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뜨면 사람, 해가 지면 개가 되는 소년 ‘고독’
100도까지 외로움 온도계를 채우면 저주가 풀린다!
처음부터 끝까지 웃으며 읽은 작품.
‘비인간’이라는 시대의 화두를 흥미롭고 감각적으로 이끈다.
-황선미(동화작가), 김유진(아동문학평론가), 김혜정(동화작가)
사람은 누구나 필연적으로 외롭지만, 그 외로움을 서로 나누고 위로하는 관계 속에서 우리는 마음의 무게를 덜어내며 단단히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외로움은 당연히 냄새도 소리도 없는 것이어서, 다른 사람의 외로움을 알아차리는 일은 절대 쉽지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가까운 사이일수록 서로의 외로움을 알아보지 못할 때가 많고, 그래서 그 외로움이 더 짙어지기도 한다. 보이지 않는 외로움의 냄새를 뛰어난 후각으로 맡을 수 있다면, 밖으로 내보일 수 없는 외로움의 소리를 남다른 청각으로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2026년 제32회 비룡소 황금도깨비상 대상 수상작인 『외로움 탐지견 고독』은 그러한 우리의 마음 냄새를 킁킁 다정하게 맡아 주는 유쾌한 힐링 동화다. ‘고독’은 해가 뜨면 사람, 해가 지면 닥스훈트의 모습으로 변하는 저주에 걸린 소년이다. 기억을 잃고 개의 모습으로 쓰러진 고독의 목에 걸려 있던 외로움 온도계는 타인의 외로움을 대하는 고독의 마음에 반응한다. 고독이 진심으로 다른 이의 마음을 위로해 줄 때는 온도가 올라가고, 반대로 그 마음이 거짓이거나 이타적이지 아닐 때는 온도가 내려간다. 외로움 온도를 100도까지 채워야 저주에서 풀려나는 고독은 개의 본능적인 감각을 이용해 낮이든 밤이든 외로움을 쫓아 탐지한다.
첫 장편동화로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한 천준아는 오랫동안 방송작가로 일하며 MBC [출발! 비디오 여행] 같은 영화 프로그램의 글을 써 왔다. “가독성을 자극하는 작가의 입담과 언어유희” “유머가 이야기에서 휘발되지 않게 붙드는 주제 의식”이 빛나는 작품이라는 심사평(심사위원_황선미, 김유진, 김혜정)처럼 작가만의 노련한 유머 감각과 흡인력이 곳곳에서 돋보인다. 외로움의 여러 형태와 위로의 여러 모습에 관해 이야기하는 ‘고독’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린이 독자들은 어느새 마음을 무장해제 시키는 웃음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 웃음과 공감을 통해 마음속 외로움 냄새는 한결 옅어져 있을 것이 분명하다.
목차
1. 비밀스러운 소년
2. 외로움 온도계
3. 가로등 개톡방
4. 외로운 친구를 찾아서
5. 벚꽃 산책
6. 주아의 거짓말
7. 속일 수 있는 외로움
8. 본능적으로
9. 갑자기 고도리
10. 호승이의 비밀
11. 알몸의 고독
12. 외로움 나누기
13. 떠오른 기억
14. 남아 있는 희망
15. 마지막 퍼즐
작가의 말
상세 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천준아
2000년에 방송작가 일을 시작했다. MBC 〈출발! 비디오 여행〉, SBS 〈접속 무비월드〉, KBS 〈영화가 좋다〉 공중파 3사 영화정보프로그램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유일한(?) 작가이다. 오랫동안 큰 스크린으로 영화를 봐온 까닭에 아이 키우면서 큰 그림을 잘 그린다. 직업인으로서 영화를 보다가 육아 하는 극한직업인이 되고 나자 영화가 다르게 보였다. 엄마인 내게 감동이나 영감을 준 영화 대사들을 긁어모아서 다른 엄마들과 나누자 싶었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이러고 있나 싶기도 했지만 (부귀 빼고) 영화는 많이 본 셈이다. 엄마들과 함께 책과 영화를 보고 이야기하는 ‘씨네맘의 부귀영화(북with영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육퇴한 밤, 혼자 보는 영화처럼 이 책이 작은 위안과 기쁨이 되면 더할 나위 없겠다.
