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2월의 야외 촬영
칼리메라!
S 브랜드
패션쇼
필록세니아
파스티치오
사라진 엘레나
나프팍토스
마마, 코레아?
시골집의 오후
할머니
파리 병원 중환자실
우리들의 마지막 저녁 식사
안녕, 엘레나
3월의 아테네
Woori, Family!
그리스 장례식
그녀가 남긴 흔적들
다시, 여름
다시, 시골집
마크! 이트?
카르푸지
마담 레몬
Thank you for everything, You are my daughter now
사마르칸트?
Recipes for Broken Hearts
에필로그
감사의 말
상세 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배우리
1990년대 말 유학생으로 도착한 파리에서 여전히 지내고,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패션 업계에서 여전히 일한다. 〈보그 코리아〉, 〈GQ 코리아〉 등의 패션 매거진과 송지오를 포함한 디자이너 브랜드의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애도의 방식》은 2010년 조용히 출간됐던 첫 에세이 이후 16년 만에 다시 쓴 글이다.
출판사 서평
파리 패션계와 그리스 시골집 사이,
번역기를 사이에 둔 두 사람이 나눈
마음의 말들
이 책은 가까운 이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에 시작되는 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애도를 정해진 단계나 극복의 과정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엘레나의 엄마에게 보내는 짧은 안부 문자, 번역기 화면을 번갈아 들여다보며 이어 가는 대화, 쓰던 마스카라 하나까지 엘레나다워서 웃게 되는 순간. 저자는 그런 사소한 시간들이 자신의 애도였다고 말한다.
딸을 잃은 엄마와 엄마 없이 자란 딸. 서로의 슬픔을 알아보는 두 사람은 함께 밥을 먹고, 웃고, 때로는 울면서, 상실 이후에 생겨난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 간다. 빗자루를 든 저자를 “엘레나 노, 우리 노!” 하며 말리던 엄마는, 헤어지는 날 버스 앞에서 “You are my daughter now”라고 말한다. 저자는 오래 비워 둔 엄마의 의자 옆에 그리스 엄마가 앉을 의자를 하나 더 들여놓는다.
이 책에는 눈물만큼이나 웃음이 많다. 장례식 가족석에서 영문도 모른 채 조문객들의 그리스어 인사를 받는 유일한 동양인, 식당에서 몰래 계산했다가 번번이 혼나는 남편 마크, 두 손으로 작은 네모를 그려 보이며 파스티치오를 조금밖에 못 줬다고 아쉬워하는 엄마. 슬픔 한가운데서도 웃긴 건 웃긴 채로 남는다. 슬픔을 억지로 밀어내지도, 그 안에 가라앉지도 않는 이 균형이 《애도의 방식》을 무겁지 않은 애도의 기록으로 만든다.
첫 책 이후 16년 만에 두 번째 책을 내놓은 저자는 우연이 남긴 특별한 인연에 대한 이 이야기를 다정하고 담담한 문장으로 풀어낸다. 파리의 패션 업계에서 프로듀서로 일하며 저자가 지나온 만남과 이별의 순간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적 있는 우리 모두의 경험과 겹쳐지며 깊은 공감을 준다. 이 책은 상실을 마주한 이들에게는 조용한 동행이 되고, 그런 이별을 겪지 않은 이들에게는 지금 함께 식탁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다시 한번 바라보게 할 것이다.
추천사
상실은 때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연을 통해 새로운 사랑의 언어를 가르쳐 준다. 서로의 빈자리를 대신할 수는 없어도, 함께 밥을 먹고 웃고 우는 사이, 우리는 다시 삶을 배운다. 배우리의 《애도의 방식》은 슬픔을 극복하는 대신 그 곁에 누군가와 함께 앉는 법을 알려 주는, 다정한 기록이다.
_ 신광호 〈보그 코리아〉 편집장
책 속에서
한눈에도 엘레나 엄마다. 딸을 따라 나온 처음 보는 동양인을 향해 활짝 웃어 주신다. 남의 엄마라 ‘어머님’이라고 불러 드려야 하겠지만, ‘엄마’라는 이름이 더 잘 어을리는 인상이다. 지금 바로 가서 안겨도 등을 토닥여 주실 것처럼 생기셨다. 말도 없이 건네주시는 쇼핑백에는 엘레나가 전날 가져왔던 알루미늄 도시락의 작은 모델이 담겨 있다. 파스티치오다.
