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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무사히 경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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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403184
ISBN
9788920057229
출판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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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오전 9시까지 주문하면 내일(10/16 금요일) 발송
품목정보
출간일 2026-10-07
페이지, 크기, 무게 228쪽, 128*188mm, 228g
목차
머리말 순찰을 시작합니다 5

제1장 순찰차, 출동합니다 _ 13
촉법인데 어쩌라고요 16
금융감독원에서 걸려온 전화 23
지혜로운 여학생, 불법 촬영범을 잡다 32
버스 안의 바바리맨 41
이 정도는 괜찮을 거야 48
설마 불이 날 줄은 몰랐습니다 56
짝퉁은 안 됩니다, 안 돼요! 62

제2장 112 순찰차에서 만난 사람들 _ 69
버리지 못하는 사람 72
짜장면이 불었으니 환불해 달라고요? 82
배달기사는 경찰관 앞에서 쓰러졌다 92
사람을 마셔버린 술 102
용감한 시민을 찾습니다 109

제3장 경찰버스에서 생긴 일 _ 115
시위대에 선 여자친구와 진압복을 입은 남자친구 118
경찰이 그것도 몰라요? 126
경찰관과 시위대가 만났을 때 135
시위 참가자가 건넨 생수 한 병 142
우리 근무는 공정한 거야? 150
경찰버스의 하루 157
경찰버스에 오른 사람들의 속사정 166
익명의 시민분께 드리는 답장 173

제4장 순찰차에서 목격한 초고령사회의 슬픈 초상 _ 177
ATM의 교통카드 180
내 아들이 여기 있다고요 187
바나나 한 입 195
아흔 해의 세월이 내민 작은 손 201
층간소음 해결법 209
62년의 시간도 지우지 못한 할머니의 청춘 215

맺음말 순찰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223
저자소개
저자 : 박승일
사람을 만나고, 사람을 쓰는 경찰관

26년 차 경찰관이다. 어느 날 우연히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를 만났다. 거창한 영웅담보다 사람 냄새 나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112 신고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삶과 그 곁을 지키는 경찰관의 이야기를 꾸준히 쓰고 있다.

브런치 @85185340355448e 2024년 커리어 크리에이터
인스타그램 @seungil_park
출판사 서평
자, 이제 순찰을 시작합니다

순찰차가 출발하고 처음 마주하는 사건은 우리 사회에 지속적으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촉법소년 범죄다.(16~22쪽) 촉법소년임을 알면서 놀이처럼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은 지은이는 물론이고 우리에게도 많은 생각을 던진다. 순찰차는 이어서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으려 출동한다. 경찰과 은행 직원보다 보이스피싱 범죄자를 더 믿는 젊은 여성.(23~31쪽) 은행 직원의 기민한 대응과 순찰차의 출동으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순찰차는 계속해서 화장실에 나타난 불법 촬영범을 잡고,(32~40쪽) 음주운전자를 막기 위해 출동을 이어 간다.(48~55쪽) 불어난 짜장면을 환불해 달라는 손님과 가게 주인을 중재하는가 하면,(82~91쪽) 저장 강박증이 있는 주민의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애쓴다.(72~81쪽) 그러다 ATM에 교통카드를 넣고 손주에게 줄 용돈을 찾으려는 치매 어르신의 이야기에 이르면,(180~186쪽) 우리 모두 먹먹해지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눈물과 웃음이 함께하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이야기

시위대열에 선 여자친구 앞에 7년을 사귄 남자친구가 진압복을 입고 서 있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118~125쪽) 그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고, 또 어떻게 되었을까. 가끔 현실 속에서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기사나 뉴스로 우리는 숱한 강력 사건 소식을 듣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13만 명이나 되는 경찰이 매일 범죄자를 잡으려 뛰어다니고 있지는 않다는 말이다. 생활 속에서 시민들이 경찰에게 자주하는 질문과 면박을 듣고 나면(126~134쪽) 괜시리 얼굴에 웃음이 이고, 적대적일 줄로만 알았던 경찰관과 시위대가 만나고 난 후일담(135~149쪽)에는 가슴 한켠으로 안도감이 생긴다. 한편,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에 숨어 있는 영웅과 익명의 시민을 찾고 있다. 용감한 시민을 찾는다는 공고문(114쪽)과 익명의 시민에게 보낸 답장(174~175쪽)의 주인공이 어쩌면 당신은 아닐지.

당신의 일상과 평범한 오늘을 지켜내기 위해, 순찰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또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해야 할 이유는 드라마 같은 이야기 때문만은 아니다. 현직 경찰이 직접 쓴 에세이답게, 이야기마다 우리에게 생소한 용어나 법률에 대한 설명은 물론, 특히 범죄에 부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이 책에는 선혈이 낭자하는 살인 사건이나 뛰어난 지능으로 세상 모두를 속이는 엄청난 범죄자가 등장하진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 속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예사로운 사건과 사람들은 자칫 잘못하면 쉽게 지나쳐질 수 있는 까닭에, 지은이의 상세한 안내와 따스한 조언은 당신의 평범한 일상을 더욱 단단히 지켜줄 것이다.

