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진주
아름다운 노을의 시간 속으로 당당하게 걸어가는 모든 보행기 친구들과 사랑하는 강귀덕, 이말란, 이인자 님께 이 책을 바칩니다. 쓴 책으로 《우리, 집》, 《멋진 닭이 될 거야!》, 《베리베리 블루베리》, 2025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수상작인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이 있습니다.
그림 : 정성아
“그 열매는 사랑이 되어 빨간 심장이 되었네.”
여름마다 빨간 열매를 내 입에 넣어 주던 파란 보행기를 끌던 나의 할머니, 손순덕 님께 이 책을 바칩니다. 예술을 통해 삶을 나누는 일에 보람을 느끼는 그림책 작가입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마음의 숲》, 《누가 올까?》, 《해가 지네》가 있습니다.
출판사 서평
늑대에게 위협받던 할머니는 없다!
빨간 보행기를 탄 '진짜 전사'의 통쾌한 반격
길거리의 보행기 노인을 보며 흔히 떠올리는 '동정과 보호의 대상'이라는 편견을 이 책에서는 단숨에 깨뜨립니다. 《빨간 망토 소녀》 속 할머니는 이곳에 없습니다. 빨간 보행기면 충분한 할머니에게 보행기는 단순한 보조 기구가 아닌 세상을 향해 굴러가는 이동의 바퀴이자 단단한 생활의 무기입니다. 글을 쓴 진주 작가는 보행기만 있으면 어디든 가는 할머니들의 도시의 전사처럼 보였다고 말합니다.
오랜 세월 축적된 삶의 지혜와 기지로 '실버 사냥꾼(늑대)'의 뒤통수를 치며 스스로를 구원하는 할머니의 활약은, 겉모습만 보고 쉬운 상대로 여겼던 세상의 납작한 시선을 통쾌하게 뒤흔듭니다. 아이들에게는 속 시원한 모험의 재미를, 어른들에게는 노인을 주체적인 삶의 전사로 재인식하게 만드는 서사적 해방감을 전할 것입니다.
“조금 느려도 괜찮아”
좁은 길목에서 서로의 속도를 지켜 주는 다정한 연대!
할머니의 질주는 혼자만의 외로운 독주가 아닙니다. 도시의 빠른 호흡에서 한발 비켜선 이들, 걸음이 더딘 보행 약자들,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이 말없는 눈빛으로 서로의 처지를 알아채고 힌트를 줍니다. 두 작가는 요란한 구호 대신 좁은 골목길에서 서로의 속도를 가만히 기다려 주는 태도, 곁을 살피며 건네는 작은 배려를 통해 연대의 온기를 그립니다.
이 따뜻한 시선은 작가들의 실제 삶과 기억에서 출발했습니다. 진주 작가는 당당하게 걸어가는 세상의 모든 보행기 친구들과 삶의 길을 먼저 걸어간 이들에게 존경을 담아 글을 썼고, 정성아 작가는 어린 시절 파란 보행기를 끌며 빨간 열매를 입에 넣어 주던 할머니를 향한 그리움과 애정을 그림 속에 오롯이 담아냈습니다. 실제 곁을 지켜 준 할머니들을 향한 두 작가의 진심 어린 헌사는, 이 책이 그리는 연대와 존중의 깊이를 한층 더 뭉클하게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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