그림 : 불곰
청강문화산업대학교에서 만화 창작을 전공했고, 웹툰 플랫폼 봄툰에서 단편 「봉숭아 물」로 데뷔했습니다. 배틀 코믹스에서 「숲속 이야기」, 버프툰에서 「사랑 양장점」, 리디북스에서 「아삭아삭 테이블」을 작업했습니다. 그린 동화로 『광화문 해치에 귀신이 산다』, 『고스트 프렌드』 들이 있습니다. 앞으로 따뜻한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축축하고 눅눅한 그늘 냄새. 그건 쓸쓸하고 외로운 아이가 근처에 있다는 신호였다. -본문에서
고독은 어느 날 기억을 잃은 채 애완용품 가게인 [행복하개 웃을고양] 앞에서 발견되었다. 사람이 아닌, 닥스훈트의 모습으로. 고독을 발견한 사람은 가게 주인 누나다. 개의 언어를 알아듣는 누나는 저주에 걸린 아이들을 도와주는 임시 보호자이기도 하다. 고독은 자신의 목에 걸려 있던 ‘외로움 온도계’와 사용 설명서를 통해 외로움 온도를 100도까지 채워야 저주를 풀고 다시 온전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자신에게 가족은 있었는지, 정확히 몇 살인지조차 기억나지 않는 고독은 하루빨리 저주를 풀기 위해 밤낮으로 골목 이곳저곳을 뛰어다닌다.
가로등 개톡방은 고독이 누나와 함께 밤 산책을 나갈 때면 맨 먼저 들르는 곳이다. 하루 동안 동네 개들이 그곳에 남긴 개톡을 통해 고독은 때때로 외로움 온도를 올릴 만한 정보를 찾기도 한다. 가게에서 함께 살고 있는 인절미와 찹쌀떡, 이른바 떡 남매도 고독이 개톡 정보를 통해 구조하고 상처를 이겨내도록 도와주었다.
개의 뛰어난 후각과 시각, 청각 덕분에 고독은 사람의 모습일 때도 외로움 냄새를 잘 탐지하지만, 개의 본능이 튀어나올 때마다 절망감에 휩싸인다. 특히나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을 잘 살피지 않으면 곤혹스러운 일이 많다. 더군다나 왜 하필 짧은 팔다리에 허리는 긴, 영 멋있지도 않은 닥스훈트가 된 걸까…. 이 모든 의문을 해결하고 다시 온전한 사람이 되기 위해, 고독은 하루빨리 100도까지 외로움 온도를 올려야만 한다.
숨겨진 외로움까지도 알아볼 수 있다면
뭐든 다 가진 것 같은 주아한테서 왜 외로움 냄새가 나는 걸까?
저렇게 거칠고 화난 호준이한테서 왜 외로움 소리가 진동하는 거지?
고독은 얼마 남지 않은 외로움 온도를 채우기 위해 5학년으로 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학교에 가면 많은 아이들을 관찰할 수 있기에 외로움 온도를 어쩌면 쉽게 채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고독은 교실에서 만난 주아와 호승이의 모습을 보고 혼란에 휩싸인다. 교내에서 인기도 많고 뭐든 다 가진 것만 같은 주아, 거칠고 화난 태도로 고독에게 자꾸만 시비를 걸어오는 이호승. 고독은 두 아이에게서 느껴지는 외로움 냄새와 소리에 궁금증을 느끼고 그 냄새의 정체를 따라가 보기로 한다.
두 아이의 외로움을 위로하기 위해 고독은 개톡방을 통해 조언을 얻고, 위로의 여러 방식에 대해 몸소 깨닫는다. 처음엔 자신의 이득을 위해 타인의 외로움을 쫓았다면, 이제는 나와 다른 존재의 외로움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려 한다. 그렇게 외로움 온도는 무사히 채워지는 듯하지만 고독은 고통스럽게 밀려오는 과거의 어느 기억과 마주하게 된다. 결국 들여다보게 된 자신의 깊숙한 기억 앞에서 고독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내 안의 ‘고독’은 스스로 채울 수 있는 걸까?
심사평
처음부터 끝까지 웃으며 읽은 작품이었다. 주인공 고독은 낮에는 소년, 어두워지면 개로 바뀌는 주술에 걸린 인물이다. 마법이 풀려 진짜 모습으로 돌아가고자 고독은 누군가를 도우며 자기 온도를 올린다. 온도를 100도까지 올리려는 고독의 진정성은 이타심이 아니라 오롯이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노력이다. 이 과정에 언뜻언뜻 보이는 작가의 입담과 언어유희가 독자의 가독성을 자극한다.
변신 모티프가 이 서사에 왜 필요한지 설득력 있게 제시한 점, 개에서 인간으로, 인간에서 개로 오가는 설정이 ‘비인간’이라는 시대의 화두를 감각하도록 이끈 점이 좋다. 유머가 이야기에서 휘발되지 않게 붙드는 주제 의식과 이야기로서의 재미 사이의 균형이 절묘하다. 개가 되었을 때 ‘개톡’을 하는 설정, 개들의 발언까지 놓치지 않는 점이 흥미롭고 감각적이다. 작가로서의 행보를 기대할 만한 발견이다.
-심사위원: 황선미(동화작가), 김혜정(동화작가), 김유진(아동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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