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주어캄프출판사 1996년 초판본 번역
헤르만 헤세의 ‘꿈 일기’ 국내 최초 공개
『데미안』 출간계약서, 친필 원고 등 사진 15점 수록
“헤르만 헤세는 신비로운 밤의 언어를
낮의 언어로 변신시키는 재능이 있다.
이 책은 그 과정을 낱낱이 드러내는 역작이다.”
_정여울(작가, 『데미안 프로젝트』 저자)
예술과 방황을 사랑한 20세기 최고의 작가,
헤르만 헤세가 기록한 꿈과 영혼의 이야기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20세기 최고의 작가 헤르만 헤세의 산문집 『헤르만 헤세의 꿈의 선물』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헤세의 글 가운데 꿈과 관련한 산문, 소설, 시, 일기 등을 엄선한 이 책은 평생 꿈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온 헤세의 작품세계를 새롭게 조명한다. 『헤르만 헤세의 꿈의 선물』은 헤세 전집을 출간한 독일 주어캄프출판사의 1996년 초판본을 원전으로 했으며, 『데미안』 출간계약서와 친필 원고 등 총 15점의 사진을 수록했다. 특히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꿈 일기에는 헤세의 유년 시절과 예술가로서의 고민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작품세계의 근원을 엿볼 수 있다.
꿈에 대한 탐구가 없었다면 지금의 헤르만 헤세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꿈’은 헤세에게 매우 중요한 주제였다. 독일에서 최초로 정신분석치료를 받은 작가인 그는 정신분석가 요제프 B. 랑 박사의 권유로 꿈 일기를 썼고, 이를 통해 무의식에 숨겨진 의식과 욕망을 분석하는 방법을 배웠다. 또한 헤세는 꿈을 영혼의 원천이자 창작의 영감으로 여기고 예술에 활용했는데, 이러한 시도는 대표작 『데미안』을 집필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그의 작품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헤세의 삶과 작품을 아우르는 『헤르만 헤세의 꿈의 선물』은 그의 작품세계와 인간적인 면모를 탐험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더없는 선물이 될 것이다.
목차
추천의 글
성찰
꿈의 극장 ⦁ 13
꿈의 선물 ⦁ 22
해석하려는 마음조차 지쳐…… ⦁ 29
글쓰기와 글자 ⦁ 33
일기
나의 꿈 일기 중에서 ⦁ 47
싱가포르의 꿈 ⦁ 55
신들의 꿈 ⦁ 64
“최대한 선입견 없이 오직 영혼의 체험만을 적다” ⦁ 71
퇴근길의 꿈 ⦁ 335
한 편의 일기 ⦁ 341
어떤 꿈 ⦁ 350
한 장의 일기 ⦁ 355
꿈 문학
섬의 꿈 ⦁ 359
아름다운 꿈 ⦁ 382
선교사의 꿈 ⦁ 389
피리의 꿈 ⦁ 395
험한 길 ⦁ 406
끝없는 꿈 ⦁ 415
피스토리우스가 싱클레어에게 답하다 ⦁ 432
괴테를 알현하는 꿈 ⦁ 438
모차르트와 함께한 마법 극장 ⦁ 446
시
자정이 한 시간 지나면 ⦁ 453 | 엘리자베트 ⦁ 454 | 익숙한 꿈 ⦁ 455 | 꿈 ⦁ 456 | 떠돌이의 숙소 ⦁ 457 | 베네치아 곤돌라 안에서의 대화 ⦁ 458 | 영감 ⦁ 461 | 어머니의 꿈 ⦁ 462 | 9월의 한낮 ⦁ 463 | 나는 참으로 어두운 밤을 사랑하지만 ⦁ 463 | 우리는 그리 살아간다…… ⦁ 464 | 밤 ⦁ 465 | 꿈 ⦁ 465 | 불면 ⦁ 467 | 잊지 마라 ⦁ 469 | 잠자리에 들며 ⦁ 470 | 아다지오 ⦁ 471 | 매일 저녁 ⦁ 472 | 연관성 ⦁ 473 | 봄밤 ⦁ 474 | 새로운 체험 ⦁ 475 | 밤 ⦁ 476 | 길을 잃음 ⦁ 478 | 밤중에 깨어나 ⦁ 480 | 우리의 꿈 세상 ⦁ 481 | 황홀 ⦁ 482 | 너의 꿈 ⦁ 483 | 낙원의 꿈 ⦁ 485 | 그러나 우리는 은밀히 갈망한다…… ⦁ 486 | 하나의 꿈 ⦁ 487 | 깨어 있는 밤 ⦁492 | 저녁의 몽상 ⦁ 492 | 하나의 꿈⦁ 493 | 천 년 전 언젠가 ⦁ 495
엮은이의 말
: 꿈속 영혼의 목소리—헤르만 헤세의 꿈 이미지와 꿈 의식 ⦁ 497
저자소개
저자 : 헤르만 헤세 (Hermann Hesse)
1877년 독일 남부 칼프에서 선교사 부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신학교에 입학했으나 기숙사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망쳐 나왔으며, 서점과 시계 공장에서 일하며 작가로서의 꿈을 키웠다. 첫 시집《낭만적인 노래》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인정을 받았고, 1904년《페터 카멘친트》가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1906년 자전적 소설《수레바퀴 아래서》를 출간했고, 1919년 필명 ‘에밀 싱클레어’로《데미안》을 출간했다. 가장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한 1920년에는《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클라인과 바그너》《방랑》《혼란 속으로 향한 시선》을 출간했다. 1946년《유리알 유희》로 노벨문학상과 괴테상을 수상했다. 1962년 8월 9일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소설과 시, 수많은 그림을 남겼고, 평생을 통해 진정한 자유와 행복의 의미를 찾고자 했다.
