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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골 전시관(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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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399520
ISBN
9791199508996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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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6-09-21
페이지, 크기, 무게 328쪽, 128*188mm, 459g
목차
1 옛 교실의 인골
2 사기꾼
3 일주기 공양제
4 귀갑묘 안에서
5 왜구의 후예
6 노란색 민박집
7 노로 집안의 후손
8 여신의 곶
9 류큐 소나무 위에서 한 약속
10 홀려버린 풋내기
11 둘만의 출정식
12 배우의 등장
13 기묘한 방문객
14 녹색 돌도끼
15 기사회생한 무대
16 투명한 복원상

한국어판에 붙여 | 마타요시 에이키
옮긴이의 말 | 인골은 누구의 역사인가
상세 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마타요시 에이키 (又吉 榮喜)
전후 오끼나와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아꾸따가와상 제114회 수상 작가. 1947년 오끼나와 남부 우라소에에서 태어나 류우뀨우 대학 법문학부 사학과를 졸업했다. 1973년 우라소에 시청에서 근무하던 중 폐결핵으로 병원에 1년간 입원하게 되면서 소설 습작을 시작했다. 1975년 「바다는 푸르고」라는 작품이 제1회 신오끼나와 문학상에 가작으로 뽑히면서 정식 등단한 후 오끼나와의 현실을 그린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1976년 「카니발 소싸움 대회」로 제4회 류우뀨우신보 단편소설상을, 1978년 「조지가 사살한 멧돼지」로 제8회 큐우슈우예술제 문학상 최우수상을, 1980년 「긴네무 집」으로 제4회 스바루 문학상을, 1996년 「돼지의 보복」으로 제114회 아꾸따가와상을 받았다. 주요 출간작으로 『긴네무 집』(1981) 『낙하산 병사의 선물』(1988) 『돼지의 보복』(1996) 『인과응보는 바다에서』(2000)『인골전시관』(2002) 등이 있다. 현재 고향인 우라소에에서 거주하고 있다.

역자 : 조정민
일본 규슈 대학에서 일본 근현대 문학 및 문화 연구를 전공했으며 현재 부경대학교 일어일문학부에 재직 중이다. 저서로 『만들어진 점령서사―미국에 의한 일본 점령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오키나와를 읽다―전후 오키나와 문학과 사상』 등이 있고, 역서로 사키야마 다미 소설선 『달은, 아니다』, 오시로 사다토시 장편소설 『생명의 강, 시이노가와』, 메도루마 슌 소설집 『혼백의 길』 등이 있다.
출판사 서평
고귀한 류큐의 신녀인가, 바다를 건너온 외지인인가
인골 한 구를 둘러싼 기묘하고 우스꽝스러운 소동

주인공 메이테쓰는 사기꾼에게 집을 빼앗기고, 어머니마저 돌아가신 뒤 오키나와 나하 외곽의 낡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어느 날 묵은 신문 뭉치를 태우려던 메이테쓰는 우연히 옛 구스쿠 유적에서 젊은 여성의 인골이 발굴되었다는 기사를 발견하고 현장 사무실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고등학교 동창이자 발굴조사원인 고토노와 재회하고, 발굴지 인근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사요코를 만난다.

고토노는 인골의 체격과 발굴 자료를 근거로 일본 본토에서 건너온 외지인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사요코는 정반대다. 인골은 자기 집안과 ‘눈에 보이지 않는 실’로 이어진 조상이며, 구스쿠를 지키기 위해 제물로 바쳐진 고귀한 류큐의 신녀라고 굳게 믿는다.

두 여성의 상반된 주장 사이에서 메이테쓰의 마음은 흔들린다. 더욱이 사요코는 아름답고 신비롭다.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긴 그는 민박집 1층을 개조해 ‘인골 전시관’을 만들기로 하고, 어머니가 남긴 생명보험금까지 쏟아붓는다.
하지만 전시관은 사람들의 욕망을 빨아들이며 뜻밖의 모습으로 변해간다. 전쟁 유품과 옛 생활도구가 뒤섞이고, 온갖 사람들이 찾아와 인골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덧붙인다. 조상신에서 전쟁 희생자로, 반전의 상징에서 돈벌이의 수단으로, 인골은 사람들의 입을 거칠 때마다 다른 존재가 된다. 전시관이 북적일수록 9백 년 전 여인의 얼굴은 오히려 희미해진다.

마타요시는 이 소동을 능청스러운 웃음으로 끌고 간다. 인물들은 저마다 진지하지만, 한발 물러서서 보면 우스꽝스럽다. 허풍을 떨고, 사랑에 눈이 멀고, 자기 믿음을 고집하고, 돈 앞에서 흔들린다. 그러면서도 어느 누구도 한 가지 얼굴로 굳어지지 않는다. 오키나와의 소설가 오시로 사다토시가 마타요시 문학에서 발견한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의 다양성’은 바로 이 어수선한 군상 속에서 빛난다. 천 년의 역사를 품은 인골 곁에서 인간들은 욕망하고 흔들리고 어리석은 선택을 하며, 그 때문에 더욱 생생한 존재가 된다.

