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 기자가 알려주는
지극히 현실적인 브랜드 수업이자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작고 귀여운 직업’을 선택한
대안적 삶에 대하여
“돈을 많이 벌든 적게 벌든 나는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할 것 같다.
자기만의 일을 자유롭게 만들어 간다는 감각이 좋다.
내 뜻대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엄청난 행운이다.
이 소소한 행운을 지켜 나가고 싶다.” - 본문에서
퇴사보다 현실적인 선택, '작게 시작하는 사람들'
혼자서도 지속할 수 있는 작은 브랜드를 만들고, 좋아하는 일을 오래 이어가는 방식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1인 브랜드, 작은 공방, 독립출판, 온라인 스토어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작고 귀여운 직업』은 이러한 시대 변화를 현실적으로 담아낸 책이다. 경제지 기자였던 저자는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 문구 작가가 되었다. 이 책이 '퇴사 성공기'는 아니다. 회사를 그만두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낭만도, 무작정 용기를 내라는 조언도 하지 않는다. 대신 지금 가진 것 안에서 작게 시작하고, 시행착오를 줄이며, 조금씩 자신의 일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저자는 적은 자본으로 시작했고, 혼자 감당할 수 있는 규모를 유지하며 자신의 속도대로 브랜드를 일궈 왔다. 문구 브랜드를 운영하며 사업이 성장하는 기쁨도 경험했지만, 동시에 무리한 확장이 삶의 균형을 무너뜨린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더 많은 상품을 만들고, 더 많은 주문을 처리하고, 더 많은 매출을 올릴수록 정작 자신이 좋아했던 창작의 즐거움은 점점 사라져 갔다. 그래서 저자는 방향을 바꾼다. '계속 커지는 브랜드'가 아니라 '계속 좋아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기로. 저자는 매출보다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작은 규모를 유지하면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고, 돈뿐 아니라 시간과 삶의 여유까지 함께 지켜낼 수 있다고 말한다.
목차
프롤로그 퇴사 후 문구 작가 4
1 저는 작고 귀여운 직업인입니다
오랜 꿈은 아니었지만 16
먹고사는 그 문제 21
시작하는 마음가짐 26
작고 귀엽게 존재하기 30
“적게 일하고 많이 버세요!” 37
우리 동업할까요? 42
내 꿈은 문구 작가 48
2 오늘도 작고 귀여운 걸 만듭니다
문구 시장 투어 56
“제작업체 정보 좀요!” 62
두근두근 첫 신상 68
파본에 쿨해지기 74
제철 문구 80
유행이 뭐라고 87
베스트셀러 의존증 92
정답은 없었다 97
지독한 콘셉트 장인 103
인생 브랜드 108
찐팬이 나타났다 114
3 먹고사는 문제가 귀엽지만은 않습니다
작업실 꾸미기 122
나의 작은 상점 128
택배는 감동을 싣고 135
무한 포장 알바 142
SNS 언제 안 어려워요? 148
기싸움하지 맙시다 155
놀고 있지만 물건은 팔리는 161
운명 공동체의 운명 166
숫자와 어색한 사이 172
4 기어코 살아남고 싶을 뿐입니다
작별의 시간 181
문구 서바이벌 185
유행이 지나간 다음 191
고인 물이 된다는 건 200
나의 유통 기한 206
생존 다이어트 213
오래된 맛집처럼 221
에필로그 잔잔한 자유 227
상세 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조재성
문구 작가. 스티커나 메모지 같은 조그만 물건을 만든다. 문구 브랜드 ‘밍키트’를 운영하며 8년을 ‘작고 귀여운 직업인’으로 살고 있다. 이전엔 경제지 기자로 3년을 일했다. 미대 출신으로 예술가를 꿈꿨지만 갑자기 선택한 취직이었다. 문화 예술 분야를 맡을 줄 알았는데 IT 담당 기자로만 일했다는 사실. 당시 『블루스크린: 세상 모든 IT 흑역사』라는 책을 썼다.
문구 작가가 꿈꾸던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기꺼이 사랑하고 싶은 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잔잔하고 자유롭게 살고 싶어 서울에서 연고 없는 서산으로 이사 왔다. 바닷가를 산책하며 멍하니 윤슬을 바라보는 일상을 산다. 그저 작고 귀엽게 존재하고 싶다. 저, 계속 이렇게 살 수 있겠죠?
