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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의 과학 : 경기장을 뒤흔든 금지된 약물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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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호
290369
ISBN
9788990247803
출판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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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출간일 2021-07-23
페이지, 크기, 무게 332쪽, 152*224mm, 640g
목차
프롤로그: 스포츠 역사를 뒤흔든 약물들

1부 또렷한 정신
마약은 경기력을 향상시킬까? - 코카인과 자극제
ADHD와 도핑의 상관관계 ? 암페타민과 신경 도핑
감기약과 맞바꾼 금메달 ? 에페드린과 클렌부테롤
잘 쓰면 축포, 못 쓰면 오발탄 ? 프로프라놀롤과 베타 차단제

2부 탄탄한 근육
스포츠 역사를 바꾼 냉전의 산물 - 스테로이드
울룩불룩 근육 만들기의 뒤안길 ? 단백동화 남성화 스테로이드
도망가는 선수, 뒤쫓는 검사관 ? 디자이너 스테로이드
실력도 키처럼 자랄 수 있을까? - 성장 호르몬

3부 견디는 힘
산소가 희박한 고지대의 매력 ? 고지대 훈련
피로 더럽혀진 승리의 비밀 ? 혈액 도핑
신세계와 심장마비 사이를 달리다 - EPO

4부 유용한 도구
수영복은 복장일까, 도구일까? - 수영복과 기술 도핑
과학기술이 만들어낸 불공정 ? 자전거와 기계 도핑
블레이드 러너의 비상과 추락 ? 장애인 선수의 보조기구
수술은 도핑의 영역일까? - 토미 존 수술

5부 복잡한 성별
그 선수는 남자일까, 여자일까? - 성별이 모호한 선수
트랜스젠더 선수, 경기장에 등장하다 ? 성별을 바꾼 선수

에필로그: 그리고 스포츠는 계속된다
주
약물 색인
저자소개
저자 : 최강
정신과 전문의. 진료실에서 환자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하며 정신과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줄이고자 늘 고심한다. 불안 및 정동 장애, 물질 사용장애 같은 정신질환부터 스포츠 정신의학, 의학사, 뇌 영상학까지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다. 한겨레신문 미래&과학에서 ‘도핑의 과학’,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웹진에서 ‘FOCUS 과학’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전북 대학교를 졸업했으며 한림대성심병원에서 수련을 받았다. 안양시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센터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 재직 중이다. 타이레놀이 불안한 마음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이 떠오르면 퍼뜩 복용해 보고, 데자뷰를 느끼면 뇌 과학 실험 논문을, 모르는 척하는 지인에게 당황할 때면 안면실인증 문헌을 뒤지며 답을 찾는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서로의 버팀목이 되는 단단한 사회적 관계야말로 정신질환 최고의 치료라고 생각한다.
출판사 서평
잘 쓰면 약이지만, 잘못 쓰면 도핑!
감기약 한 알 때문에 금메달이 취소된 억울한 사연?
우리가 몰랐던 눈물의 스포츠사

스포츠 역사에 ‘도핑’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언제일까? 놀랍게도 100여 년 전만 해도 약물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점차 스포츠가 순수한 아마추어리즘(스포츠를 생계의 수단이 아니라 즐기기 위한 활동으로 여기는 태도)에서 벗어나 치열한 경쟁의 장으로 변화하자 건강을 해칠 때까지 약물을 복용하는 선수들이 늘어났고, 본격적으로 스포츠 단체의 반도핑 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우리는 ‘도핑’이라는 단어에서 어둠의 세계에서 거래되는 불법적인 약물을 먼저 떠올리지만, 경기력 향상 약물 또한 ‘약물’이기에 의료 목적의 처방과 도핑의 경계가 모호한 사례도 많다. 어떤 약물들은 선수에게서 검출되면 도핑 판정이 내려지지만, 병원이나 약국에서 일상적으로 처방되기도 한다.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도핑을 한 선수들도 있었지만, 반도핑 규정이 자리를 잡아가던 중 억울하게 도핑 판정을 받은 선수들도 있었다.

