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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안부: 쉽게 미워하고 오래 사랑하는 계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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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391191
ISBN
9791193941768
출판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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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6-08-30
페이지, 크기, 무게 220쪽, 120*195mm, 286g
목차
들어가며 뜨거웠던 모든 순간은 여름

1부 미움이 편리한 계절
쉽고 게으른 감정
4월은 너의 계절
쉼이 있는 날들이기를
당신을 너무 사랑하는 불안
늦게 좋아하게 된 것들
고독 타이르기
혹시 모른다
어떤 사람은 계절의 풍경을 바꾸기도 한다
호구 같은 인생
살면 살아진다

2부 나를 잃지 않는 마음
나를 지키는 이타
한 사람의 디테일
책을 읽나요?
무럭무럭 자라나는 일
이름 없는 요리
나의 이름은
명랑은 힘이 세다
기어코 완주
시절의 힘
울고 싶을 땐 미생을 본다
완벽하지 않아도 자란다
쫌쫌따리의 기적

3부 당신이라는 세계
어떤 세계와의 이별
당신을 믿는다
오랫동안 이 시는 살지, 살아서 당신을 살게 하지
60번째 생일
풍경을 모으는 일
빌라 사람들
냉면 한 그릇의 세계
당신에게 맞는 햇빛
시절을 지키는 사람들
나의 세계에 다른 세계를 앉히는 일
연걸
희재에게

4부 안부를 오래 묻는 사람
네게 이 여름이 덜 고되기를
사랑의 결을 읽기 좋은 계절
비로소 하는 일
두려움 결산기
나를 웃게 하는 곡선
시간을 까서 마신 밤
무언가를 사랑하기 위해선 더 치열해져야 한다
사랑한다 고생깨나 할지라도
내가 좋아하는 네가 얼마나 특별한지
야구엔 인생이 있다니까요
우리에겐 잡을 여름이 있다
저자소개
저자 : 백가희
계절이 바뀔 때마다 사람의 마음도 조금씩 달라진다고 믿으며, 그 변화의 순간들을 오래 바라보고 기록한다. 기쁜 날보다 흔들리는 날, 답을 찾기보다 누군가의 안부를 묻고 싶은 날에 글을 쓴다. 삶이 어려울 때마다 사랑이 머물렀던 순간을 떠올리며 다시 일어났고, 내 문장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안부가 되기를 바란다.
《당신이 빛이라면》 《이토록 사랑스러운 삶과 연애하기》 《누군가는 사랑을 말해야 하지 않을까》 《간격의 미》 《너의 계절》을 썼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bgahee
인스타그램 @1riot_of_emotion
트위터 @ariotofemot1on
출판사 서평
SNS에서 수십만 독자의 마음을 움직인 사랑의 에세이스트,
《당신이 빛이라면》 백가희가 건네는 가장 뜨겁고 다정한 계절의 안부!

“당신의 여름은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나요?”

미움에서 안부까지, 한 계절을 건너온 마음의 기록

《당신이 빛이라면》, 《이토록 사랑스러운 삶과 연애하기》를 통해 백가희 작가는 사랑이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꾸준히 기록해왔다. 그러나 작가가 이야기하는 사랑은 마냥 밝고 충만한 감정만을 뜻하지 않는다. 사랑하기 때문에 불안해지고, 타인과의 차이 앞에서 흔들리며, 그럼에도 관계와 삶을 쉽게 포기하지 않으려는 마음까지 사랑의 일부로 바라본다.

작가는 이러한 마음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계절로 ‘여름’을 택했다. 뜨거운 햇볕과 열대야, 갑작스러운 소나기처럼 여름에는 애써 감춰둔 감정이 불쑥 모습을 드러낸다. 작가에게 여름은 관계의 균열과 마음의 흔들림을 피하지 않고 바라보게 하는 시간이며, 삶에서 뜨겁게 지나온 모든 순간을 부르는 또 하나의 이름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미워했던 계절을 되짚으며, 미워하는 데 마음을 쏟느라 놓쳤던 사람과 풍경을 다시 바라본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미움’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으려 애쓰고, 나아가 타인의 세계를 이해해 간다. 일상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이 무엇인지 살피고, 서로 다른 세계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헤아린다.

《여름, 안부》 곳곳에는 사랑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놓여 있다. 모든 것이 쉽게 미워지는 계절에도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잊지 않으려 하고, 그 마음을 지키기 위해 부지런해진다. 작가가 건네는 다정한 안부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 역시 자신이 지나온 여름과 그 안에 남은 사람, 다음 계절까지 가져가고 싶은 마음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사랑은 불편하고 어렵고 난해하지만 미움은 간단하고 쉽고 편리합니다.”
한 사람을 쉽게 판단하지 않기 위해 오래 들여다보는 마음에 관하여

마음이 잘 맞는 사람만 곁에 두고, 듣기 싫은 이야기는 외면하면 관계는 한결 편해진다. 누군가를 오래 알아가는 데 시간을 들이기보다 잘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멀어지고, 이해하고 기다리는 수고보다 판단하고 포기하는 쪽을 택하기도 한다. 백가희 작가가 “사랑하기로 결심한 사람이야말로 부지런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사랑은 저절로 지속되는 감정이 아니라, 한 사람을 함부로 단정하지 않기 위해 기꺼이 들이는 시간과 수고에 가깝다.