엮음 : 폴커 미헬스 (Volker Michels)
독일 프라이부르크와 마인츠 대학에서 의학과 심리학을 전공했다. 1970년부터 독문학을 가르쳤으며 주어캄프와 인젤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다. 특히 주어캄프에서 헤르만 헤세 유고집을 출판하는 일에 헌신하여 20권으로 된 최초의 헤세 전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1990년에는 헤세의 고향 칼브에 대형 박물관을 건립하는 일을 담당했으며 현재는 40년 동안 근무한 주어캄프 출판사를 퇴직한 후, 계속 헤세 작품을 연구, 편집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그동안 헤세의 글을 엮은 『헤르만 헤세, 내게 손을 내밀다』, 『화가 헤세』, 『헤르만 헤세의 시와 음악』 등을 국내에 선보였다.
역자 : 박종대
성균관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쾰른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사람이건 사건이건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이면에 관심이 많고, 환경을 위해 어디까지 현실적인 욕망을 포기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자신을 위하는 길인지 고민하는 제대로 된 이기주의자가 꿈이다.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의 『세상을 알라』, 『너 자신을 알라』, 『사냥꾼, 목동, 비평가』 , 『의무란 무엇인가』, 『인공 지능의 시대, 인생의 의미』를 포함하여 『1일無식』, 『콘트라바스』, 『승부』, 『어느 독일인의 삶』 ,『9990개의 치즈』,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등 1백 권이 넘는 책을 번역했다.
오늘 하루 겪은 일이 그날 밤 꿈에 나타나는 경험을 누구나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우리 내면에 영향을 미친 사건이 꿈으로 나타나는 무의식적 현상이다. 그중에는 별 의미 없는 가벼운 꿈도 있지만, 내면 깊숙이 자리한 욕망을 끌어내는 꿈도 있다. 무의식을 반영한 꿈은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나아가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한다. 헤세는 이러한 꿈의 기능에 주목하여 꿈을 기록하고 거기서 유의미한 메시지를 얻고자 했다.
헤세는 꿈이 지닌 무한한 창조성에도 매료되었다. 의식의 한계를 뛰어넘는 비현실적인 요소가 등장하는 꿈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그는 이 ‘밤의 유희’를 놀이처럼 즐기면서 시를 쓰곤 했다. 다만 헤세는 모든 예술 활동을 꿈의 초현실성에 기대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꿈을 그대로 옮겨 적는 것은 예술가의 태만이며, 꿈이 주는 메시지에만 의존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 그러나 균형 잡힌 태도로 꿈을 대한다면 분명 꿈이 건네는 ‘선물’을 받을 수 있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우리는 꿈이 신의 뜻에 따른 소명이라든지 인간 삶의 주된 사안이 되어야 한다고 믿지 않는다. 그렇다고 꿈을 너무 적게 꾸거나 꿈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태도도 올바르지는 않다. 그렇다, 우리는 때때로 이 신비로운 심연을 들여다보고, 그 파편화된 이미지 속에서 어떤 ‘전체’와 ‘진실’의 단서를 발견하고,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다운 꿈의 환영들이 이루는 선물을 받아야 한다. _24쪽
현실의 새장을 깨뜨리고 자아를 찾아가는 꿈의 기록
어릴 적부터 예민한 성격이었던 헤세는 제1차세계대전의 여파로 우울증을 앓다가 요양원에서 정신분석치료를 받게 된다. 그는 심리분석가 카를 융과 교류하면서, 융의 제자인 랑 박사에게 치료를 받으며 꾸준히 꿈을 기록했다. 헤세의 꿈 일기는 그날의 꿈을 기록한 내용과 꿈을 설명하는 글로 나뉘어 있다. 그는 단순히 꿈을 옮겨 적는 데 그치지 않고 꿈속 인물과 사건을 자신의 현실 경험과 연관 지어 분석했으며, 때로는 편지로 랑 박사와 꿈에 대한 해석을 주고받기도 했다.