특히 감기약과 알레르기 및 천식 치료제에 많이 사용되는 에페드린 성분은 여러 피해자를 낳았다.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수영 선수 릭 데몬트는 천식 약을 복용했다가 도핑 검사에서 에페드린이 검출돼 도핑으로 처리됐고, 2000년 루마니아의 체조 선수 안드레아 라두칸은 37킬로그램의 작은 체구 때문에 감기약 한 알을 먹고도 혈중 에페드린 기준을 넘겨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양의학계와 한의학계의 이원화된 의료 구조 때문에 억울한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2017년 국내 프로야구 에스케이 와이번스의 임석진이 마황이라는 약재가 들어간 한약을 잘못 먹었다가 도핑 검사에서 에페드린이 검출됐던 것이다. 이 책은 도핑을 피하기 위해 감기약과 한약마저 조심해야 하는 운동선수들의 슬픈 현실을 보여주며, ‘도핑’이라는 단어의 껍질을 벗기고 약물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을 알려준다.

냉전 시대에는 국가 차원에서 도핑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교묘하게 도핑 검사를 빠져나간 선수들의 비밀
진정한 스포츠 정신과 공정한 경쟁은 무엇일까?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민주주의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이 치열하고 조용한 경쟁을 벌일 때, 미국과 소련은 스포츠를 통해 각각의 체제를 선전하고 상대보다 우월한 지위를 뽐내기를 원했다. 이 시기에는 운동선수의 도핑이 국가 차원에서 계획되었다. 냉전 시대 국가적 도핑의 선두를 달린 나라는 동독이었다. 당시 동독은 분단된 후 민주주의를 꽃피우지 못하고 불황에 시달렸고, 국가의 자존심을 회복하려 국제 운동 경기에서 성과를 내는 데 골몰했다. 동독 스포츠계의 지도자들은 선수들에게 비타민이라고 속인 후 단백동화 남성화 스테로이드(anabolic androgenic steroid), 즉 AAS를 건넸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금메달 40개를 획득할 정도로 약물의 효과는 탁월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여성 선수들은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목소리가 굵어지고 수염이 났으며, 성정체성에 혼란을 느껴 성전환 수술을 받기도 했다. 독일이 통일된 후 도핑을 주선한 지도자들은 선수들의 육체에 피해를 끼친 혐의로 독일 대법원에서 법의 심판을 받았다. 하지만 동독의 국가적 도핑은 아직까지도 세계 곳곳에서 몰래 재현되고 있다.

도핑을 잡아내려는 검사관과 기를 쓰고 검사를 빠져나가려는 선수의 쫓고 쫓기는 역사를 박진감 있게 풀어낸 점도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교묘하게 도핑을 시행했던 선수들 중에는 우리의 귀에 익숙한 스포츠 스타도 있었다. 미국 프로야구의 전설적인 타자 배리 본즈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스테로이드를 찾아내 사용하며 미꾸라지처럼 도핑 검사를 빠져나갔다. 본즈는 당시 시행되던 검사의 허점을 이용해 AAS 주사와 바르는 스테로이드 크림을 동시에 이용하고, 여성 호르몬까지 사용해 도핑을 감추는 치밀함을 보였다. 투르 드 프랑스(프랑스 전역을 달리는 세계적인 사이클 대회)에서 연속 7회 우승했던 사이클의 영웅 랜스 암스트롱은 사실 EPO(에리스로포이에틴) 도핑의 화신이었다. 적혈구 양을 늘려 산소섭취량을 향상시키는 EPO는 인간의 신체에서 자연히 만들어지는 물질이기 때문에 검출이 쉽지 않았다. 암스트롱은 도핑을 들키지 않으려 동료를 공범으로 만들거나 상급 기관에 뇌물을 제공하기도 했다.

책 속의 기상천외한 도핑 사례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떻게든 검사를 피해 기량을 향상시키려는 선수와 지도자의 집요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금지 약물을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해 도핑을 한 발 앞서 찾아내는 검사관들이 벌이는 치열한 두뇌 싸움에는 감탄마저 나온다. 또한 여전히 도핑이 만연한 스포츠계의 현실을 바라보며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 책은 우리가 지금껏 알지 못했던 스포츠 세계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며 진정한 스포츠 정신과 공정한 경쟁이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수영 선수의 수영복, 사이클 선수의 자전거는 도핑일까?
의족을 한 장애인 선수와 트랜스젠더 선수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도핑에 대한 새로운 개념과 관점을 제시하다!

