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쩌다 밭농사
2. 애벌레랑 정면 승부!
3. 당했을 때가 기회!
4. 냄새 마법
5. 지나가는 건 지나가는 대로
6. 가시 속에 숨어
7. 봄아, 올 테면 와 봐!
8. 지렁이처럼 빙글빙글
9. 바람에 올라타라!
10. 잡초에게 기대야 할 때도 있다
11. 약한 마음이 데굴데굴
12. 한 발짝 앞으로!
상세 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무라나카 리에
1958년 일본 야마구치현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에서 어린이 문학을 가르치면서 동화책과 그림책을 씁니다. 0세부터 100세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그림책을 함께 읽는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작은 침대》로 산케이 아동 출판 문화상을, 《언니》로 노마 아동 문예상을, 《차슈 달》로 일본 아동 문학자 협회상을, 이 책 《쉿, 마음이 자라고 있어》로 쓰보타 죠지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그림 : 이시카와 에리코
1955년 일본 후쿠오카현에서 태어났습니다. 디자이너로 시작하여, 지금은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합니다. 어린 시절의 경험을 담은 그림책 《탄광촌에서 놀던 때》로 고단샤 출판 문화상과 대만 오픈북 가장 아름다운 어린이책상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쓰고 그린 책으로 《집오리》, 《날씨가 좋은 날은 힘차게》, 《유목의 집》, 《깡통차기》, 《날감, 곶감, 단감》, 《책방 고양이》 들이 있습니다.
역자 : 윤수정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학부를 나왔습니다. 출판 편집자와 지역 신문 기자를 거쳐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는 그림책 〈우당탕탕 야옹이〉 시리즈, 〈펭귄 남매랑 함께 타요!〉 시리즈, 동화 《우당탕탕 야옹이와 바다 끝 괴물》, 《고마워요, 행복한 왕자》, 《여우 세탁소》, 청소년 소설 《굿바이, 굿 보이》, 《3.11 이후를 살아갈 어린 벗들에게》, 《원더독》 들이 있습니다.
출판사 서평
우리들의 마음도, 자연의 생명들도
저마다의 속도로 조금씩 자라나고 있어!
마음의 봄을 깨우는 초록빛 우정
친구가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모두와 소통을 끊은 채로 홀로 마음을 꽁꽁 싸매고 있다면 어떻게 다가가야 좋을까? 제35회 쓰보타 죠지 문학상을 받은 《쉿, 마음이 자라고 있어》는 따돌림으로 마음의 문을 닫은 소꿉친구 겐지를 위해 머리를 맞댄 두 소녀의 진심 어린 소통을 그린 작품으로, 부서진 마음을 어루만지는 아이들의 우정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이름도 비슷한 단짝 친구 에리와 에미. 두 소녀는 또박또박 한 자씩 적어 내려간 편지로 서로의 일상을 공유한다. 첫 편지는 할아버지의 병환 때문에 시골로 급작스레 이사한 에리가 운을 뗀다. 할아버지가 돌보던 밭을 가꾸게 된 에리는 자기가 보고 듣고 느낀 자연의 신비로움을 에미에게 하나씩 전한다. 여러 번 밟히면 그 자리에서 버티기보다는 다른 곳으로 옮겨 가 싹을 틔우는 토끼풀, 태풍이 부는 날에는 줄을 헐겁게 쳐서 바람이 지나갈 길을 만드는 거미……. 무심히 지나쳤던 작은 생명들이 저마다의 기지를 발휘해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에리는 어느 날부턴가 방에서 나오지 않는 소꿉친구 겐지가 떠오른다. 겐지는 엄마와 함께 여성 속옷 가게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심한 따돌림을 당하고는 은둔형 외톨이가 되었다. 에리와 에미는 편지를 나누는 동안 겐지를 지켜 주지 못한 지난 시간을 돌이키며, 겐지에게 다가갈 용기를 내 본다.
