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에너지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리운 마음은 어디로 갈까?
* 독일 청소년문학상 수상 *
죽음과 이별을 어린이의 솔직한 언어로 그려 낸 특별한 소설
엄마를 잃은 열 살 토니에게는 아직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다. 토니는 단짝 친구 얌얌과 함께 우주 라디오를 만들어 엄마와 교신하기로 한다. 두 아이는 정원에 텐트를 치고 간식을 잔뜩 챙겨, 별이 쏟아지는 여름밤 하늘을 향해 신호를 보낸다. 『우주로 가는 라디오』는 죽음과 이별을 어린이의 시선으로 그려 낸 소설이다. 10에서 0으로 향하는 카운트다운 구성은 우주선 발사를 기다리는 듯한 기대감을 더하고, 토니의 자유분방한 목소리와 개성 있는 일러스트는 슬픔과 호기심이 공존하는 어린이의 세계를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글 : 카렌 쾰러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우주 비행사를 꿈꾸며 낙하산 점프를 배우고, 베른 음악연극대학에서 연기를 공부했다. 12년간 연극 배우로 활동한 후 집필로 전향하여 현재 함부르크에서 극작가,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소설과 희곡을 넘나들며 독창적인 문체와 개성 있는 인물들을 선보이고 있다. 《우주로 가는 라디오》는 첫 어린이 소설이며, 이 작품으로 ‘독일 아동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림 : 베아 데이비스
이탈리아-한국-중국-하와이인입니다. 2012년부터 베를린에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만화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6년 코믹 인베이전 베를린 장려상을 받았고, 마트 스탐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2019년 그래픽 노블로 베르톨트 라이빙거 만화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동화책으로 ‘2022년 가장 아름다운 독일 책’을 수상했습니다.
역자 : 서지희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를 졸업했으며,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번역해왔다. 라퀴진 푸드코디네이터 아카데미를 수료하고 한식과 양식 조리사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잡지사 음식문화팀 객원기자로 일했다.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자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내추럴 와인Natural Wine』, 『타샤가 사랑한 요리』, 『앰버 레볼루션』, 『부엌 도구 도감』, 『180일의 엘불리』, 『내 아이의 IQ를 높여주는 브레인 푸드』, 『함께 먹는 세계의 음식』, 『얼음에 갇힌 여자』, 『아메리칸 걸』, 『마크드 포 라이프』, 『문문』, 『우리는 어떤 나라를 꿈꾼다』, 『세계의 별별 크리스마스』, 『릴리의 어느 멋진 날』, 『북극곰』, 『안녕! 우리나라는 처음이지』, 『치카치카 동물원 대소동』, 『코끼리』, 『쓰레기는 쓰레기가 아니다』 등이 있다.
엄마가 하늘나라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어른들의 말에 토니는 화가 난다. 토니가 보고 싶은 건 천사가 된 엄마가 아니라 함께 춤추고 잔소리도 하던 엄마이기 때문이다. 엄마가 정말 하늘에 있다면 아팠을 때의 모습일까, 아니면 건강했을 때의 모습일까? 토니는 누구도 쉽게 대답해 줄 수 없는 질문이 가득하다.
토니는 엄마가 없는 현실에 화가 나기도 하고, 문득 떠오른 기억에 슬퍼하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얌얌과 장난을 치고 엉뚱한 상상에 빠진다. 작품은 이런 감정들을 하나로 정리하거나 슬픔을 빨리 이겨내야 할 문제로 다루지 않는다. 슬픔을 겪는 어린이에게도 저마다의 생각과 감정, 표현 방식이 있다는 사실을 토니의 목소리로 보여 준다.
토니는 가족이 함께 보낸 생일, 엄마가 얼굴에 그려 준 나비, 천장에 붙여 준 야광별을 노트에 기록한다. 엄마와 함께했던 순간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그럼 우리가 직접 해 보자!”
토니가 엄마와 다시 이야기하고 싶어 하자, 우주에 관심이 많은 얌얌은 그 바람을 허황된 소원으로 치부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엄마에게 신호를 보낼 수 있을지 함께 방법을 궁리한다. 두 아이는 직접 라디오를 만들고 정원에 텐트를 치며 교신을 준비한다. 물론 간식도 빠뜨리지 않는다.
얌얌은 토니의 슬픔을 해결해 주려고 애쓰기보다 친구가 하고 싶은 일에 기꺼이 동참한다. 우주에 관한 지식을 나누고, 엉뚱한 계획을 함께 세우고, 때로는 장난을 치며 토니의 곁을 지킨다. 두 친구의 자유분방한 대화는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에 생기를 더한다.
얌얌의 위로는 그럴듯한 말 한마디가 아니라 함께해 주는 행동에 있다. 두 아이가 만든 우주 라디오는 토니의 간절한 바람에서 출발했지만, 그 준비 과정에는 친구와 함께 나눈 시간도 차곡차곡 쌓여 간다.
우주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들
마침내 라디오에서 뜻밖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우주에 머물고 있는 우주비행사 자나다. 두 아이는 자나와 교신하며 우주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 가고, 지구를 떠나 있는 우주비행사가 무엇을 그리워하는지도 듣게 된다. 엄마에게 말을 전하려고 시작한 계획은 예상하지 못했던 만남으로 이어진다.
우주에서는 에너지가 사라지지 않고 다른 형태로 바뀔 뿐이라는 이야기는 토니에게 새로운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렇다면 세상을 떠난 엄마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닐까? 엄마와 함께했던 시간, 엄마가 남긴 말과 기억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토니는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자신의 경험과 연결하며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우주에 관한 지식이 엄마의 부재를 없애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토니는 답을 찾기 어려웠던 질문을 조금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게 된다. 지구를 그리워하는 자나와 엄마를 그리워하는 토니. 서로 다른 곳에 있는 두 사람은 대화를 통해 각자의 그리움을 나눈다.
엄마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았던 토니. 별이 쏟아지는 그날 밤, 두 친구의 우주 라디오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추천사
천문학자들은 가끔 먼 우주를 향해 메시지를 보낸다. 답이 언제 올지, 오기는 할지 아무도 모른다. 여름밤 정원에 앉아 밤하늘을 향해 기약 없는 무전을 보내는 아이들의 마음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어느 날 문을 열고 들어온 죽음에게 엄마의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던 토니. 그런 토니를 친구 얌얌은 에너지 보존 법칙으로 위로한다. 그러니까 이 우주에서 토니의 엄마가 사라지셨을 리 없다나. 엉뚱하지만 더없이 따뜻하다. 끝없을 듯한 슬픔 속에서도 아이들은 자라고, 세상 만물을 향한 호기심으로 쉼 없이 묻는다. 과학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 줄 뿐이지만, 때로는 그게 어떤 공감의 말보다 마음을 찡하게 울린다. 그날 밤, 400킬로미터 위에서 누군가 대답한다. 우주에서 우리는 무의미할 만큼 작은 존재일지 몰라도, 서로에게는 의미가 있다고. 언젠가 문득, 누군가가 그리워 밤하늘만 올려다보고 싶어진다면 《우주로 가는 라디오》에 주파수를 맞추고 우주가 보내오는 메시지에 가만히 귀 기울여 보자.
- 심채경 (천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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