도핑의 범위는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선수의 건강을 위협하는 약물이나 도구,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물질이나 기술’로 정의되어 있다. 선수들은 약이나 주사 같은 약물뿐만 아니라 도구나 기술의 도움을 받아 실력이 향상되기도 한다. 만약 시대가 지날수록 발달하는 과학기술이 선수의 노력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되었을 때, 우리는 그 기술도 도핑으로 규정해야 할까? 이 책은 첨단 기술을 도입한 수영복, 공학 기술이 집약된 자전거를 예로 들며 ‘도핑’이라는 개념에 대한 시야를 넓혀준다. 저자는 장애인 선수가 착용하는 의족과 투수가 받는 팔꿈치 수술을 이야기하며 기술 도핑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그 기술이 경기의 균형을 깨뜨린다는 사실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지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또한 이 책에서는 성별이 모호하게 태어난 간성(intersex) 선수나 성별을 바꾼 트랜스젠더(transgender) 선수를 두고 벌어진 논란들을 소개한다. 생식기, 성 호르몬, 염색체 구조 등이 여성이나 남성으로 나뉘지 않는 간성 선수들은 오랫동안 여장 남자 선수로 오해받거나 도핑을 한 선수처럼 취급받았다. 최근에는 성별을 변경한 트랜스젠더 선수들도 경기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개 남성이 여성보다 뛰어난 운동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간성 혹은 트랜스젠더 선수에 관한 논란은 쉽게 정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모든 사람이 여성과 남성이라는 이분법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며, 이런 논란은 성소수자 인권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저자는 비록 소수의 사례일지라도 이 문제에 대해 사회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도핑의 범위와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밝히다!
기술 도핑과 신경 도핑의 시대, 도핑의 미래는?
스포츠와 스포츠맨십을 사랑한다면 꼭 읽어봐야 할 책!

체흐 라슬로(Cseh L?szl?)라는 이름의 선수를 들어본 적 있는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은메달 세 개를 획득한 수영 선수다. 하지만 사람들은 마이클 펠프스는 알아도 그를 기억하지 못한다. 이렇게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기에 정상급 선수들은 도핑의 유혹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약물이나 도구의 도움으로 작은 차이만 만들 수 있어도 돌아오는 결과는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경기장이 일터가 되는 프로 스포츠에서는 경기력이 수입으로 직결되기도 한다. 실력이 향상되어 몸값이 올라가면 도핑이 적발돼도 계약 조건은 향상되는 것이기에 선수들은 도핑의 유혹을 떨쳐내지 못한다. 우리가 그저 ‘약쟁이’로만 치부했던 선수들에게는 이런 사정과 고민이 있는 것이다. 무한 경쟁의 스포츠 세계를 직시하며 이 책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분명 경기력이 뒤처지던 선수가 약물이나 도구의 힘으로 갑자기 탁월한 기량을 선보일 때 당신이 운동선수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그래도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다고 되뇌며 독야청청한 태도를 견지하겠는가? 아니면 도핑을 통해 불공정하게 기울어진 현실을 바로잡아 역설적으로 공정함을 회복하겠는가? (…) 선수와 지도자가 규정의 빈틈을 합법적으로 파고들어 늘 한 발 앞서가는 상황에서 세계반도핑기구와 도핑 사냥꾼은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도핑이 과거처럼 약물에만 국한되지 않고 도구나 기계로 확대되는 현실에서 도핑을 그냥 방치하면 스포츠의 근간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다. (314-315p)

구조적으로 도핑이 만연한 환경에서 선수 개인의 선의와 도덕성만 바라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도핑을 하는 선수들만을 따로 모아 별도로 경쟁하도록 하자고 주장하고, 적발되었을 때 벌점을 부과한 뒤 벌점이 쌓여 기준을 넘으면 규제하자는 절충안이 제시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스포츠를 사랑하는 이유는 최선을 다해 노력한 선수들이 정정당당하게 실력을 겨루고 결과를 쟁취하기 때문일 것이다. 선수뿐만 아니라 지도자, 스포츠계, 의학계, 사법계 및 사회 전체가 도핑에 대해 같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현실에 뿌리를 두고 스포츠의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고,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며, 때로 실수하고 넘어지는 선수들도 포용하자”는 말로 책을 맺는다. 코로나19 시대의 올림픽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 스포츠와 스포츠맨십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푹 빠져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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