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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 문예세계문학선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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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307666
ISBN
9788931025996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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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5-10-27
페이지, 크기, 무게 348쪽, 140*210mm, 452g
목차

1부
2부
3부
4부
5부

작품 해설
알베르 카뮈 연보
상세 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알베르 카뮈 Albert Camus, 1913~1960
1913년 11월 7일, 당시 프랑스 식민지인 알제리의 몽도비에서 궁핍한 노동자인 아버지와 스페인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18년 공립초등학교에 들어가 뛰어난 교사 루이 제르맹의 가르침을 받는 행운을 얻었다. 알제대학교 재학 중에는 평생의 스승으로 여기게 된 철학교수 장 그르니에를 만나 깊은 영향을 받았다. 1930년대에 앙드레 지드, 몽테를랑, 앙드레 말로 등의 작품을 비롯해 프랑스 고전문학을 두루 섭렵하며 알제리 젊은 좌파 지식인들 사이에서 점차 중요한 인물로 떠올랐다. 1934년 알제리 공산당에 입당하기도 했지만 곧 탈퇴했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2년간 진보 성향의 신문 〈알제 레퓌블리캥〉에서 기자로 근무했다. 이후 레지스탕스 조직의 기관지였다가 일간지가 된 〈콩바〉의 편집장으로 일하며 확고한 도덕적 신념 아래 독자적인 좌파적 관점을 견지했다. 1942년 데뷔작 《이방인》으로 작가로서 이름을 널리 알렸고, 1947년 《페스트》로 큰 성공을 거두며 그해 비평가상을 받았다. 1951년 발표한 평론 《반항적 인간》은 마르크스주의 비평가들과 장 폴 사르트르 등의 철학자들에게 격렬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1957년 44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되었으나 3년 뒤인 1960년 1월 4일, 교통사고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주요 작품으로 소설 《이방인》 《페스트》 《전락》 등과 에세이 《안과 겉》 《시지프 신화》 《반항적 인간》 등이 있다.

역자 : 이휘영
소르본대학교 문학부에서 D.S.C.F. 학위를 획득했으며 서울대학교 불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광복 후 최초의 프랑스어 사전인 《불한소사전》과 《엣센스 불한사전》 등을 편찬했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아시아 최초로 번역했으며, 카뮈의 《페스트》, 《안과 겉》, 로맹 롤랑의 《베토벤의 생애》,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양식》, 《사전꾼들》, 르 클레지오의 《홍수》, 《카르멘》, 《독서론》, 《회색 노트》, 《암야의 집》 등을 번역했다.
출판사 서평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 〈옵서버〉 선정 가장 위대한 소설 100선
* 《로고스》 선정 20세기를 만든 책 100선
* 피터 박스올 선정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1001권의 책
* 하버드생이 가장 많이 읽는 책 20선

20세기 최고의 실존주의 작가 알베르 카뮈가 포착한
전염병으로 폐쇄된 도시에서 피어오르는 뜨거운 인간애

1947년 발표된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는 제2차 세계 대전 직후의 세계가 겪었던 도덕적 붕괴와 실존적 불안을 압축한 소설이다. 신문기자 랑베르는 알제리 오랑에 취재차 머물다가 페스트가 창궐해 도시에 갇힌다. 고통과 절망에 빠진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된 폐쇄된 도시에서는 극한 상황에 처한 갖가지 인간 군상의 적나라한 본성이 드러난다. 랑베르는 오랑 시민의 고통을 목격하면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욕망과 다른 사람들의 불행에 무관심할 수 없는 윤리적 부조리 사이에서 번뇌한다.
‘페스트’는 곧 파시즘과 전체주의, 인간의 무관심이 만들어낸 도덕적 전염, 세계의 부조리함 등으로 인간이 겪는 고통의 상징이다. 카뮈는 랑베르의 입을 빌려 “혼자만 행복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하며, “절망 속에서도 인간다움은 유지될 수 있는가”라는 인간 존재의 의의를 묻는다. 이러한 주제 의식에는 당대 철학·문학의 사조였던 실존주의가 강하게 반영되어 있다. 카뮈는 ‘부조리의 윤리’를 통해 인간의 한계를 자각하면서도,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놓지 않는 ‘반항하는 인간’을 제시해 실존의 의미를 제기한다.

