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 김춘수 문학의 주춧돌
김춘수와 언어 _ 허만하/ 무의미 시론의 문학사적 의의 _ 이승훈/ 김춘수의 초상, 그리고 접목시와 편집시 _ 오규원/ 김춘수의 시 세계‘자선自選대표시’10편의 세계 _ 윤호병/
2부 / 내가 만난 김춘수
시인 김춘수에게 보내는 편지 _ 전혁림/ 우울하던 시절의 김춘수 선생 _ 김진경/ ‘적막’속의‘즐거움’_ 조영서/ 「타령조」와「누란」_ 윤후명/ 대여 선생님이 들려 주셨던 시 세 편 _ 류기봉/ 오갈피나무와 부용과 코끼리와 앵두밭과 _ 이원/ 김춘수 선생님께 _ 심언주/
3부 / 내가 읽은 김춘수의 시 한 편
영원토록 1:1인 꽃 _ 김영승/ 공포의 시작 _ 김언희/ Wnrdma _ 함기석/ 어느 날, 구름 _ 성미정/ 뼈 없는 뿔 _ 이수명/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_ 조말선/ 처용과 나 _ 신동옥/ 사랑하는 나의 하나님 _ 김옥희/
4부 / 대담 - 우리 시대의 큰 시인
김춘수 선생의 시와 삶, 그리고 산문 _ 강현국/ 나의 아버지 김춘수 _ 김지선
5부 / 나의 예술인 교우록
청마(靑馬)/ 미당(未堂)/ 동리(東里)/ 공초 선생(空超先生)/ 강 화백(姜畵伯)/ 화인(花人)/
조향(趙鄕)/ 전혁림(全爀林)/ 윤이상(尹伊桑)/ 파석(巴城), 동기(東騎), 노석(奴石), 일영(逸影)/
<奇人列傳>/ 위 혜원(惠園)/ 남윤철(南潤哲)/ 김윤기(金允基)/
<청포도>
청포도 동인들
천상병(千祥炳)/ 고석규(高錫珪)/ 문신(文信)/ 조두남(趙斗南)/ 이윤수(李潤守)/ 이호우(李鎬雨)/ 이설주(李雪舟)/ 정점식(鄭点植)/ 요산(樂山)과 향파(向破)/ 대구의 文友들
주요 연보/ 작품 목록/ 주요 연구 목록/ 학위논문
저자소개
저자 : 강현국
1949년;경북 상주 출생
1976년; 《현대문학》 시인 등단
1988년; 경북대학교 대학원 문학박사
1983~2007년; 대구교육대학교 교수 및 총장
1992년~ 현재; 시 전문 계간 문예지 《시와반시》 주간 겸 발행인
2011~현재; 사단법인 녹색문화컨텐츠개발연구원 이사장
지은 책; 시론집 『시의 이해』 외, 시집 『달은 새벽 두시의 감나무를 데리고』, 『노을이 쓰는 문장』외, 산문집 『고요의 남쪽』, 『오래된 약속』 등
출판사 서평
김춘수 시인의 삶과 문학에 대한 해명
책은 모두 5부로 짜여 있다.
1부 ‘김춘수 문학의 주춧돌’에서는 허만하·이승훈·오규원·윤호병 씨가 선생의 삶과 문학을 안에서,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를 꿈꾸는 마음으로 선생의 시세계에 대한 이론적 접근을 보여준다.
2부 ‘내가 만난 김춘수’에서는 전혁림·김진경·조영서·윤후명·류기봉·이원·심원주 씨 등의 글을 통해 시인으로서의 선생의 삶과 그 내면을 엿볼 수 있게 하였으며, 3부 ‘내가 읽은 김춘수의 시 한 편’에서는 김영승·김언희·함기석·성미정·이수명·조말선· 신동옥·김옥희 씨 등 젊은 시인들이 선생의 대표작 몇 편에 대해 쓴 감상 에세이를 실었다.
4부 ‘대담?우리 시대의 큰 시인’에서는 강현국 시인이 생전에 선생님과 나눈 문학과 삶의 안팎, 그 궁금함을 들여다본 인터뷰와 선생님의 장녀인 문학평론가 김지선 씨와의 대담을 통해 선생님을 추억한다.
5부 ‘나의 예술인 교우록’에서는 예술의 길을 함께 걸어온 청마와 미당, 동리와 전혁림 등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선생의 육성으로 들을 수 있다.
