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_하승민
잠도 가는 길_김희재
진홍: 박수 외전_강성봉
힌트_김유원
정말 괜찮으세요?_서수진
옥이_박서련
종이탈_강화길
빵과 우유_한은형
모든 고릴라에게_강태식
서강대교를 걷다_장강명
무명_최진영
외계인_주원규
웰컴 투 더 로스트앤드파운드_서진
말레이곰이 우리 집에 왔다_조영아
표범_조두진
어나니_권리
너를 응원해_심윤경
불의 말_박정애
홍합, 이시죠?_한창훈
길 위의 에트랑제_김연
저자소개
저자 : 하승민
장편소설 《멜라닌》으로 제29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콘크리트》 《나의 왼쪽 너의 오른쪽》 《당신의 신은 얼마》 《발끝이 바다에 닿으면》 등이 있다.
저자 : 김희재
장편소설 《탱크》로 제28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단편소설 《화성과 창의의 시도》가 있다.
저자 : 강성봉
장편소설 《카지노 베이비》로 제27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자 : 김유원
장편소설 《불펜의 시간》으로 제26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미확인 홀》이 있다.
저자 : 서수진
장편소설 《코리안 티처》로 제25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골드러시》, 중편소설 《유진과 데이브》, 장편소설 《올리앤더》 《다정한 이웃》 《엄마가 아니어도》 등이 있다
저자 : 장강명
장편소설 《표백》으로 제16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연작소설 《뤼미에르 피플》 《산 자들》, 장편소설 《열광금지, 에바로드》 《호모도미난스》 《한국이 싫어서》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댓글부대》 《우리의 소원은 전쟁》 《재수사》(전 2권) 등이 있다.
저자 : 최진영
장편소설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으로 제15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팽이》 《겨울방학》 《일주일》 《쓰게 될 것》, 장편소설 《끝나지 않는 노래》 《원도》 《구의 증명》 《해가 지는 곳으로》 《이제야 언니에게》 《내가 되는 꿈》 《단 한 사람》 등이 있다.
저자 : 주원규
장편소설 《열외인종 잔혹사》로 제14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천하무적 불량야구단》 《무력소년생존기》 《망루》 《불의 궁전》 《반인간선언》 《광신자들》 《너머의 세상》 《기억의 문》 《크리스마스 캐럴》 《나쁜 하나님》 《메이드 인 강남》 《특별관리대상자》 《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서초동 리그》 《벗은 몸》 《제국의 사생활》 등이 있다.
저자 : 서진
장편소설 《웰컴 투 더 언더그라운드》로 제12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하트브레이크 호텔》 등이 있다.
저자 : 조영아
장편소설 《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로 제11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명왕성이 자일리톨에게》 《그녀의 경우》, 장편소설 《푸른 이구아나를 찾습니다》 《헌팅》 등이 있다.
저자 : 조두진
장편소설 《도모유키》로 제10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마라토너의 흡연》 《진실한 고백》, 장편소설 《능소화》 《유이화》 《아버지의 오토바이》 《몽혼》 《북성로의 밤》 《결혼 면허》 《미인 1941》 등이 있다.
저자 : 권리
장편소설 《싸이코가 뜬다》로 제9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폭식 광대》, 장편소설 《왼손잡이 미스터 리》 《눈 오는 아프리카》 《상상범》 등이 있다.
저자 : 심윤경
장편소설 《나의 아름다운 정원》으로 제7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연작소설 《서라벌 사람들》, 장편소설 《이현의 연애》 《달의 제단》 《사랑이 달리다》 《사랑이 채우다》 《설이》 《영원한 유산》 《위대한 그의 빛》 등이 있다.
저자 : 박정애
장편소설 《물의 말》로 제6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춤에 부치는 노래》 《죽죽선녀를 만나다》, 장편소설 《에덴의 서쪽》 《강빈》 《덴동어미전》 등이 있다.
저자 : 한창훈
장편소설 《홍합》으로 제3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가던 새 본다》 《세상의 끝으로 간 사람》 《청춘가를 불러요》 《나는 여기가 좋다》 《그 남자의 연애사》, 연작소설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 장편소설 《섬, 나는 세상 끝을 산다》 《꽃의 나라》 《네가 이 별을 떠날 때》 등이 있다.