경제지 기자 출신인 저자는 감성적인 위로보다 현실적인 관찰에 익숙하다. 그래서 문구 작가가 된 이후에도 시장을 분석하고, 소비자의 취향을 관찰하며, 브랜드를 운영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기록한다. 어떻게 시장조사를 해야 하는지, SNS는 어떻게 활용하는지, 유행은 어떻게 읽는지, 작은 브랜드는 무엇으로 차별화를 만들어야 하는지까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낸다. 책 곳곳에는 작은 브랜드를 운영하며 얻은 실패와 시행착오, 그리고 그 안에서 찾은 해답들이 담겨 있다. 성공담 대신 매출이 떨어질 때의 불안, 창작과 생계 사이에서 흔들리는 마음, 혼자 일하는 사람이 겪는 고민까지 솔직하게 기록한다. 그래서 오히려 더 현실적이다.
저자가 문구를 만드는 과정은 프리랜서의 일과 닮아 있고, 작은 브랜드를 운영하는 이야기는 디자이너와 작가, 크리에이터, 독립출판인, 1인 사업자의 삶과도 맞닿아 있다. 결국 이 책은 '내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하는 삶의 과정을 보여준다. 그래서 자신의 일을 다시 생각해 보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닿는다. 직업을 바꾸고 싶은 사람, 소소하게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 사람, 지금 하는 일을 더 오래 좋아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책 속에서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게 된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산다’는 것의 의미
"좋아하는 일을 하라."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좋아하는 일도 결국 돈이 되어야 하고,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 사이에서 포기하거나 타협한다. 저자 역시 어느 순간 자신이 창작보다 매출에 더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잘 팔리는 상품만 만들고, 숫자로만 자신의 일을 평가하기 시작했을 때 창작의 즐거움은 조금씩 사라졌다. 그때 비로소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문구를 팔기 위해 일하는 사람인가, 문구를 만드는 사람인가. 이 질문은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직장인과 창작자, 자영업자가 매일 마주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저자는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기 위해서는 돈과 의미, 생계와 즐거움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창업 에세이를 넘어 삶의 태도를 이야기하는 책이 된다.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보다, 어떻게 오래 좋아하며 살아갈 것인가. 『작고 귀여운 직업』은 그 질문에 단단한 답을 건네는 책이다.
책 속으로
돈을 많이 벌든 적게 벌든 나는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할 것 같다. 그만둘 이유를 찾지 못했고, 오히려 갈수록 이 일이 더 좋아진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기만의 일을 자유롭게 만들어 간다는 감각이 좋다. 문구 창작뿐 아니라 직업과 일상까지도 창작할 수 있다.
---p.9 「프롤로그 퇴사 후 문구 작가」 중에서
나 같은 문구 작가들은 모나미나 아트박스를 차리겠다는 야심 찬 사업가와는 거리가 멀다. 자기만의 감각이 담긴 문구를 만들어 소소하게 팔아 보고 싶다는 소상공인에 가깝다. 제작은 인쇄업체에 외주를 맡기고, 홍보는 SNS를 활용한다. 판매는 대개 자체 온라인 스토어를 활용하지만 오프라인 매장 입점 제안을 마다하진 않는다. 이런 문구 작가는 대부분 소자본으로 창업한 1인 사업자다.
---p.17 「오랜 꿈은 아니었지만」 중에서
자기만의 일을 하는 삶은 고용주와 계약한 직장인의 삶과는 차이가 크다. 문구 작가의 일이란 정해진 게 하나도 없다. 정해진 업무 시간이 없다. 일하는 방식도 알아서 정해야 한다. 최저 임금도 없고 철저히 성과에 따라 보상받는다. 나의 노동 대가는 스스로 책정해야 한다. 퇴사는 없지만 폐업이 있다. 자유가 주어지지만 그만큼 불안정함의 연속이다.
---p.23 「먹고사는 그 문제」 중에서
작은 브랜드는 열등한 상태가 아니다. 성장을 포기한다는 뜻도 아니다. 문구 작가에게 성장이란 무엇일까? 좋아하는 작업에 더 몰두하는 것, 취향을 공유하는 기쁨을 극대화하는 것, 대체 불가능한 감각을 기르는 것 등등. 꼭 덩치를 키우지 않아도 추구할 수 있는 가치들이다. 오히려 작게 존재해야 본질에 집중하는 데 유리하다.
---p.34 「작고 귀엽게 존재하기」 중에서
매출이 하락했을 때 위기가 온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건 외부로부터 온 위기에 가깝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돈에 강한 의미를 둘 때 내면의 위기가 찾아온다는 거다. 돈에 너무 연연한 나머지 돈벌이에만 집중하게 되면 자기만의 일은 망가지기 쉽다. 자연스럽게 위기가 시작된다.