_ <파스티치오> 중에서
3일째 아침, 벽에 걸린 그리스 정교 성화 아래 놓인 소파에서 엘레나 엄마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마마, 코레아?”이 질문에 아무렇지 않게 대답할 수 있게 된 지 오래다. 대신 언어가 안 돼서 말문이 막힌다. 통역사 엘레나는 방에서 바닷가에 가져갈 짐을 챙기는 중이다. 전화기를 들었다. 엄마가 어릴 때 돌아가셨다고 쓴 문장이 그리스어로 변한다. 여전히 상형문자처럼 보이지만 건성으로 쓴 M 같은 글씨 사이에 a가 반복된 ‘마마’는 알아보겠다. 이 짧은 문장을 꽤 오래 응시하신다 싶었다. 그런데, 엘레나 엄마 눈에 눈물이 고여 있다.
_ <마마, 코레아?> 중에서
불과 6개월 만에, 엘레나는 ‘그냥저냥 아는 업계 사람’에서 ‘가족끼리 다 아는 친구’가 됐다. 에펠탑이 사진에서처럼 민둥한 하늘을 배경으로 혼자만 서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처음 보게 됐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평면으로만 보던 무언가 원래 어떤 분위기 속에 놓여 있었는지 알고 나면 더 좋아질 때도 있다. 에펠탑처럼, 그녀도 그랬다.
_ <우리들의 마지막 저녁 식사> 중에서
시간은 알아서 지났다. 내 상태와 상관없이 맡은 일도 세상도 그대로다. 스튜디오에 앉아서 틈틈이 엘레나와 주고받았던 문자들을 외울 때까지 읽었다. 함께 찍은 사진들도 계속 들여다봤다. 처음 알게 된 건 2021년 말이어도 친해지기 시작한 건 작년 여름, 그리스 시골집에서 함께 6일을 지내고 나서부터다. 고작 7개월을 조금 넘긴 짧은 기간이다. 함께 보낸 물리적인 시간의 양과 감정의 밀도가 이렇게까지 반비례하는 사이로 끝날 인연이었다.
_ <안녕, 엘레나> 중에서
떠난 이를 슬퍼하지 말고 그를 만날 수 있었음을 감사하라고 했다. 나도 그러고 싶다. 하지만 정작 아무도 그렇게 못 하니까 이런 말도 나오는 거다. 솔직히 고맙기는커녕, 엘레나도 미워지려고 한다. 이놈의 가시나. 그렇게 친하지도 않던 나를 자기 생의 마지막 여름에 굳이 시골집까지 불러서 이런 인연을 만들어 놓고, 우리 엄마처럼 말도 없이 혼자 가 버렸다. 나도 나지만, 딸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바쳤을 그 정 많은 엄마는 어떻게 살라고.
_ 〈3월의 아테네〉 중에서
장례 미사가 시작될 시간인 모양이다. 나처럼 집에 먼저 들르셨던 지인분들이 나갈 채비를 하신다. 성당 주소는 모르지만 눈치껏 저 무리를 따라가면 되겠다 싶었다. 하지만 엘레나 엄마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내 손을 잡는다. 딸의 장례식으로 향하는 엄마의 입에서, 우연히 라임까지 딱 맞는 이 짧
은 문장이 주문(呪文)처럼 나온다. “우리(Woori), 패밀리!”
_ 〈Woori, Family!〉 중에서
그릭 샐러드와 스파나코피타가 테이블에 올려진다. 올리브 오일과 오레가노가 뿌려진 토마토 한 조각을 포크로 집었다. 아삭아삭한 식감부터 입안에 퍼지는 특유의 향까지 토마토가 이렇게 훌륭한 채소였나 싶다. 이어 서빙된 생선 수프는 레몬과 허브 딜(dill)이 듬뿍 들어간, 내가 딱 좋아하는 맛이다. 항상 여름에만 오던 곳이라 따뜻한 그리스 국물 요리는 처음 먹어 본다. 방금 엘레나를 묻고 왔다. 그런데도 음식이 이렇게 맛있다. 또, 눈물이 날 것 같다.