저자 : 김연
장편소설 《나도 한때는 자작나무를 탔다》로 제2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함께 가자 우리》 《그 여름날의 치자와 오디》 《나의 얼토당토않은 엄마》 등이 있다.
알파와 베타는 아이가 걱정이었다.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가 아플까 봐 걱정이었다. 언젠가 유치원에 갈 아이가 상처받을까 봐 걱정이었다. 학교에 갈 아이가, 친구를 사귈 아이가, 맹인 아빠를 둔 아이가, 파란 몸에서 태어날 아이가, 세상에 무방비로 던져질 아이가, 둘은 걱정이었다. _하승민, 〈유전자〉
사람들은 아들의 죽음에 대한 대가가 성대하게 치러졌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녀에게 아이의 죽음은 사회적인 이슈나 책임자에 대한 단죄로 보상받을 수 있는 종류의 상실이 아니었다. 그 상실은 또 다른 시작이 뒤따르지 않는 영원한 끝이었다. _김희재, 〈잠도 가는 길〉
주지와 자주색 재킷이 천도해달라며 가져온, 인간도 아닌 그것, 살지도 죽지도 않은 그 깊은 구멍을 들여다본 지금, 박수는 다시 벼랑 끝에 섰다. 그랬구나, 그리 오래 잊고 잘도 살아왔구나. 박수는 부푼 소매를 접고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그리고 벽에 걸린 진홍검을 내려 단단히 쥐고는 스르렁, 어둠 속 자줏빛을 향해 겨누었다. _강성봉, 〈진홍: 박수 외전〉
진호는 혼란스러웠다. 잘못 본 건가 싶어 다시 고개를 돌렸는데 확실히 웃고 있었다. 그것도 재밌다는 듯이 활짝. 홈런 맞은 게 재밌어? 역전당한 게 재밌어? 진호는 어처구니없어하며 1루 베이스를 밟았다. 투수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 여자라서 승리욕이 없나?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웃을 수 있지? _김유원, 〈힌트〉
남자 강사는 소수여서 눈에 띄고 입방아에 오르기 쉽다고 일러줄 걸 그랬나. 그러니 복장부터 말과 행동을 다 조심해야 한다고. 여자 강사들이 청바지 입고 다닐 때 남자 강사들이 정장만 입는 이유가 무엇이겠느냐고. 편한 옷을 입고 편하게 말하고 행동하기 시작하면 하나부터 열까지 다 문제가 될 수 있다고. _서수진, 〈정말 괜찮으세요?〉
어느 날은 남편이 숨을 식식 몰아쉬며 신문을 쥐고 달려옵데다. 피양에 히로인이 났다, 아조 대단한 인물이 났다구 하며요. 기래 신문을 보니 ‘강주룡’이라는 이름 석 자가 꽝꽝 찍혀 있지 않갔어요. 강주룡이라는 여장부가 을밀대 지붕 우에 올라 평원고무공장 공장주의 횡포를 목청껏 외쳤다구요. _박서련, 〈옥이〉
생각해보면 다 그런 식이었다. 대야의 물을 들여다본 것도, 분신사바를 하며 끈질기게 질문한 것도, 그냥 한번 해본 것이 아니었다. 나는 믿었다. 그래, 미래를 볼 수 있으리라고. 죽은 사람과 대화할 수 있으리라고. _강화길, 〈종이탈〉
병원에서 간호사가 하라는 대로 어쩔 수 없이 젖을 물리던 순간 미구는 이 일만은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포유동물로서 기능하고 있는 자신을 부정할 도리가 없어서 그랬지만 혹시라도 이러다 모성이라는 게 생겨버리면 어쩌나 하는 공포가 있었다. _한은형, 〈빵과 우유〉
영수는 벤치의 등받이 위로 섬처럼 떠 있는 두 개의 뒤통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관계가 지금보다 훨씬 긴밀했던 때를, 의존적이고 밀접했던 때를 떠올렸다. 불필요하거나 사소한 말이 쉴 새 없이 오가고, 주말 계획을 같이 짜고, 항상 손을 맞잡은 채 길을 걷고, 저녁 메뉴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금화처럼 귀한 것들이 자갈처럼 흔했던 때를. _강태식, 〈모든 고릴라에게〉