〈빌라 사람들〉에서 작가는 서로 다른 이웃들의 삶을 “켜켜이 쌓인 이불”에 비유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만으로 누군가를 판단하기보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저마다의 사정을 한 번 더 헤아리며, “너무 다른 사람과 같이 사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적는다.

사람도 계절처럼 멀리서 볼 때와 가까이서 겪을 때가 다르다. 관념 속 여름에는 푸른 녹음과 살랑이는 바람이 있지만 현실의 여름에는 초파리와 땀 냄새, 아스팔트의 복사열과 장마철의 눅눅함이 함께 있다. 중요한 것은 불쾌한 디테일까지 알고도 여전히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작가는 이 질문을 사람에게도 건넨다. “당신의 디테일을 알고 당신을 사랑하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한 사람을 기억하는 방식 속에 있다. 모두가 싫어하는 계절 앞에서 여름을 사랑한다고 말하던 얼굴, 땀을 닦으면서도 여름이 안기는 풍경을 향해 나아가던 어떤 이의 뒷모습. 그 모습을 떠올리며 작가가 “어쩐지 영원히 여름이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중얼거리는 것은 여름 자체가 변했기 때문이 아니다. 한 사람을 사랑한 기억이 작가가 바라보는 세계의 풍경을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어떤 여름을 만났는지 다음에 만나면 들려주세요.”
당신이 건너고 있는 계절을 향한 다정한 안부

《여름, 안부》는 사랑 앞에서 한 번쯤 흔들려본 사람에게, 관계를 오래 지켜내고 싶은 사람에게,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누군가의 안부를 문득 떠올리는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닿는다. 작가가 건네는 이야기 속에는 우리의 여름에도 있었던 평범한 하루와 마음이 담겨 있다.

〈네게 이 여름이 덜 고되기를〉에서 작가는 아주 먼 기억 속 누군가를 떠올리며 그 사람의 여름이 괴롭지 않기를 바란다. 누군가의 계절을 대신 살아주거나 이미 지나간 시간을 바꿀 수는 없지만, 당신이 건너는 이 계절이 조금 덜 고되기를 오래 마음 쓴다. 작가에게 안부는 잘 지내는지 확인하는 인사보다, 서로의 삶에서 멀어진 뒤에도 한 사람의 시간을 계속 궁금해하는 마음에 가깝다.

그렇기에 책의 마지막에 놓인 “우리가 잡을 여름. 한 번 잡으러 가 볼까요?”라는 물음은 지나가는 계절을 붙들어두자는 뜻보다, 지금 이 계절의 풍경과 오늘의 마음을 놓치지 말자는 의미다. 우리는 계절보다 그 계절을 함께 건너온 사람을 더 오래 기억한다. 누군가의 안부를 오래 궁금해하는 마음, 쉽게 미워하지 않고 끝내 사랑하기를 선택하는 마음. 작가는 이 책에서 그런 마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고 싶은 이들에게 조용한 안부를 건넨다.

책 속에서

사랑은 불편하고 어렵고 난해하지만 미움은 간단하고 쉽고 편리합니다. 그러니 미움이 더 흔한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지런히 사랑하자는 말은 사랑하기에 부지런해질 수밖에 없다는 말과 일치합니다. 이번 여름은 부쩍 부지런해 보아야겠습니다.
-<쉽고 게으른 감정>

무엇을 오래도록 싫어하다 보면 싫은 이유조차 까먹게 된다. 내가 그것을 왜 싫어했더라. 내게 여름은 그랬다. 싫어했는데, 싫어한 이유를 까먹었다가도 여름이 오면 알게 됐다. 이 더위 때문에 싫어했지. 이토록 미워했었지. 그러나 미움이 가득 찬 사람은 어떤 계절을, 어떤 삶을, 어떤 사람을 잊은 채로 시간을 흘려보낸다. 마음이 현재에 없으니까. 현재에 기억해야 할 것들을 뒤로하고 자꾸만 미워하는 데에 쏟아버리니까. 나는 K와의 여름을 기억하고 있다. 모두가 싫어한다는 여름의 앞에서 여름을 사랑한다고 넌지시 쏟아내던 심지 곧은 얼굴을. 송골송골 돋은 땀방울을 닦으면서도 여름이 안기는 풍경 앞으로 나아가던 뒷모습을. 무더위에 지칠 무렵에도 그를 떠올리면, 아, 어쩐지 영원히 여름이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어떤 사람은 계절의 풍경을 바꾸기도 한다>

불현듯 여름이다.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뙤약볕에 곧장 그늘로, 실내로 도망치게 만드는 여름. 선뜻 완주를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내가 알고 있는 것은 하나다. 또 하나의 완주는 또 얼마만큼의 나를 일으켜 세운다는 것. 여름이 지난 후 나는 어디쯤 도착해 있을지. 하나둘 계획을 세운다.
-<기어코 완주>