책 속에서
「타령조」와 「누란」
윤 후 명 소설가
내가 김춘수 시인을 좋아하게 된 것은 그의 시 「타령조(打令調)」 를 읽고서였다. 물론 그는 많은 시를 썼고 그 가운데「꽃」은 대표적인 작품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나는 시를 공부하면서「타령조」에 빠져들었다. 「타령조」도 여러 편인데, 「타령조 10」을 읽었을 때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이세반도(伊勢半島)에서 온 오토미,/ 네 말을 빌리면/ 지형이/ 태평양을 바라고 기어가는 거북이 모양인 밀감밭에서/ 밀감은 따지 않고/ 바다에만 먼눈을 팔다가 일터를 쫓겨난 오토미,/ 빠 쿠로네꼬의 여급이 된 지/ 채 열흘이 안 되는 오토미,/ 오토미의 손등은 나이보다 늙고 꺼칠했지만,/ 오토미의 볼과 이마는 이세반도의 밀감밭의/ 밝은 밀감빛이었다고 할까,/ 나이 열다섯만 되면 마음이 익는다는/ 이세반도에서 온 열아홉 살 오토미의 눈에는/ 그 커단 눈에는/태평양보다는 훨씬 적지만/ 바다가 너울거리고 있었다./ 오토미, 너는 모를 것이다./ 그로부터 일 년 뒤/ 세다가야 등화 관제한 하숙방에서/ 시도 못 쓰고 있는 나를/ 한국인 헌병보가 와서 붙들어 갔다./오토미, 참 희한한 일도 있다./ 어젯밤 꿈에/ 이십 년 전 네가 날 찾아왔더구나,/ 슬픔을 모르는 네 커단 두 눈에는/ 태평양보다는 훨씬 적지만/ 바다가 여전히 너울거리고 있었다.
좀 긴 인용이 되고 말았어도 시인을 얘기하는 방법으로 나는 이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 이세반도의 밀감밭에서 온 빠 쿠로네코의 여급 오토미가 시인과 어떤 관계였는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런데 시인의 연보를 보면 1940년 일본대학 예술학원에 입학했다가 2년 뒤 일본의 총독 정치를 비방했다고 붙잡혀 세다가야 경찰서에 6개월 동안 갇혔다가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기록이 있고, 그때 붙잡혀간 일이 이 시에 적혀 있으며, 이십 년이 지난 어느 날 꿈속에 여전히 두 눈에 바다가 너울거리는 그녀가 나타나는 것이다.
나는 그 인연이 매우 아름답고 공교롭다고 여겼다. 그로부터 나는 도쿄에서 가깝다는 이세반도를 꼭 가보고 싶었고, 쿠로네코, 즉 검은 고양이라는 이름의 술집에도 들러 술 한 잔을 기울이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아직 이세반도에도, 검은 고양이 술집에도 가보지를 못했다. 언젠가 도쿄의 거리에서 코네코, 즉 작은 고양이라는 술집을 발견하고 무작정 기어들어가 맥주를 마신 것은 그 연상 작용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시인은 그렇게 내게 다가왔다. 그러다가 막상 시인과의 첫 대면은 그로부터 훨씬 늦은 80년대의 어느 날이었다.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프레스센터에 갔다가 시인을 만난 나는 그제서야 인사를 올렸다. 시인은 내 소설에 그의 시가 인용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 「누란(樓蘭)의 사랑」이라는 단편은 뒷부분에 그의 시 「누란」 가운데 ‘명사산(鳴砂山)’을 인용함으로써 결말을 짓고 있었던 것이다.
명사산 저쪽에는 십년에 한 번 비가 오고, 비가 오면 돌밭 여기저기 양파의 하얀 꽃이 핀다. 언제 시들지도 모르는 양파의 하얀 꽃과 같은 나라/ 누란(樓蘭).
그런데 여기 인용한 구절은 본래 시에서 가운데 몇 줄을 내 의도대로 생략한 것이었다. ‘양파의 하얀 꽃이 핀다’와‘언제 시들지도’ 사이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었다.
봄을 모르는 꽃, 삭운(朔雲) 백초련(白草蓮), 서기 기원전 백이십
년, 호(胡)의 한 부족이 그 곳에 호(戶) 천오백칠십, 구(口) 만사천백,
승병(勝兵) 이천구백십이 갑(甲)의 작은 나라 하나를 세웠다.
내가 의도적으로 빼버린 구절은 상당히 어렵고, 또 내 소설에는 그리 역할을 못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구절은 시에서는 묘미도 있고 의미도 있었다. 시인은 내 소설을 잘 읽었다고 말하면서도, 그 부분을 생략한 것이 아쉬운 모양이었다. 나는 그저 죄송해서“네, 네. ”
하고만 있었다.
그 뒤에도 여러 차례 모임에서 시인을 뵐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인사만 올렸을 뿐 외곽을 빙빙 돌았다. 병실에 누우셨다는 말에도 차일피일하다가 그만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내 시 공부의 중요한 시기를 점하셨는데… 삼가 명복을 비옵니다.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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