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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케 호모 : 제1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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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399388
ISBN
9791130683096
출판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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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6-09-14
페이지, 크기, 무게 200쪽, 130*194mm, 260g
목차
프롤로그길 / 휴게소 / 케산 / 터빈 / 웨이 / 헤든 / 숲 / 전날 / 지텍 / 노트
에필로그

심사평
작가의 말
상세 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오수완
1970년 철원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자랐다. 경희대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 부속 한방병원에서 전공의 과정을 수료했다. 한방내과 전문의. 2010년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로 중앙장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20년 『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로 세계문학상을, 2026년 『에케 호모』로 혼불문학상을 받았다. 장편소설 『탐정은 어디에』 『족구의 풍경』 『켄』 『지구인을 위한 축구 교실』 『아찰란 피크닉』이 있다.
출판사 서평
다산책방에서 제1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에케 호모』가 출간되었다. 인류의99%가 사라진 세계. 말을 거의 하지 않는 소녀와 그녀를 돌보는 한 남자가 자전거를 타고 폐허를 가로지른다. 혼불문학상 최초의 SF 수상작 『에케 호모』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장르적 재미 위에 사랑과 인간성, 문명의 의미를 묵직하게 쌓아 올린 작품이다. 중앙장편문학상으로 등단한 오수완 소설가는 세계문학상에 이어 혼불문학상까지 수상하며 작품성을 거듭 인정받았다.

“너는 나의 유일한 목적이다.”
혼불문학상 최초 SF 수상작
재앙 이후의 세계를 달리는 아름답고 서늘한 로드무비

어느 날, 붉은 몸을 지닌 전지자 프라임이 나타난다. 그가 손뼉을 치는 순간 ‘강림’이라 불리는 재앙이 시작되고, 인류의 99퍼센트가 사라진다. 도시는 무너지고 문명은 정지한다. 살아남은 이들은 낡은 기계를 고쳐가며 하루하루를 버틴다.
재앙 이후 30년. 말을 하지 않는 소녀 서브는 보호자인 중년 남자 노먼과 함께 자전거 여행을 하고 있다. 목적지는 인류 재건의 희망, 엑스포가 열리는 도시 지텍이다. 길 위에서 노먼은 서브에게 물을 구하는 법, 기계를 고치는 법, 그리고 생명을 함부로 해치지 않는 법을 가르친다.
여정은 순탄치 않다. 자전거는 자주 고장 난다. 법과 질서가 무너진 세상에서 노먼은 수리공으로 일하며 간신히 돈을 벌고, 그사이 홀로 남는 어린아이에게 위험이 닥치곤 한다. 노먼은 계속해서 서브를 구해내지만, 사람이 많아질수록, 도시가 커질수록 그의 손길이 미처 서브에게 닿지 못할 때도 있다.
여행에서 그들은 프라임교를 믿는 종교 공동체의 마을로 들어선다. 이들은 강림을 주도한 ‘붉은 몸의 전지자 프라임’을 신의 두 번째 아들로 믿는다. 그들에게 강림은 인간에게 주어진 경고이자 새로운 시대를 여는 포문이었다. 그들의 믿음이 노먼과 서브는 달갑지 않다. 팔을 벌린 프라임의 형상에 절하는 사람들을 보며 노먼은 말을 아낀다.
소설의 제목인 ‘에케 호모’는 성서 요한복음에 등장하는 문장이다. “이 사람을 보라”라고 번역되며, 가짜 왕의 옷을 입고 가시관을 쓴 채 선 예수를 가리키는 대중의 조롱이 담겼다. 소설은 단독자로서, 또한 비난받는 자로서 홀로 선 존재의 모습을 이 세계의 중심인물에게 겹쳐 놓는다. 또한 니체는 동명의 저서를 통해 인간에 관해 질문했다. 절대적인 진리와 보편적 도덕을 넘어 스스로 선택한 가치에 따라 살아가는 인간을 조명한 것이다. 노먼은 작품 내내 ‘인간성’을 가르치려는 거의 유일한 인물로 등장하며, 그의 선택과 행동을 통해 철학적·윤리적 딜레마가 이야기 전체에 스며든다. 무엇이 정의이고 무엇이 악인가. 모두를 위한 윤리와 한 사람을 향한 사랑이 충돌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이는 서브와 노먼의 여정, 그리고 그들이 만나는 사람들의 삶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며 흡인력과 깊이를 동시에 만들어낸다.