책 속에서

나는 평범한 경찰관이다. 매일 경찰 제복을 입고 하루를 시작해 시민들을 만나고, 퇴근하면 책상 앞에 앉아 원고를 썼다. 누군가는 경찰관과 글쓰기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게 글은 또 하나의 순찰이었다. 현장에서 미처 다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기록하고, 스쳐 지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오래 기억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5쪽, 〈머리말: 순찰을 시작합니다〉, 이 책의 첫 문단

범죄 조직은 돈만 노린 게 아니었다. 피해자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모든 통로를 차단하고 있었다. 경찰도 적, 은행도 적, 가족도 적. 결국 피해자가 범죄 조직만을 믿게 만들었다. 여성은 이미 1천2백만 원을 전달한 상태였다. 온라인 대출까지 받아 마련한 돈이었다. 통장에 남아 있던 2천2백 만 원은 은행의 모니터링과 경찰의 신속한 대응 덕분에 지킬 수 있었다. 아슬아슬했다. 은행이 하루만 늦게 발견했어도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경찰서로 이동하는 순찰차 안에서도 여성은 몇 번이나 물었다.
―28~29쪽, 〈금융감독원에서 걸려온 전화〉

주소를 확인하기 위해 후배 경찰관이 잠시 시선을 돌린 사이, 남성이 갑자기 몸을 틀더니 팔꿈치로 후배 경찰관의 얼굴을 강하게 가격했다. 예고도 없었다. 정말 순식간이었다. 결과는 심각했다. 비골 골절과 안와 바닥 골절. 후배는 한 달 넘게 병가를 내야 했다. 평소 운동도 열심히 하고 체력도 좋은 후배였다. 하지만 아무리 운동을 잘해도 예상하지 못한 공격은 피하기 어렵다. 그래서 경찰관들은 현장에서 술 취한 사람을 상대할 때 늘 긴장한다. 술에 취한 사람의 행동은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105쪽, 〈사람을 마셔버린 술〉

[용감한 시민을 찾습니다] 2024년 10월 30일 새벽 5시경, 서울시 송파구 석촌고분역 1번 출구에서 잠실 방향으로 이어지는 인도 위에서 범인을 검거하던 순간 아무런 망설임 없이 달려와 도움을 주셨던 시민 한 분을 찾습니다. 파란색 계열 상의와 어두운색 하의를 입고 계셨고, 이른 새벽 출근하시던 50대 이상의 남성분입니다.
―114쪽, 〈용감한 시민을 찾습니다〉

그렇게 시위가 이어지던 중 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시위대열 한쪽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서 있었다. 머리에는 붉은 띠를 두르고, ‘고용 안정’이라는 글자가 적힌 조끼를 입고 있었다. 작은 주먹을 쥔 채 구호를 외치고 있었지만, 표정은 이상할 만큼 흔들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빗물인 줄 알았다. 그런데 여성의 얼굴을 타고 흐르는 것은 빗물만이 아니었다. 아무리 장대비가 쏟아져도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은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입술은 굳게 다물어져 있었고, 눈빛에는 분노보다 더 깊은 슬픔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여성과 마주 선 의무경찰 대열 안에 한 대원이 있었다. 그 대원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방패를 든 손은 그대로였지만, 시선은 계속 바닥을 향하고 있었다. 나중에 알았다. 그들은 7년을 사귄 연인이었다.
―120~121쪽, 〈시위대에 선 여자친구와 진압복을 입은 남자친구〉

오늘도 어디선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 현장 한편에는 아무 일 없이 하루가 끝나기만을 바라는 경찰관들도 함께 서 있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사회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경찰관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오늘도 안전한 가운데 집회와 시위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 한다. 그리고 누군가의 절박한 목소리를 함부로 가볍게 여기지 않는 경찰관이자 극히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다.
―140쪽, 〈경찰관과 시위대가 만났을 때〉

경찰관 기동대에는 아주 특별한 한 가지가 있다. 옥외 집회나 시위를 열기 위해서는 주최 측이 시작하기 720시간(30일) 전부터 48시간(2일) 전까지 반드시 신고를 해야 한다. 이후 경찰에서는 집회의 성격과 규모 등을 분석해 경찰관 기동대 배치를 결정한다. 그러다 보니 출근 시간이 하루 전 저녁이 되어서야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정확하게는 밤 8시가 넘어야 공지가 뜬다. 그래서 기동대 경찰관들은 저녁 시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휴대전화를 자주 들여다본다. 단체 대화방 알림이 울릴 때마다 순간적으로 긴장한다.
―158쪽, 〈경찰버스의 하루〉

그리고 카드 투입구에서 카드 한 장이 나왔다. 시선을 돌려 카드를 보는 순간 멈칫했다. 신용카드가 아니었다. 교통카드였다. 할머니는 교통카드를 현금카드로 생각하고 계속 돈을 찾으려 했던 것이다.
―184쪽, 〈ATM의 교통카드〉

많은 사람이 경찰하면 범인을 검거하고 위험한 현장으로 뛰어가는 모습을 먼저 떠올린다. 그것도 경찰의 중요한 역할이다. 그러나 내가 만난 경찰관의 하루는 조금 달랐다. 길을 잃은 어르신의 손을 잡아드리고, 늦은 새벽까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학생을 부모에게 인계하며, 사소한 말다툼이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도록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모습이었다. 112 신고 사건은 해결되면 기록 속에 남지만, 사람의 표정과 목소리는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았다.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어르신의 뒷모습, 신고를 마친 뒤 안도의 숨을 내쉬던 피해자의 얼굴, 나의 손을 잡아주던 작은 손의 온기.
―224쪽, 〈맺음말: 순찰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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