헤세는 꿈을 기록할 때 학술적인 용어는 거의 쓰지 않고 스스로의 언어로 꿈을 이해하려 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이를 먹으면서 잃어가는 어린 시절의 가능성, 즉 본래의 자아를 되찾고자 했다. 꿈속의 무질서한 언어를 최대한 일반 언어로 다듬어 문학으로 탈바꿈하면서, 자전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헤세에게 꿈이란 무의식을 뛰어넘은 의식의 예술이자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일기에는 꿈과 관련된 내용뿐만 아니라 지극히 사적인 일화도 다수 등장한다. 아내 미아와 세 아들의 이야기, 학창 시절 친구들과의 교류, 연극과 책에 대한 감상, 화가로서의 자아, 정원 가꾸기 등의 이야기에서는 인간 헤세의 솔직한 삶을 엿볼 수 있다. “시인이 아니면 아무것도 되고 싶지 않아” 도망쳤던 신학교로 돌아가 수업을 받는 악몽을 꾸거나, 내향적인 자신과 달리 사회성이 뛰어난 지인을 부러워하는 모습에서 그의 인간적인 매력이 드러난다.
1917년 9월 9일
꿈의 잔영: 나는 신학교를 연상시키는 장소에 있었다. (…) 학우들이 나를 어쩐지 이상한 눈길로 바라보았다(꿈에서 자주 있는 일이었다). 마치 내가 무슨 사고를 쳤거나 병이라도 앓고 있는 것처럼. (사실 현실에서도 당시 신학교를 도망치려던 시도가 좌절된 후 친구들은 나를 그런 눈으로 바라보곤 했다.) 갑자기 강렬한 아픔이 밀려왔다. 내 어린 사춘기 시절은 얼마나 아름답고 풍요롭고 비범했던가! 내 안에 얼마나 많은 가능성과 미래가 있었던가! 나는 대다수 친구보다 얼마나 뛰어났던가! 하지만 이제 그 모든 것이 허망하게 사라져버렸다.
연상: 마지막에 느꼈던 감정, 즉 행복하고 정신적으로 빛나던 청소년기의 찬란함이 되돌릴 수 없이 사라졌다는 감정은 내게 무척 익숙했고 일찍부터 자주 찾아왔다. 얼마 전에는 융 박사와도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그는 무의식에 집중하면서부터 당시의 많은 것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색채에 대한 강렬한 기쁨 같은 것들 말이다. _142쪽
『데미안』부터 『황야의 이리』까지,
꿈속에서 길어 올린 보석 같은 이야기들
헤세는 1916년부터 1927년까지 십 년 넘도록 정신분석과 꿈 해석을 활용해 내면으로 가는 탐사 여행을 떠났다. 이 경험은 그의 작품에 복잡성과 깊이를 더했고, 그 결과 『데미안』(1919)부터 『황야의 이리』(1927)에 이르는 걸출한 문학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꿈은 헤세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대상이었으며, 그의 작품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소재가 되었다. “꿈은 네 영혼의 내용물을 들여다볼 수 있는 구멍이고, 그 내용물이란 세계 전체다”라는 헤세의 말처럼, 우리도 꿈을 통해 자신의 영혼을 들여다본다면 무의식에 숨겨진 보석 같은 이야기들을 길어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추천평
여기 ‘꿈’을 단지 백일몽이 아닌 ‘삶을 위한 레시피’로 삼은 작가의 뜨거운 기록이 있다. 무의식의 의식화, 그것은 바로 꿈을 현실로 살아내는 용기이며, 꿈을 꿈으로만 치부하지 않는 영혼의 혜안이자, 매일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눈부신 성장의 드라마다. 헤세의 아름다운 꿈 이야기를 통해 바로 당신의 무의식을 의식화하는 찬란한 영혼의 여정을 떠날 수 있기를 꿈꾼다. 온 세상이 당신에게 등을 돌려도, 꿈은 바로 당신의 편이 되어줄 것이다. 꿈의 무의식은 현실의 의식을 지켜주는 최고의 반려자이자 다정한 파트너이기에.
- 정여울 (작가, 『데미안 프로젝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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