재앙의 도시에서 인간 존엄의 최후 보루를 그리다
절망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인간성과 연대

소설은 북아프리카의 프랑스 식민지 도시 오랑에서 시작된다. 어느 날 거리 곳곳에서 죽은 쥐들이 발견되고, 이어 사람들에게 괴질이 퍼지기 시작한다. 처음엔 일시적 현상으로 여겨졌으나, 곧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심각한 전염병이 퍼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도시 전체가 봉쇄된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병마로 사람들이 차례차례 죽어가는 와중에 외부와의 연락마저 끊기자, 사람들은 서로를 의심하며 공포와 무기력에 빠진다.
이 재앙의 한가운데서 카뮈는 여러 인물을 등장시켜, 부조리를 마주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연출한다. 주인공인 랑베르는 파리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연인과 재회하기 위해 탈출을 시도하지만, 고통받는 시민들을 보며 윤리적 문제로 고뇌하다 오랑에 남아 다른 이들과 함께 방역 활동에 참여하기로 한다. 의사 리외는 이성을 잃지 않고 환자를 돌보며, 의사이자 인간으로서 자신이 해야 할 의무를 다한다. 신부 파늘루는 처음에는 페스트를 ‘신의 징벌’로 해석하지만, 무고한 아이의 죽음을 목격한 뒤 신의 뜻에 의문을 품는다. 그리고 일반 시민인 타루는 어떤 명분도 없이, 단지 인간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싸운다. 절망 속에서도 연대와 행위를 택하는 이, 신념의 한계에 부딪혀 좌절하는 이, 개인적 욕망과 공동체적 책임 사이에서 흔들리는 이 등, 《페스트》의 다양한 인물상은 부조리를 인식한 후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뚜렷하게 드러낸다.
페스트가 끝나갈 무렵, 도시에는 일시적인 환희가 찾아오지만 리외는 그 기쁨이 허망함을 안다. 그는 말한다. “페스트균은 결코 사라지지 않으며” “방이나 지하실이나 트렁크나 손수건이나 헌 종이 같은 것들 틈에서 꾸준히 살아남아” 언제고 인류의 행복을 위협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잠긴다(334쪽). 이 결말은 악과 부조리는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는 엄중한 경고다. 그러나 카뮈는 그 결말에 “인간에게는 경멸당할 것들보다도 찬양받을 것이 훨씬 더 많다”라는 말을 함께 넣어, 이 재앙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인간의 존엄성과 시민 간의 연대가 필요함을 상기한다.

부조리 앞에 무너질 것인가, 그에 맞서 실존할 것인가
카뮈 철학의 정수, ‘반항하는 인간’의 초상

《페스트》는 카뮈 철학의 핵심 개념인 ‘부조리’와 ‘반항’을 소설로 구현한 작품이다. 카뮈는 인간이 본질적으로 모순을 안은 존재라고 보았다. 인간은 이성적 존재로서 “합리적 욕망이 있는 까닭에 세계의 뜻을 알아보고자” 하지만, “세계에는 인간의 이성으로서 알아볼 수 있을 만한 아무런 뜻도 없다”(337쪽). 부조리란 인간의 합리적 욕망과 세계의 몰이해가 충돌하며 생기는 모순이며, 인간이 세계를 살아가며 겪을 수밖에 없는 숙명이다. 《페스트》의 오랑은 바로 그 부조리가 집약된 현장이다. 인간은 질병의 원인을 알지 못한 채, 그저 죽음을 기다리거나 싸워야 한다.
하지만 카뮈는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고도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인간이 부조리 속에서 살아가야 함을 인식하고, 그 부조리에 맞서며 자신의 의지를 펼 때 비로소 인간으로서 실존한다고 보았다. 이렇게 부조리를 회피하는 대신 삶을 긍정하는 태도가 바로 카뮈가 말하는 ‘반항’이다. 카뮈는 무의미한 상황 속에서도 인간이 자신이 직접 선택하고 행동하며 의미를 창조할 수 있다고 믿었다. 또한, 카뮈는 이 소설을 통해 인간의 연대를 윤리의 새로운 기반으로 제시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은 서로 다른 세계관을 넘어 페스트에 맞서기 위해 하나 되어 행동한다. 카뮈에게 연대는 감정적 동정이 아니라, 부조리한 현실을 함께 인식하고 공동으로 맞서는 윤리적 결단이다. 인간은 홀로 의미를 창조하는 존재가 아니라, 타인의 고통을 인식할 때 비로소 자기 존재를 완성한다.
오늘날 《페스트》는 단순한 전후 문학의 산물이 아니라, 팬데믹 이후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던진다. 바이러스와 정보의 과잉, 무관심과 혐오가 뒤섞인 현실 속에서, 카뮈의 말은 여전히 우리가 인간으로서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끊임없이 자신과 세계를 성찰하고 서로의 고통을 인식할 때, 비로소 우리는 재앙과도 같은 세계에 반항하며 품격 있는 인간으로서 실존할 수 있다. 《페스트》는 카뮈가 말한 절망의 한가운데서 피어나는 인간의 연대이며, 그가 문학으로 남긴 강렬한 윤리적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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