타락한 문명 세계에서
인간은 과연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가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가

『에케 호모』는 가족이 되어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재앙 이후의 생존을 통해 묻는다. 그들은 세상의 보편적 가치에 고개를 돌렸다. 서브에게 책을 사주려는 노먼에게 가게의 여자는 말한다. “남자의 일은 길을 닦고 집을 지어 세계를 다시 만드는 것, 여자의 일은 애를 낳고 길러 인류를 다시 일으키는 것” 그리고 이 삶이 “인류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그러니 책 따위는 필요 없다고. 그러나 노먼은 서브에게 책 읽는 법을 가르치고, 책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그가 사라진 세계에서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서브에게.
한 세대는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길 위에서 서브는 생존 기술 그 이상을 배운다. 책을 읽는 법,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 누군가를 돕는 마음, 그리고 사라진 문명의 기억을 지키는 일까지. 여정이 이어질수록 서브와 노먼은 희생과 구원, 믿음과 폭력, 사랑과 책임이라는 질문 앞에 더 깊이 서게 된다.
그들은 왜 수동 자전거를 타고 먼 길을 떠났을까? 노먼은 서브에게 영화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엑스포가 수없이 광고하는 인류의 발전이나 재건에는 아무 관심이 없으나,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는 장면이 등장하는 영화만큼은 너도 볼 만할 것이라고. 그들은 결국 지텍에 도착하고, 영화관에 앉아 관람을 시작하지만, 너무나 비싼 값을 치러야만 했다. 그래서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지금까지의 모든 장면은 전혀 다른 의미로 되살아난다.

책 속에서

어쩌면 이 모든 일이 지텍에서 열렸던 지난 제1회 엑스포 직후에 일어날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우리는 그때 프라임의 최후를 목격하지 않았습니까. 죽음의 증거도 확보했죠.
_12쪽

“저건 영화야. 아주 옛날에 만들어진 영화지. 난 저 영화를 본 적이 있어.”
그가 화면을 돌아보며 말한다. 이어 강림 전의 영화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화질과 음질을 선명하게 개선했다며, 이것이 인류의 문화를 복원하는 큰 한 걸음이 될 거라는 설명이 나온다.
“너도 좋아할 거야. 지텍에 가면 저 영화를 보자꾸나.”
_65쪽

차는 폐허로 변한 도시를 지나간다. 건물들은 일정한 방향으로 쓰러져 있다. 도시에 들어설 때는 한 방향으로, 도시에서 멀어질 때는 반대 방향으로.
“빌어먹을 프라임 새끼.”
_71쪽

“프라임을 받아들이기 전까지 제게 세계는 혼돈과 무의미 그 자체였어요. 하지만 이제는 알아요. 강림은 사악한 횡포나 우연한 재난이 아니라 예정된 시련이었다는 것을요. 그분은 강림 이후에 더 큰 시련을 헤쳐 나갈 당신의 자식들을 선별하셨던 거예요.
_90쪽

“왜 프라임은 인간의 1퍼센트를 살려뒀을까요?”
“힘에 부쳐서 그랬겠지. 갈수록 사람을 찾기가 어려워지니까.”
_132쪽

너를 위해 이 기록을 남겨둔다.
네게 모든 것을 말하고 싶다. 나에 대해, 내가 한 일들에 대해. 선택과 이유에 대해.
_171쪽

어쩌면 나의 행동이 틀렸을지도 모른다. 너는 내가 어떻게 해야 했는지 알려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_182쪽

지텍의 거리 어디에나 엑스포를 선전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나는 이제 포스터에 쓰인 글자를 읽을 수 있다.
만들어가는 미래. 살아 있는 역사.
_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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