비록 돌아온 첫마디가 ‘돌아가!’일지라도, 에리와 에미는 겐지를 포기하지 않는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난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에리와 에미는 잡초에 기대어 자라는 감자처럼 겐지가 자신을 따돌렸던 친구들에게 약한 마음을 기대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제는 그 약한 마음을 자신들에게 기대어 주기를 바란다. 이렇듯 세 아이의 관계는 단순히 편지 속에만 머물지 않는다. 글자 너머 서로의 세계를 내밀히 바라보는 두 아이의 마음, 대답이 없어도 멀리 떨어져 있어도 계속 말을 건네고 끝내 친구가 앞으로 한 발짝 나오게 이끄는 두 아이의 태도는 진정한 관계란 무엇인지 돌이켜 보게 만든다.
작디작은 아이가 일군 깊디깊은 세계
에리의 밭 가꾸기는 순탄치 않다. 길러 보고 싶던 딸기는 새가 다 쪼아먹고, 애벌레가 복숭아나무에서 털을 풀풀 날려 대는 바람에 간지럼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언제나 에리가 이 모든 어려움을 겪고 난 뒤에야, 꼭 “사실은 말이다.” 하고 조언 아닌 조언을 건넨다. 에리가 모든 것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끔 한 발짝 뒤로 슬쩍 물러서 있는 것이다. 그 덕분에 에리는 스스로 자연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된다.
“밤알이 나무에서 떨어지기 전에 하고 싶었던 일은 뭘까?
따가운 가시로 뒤덮인 좁은 방에서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마!”라고 소리치면서 무얼 생각했을까?”_본문에서
에리는 사계절 내내 고사리손으로 작물을 기르며 자기 주변의 인물들을 하나둘씩 떠올리곤 한다. 두더지가 노리거나 말거나 느긋하게 땅속을 돌아다니는 지렁이를 볼 땐 남의 말 따위에 아랑곳하지 않는 전학생 마루모가, 가시로 뒤덮인 밤송이 속에 숨은 새하얀 밤을 볼 땐 아직 마음이 채 여물지 않은 겐지가, 엄마가 엉망으로 심은 감자를 지탱하던 잡초를 볼 땐 친하게 지내던 겐지를 괴롭히는 데 가담한 가즈키가 떠오른다. 에리에게 있어 밭은 현실 세계의 축소판인 셈이다. 모두 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내는 자연의 생명을 보며, 에리는 저마다 다른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어울려 지내는 법을 서서히 깨쳐 간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자기 자신의 내면을 슬며시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해 보지 않고 어떻게 알겠냐며, 자신의 밭을 일구기 시작한 에리처럼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경험의 기회를 건네고, 어린이들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용기를 가져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모든 일에 온 힘을 다하지 않아도 괜찮아.
살아 숨 쉬는 어린이들에게 건네는 숨통이 트이는 이야기
“위기를 이겨 낸 식물은 그 종이 과거에 지녔던 강한 생명력을 되찾기도 한대.
사람은 누군가에게 당하면 되갚아 주거나 풀이 꺾여 버리는데, 식물은 그 일을 계기로 진짜 자신으로 돌아간다는 거지.”_본문에서
삶에는 수많은 관문이 있다. 생각지 못했던 위기를 맞아 좌절하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도움을 받고 감격하기도 한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삶에서 우리는 에리의 밭에서 살아가는 작은 생물들처럼 주변의 모든 것들과 서로 부딪히고 부대끼면서 진짜 자신을 찾아가야만 한다. “미리 알려 주시면 좋을 텐데.” 하고 볼멘소리를 내던 에리가 어느새 “허허 그렇게 나온단 말이지.”라고 너스레를 떠는 아이로 한층 성장했듯이 말이다.
살아 숨 쉬는 모든 것들은 각자의 호흡으로 삶을 이어 나간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현실에 맞서라거나 어떻게든 참고 이겨 내라고 섣불리 말하지 않는다. 작은 밭을 거쳐 간 생물들이 그랬듯이,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도움을 청하고, 숨 쉴 곳을 찾아 멀리 달아나도 괜찮다고 이야기해 준다. 현실을 살아내는 데는 올곧은 마음 못지않게, 돌파구를 열어 가는 기지도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오늘을 힘차게 살아내야 할, 또 그 누구보다도 살아가야 할 내일이 많이 남은 어린이들이기에, 이 책이 전하는 울림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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