---p.50 「내 꿈은 문구 작가」 중에서
문구 작가에게 파본은 숙명 같다. 드문드문 일어나지만 어쨌든 일어나긴 한다. 사람이 가끔 체하고 감기 걸리는 것처럼. 파본은 스트레스의 근원이 될 수 있다. 나에게도 파본은 파국이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감정을 낭비하지 않 는다. 시간이 지나니 쿨해진다. 파본에 내성이 생겼다고 할 수 있겠다.
---p.78 「파본에 쿨해지기」 중에서
유행과 브랜드 정체성은 반대 개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유행을 따르다 보면 정체성이 옅어지고, 정체성을 고집하다 보면 유행에서 멀어지는 느낌이다. 적절한 타협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 타협은 내 색깔을 손상하는 유행 따르기, 그리고 정체성을 더 선명하게 해주는 유행을 구분하는 데서 시작된다.
---p.91 「유행이 뭐라고」 중에서
팔아 보기 전엔 알 수가 없다. 팔아도 팔리지 않는다면 단종의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베스트셀러는 몇 년이고 팔린다. 처음에만 반짝 반응을 얻다가 급격한 하향 곡선을 보이는 상품도 있다. 초기 반응은 미미했지만 나중에서야 빛을 보는 상품도 존재한다. 심지어 출시되자마자 단종 후보에 오르는 실패작들도 많다. 타율을 높이고 싶지만 힘을 잔뜩 줄수록 번번이 헛스윙이다.
---p.93 「베스트셀러 의존증」 중에서
팬 만들기는 과학이 아니다. 공학이나 수학도 아니다. 어떤 공식을 내 사업에 적용했다고 해서 꼭 나타나는 존재들이 아니란 말이다. 팬이란 존재는 기묘하기 짝이 없어서 누군가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도 생기지 않다가도 팬 양성에 딱히 신경 쓰지 않는 누군가에겐 구름처럼 몰려들기도 한다. 인간관계의 어려움과 재질이 비슷해서, 유독 인기 있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처럼 인기 작가는 다른 세상 생명체 같다.
---p.116 「찐팬이 나타났다」 중에서
소비자가 언제든 불만을 표할지 모르는 불편한 존재만은 아니다. 나의 팬이자 자존감 지킴이들이기도 하다. 울적한 기분이다가도 소비자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하루를 바꾼다. 이 힘을 깨달은 이후엔 소비자로서 물건을 구매할 일이 있을 때 판매자를 향한 다정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p.160 「기싸움하지 맙시다」 중에서
문구 창작은 오묘한 구석이 있다.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는 일로 규정하면 사업에 가깝다. 작품을 창작하는 일이라 생각하면 예술로 느껴진다. 사업과 예술의 경계에 있는 셈이다. 경쟁이란 말은 사업엔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예술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니 문구 창작과 경쟁이란 어울릴 수도,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p.188 「문구 서바이벌」 중에서
조금 더 창작자 관점에서 보자면, 문구 작가가 고인 물이 된다는 건 매너리즘에 빠진다는 말이기도 하다. 매너리즘에 빠진 창작자는 열정도 희망도 동기도 부족한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는 예측할 수 있는 창작만을 하게 된다. 분명 새로운 걸 만들었지만 하나도 신선하지 않다. 그 사실을 나만 모르는 단계까지 나아가면 완벽한 매너리즘이다.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당장 시장 가치를 잃진 않는다. 매너리즘의 수렁에서 오랜 시간 빠져나오지 못했을 때 내가 이뤄온 것들이 하나둘 무너지기 시작한다. 마침내 ‘고인 물’이라고 평가받으며 외면당한다.
---p.201 「고인 물이 된다는 건」 중에서
사업 5년 차에 접어 들었을 무렵 서울을 벗어났다. 서울에 살던 나는 서울에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문구 작가로 살아가는 데 꼭 서울 이어야 할 이유가 없었다. 고비용의 서울 생활을 마무리 하고 연고가 없는 지방 소도시로 이사를 갔다. 사진을 찍으러 여행을 다니다 눈여겨본 지역을 선택했다. 임대료와 생활비 측면에서 여유를 얻고, 자연과 가까운 지역이라서 촬영도 더욱 자주 나갈 수 있었다. 꼭 서울이 아니어도 괜찮다.
---p.219 「생존 다이어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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