한 구의 인골에서 천 년의 시간을 파내다
우라소에의 ‘원풍경’에서 태어난 이야기

이 기묘한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작가가 평생 떠나지 못한 하나의 풍경과 만난다. 마타요시 에이키는 1947년 오키나와 우라소에의 미군 천막촌에서 태어났다. 류큐의 옛 성터인 우라소에 구스쿠가 솟아 있는 곳이자, 불과 2년 전 오키나와 전투에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마에다 고지의 기슭이었다. 종전 후에도 동굴에는 유골이 남아 있었고, 어린 마타요시는 철모와 포탄 파편을 주우며 놀고 방공호를 드나들었다. 산속에서 우연히 마주친 이름 모를 두개골은 오랫동안 혼자 간직한 기억으로 남았다.

옛 왕국의 성터와 전쟁의 폐허, 미군기지와 아이들의 놀이터가 한 풍경 안에 포개져 있었다. 마타요시는 우라소에를 중심으로 “반경 2킬로미터의 세계에서 체험한 사건”을 과장하고 변형하고 서로 충돌시키며 평생의 소설 세계를 만들어왔다. 그 깊은 곳에 그가 ‘원풍경’이라 부르는 것이 놓여 있다.

세월이 흐른 뒤 우라소에 구스쿠에서 실제로 젊은 여성의 굴장 인골이 발굴되었다. 마타요시는 그 여인의 뼈를 보며 상상했다. 류큐인이었을까. 일본 본토에서 왔을까. 더 먼 동아시아의 어느 곳에서 바다를 건너왔을까.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바로 그 알 수 없음 속에서 어린 시절 마주친 두개골과 전쟁의 유골, 류큐의 옛 성터와 바다를 건너온 사람들의 시간이 한꺼번에 되살아났다. 작가는 그 뼈를 통해 “류큐, 곧 오키나와가 걸어온 천 년의 역사와 정신”을 끌어올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인골이 시간을 초월한 존재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에게 인골은 땅속에 묻힌 한 사람의 흔적인 동시에 서로 다른 시대가 겹쳐지는 자리였다. 그렇게 작가의 원풍경에서 출발한 인골은 소설 속으로 들어와 다시 수많은 사람의 기억과 욕망을 불러들인다.

인골은 침묵하고, 산 자들은 역사를 만든다

하지만 소설이 끝을 향할수록 그토록 시끄럽던 목소리들은 하나둘 사라진다. 사요코도, 그녀의 아버지 쇼신도, 고토노도 떠나고, 메이테쓰가 돈과 열정을 쏟아부은 전시관은 텅 비어간다. 남은 것은 관람객 없는 전시관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인골의 복원상, 그리고 그 앞에 홀로 선 메이테쓰다. 그제야 그의 시선은 9백 년 전의 여인에게서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결국 나는 나 자신을 위해, 나 자신을 알기 위해 인골 속에서 오키나와인의 깊은 내면 풍경을 찾고 있었던 건 아닐까.”

이 순간 메이테쓰의 질문은 작가가 평생 되짚어온 원풍경과 겹쳐진다. 마에다 고지의 흙 속에 남아 있던 뼈와 전쟁의 흔적, 우라소에 구스쿠의 오래된 돌, 미군기지와 바다, 그곳에서 태어나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이 한 구의 인골 속에서 포개진다. 시간을 거슬러 파고들수록 더 오래된 시간이 모습을 드러내고, 한 사람의 얼굴을 찾으려 할수록 그 뒤에서 수많은 얼굴이 나타난다.

모든 사람이 떠난 전시관에서 인골은 처음과 똑같이 침묵한다. 그 침묵 때문에 소설도 쉽게 닫히지 않는다. 우리는 오래된 뼈 앞에서 죽은 자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가. 아니면 죽은 자의 침묵을 빌려 우리가 믿고 싶은 역사를 만들고 있는가.

한 구의 인골에서 시작된 우스꽝스러운 인간 희극은 그렇게 천 년의 오키나와를 파내려 가다가, 마침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발밑까지 닿는다.

[작가의 말]

나에게 소설이란 곧 원풍경이며, 원체험은 곧 아이덴티티이다. (…) 나는 소설을 쓸 때 언제나 소년 시절의 원체험을 핵심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내 원체험 속에도 수백 년에 걸친 오키나와의 심층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음을 느낀다. 정신없이 뛰놀던 어린 시절의 ‘원풍경’은 오늘날에도 이어지는 보편성을 품고 있으며, 인간이 안고 있는 근원적인 문제와도 깊이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 마타요시 에이키, 「한국어판에 붙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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