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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실
한강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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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193069
ISBN
9788932043562
출판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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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5-04-18
페이지, 크기, 무게 172쪽, 120 * 188 mm, 172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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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마침내 우리 곁에 당도한 봄,
깨어나는 연둣빛 생명의 경이

살아 있는 한 희망을 상상하는 일,
그 오래고 깊은 사랑에 대한 한강의 기록들

“역사적 트라우마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하고 시적인 산문”이라는 선정 이유와 함께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의 신작 『빛과 실』(2025)이 문학과지성사 산문 시리즈 의 아홉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 「빛과 실」(2024)을 포함해 미발표 시와 산문, 그리고 작가가 자신의 온전한 최초의 집으로 ‘북향 방’과 ‘정원’을 얻고서 써낸 일기까지 총 열두 꼭지의 글이, 역시 작가가 기록한 사진들과 함께 묶였다.

삼십 년 넘게 ‘쓰는 사람’의 정체성으로,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라는 “두 질문 사이의 긴장과 내적 투쟁”을 글쓰기의 동력으로 삼아온 작가가 그 숱한 질문들 속 “가장 깊은 겹”이 “언제나 사랑을 향하고” 있던 게 아닐까, 그것이 바로 “내 삶의 가장 오래고 근원적인 배음”(29쪽)이 아닐까 묻고 답하기까지, 시차를 두고 쓰인 시와 산문, 일기와 사진이 새롭게 제 자리를 잡았다. “북향의 사람”(「북향 방」)으로 읽고 쓰는 동안, 종일 빛이 들지 않는 정원에 음지에서도 견뎌내는 식물들의 뿌리를 내리고 탁상용 거울 여러 개의 방향을 옮겨가며 햇빛을 붙드는 작가의 작고도 간절한 일상을 따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음의 구절이 떠오른다. “이 행성에 깃들인 사람들과 생명체들의 일인칭을 끈질기게 상상하는, 끝끝내 우리를 연결하는 언어를 다루는 문학에는 필연적으로 체온이 깃들어 있습니다.”(34쪽)

“글쓰기가 나를 밀고 생명 쪽으로 갔을 뿐이다.”(57쪽)라고 작가는 말했다. 책장을 넘기면 흑면과 백면이 교차하며 맞닿은 글과 이미지가 서로에게 스미고 또 끌어당기며 작가의 방과 정원에 깃드는 빛과 그림자를, 이어지는 작가의 낮과 밤을 읽는 이로 하여금 좇게 만든다. 멀게는 사십여 년 전 유년의 기억이 저장된 중철 제본 노트에서 시작된 사랑, 따뜻한 생명에 대한 의문과 갈구가, 가깝게는 코로나19-팬데믹에 휩싸인 2020~2024년 북향의 방과 정원에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부드러움과 온기와 차가움과 통증을 느끼는” “그 생생한 감각들”이 일기와 산문 속에서 오롯하다. “햇빛이 잎사귀들을 통과할 때 생겨나는 투명한 연둣빛이 있다. 그걸 볼 때마다 내가 느끼는 특유의 감각이 있다. 식물과 공생해온 인간의 유전자에 새겨진 것이리라 짐작되는, 거의 근원적이라고 느껴지는 기쁨의 감각이다.”(「북향 정원」, 95쪽)
여기, ‘시적인 산문’이란 한강의 언어가 ‘경계 없는 글쓰기’라는 형식과 만났을 때 비로소 우리가 마주하게 된 세계는 생명의 경이와 눈부신 빛으로 가득하다.
목차
빛과 실 7
가장 어두운 밤에도 31
출간 후에 37
작은 찻잔 59

코트와 나 65
북향 방 68
(고통에 대한 명상) 70
소리(들) 72
아주 작은 눈송이 81
북향 정원 85
정원 일기 99
더 살아낸 뒤 165
상세 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한강
1970년 겨울 광주에서 태어났다. 1993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 「서울의 겨울」 외 네 편을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흰』 『작별하지 않는다』,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을 출간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김유정문학상, 김만중문학상, 대산문학상, 인터내셔널 부커상, 말라파르테 문학상, 산클레멘테 문학상, 메디치 외국문학상,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노르웨이 ‘미래 도서관’ 프로젝트 참여 작가로 선정되었다. 2024년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작가의 신간 & 인기 도서
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필멸하는 존재로서 따뜻한 피가 흐르는 몸을 가진 내가 느끼는 그 생생한 감각들을 전류처럼 문장들에 불어넣으려 하고, 그 전류가 읽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느낄 때면 놀라고 감동한다.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라는 것을, 생명의 빛과 전류가 흐르는 그 실에 나의 질문들이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에.”
― 「빛과 실」(2024)에서

“그렇게 덤으로 내가 생명을 넘겨받았다면, 이제 그 생명이 힘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 아닐까? 생명을 말하는 것들을, 생명을 가진 동안 써야 하는 것 아닐까? [......]
허락된다면 다음 소설은 이 마음에서 출발하고 싶다.”
― 「출간 후에」(2022)에서

“이제 나는 햇빛에 대해 조금 안다고 말할 수 있다.

작은 ㄷ자 형태로 지어진 이 집은 바깥으로는 동쪽 창이 없다. 하지만 안쪽 마당을 바라보는 조그만 서고에는 있다. 햇빛은 가장 먼저 그 작은 동창을 비춘 뒤 성큼성큼 대문 안쪽을, 그다음엔 부엌 창을 비춘다. 남중한 태양이 비스듬히 쏘아내는 빛이 이윽고 마루에 가득 찰 때, 그 단호한 속력에 나는 매번 놀란다.”

“이 일이 나의 형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을 지난 삼 년 동안 서서히 감각해왔다. 이 작은 장소의 온화함이 침묵하며 나를 안아주는 동안. 매일, 매 순간, 매 계절 변화하는 빛의 리듬으로.”
― 「북향 정원」(2022)에서

“내 작은 집의 풍경에는 바깥 세계가 없다. 중정이 주는 평화. 내면의 풍경 같은 마당.

행인도 거리도 우연의 순간도 없다.
그걸 잊지 않으려면 자주 대문 밖으로 나가야 한다.

하지만 이 내향적인 집에도 외부로 열려 있는 방향이 있다. 마당의 하늘. 그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을 오래 보고 있었다.”
― 「정원 일기」(2021년 12월 18일)에서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사랑이란 무얼까?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실이지.
― 1979년 4월, 중철 제본 책자에서

이상하지 않아?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이 우리를 두껍게 만든다는 것

두렵지 않아?
결코 통과한 적 없는 시공간의 겹들이 우리를 무겁게 만든다는 것
*
희망이 있느냐고
나는 너에게 묻는다

살아 있는 한 어쩔 수 없이 희망을 상상하는 일

그런 것을 희망이라고 불러도 된다면 희망은 있어
―「소리(들)」(2024)에서

밝은 방에서 사는 일은 어땠던가
기억나지 않고
돌아갈 마음도 없다

북향의 사람이 되었으니까

빛이 변하지 않는
―「북향 방」에서(2023년에 쓰고 2024년 『문학과사회』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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