간 국회를 지켜온 선배들이 무수한 시행착오로 깎아낸 것이고, 지금 이 시간에도 수천 명의 보좌진이 현장에서 매일 새로 고쳐 쓰는 것이다. 나는 그 거대한 축적에서 작은 조각 하나를 조심스레 주워 담았을 뿐이다.
그래서 두렵기도 하다. 이 작은 조각이 마치 전체인 양 읽힐까봐. 보좌관의 세계가 이 한 권에 다 담겼다고 오해될까봐. 분명히 해두고 싶다. 이 책에 쓰지 못한 것이, 쓴 것보다 훨씬 많다. 야간 국회에서 밤을 새우며 수정안을 조율하던 얼굴들, 민원 하나를 풀려고 관공서를 다섯 번씩 드나들던 발걸음, 의원의 낙선 다음 날 담담히 짐을 싸 인수인계를 마치던 뒷모습. 그런 장면들은 끝내 이 책에 다 옮기지 못했다.
그럼에도 끝내 펜을 든 이유는 하나다. 누군가는 기록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무대 위만 환한 정치에서, 무대 뒤의 어둠을 단 한 번이라도 비춰보고 싶었다. 그 어둠 속에서 묵묵히 정치를 떠받쳐온 이름들에게, 이 부족한 책이 작은 빚 갚음이라도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그 자리에 설 누군가에게, 희미한 길잡이 하나로 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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