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정철
절반은 카피라이터 절반은 작가. 드르륵드르륵 연필 깎는 소리를 좋아하고 쓱쓱 싹싹 연필과 종이가 만나는 소리를 좋아하는 아날로그 사람.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나왔고 단국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초빙교수를 지냈으며 지금은 정철카피 대표. ‘사람이 먼저다’ 같은 카피를 썼고 《카피책》, 《영감달력》, 《한 글자》 등의 책을 썼다.
그림 : 김파카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5년간 일했다. 이후 독립을 꿈꾸며 식물을 팔다가 책의 세계에 빠졌다. 현재는 일러스트레이터로 글과 그림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아침그림모음집 《EARLY BIRD》, 《청주에 다녀왔습니다: 외곽 편》, 《집 나간 의욕을 찾습니다》, 《내 방의 작은 식물은 언제나 나보다 큽니다》 등이 있다.
“옳은 질문이 아닌, 다른 질문을 하라”
인공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
내 머리로 묻고 쓰는 법에 대한 이야기
물음표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세상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활용이 일상화된 시대에서 좋은 질문을 하는 능력은 생존 능력과도 같다. 과제를 잘하기 위해, 보고서를 빨리 쓰기 위해, 업무 메일을 외국어로 번역하기 위해 등 원하는 답을 찾기 위해 오늘도 AI에게 부지런히 질문을 던지지 않았나? 그런데 이런 의문이 든다. 정보 획득이나 문제 해결과는 상관없는 질문을 나는 하루에 몇 번이나 해 봤을지 말이다. 쓸데없지만 재미있는, 그래서 팍팍한 삶에 활력을, 굳었던 머리에 아이디어를 불어넣어 줄 재미있는 생각을 ‘스스로’ 하는 인간만의 능력은 잃어 가고 있는 게 아닐까?
-사람을 파는 가게는 왜 없을까?
-나는 직선인가 곡선인가?
-지능이 영리할까 본능이 영리할까?
-나무가 겨울을 준비할 때 나뭇잎은 무엇을 준비할까?
정철 작가는 이 책 《사람의 생각법》에서 이처럼 엉뚱하지만 울림을 주는, 사람만이 던질 수 있는 상상력 가득한 질문을 하고, 35년 차 카피라이터의 통찰과 직관을 바탕으로 예측 불허의 답변을 들려준다. 저자는 서문에서 왜 인류 평화와 번영에 조금도 보탬이 안 되는 ‘이따위’ 질문을 하는지 시니컬하게 자문하고 이렇게 자답한다. “인공지능은 할 수 없는 일.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 그것은 질문과 사유다.”
“물음표를 통과해야 느낌표에 도착할 수 있다”
기계적 생각을 비틀고 뒤집는
인간의 물음표 사용법
사람만이 가능한 질문과 사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동일한 질문에 AI와 인간이 각각 어떻게 답하는지 한번 살펴보자. 이 책 3부(엉뚱한 질문)에 나오는 “1%와 99%는 어떻게 다를까?”를 AI에 입력하면 “1%는 작은 개선치를 지속 반복하는 자기 최적화 모델, 99%는 초깃값에 머무는 정지 모델에 가깝다” 식의 답을 준다. 정철 저자는 “둘 다 저지를 수 있는 확률이고, 저질러도 되는 확률이고, 저지르기를 무수히 시도한 확률이다”라고 말한다. 차이점이 느껴지는가? 어떤 답이 더 오래, 더 깊게 마음에 남는가?
인간은 질문을 통해 스스로 생각을 확장하고, 확장한 생각을 연결해 또 다른 창의적 발견을 할 수 있다. 살아온 경험과 문학적 문해력을 바탕으로 함축적인 문장도 보다 잘 이해하고 구사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다른 사람을 감동시키고 매료하는 아이디어에 도달할 수도 있다! 《사람의 생각법》은 그러한 인간만의 강점인 말랑말랑한 생각법을 키워 줄 특별한 질문 여행으로 당신을 안내한다.
“상상력은 결코 양보하지 않는다”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을 찾아 떠나는
예측 불허의 질문 여행
책은 크게 아홉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잠자는 상상력을 깨우는 엉뚱한 질문이 있고 굳건한 세상의 틀을 흔드는 위험한 질문도 존재하며, 나로서 어떻게 살아갈지 들여다보는 고요한 질문도 마련되어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작가는 ‘카피라이터 정철’에서 탈피하여 정철이면서 정철이 아닌 익명의 ‘나’로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질문 여행을 떠난다. 여행지는 상상력 백화점, 무허가 철학관, 한여름 퇴근길, 그리고 호숫가 낚시터로 ‘나’는 이곳에서 기묘한 만남과 사건을 겪는다. 이 장면들은 섬세한 글과 따뜻한 그림으로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 온 김파카 작가의 삽화로 펼쳐져 더욱 생생하다. 글 속에 소설이 퐁당퐁당 담긴, 지금까지 작가의 책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하고 모험적인 형식이다.
“늘 고만고만한 글을 써 온 내겐 이 책이 새로운 시도이자 도전이다. 소설 형식을 차용한 에세이. 글 하나하나가 분절되지 않고 이어달리기를 하는 에세이.” _후문 중에서
소크라테스처럼 인생의 현답을 주는 철학관 주인, 비공인이지만 말과 글을 잘 쓰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국어 선생님 등과 ‘나’가 주고받는 지혜로운 문답을 읽다 보면 내 머리로 생각하는 즐거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 책에 담긴 질문들을 나에게도 적용해 보자. 생각을 외주하던 관성에서 벗어나 스스로 묻고 답을 찾는 법을 배우고, 내 안에 숨은 창의력과 상상력, 통찰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기억력과 계산력은 문명에 양보해도 상상력은 양보하기 싫다면, 인간만이 가능한 질문과 사유의 세계가 궁금하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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