바위에 앉아 회색 크록스를 신고 물고기를 잡기 위해 물을 퍼내고 있는 일곱 살 율이와 수다도 떨었습니다. 저기 위에는 가재도 많고, 도롱뇽도 있다는 말에 “가봤어?” 물으니 “안 가봤어요.”라고 대답합니다. 밑에 내려 가면 사람이 많다는 말에 또, “가봤어?” 물으니 “아니요.”랍니다. 가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굳이 그러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보지 않았든 보았든 아이들의 상상력은 항상 그렇습니다. 여기에 없으니 저곳에는 있을 거라는 믿음에서 시작해요. 여기 없으니까 저기도 없겠지라는 섣부른 체념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율이는 바위 아래를 뒤지면서 물고기가 없으니 저 위 계곡에는 있을 거라고 믿고 이곳엔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사람이 적으니 아래에는 사람이 많을 거라 믿습니다. 그 믿음을 지켜주고 싶습니다. 믿음은 가능성의 시작이니까요.
-<풍경을 모으는 일>

저는 이곳에서 ‘조금 다르게 사는 법’을 배우는 것 같아요. 너무 다른 성향의 사람들은 요즘 보기 드물잖아요. 좋아하는 취향과 선호하는 가치관이 다른데 굳이 시간과 기력을 투자해 소진할 필요도 없고요. 대화를 하고 싶은 사람들과 대화하고, 듣기 싫은 이야기는 바로 외면해 버리면서 제 인간관계의 바운더리는 좁아졌지만요. 하지만 이곳은 달라요. 같은 땅 위에서 켜켜이 쌓인 이불처럼 서로의 삶이 포개진 채 살아가잖아요. 101호 할아버지를 덮어주는 202호의 나, 우리 집을 덮어주는 302호 여성분의 모습을 생각하니, 현실과 다르게 짜증날 정도로 따뜻해요. 옆집 남자에게도 분리불안 강아지를 두고 다녀야 하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거고요. 신경질적인 할아버지에게도 제가 모르는 따뜻한 모습이 있겠죠. 친절한 여성분에게도 제가 모르는 속사정이 있을 거고요. 빌라 사람들마저 이렇게 다른데, 세상 사람들 모습은 더더욱 다를 거예요. 저는 꼭 알아가고 싶어요. 너무 다른 사람과 같이 사는 법을요. 해야 할 말과 하지 않아도 될 말, 외면해도 될 말과 귀 기울여야 하는 말을 분류하는 법을요.
-<빌라 사람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다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야. 진득하게 예고했던 장마전선이 북쪽으로 올라 간 지도 오래됐대. 덥고 습하고 끈적거리고 불쾌한 한여름이 시작되는 거겠지. 문턱까지 닥친 여름을 앞에 두고 너를 생각해. 네게 이 여름이 괴롭지 않기를. 아주 먼 기억 속 여름의 너를 기억해. 네게 이 여름이 덜 고되기를.
-<네게 이 여름이 덜 고되기를>

사랑은 나의 영역으로 들어온 한 사람을 들여다보는 것이고 그 사람의 생애를 잠시나마 매만져보는 것입니다. 당신 어깨의 짐에 내가 차지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당신 굽은 등에 세상의 차별이 업혀 있지는 않은지, 당신 발에 박힌 굳은살에 사회의 시린 눈초리가 서려 있지는 않은지. 당분간 우리는 치열해야 할 겁니다. 우리 사랑이 누구를 더 끌어안을 수 있을지, 어떤 당신을 만날지 모르니까요. 매만지느라 바쁜 세월을 보내겠지요.
아주 먼 훗날에는 덜 치열해도 되기를 바랍니다. 그날이 온다면 우리 안에 있는 차별적 시선과 언어는 사라져 있겠죠. 지금은 예민하고 귀찮고 등한시되는 것들이 당연해지는 시대가 오면, 그때는 우리 대충 사랑합시다.
-<무언가를 사랑하기 위해선 더 치열해져야 한다>

이래서 결국 여름을 좋아하나봅니다. 계절과는 상관없이 힘껏 일어나는 사랑을 볼 수 있어서요. 한때는 여름의 사랑이 점성이 높다고 표현하기도 했었어요. 끈적끈적하고 밀도 높은 사랑. 소분 씨와 오토와 걸을 때도, 콘서트장에서 좋아하는 가수를 기다리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저는 그런 사랑을 보았습니다.
사랑의 결을 읽기 좋은 계절입니다. 누군가를 어떤 마음으로 사랑하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여름에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조금 더 쉽게 다음 계절로 흘러갈 수 있을지도 몰라요. 아름답고 충만한 사랑의 틈에서, 여름의 곁에서 잘 머무시길 바랍니다. 쉽지 않을지라도 그럼에도 미워하는 마음 없이 여름과 사랑을 택한 당신을 응원합니다.
-<사랑의 결을 읽기 좋은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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