_ 〈그리스 장례식〉 중에서
가족들이 알렉산드라가 직장 생활을 하던 LA에 가 있던 5월, 엘레나의 생일이 찾아왔다. 작년 12월, 중환자실 링거 위에 붙어 있던 이 날짜를 처음 봤었다. 그날은 돌아왔는데, 그녀가 없다. 있을 때나 잘하지, 뒤늦게 이게 웬 혼자 치는 뒷북인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기일 바로 다음 날인 엄마 생일에 꽃을 샀던 적은 없다. 우리 엄마한테도 안 했던 거 너한테 하는 중이라고 생색도 내고 싶다. 나름대로 정성스럽게 고른 이 작은 꽃다발이 엘레나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_ 〈그녀가 남긴 흔적들〉 중에서
먹어도 먹어도 끝이 보이지 않던 무사카가 두어 스푼 남았을 때, 이 통 큰 엄마가 말씀하신다. 손에는 작년과 똑같은 스패출러가 들려 있다. “어게인?” 엄마에게 툭툭 농담을 던지던 딸의 의자는 비워져 있다. 내가 평생 비워 둔 채 사는 엄마의 자리처럼, 저 의자가 채워질 일은 평생 없을 것이다. 그래도 남겨진 엄마는 웃는다. 딸 자리 바로 옆 의자에 앉아 있는 딸 친구에게 무사카를 넉넉히 퍼 주고, 서툰 영어로 내일 일정을 계획하신다.
_ 〈마크! 이트?〉 중에서
그 여름 이후로, 마음속에 두 개의 의자를 품고 산다. 오래도록 비워 둔 엄마 의자 옆에 그리스 엄마가 앉을 의자를 하나 더했다. 그리고, 믿어 보기로 했다. 평생 채워지지 않을 딸의 빈자리 근처에, 엘레나 엄마도 작게나마 내 자리를 마련해 주셨다고. 엘레나와 엄마도 어딘가에서, 우리만큼 많이 웃고, 가끔 울면서, 불고기를 같이 먹고 있을 거라고.
_ 〈Recipes for Broken Hearts〉 중에서
우리 집에는 이제, 한국 엄마들의 참기름 대신 그리스 엄마의 올리브유가 있다. 부엌에 있는 제일 큰 페트병에 담아 주신다는 걸 이미 터질 듯한 트렁크를 팔아 가며 조금만 가져 가겠다고 했다. 겹겹이 싸인 비닐 봉투를 풀고, 꽉 닫힌 뚜껑 위의 두툼한 테이프들까지 떼어 내야 했던 플라스틱 우
유병에 담긴 연한 초록색 오일. 이 푸릇푸릇한 향을 맛볼 때마다 궁금해한다. 엘레나가 어째서 이런 엄마를 나에게 남기고 간 건지. 그 답은 한참 후에나 들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정말 기가 막힌 일을 해 놓고 떠났다.
_ 〈에필로그〉 중에서
리뷰(0)
0 / 5.0
리뷰를 작성하시면 소정의 적립금을 드립니다.
도서의 첫번째 리뷰부터 10번째 리뷰까지는 기본 적립금의 2배를 적립해 드립니다.
리뷰 혜택 및 유의사항
리뷰 작성 안내 및 유의사항
•
리뷰 작성 시 관리자 확인 후 적립금이 지급되며 영업일 기준 평균 1~2일 소요될 수 있습니다.
•
적립금 유효기간은 적립 일로부터 1년입니다.
•
적립금이 지급된 리뷰는 수정,삭제가 불가합니다.
•
최소 20자 이상 리뷰 작성 시 적립금이 지급됩니다.
기본 적립금
•구매상품
3개월 까지
300원
(100자 이상)
100원
(100자 미만)
3개월 이후
100원
(20자 이상)
•비구매 상품 리뷰 작성 시 적립금은 적립되지 않는 점 참고바랍니다.
2배 적립금
상품의 첫번째 리뷰부터 10번째 리뷰까지는 기본 적립금의 2배를 적립해 드리며, 이후 리뷰부터는 기본 적립금이 적립됩니다.
아래에 해당하는 글은 리뷰 승인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상품 내용과 무관한 사진 및 글을 작성한 경우
•
시리즈나 세트 상품이라 하더라도 비슷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올리거나 같은 글을 복사해서 올리는 경우
•
기타 상품 리뷰에 적합하지 않은 내용이 있는 경우
•
비속어를 사용하거나 상품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
•
상업적 목적의 광고성 내용이나 저작권, 명예훼손 등의 우려가 있는 경우
작성하신 리뷰는 본 사의 마케팅 활동(온라인 이벤트, 프로모션, 광고 등)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상품의 주문/취소, 배송·포장, 파본, 재입고 등 CS/배송 서비스 관련 문의는 1:1 게시판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