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5
1장 소설국(小說國)의 법률에 대해 15
2장 소설의 ‘승리 조건’ 24
3장 잘 모르는 세계에 대해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방법 35
4장 ‘문체’란 무엇인가?
5장 너는 어디에서 왔는가, 너는 누구인가, 너는 어디로 가는가 63
6장 소설은 커뮤니케이션이다 73
7장 ‘복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83
8장 왜 내 친구는 소설을 쓰지 못하는가 93
9장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법 104
10장 소설 좀비가 되어 알게 된 것 117
11장 소설을 발견하는 법 129
12장 진심으로 소설을 찾고 있는가? 146
저자 후기 161
역자 후기 166
소설 「에덴의 동쪽」 177
상세 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오가와 사토시
1986년 일본 지바현 출생. 도쿄대학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박사과정을 중퇴했다. 2015년 『유트로니카의 이편』으로 하야카와 SF 콘테스트 대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2017년, 캄보디아의 현대사를 다룬 장편소설 『게임의 왕국』으로 제38회 일본SF대상과 제31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수상했다. 2022년에는 『지도와 주먹』으로 제13회 야마다 후타로상과 제168회 나오키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에 출간된 『너의 퀴즈』로 제76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받았다. 그 외 작품으로는 『거짓과 정전』, 『네가 손에 쥐어야 했던 황금에 대해서』, 『스메라미싱』, 『화성의 여왕』 등이 있다.
역자 : 박대겸
부산대학교 대학원 일어일문학과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일본 현대문학 중 특히 1990년대 이후 순문학, 미스터리, SF 전반에 관심이 많다. 소설가로 활동하며 『그해 여름 필립 로커웨이에게 일어난 소설 같은 일』, 『부산 느와르 미스터리』, 『외계인이 인류를 멸망시킨대』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왜 어떤 소설은 독자의 마음에 닿지 않는가?
작가와 독자의 ‘소설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남들이 다 좋다는 작품이 왜 내게는 시시하게 느껴질까, 혹은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왜 다들 알아주지 않는 것일까. 소설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해 봤을 생각일 테지만, 대체로 개개인의 취향이 다르니까 하고 간단히 결론 내리고 넘겼을 법하다. 오가와 사토시는 이 난제를 풀기 위해 ‘법률’이라는 표현을 쓰며 작가와 독자 사이에 있는 간극에 대해 논하는 것으로 운을 뗀다. 이를테면 캐릭터가 약하다, 묘사가 부족하다, 논리에 함몰돼 있다 등등의 ‘소설법’이 무수히 존재한다는 전제하에, 작가와 독자의 가치관이 다르면 다를수록 독자가 작품을 즐기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지하자는 것이다. “내가 (특히 엔터테인먼트 소설을) 집필할 때 신경 쓰는 점은, 내 소설법이 엄격한 부분에 관해서는 ‘아슬아슬하게 위법 행위를 한다’는 점과, 내 소설법이 느슨한 부분에서는 ‘절대로 법률 위반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독자와 소설법이 일치하지 않으면 그것만으로도 ‘시시하다’는 평을 듣게 된다. 자신의 법률이 허용하는 한, 독자의 소설법을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22~23쪽) 그렇다면 그 법률의 간극은 어떻게 좁혀야 할 것인가.
추상화, 개별화, 정보의 순서에 유념하고 나서
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은 ‘나를 위해 쓴 문장 버리기’
『언어화를 위한 소설 사고』에서 줄곧 강조하는 것은 ‘소설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점이다. 저자는 독자를 향해 무언가를 말하고 독자는 그것을 이해하려 하는데, 이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화자가 청자에게 적절하게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오가와 사토시는 소설을 쓰는 이 스스로도 잘 알지 못해 모호한 세계를 상상하고 이를 타자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방법으로써 ‘추상화’, ‘개별화’, ‘정보의 순서’를 든다. 관찰한 것이나 자신의 체험을 추상화하여 다른 세계로 치환해 개별화하고, 정보의 효율적인 배치로 '나'와 독자가 각자 가진 정보량의 괴리를 좁혀 나가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항상 하나하나의 문장이 자신을 위해 쓰인 게 아닌지 확인하고 있다면서 ‘자신의 가치관을 버리라’는 도발적인 제안을 한다. 이는 굳이 작가로서의 신념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독자의 이해할 수 없는 소설법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자신이 무엇을 쓰려고 했는지 시야를 틔워 아직 애매한 형태를 한 ‘소설’을 새롭게 찾을 기회가 되기도 한다.
AI 시대에 인간 작가가 갖춰야 할 무기, 소설 사고
날로 발달하는 AI가 창작의 영역까지 깊이 침투하여 암울한 전망이 난무하는 시대지만, 오가와 사토시는 AI의 위협에 대해 (현 단계에서) 그리 비관적이지 않은 입장이다. 소설은 인간의 인지(認知)를 언어로 압축한 활동이며, 그 매력은 압축된 파일을 독자가 머릿속에서 해제하여 자기 자신의 인지와 그 너머의 세계로 넓히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작가에 따르면 언어 모델에 기반해 소설을 학습하여 탄생한 소설은 결국 독자가 해제하는 과정에서 다른 소설의 잔상에 먹힐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소설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집요하게 사고하며 타자(독자)에게 닿을 만한 언어를 설계해 나가려는 노력을 강조하는 이 책의 골자가 큰 시사점을 던진다. “내가 AI에 의한 표현 활동에 그다지 비관하지 않는 이유는, AI에는 해제하고 난 다음의 ‘어떤 사람의 인지’가 존재하지 않고, 더불어 그 너머에 펼쳐진 ‘세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출력된 작품의 깊이로 AI가 인간과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앞서나가는 미래는 머지않은 장래에 나타날 수 있겠지만, 작품을 통해 세계와 접속해 가는 과정에는 현실 세계를 살아온 인간만이 지닌 강함이 남아 있다.”(1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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