아치를 향해 걸으며 나는 기묘한 생각을 했다. 사실은 그녀가 5년 전에 서강대교에서 떨어져 자살에 성공했고, 지금 내 옆에 있는 존재는 귀신이라는 생각이었다. 잠시 뒤에는 그 생각이 더욱 발전했다. 나 역시 한강 다리에서 떨어져 죽었으며, 자기가 죽은 사람인 줄 모르는 귀신이라는 망상이었다. _장강명, 〈서강대교를 걷다〉
X를 죽이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 매번 가볍게 제압당했다. 그리고 죽을 만큼 맞았다. 사건 관련 기사를 읽으며 나의 패착을 깨달았다. 나는 살고 싶어서 X를 죽이려고 했다. 그래서 실패한 것이다. 여자는 나와 다른 것을 원했음이 분명했다. 여자가 원한 것을 알아야 했다. _최진영, 〈무명〉
과연 저 아이를 본 적이 있었을까. 처음 본 모습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었다. 아무 이유 없이 저 아이를 외계인이라고 생각했던 건 아마도 처음 봤든, 언젠가 계속 보았든 피할 수 없는 두려움이 치솟았기 때문이 아닌가. _주원규, 〈외계인〉
고해성사를 다시 써야겠다. 볼펜을 들고 적어야 하는데 손이 움직이지 않는다. 손이 부들부들 떨릴 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짓을 당할 만큼 잘못한 게 없다. 역시, 반성문은 아무나 쓰는 게 아니다. 최소한 자기가 무얼 잘못했는지 아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것이다. _서진, 〈웰컴 투 더 로스트앤드파운드〉
나는 더 들어가지 못하고 주춤 물러났다. 좀 더 지켜보기로 하고 문을 닫았다. 신고하라, 마라는 말도 없이 아버지는 나가버렸다. 텔레비전을 틀었다. 사람들이 여전히 말레이곰을 수색 중이었다. _조영아, 〈말레이곰이 우리 집에 왔다〉
그날 나는 밤새 뒤척였다. 표범을 동물원에 보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 말씀처럼 언제까지 집에서 기를 수도 없었다. 내게는 좋은 친구였고, 강아지처럼 구는 녀석이지만 동네 사람들에게는 맹수인 것이다. _조두진, 〈표범〉
내 몸은 마치 감옥에 갇힌 것처럼 꿈쩍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는 뭘까? 나는 광물일까? 어쩌면 그것에 가까울지 모른다. 내 몸에는 생물이라고 여길 수 있는 근거가 남아 있지 않다. _권리, 〈어나니〉
서로 욕하고 탓하고 때리지 않는 식구들, 순하게 웃는 얼굴로 밥 먹는 사람들. 두려울 때 함께 걸을 수 있는 가족들. 세상에는 흔한 일일지 몰라도 그에게는 매일매일 새로운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_심윤경, 〈너를 응원해〉
찬미는 학부 때 영문학과에서 문화인류학과로 전과하고 대학원에서 공부를 지속하면서 여자의 정절에 대한 가부장제의 오랜 병적 집착을 신의 뜻으로 포장한 제의 따위를 진저리 나도록 보아왔다. 그런 와중에도 찬미가 궁금했던 것은 불에 대한 본능적 두려움마저 이기는 격정이었다. _박정애, 〈불의 말〉
마지막엔 나만 남았다. 조금 전, 세월 잘 갔다고, 나이 든 것을 옹호하는 풍으로 말했지만, 딱 한 번만, 딱 한 시간만이라도 그 옛날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공장 시멘트 바닥이나 항도 길바닥에서 퍼질러 앉아 막걸리 마시며 노래 부르던 그 시절로. _한창훈, 〈홍합, 이시죠?〉
엄마만이 유일한 하늘인 어린 딸에게, 반항의 특권을 가진 사춘기 소녀에게, 공부하느라 힘든 대학생에게 넌 나의 유일한 말동무이자 친구라며 온갖 말, 말, 말들을 쏟아놓았다. 물론 말하고 속으로 후회한 적은 있었지만 내 딸이니까, 내 딸만은 날 이해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네가 없었으면 난 이미 죽었을 거야, 라는 말도 서슴지 않으면서. _김연, 〈길 위의 에트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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